화장실 전쟁 : 가장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공간에서 펼쳐진 특권, 계급, 젠더, 불평등의 정치

화장실 전쟁 : 가장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공간에서 펼쳐진 특권, 계급, 젠더, 불평등의 정치

$21.00
Description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젠더, 섹슈얼리티,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알렉산더 K. 데이비스의 《화장실 전쟁》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200년 가까운 미국 공중화장실의 역사를 살펴보고 화장실을 둘러싼 조직 내 의사 결정권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현대적인 담론을 포착하여 화장실을 만드는 이들이 공중화장실을 경유해 젠더 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책 속에서 미국 공중화장실이 설치되고 개조되는 동안 오간 이야기는 현재 한국 대학 내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화장실 전쟁’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화장실 전쟁》은 이 같은 ‘화장실 논쟁’에 사회학적으로 답을 찾아가는 책이며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에 드나드는 우리 모두에게 지금 이 화장실 문이 어떤 질서를 강화하는지 돌아보게 하고, 이 공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상상하게 해줄 것이다

저자

알렉산더K.데이비스

저자:알렉산더K.데이비스AlexanderK.Davis

프린스턴대학교사회학과에서젠더및섹슈얼리티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같은대학에서조직사회학의관점으로젠더,섹슈얼리티,사회적불평등을연구하고가르치며,프린스턴글쓰기프로그램교수를겸임하고있다.첫책《화장실전쟁》에서는공중화장실의성별분리여부가제도적지위를나타내는강력한신호임을보여주고이를통해젠더화된조직이론을구축하여21세기의이데올로기,제도,불평등을바라보는새로운틀을제공한다.



역자:조고은

서울대학교에서국어국문학을전공한뒤영어와일본어를한국어로옮기는일을하고있다.옮긴책으로《여기부터성희롱》《도나해러웨이》《내일의섹스는다시좋아질것이다》《나의젠더정체성은무엇일까?》《애국의계보학》등이있다.

목차

서문
왜화장실을연구하는가?/왜화장실전쟁인가?/포스트-젠더사회?/젠더화된조직을관계이론으로접근하기/약속과계획

1/화장실을정치화하기
사적욕실에서(모종의)공중화장실로:1880~1905/직장의수세식화장실한곳에서두곳으로:1880~1920/준공중화장실에서공공편의시설로,그리고다시회귀:1905~1970/분리된공간에서동등한공간으로의기록:1945~1995/‘화장실정치’라는숨겨진특권

2/화장실설비의전문화
“적절한공중화장실제공은공리적이다”/“의료인,건축가,배관공은모두배관시설이과학임을알고있다”/“양질의배관시설은건물의가치를높인다”/젠더의제도적성취의첫번째요소:제도적유동성

3/화장실규제
“화장실이없다”/“신체가모든사생활보호권리중에서도가장신성하고의미있다”/“너무분노한나머지몸이아프기까지했다”/젠더의제도적성취의두번째요소:체화된정동

4/화장실에반대하기
“대대적인배관곡예”/“가짜접근성문제를지어내다시피하다”/“아예건물을완전히밀어버리고새로지을여유가있다면”/젠더의제도적성취의세번째요소:물질적관성

5/화장실의영향력
“별로중요하지않은고려사항이라고생각할수도있습니다”/“우리가외우고또외운주문은‘설계우선’이었습니다”/“사람들이무엇에반응할지는절대알수없으니까요”/젠더의제도적성취의네번째요소:담화회로

6/화장실을변신시키기
“변화를꺼리는의지야말로그기관을일류로만들어줍니다”/“우리의진보적평판을고려하면,논리적인다음단계죠”/“최소한에안주한다면과연‘톱10’대학이라할수있을까요?”/젠더의제도적성취의다섯번째요소:조직적네트워크

결론
젠더화된조직의관계이론을향해/젠더의관계사회학을향해/하지만우리가더나은
화장실을만들수있을까?

부록|데이터와방법론
감사의말
옮긴이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인류역사상가장정치적인공간,화장실
‘화장실논쟁’에사회학으로답하다

2022년3월성공회대학교에이어12월카이스트에도‘모두를위한화장실’(또는‘모두의화장실’)이설치되었다.모두를위한화장실은장애인이나성소수자,성별이다른활동지원인이나영유아를동반한사람등다양한젠더와몸을가진모든사람이사용할수있도록표지판에성별구분을없애고넓은공간안에여러편의시설을갖춘개별화장실을말한다.준비단계부터찬반양측의관심이뜨거웠던이화장실은설치이후에도지자체에폐쇄명령을요청하는민원이접수되거나반대시위가열리며그야말로‘화장실전쟁’을치르고있다.찬성측에서는다양성을인정하고포용적인환경을조성하며구성원들의필요를반영하기위해모두의화장실을설치해야한다고주장하는반면반대측에서는불법촬영을비롯한성범죄가능성을우려하며모두가아닌‘소수만을위한화장실’을설치하는것은‘역차별’이라고주장한다.

이같은‘화장실논쟁’에사회학적으로답을찾아가는책《화장실전쟁》이위즈덤하우스에서출간되었다.책속에서미국공중화장실이설치되고개조되는동안오간이야기는현재한국에서벌어지는‘화장실전쟁’과놀랍도록비슷하다.프린스턴대학교에서젠더,섹슈얼리티,사회적불평등을연구하고가르치는저자알렉산더K.데이비스는기록으로남아있는200년가까운미국공중화장실의역사를살펴보고화장실을둘러싼조직내의사결정권자들과의인터뷰에서가장현대적인담론을포착하여화장실을만드는이들이공중화장실을경유해젠더질서를형성하는과정을분석했다.

최초의공중화장실부터최첨단화장실까지
200년가까운미국공중화장실의역사

19세기후반배관기술이발전하면서실내수세식화장실이생겨났다.그와동시에배관및건축기술자들은위생이건강에미치는영향을강조하며화장실의시장가치와그들의직업적가치를높이고자한다.위생은미국이추앙하는가치로자리매김했고도시빈민층에게도최소한의위생을보장하기위해최초의공중화장실이등장했다.

20세기초의학및과학담론이대중적인기를끌면서성차에관한연구가권위를얻었다.이에노동운동의성과가더해지며,여성노동자를위한화장실의필요성이대두되었다.남성노동자를위해이미설치된화장실과동등한화장실을여성노동자에게도제공해야한다는요구는성별분리화장실을의무화하는법적규제로발전한다.

20세기후반트랜스젠더권리운동이라는새로운정치세력이성별및화장실접근성에대한공적토론에진입했고성중립화장실에대한관심이급격히늘었다.1991년에는성별이구분되지않고기저귀교환대가설치되어있으며휠체어가충분히들어갈수있는널찍한‘가족용화장실’이등장하여열띤호응과함께확산되기도했다.

평등한화장실이어떻게불평등을강화하는가
그럼에도더많은공중을포용하려는노력은역사적으로계속해서실패해왔다.

도시빈민층을위해지어진최초의공중화장실은제대로관리되지않는경우가많았고부유한도시거주자들은그화장실을기피하게되었으며지역자영업자들은공중화장실의존재를항의하기에이른다.결국대다수의공중화장실은호텔,기차역,백화점과같은중산층이상을위한시설에위치하게되고부유한도시거주자들은노동계급과도시빈민으로부터완전히분리되었다.

여성의사회진출과함께여성노동자를위한화장실이지어지기시작했으나당시동등한화장실을추구하는조직적,법적논리는궁극적으로여성과남성에게본질적차이가있으며여성의몸을나약하고모성적인몸으로,무엇보다성적약탈의위험을겪는몸으로구분하는경향이있었고성별분리화장실법제화는이러한문화적메시지를강화하는효과를불러일으켰다.

20세기중반부터꾸준히늘어난직장화장실관련성차별소송에서트랜스젠더여성의권리는시스젠더여성의권리보다보호받을가치가덜한것으로여겨졌고법원은직장내성차별을주장하는원고의감정을중요한근거로삼아판결하는경향을보였다.따라서원고들은승소하기위해‘합리적인’사람이‘반대’성별에게신체가노출되었을때어떤경험을할것인가에대한법원의기대에부합하는방식,즉규범적인성역할기대를반영하는방식으로진술하게되었다.

동등한화장실을얻어내려던여성들의투쟁은시간이지나자건물에성중립화장실을추가할공간이없는이유가되고말았고성중립화장실을만들고확대하기위한노력역시부유한지역에서훨씬쉽게목표를달성할수있었다.가난한지역은공간의물리적한계와개조비용의제약으로과거의젠더이데올로기를떠안을수밖에없었다.더교육받고더부유한지역일수록더많은젠더포용적공간을갖게되면서성중립화장실은문화적권력과특권체계를강화하는수단으로서계급질서를드러내게된다.

우리가더나은화장실을만들수있을까?

그렇다면평등을위한노력은결국불평등을강화할수밖에없는가?《화장실전쟁》의후반부에서는보다평등한화장실을만들기위해조직내부에서노력해온현장의행위자들과만나가장현대적인담론을분석한다.

조직내부의행위자들은필요한자원을획득하고다른동료들을설득하여성평등한화장실을설치하기위해기존의법률적근거를창의적으로활용했다.1990년고용환경및공공장소에서장애인차별을금지하는미국장애인법이통과되고접근성을향상시키기위해성중립화장실설치를권장하는미국장애인표준디자인규격이효력을발휘하면서접근성에관한법적위반이생길가능성을방지하기위해성중립화장실을설치해야한다고주장하거나,장애인법규정을지키기위해화장실을개조하면서기존의성별분리화장실을성중립화장실로바꿔냈던것이다.

때로는젠더포용적공간이라는이미지가행위자가속한조직의평판에도움이될거라설득하기도하고비슷한조직에서먼저젠더포용적공간을성취한다른이들에게설득전략을배우기도했다.‘성중립화장실’이라는이름이‘부담’스러우면‘가족용화장실’이라는이름을붙여더포용적인공간을만들었고,‘성중립기숙사’가‘너무진보적인사업’으로여겨진다면경쟁적인지위에있는조직보다먼저도입해야우리조직이더돋보일수있을거라고동료들을설득했다.

물론보다성평등한공간을만들고자했던노력들은계급질서를강화하는결과를불러오기도했고특권계급에속한행위자들은그렇지않은행위자들보다수월하게바라던바를이루었지만,젠더화된조직과불평등한사회에서행위자들은특권과제약을넘나들며기존의관행에도전했다.저자가이책을통해중요하게말하고자하는바는바로이점이다.그는“젠더의문화적의미와사회적결과가결코확정되거나종결되지않았음”을밝히고“그의미와결과는개인과조직모두에의해끊임없이협상되며,공중화장실은오랫동안그협상이투과되는”프리즘이라고말한다.단단한콘크리트로지어진화장실도,그보다더공고한젠더질서도고정된것이아니며사회구성원들과의상호작용을통해계속해서변화해왔다는것이다.《화장실전쟁》은하루에도몇번씩화장실에드나드는우리모두에게지금이화장실문이어떤질서를강화하는지돌아보게하고,이공간에어떤변화를일으킬수있을지상상하게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