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찾아온아름다운도시를걷다보면
딱딱하게굳은마음이일렁인다
일본에서벚꽃과단풍이가장아름다운도시,변치않는아름다움과깊은정서를품고있는도시,내향적이지만강직하게기본을지켜온도시.바로교토다.오랜시간이빚어낸고즈넉한아름다움과걸음을붙잡는풍경,골목마다이야기를품고있는교토.이책은‘봄별’이라는이름으로활동하고있는인플루언서현봄이작가의책으로교토의사계절을담아낸사진과이야기를통해교토만의짙은감성을전달할책이다.인스타그램에서는‘교토=봄별’이라고할정도로교토의사계가담긴사진으로유명하고11만팔로워가오래도록기다렸던첫교토에세이다.
시시한인사라도좋다,마음을놓을수있다면
누구에게나자신만의‘도시’가있을것이다.‘교토에간다’와‘여행간다’의의미가조금다를정도로작가에게는교토가바로그곳이다.가장힘든날이곳에서위로를받았고,기쁨과영광을누리는것도교토의몫이었다.슬픔을가모강에흘려버리고니조성근처에서달리기를하며겹겹이휘두르고있던감정의가면들도하나씩벗겨낼수있었다.아주시시한말한마디로도조각난일상의감각들을되찾을수있었다.
일상을뒤로한채떠나는것에큰용기가필요했던시절도있었지만지금은자유롭게경계를넘나드는여행자가되었다.10년간의이야기가쌓였고10년간교토의얼굴들이카메라담겨이책을냈다.책은봄,여름,가을그리고겨울이렇게네개의파트로구성이되어있고파트의마지막에는‘봄날의러너’‘돈카츠좋아하는사람들모여라’‘샌드위치탐험가’‘알록달록가을여행’과같이주제별로교토를즐길수있는특색있는정보들을담았다.교토의자연스러운색채가담긴이책을통해아주작고사소한것들이만들어내는기쁨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허전해진시간은교토에찾아가는것으로채웠다.그때만이내유일한쉼이었다.강변에앉아한없이마음을쏟아냈다.슬픔이강물을타고내게서멀어지는걸보고있으면한결가벼워졌다.나에게유일한구원은교토로떠나는일뿐이었다.짐을싸는횟수가늘어날수록점점내안에는서로다른두사람이살기시작했다.현실에서불온한기분을버티는나와교토에와서야크게숨을쉬는나.그즈음의여행은서글펐고느렸고아팠다.흘려보내고털어내고이윽고일어서는모든과정을교토에서보냈다.두다리가힘을되찾고단단히버티게되었을때이후남은생의모든선택을내가행복해지는일에만쏟기로했다.하나의나를택하는것.답은정해져있었다.
-<나를지킬사람이오로지나뿐이라면>중
두번째코스는집바로옆에있는호리카와강산책로다.아침일찍일어난날이면사람이붐비는거리보다는한가한강변이더달리기좋았다.차가다니지않고간혹강아지랑산책나온사람이전부인길이었다.게다가이곳은활짝핀겹벚꽃으로가득했다.바람이불어올때마다꽃이비처럼쏟아졌다.작은다리위를지나가는자전거가딸랑소리를내고나들이나온근처유치원아이들이소란한소리를냈다.사실대로말하자면아침러닝은이풍경을내버려둘수없어제대로달리지못했다.
-<봄날의러너>중
누군가혼만지의수양벚꽃을보고아직100살도되지않은젊은나무라고표현해놓은것을본적이있다.그러고보니언젠가보았던거대한은행나무도아직몇백살먹지않아보호수측에도끼지못한다는기사도있었다.늘사소한변수에휘청휘청휘둘리는나도아직열살밖에되지않은젊은교토여행자라고생각하면이응석도조금은편안해진다.
-<혼만지>중
얼마의시간이흘러그는다시새로운소식을알렸다.테이크아웃과거리판매만을이어가겠다는.거리판매는당일오전에인스타그램을통해위치를확인할수있다.여러번엇갈린후시간이오래지난뒤에야우리가다시만날수있는타이밍이찾아왔다.숙소에서부터남자가있는곳까지는도보로15분쯤걸렸다.그거리를쏜살같이걸어맞은편에수레가있는것을확인했다.숨을고르며인사를하는나를남자는금세알아보았다.
“드디어타이밍이맞았어요.”
주먹밥두개를담은봉투를가방에소중하게넣었다.종일걸어다니다어딘가의벤치에앉아간식으로하나먹었다.홀에앉아서미소장국과함께먹던따뜻한맛은아니었지만한시간쯤떨어진외딴곳에자리를잡고한입씩베어무는맛도나쁘지않았다.작은주먹밥하나가주인의수레에담겨나와다시누군가의걸음을따라먼곳으로떠난다.어쩌면아오오니기리의2막은주먹밥의여행이라고불러도좋지않을까.지금은여행자의가방에담겨어디로든향하는타이밍일것이다.
-<모든것은타이밍이다>중
“이책이교토에대한친절한설명서가되지는못하겠지만누군가에게는가장가까이머무는계절친구가되었으면한다.사랑하는도시의햇살을마음에간직한어느사람에게무사히도착하기를.”_프롤로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