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어 버티기 : 침잠과 상승을 오가는 회복의 무늬

기대어 버티기 : 침잠과 상승을 오가는 회복의 무늬

$17.00
Description
정신병동에서의 침잠의 시간을 지나
여럿이 나눠 든 우정과 사랑에 기대어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나를 구한 시절과 인연, 그리고 그들이 건네는 사랑과 우정에 기대어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 관한 솔직하면서도 눈부신 이야기. 서울에서 서점 겸 북카페 ‘문학살롱 초고’를 운영하는 저자는 코로나로 인한 영업난과 어긋난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들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 연이은 자해와 자살 충동으로 정신병동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고, 보호병동에서의 치유의 시간을 거쳐 일상으로 돌아와 회복의 과정을 마주한다. 결국 아무리 애를 써도 완료형의 종결을 의미하는 완치란 불가능함을 절감하지만, 자신과 마찬가지로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동료와 친구들과 나누는 우정에 기대어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사랑하는 법을 익힌다. “전하지 못했던 사랑을 되돌려주면서. 용서 후 마주할 미래를 상상하면서.”
저자

김연지

저자:김연지

1995년포항에서태어났다.서울합정동에서‘문학살롱초고’를운영중이다.시와산문을쓴다.

목차


프롤로그

1부아주긴잠을잔것같았는데겨우다음날아침이었다
저괜찮은데요?|응급실에서|잘부탁드립니다|말리는사람은살수있어|사랑하는힘으로살아갈게|몇번이고허물어지기|주머니가갖고싶어|모두의부루마불|우리를망치러온구원자

인터루드

2부모든미래의나는모든과거의나를사랑할것이다
몬스테라살리기|연수와나|복도끝에있을게|수많은타인들틈에서|불면의연대|시인과히피놈|우기의날들|여럿이나눠진사랑|가능성의코창|안나와벌새|동료의기백|기대어버티기

아웃트로
에필로그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소홀히대해온나를다시금사랑하는과정

스물여덟,저자는정신과검사에서경미한알코올중독진단을받는다.우울증과불안장애,적응장애,경계성인격장애까지.병명을알게되자가려운곳을긁은것처럼시원하긴했지만,한편으로그어떤병명도알맞게느껴지지않았다.그저‘기분’혹은‘감정’이라고느꼈던것들을병으로는받아들이기어려웠기에.이후에도술은줄이지못했고불면증으로수면제를먹고술을마시는날들이반복되면서,잠들기전스스로인지하지못하는행동을하고자살충동에자해를하는등상태가더욱나빠졌다.그러던어느날아침,눈을떴는데울면서자신을흔들어깨우고있는엄마와경찰,구급대원들과마주한다.『기대어버티기』는그이후기나긴치유와회복의과정에대한솔직한고백이자다짐과도같은책이다.그동안외면했던상처들을하나하나마주하면서많이슬퍼하고또그만큼나를다독여주며,남을사랑하는것처럼나를사랑해주는,“나를용서하는지속적인수행”의시간을담았다.

“사랑하는사람에게나는무엇을해주는가.그사람의건강을걱정하고,다정한말을건네고,함께시간을보내고싶어한다.그것들을나에게도해주는가,하면아니었다.‘사랑’의자리에‘사랑의행위’들을대입하자분명해졌다.나는나를소홀히대해왔다.엉망진창인집과깔끔한옷차림새.그게나였지.”(p.69)

몇번이고다시세워지는오두막에서

1부‘아주긴잠을잔것같았는데겨우다음날아침이었다’는외부와차단된보호병동에서2주간집중적으로치료를받으며,그곳에서생활하고만난사람들에대한이야기다.병동에서의하루는비교적단조롭다.아침에일어나혈압을재고밥을먹고,식사가끝나면간호사로부터약을받아먹는다.이후에는각자자유시간을보내며상담및심리치료를받는다.다들왜이곳에모였는지의아할정도로멀쩡해보이지만,외부로부터유입되는작은자극하나로도다시무너질수있음을서로가잘알고있기에,같은병동생활을하는환자들사이에는연대감비슷한것이형성된다.병원에서는유일하게보호병동의환자복에만주머니가없는데,그렇기에마음을숨길곳도없고,사실마음을숨겨야할필요도없다.서로의아픔에이입하는것은금지되어있지만,준비가되었을때말하고모두가귀담아듣는다.그리고자신은죽으려고했으면서이제는서로의죽음을말린다.말리는사람은결국살수있기에.

“여기는오두막이야.임시거처야.감정이폭풍처럼몰아치면그냥무너지자.구조대가가까이있어.그들은내가부르지않아도달려와보수공사를해줄거야.몇번이고다시세워지는오두막이야.몇번이고허물어져도괜찮아.”(p.65)

용서후에마주할미래를상상하며

회복의그래프가완만한상승곡선을그린다면좋겠지만,퇴원후에집으로돌아오니모든게원점이었다.한가지달라졌다면스스로삶을끝내는건정말쉽지않은일이라는것을깨달았다는것,어차피죽지못한다면고통스럽게살고싶지는않다는마음을먹게되었다는것이다.2부‘모든미래의나는모든과거의나를사랑할것이다’에는입원기간동안모든잎을돌돌만채잔뜩웅크리고있었던몬스테라를다시씻기고조금씩살려내듯,일상을천천히그러나포기하지않고회복하는과정을담았다.저자는외로움과공허함,사랑과원망등상처의무늬로남은여러감정들을하나씩헤아려보는데,결국상처를외면하지않고마주하며스스로를용서하는과정이치유임을깨닫는다.비록그용서라는행위에완결은없겠지만,과거를안아줄미래의내가존재하기위해,현재를버티며계속살아있기만하면된다고.그것이버거울때면나와마찬가지로결핍을갖고있는사람들이건네는우정에기대어버티면된다고말이다.

“지우고싶은기억에대해,상처와슬픔에대해이야기하기를멈추지않을때용서는간신히발명될지도모르겠다.용서라는행위에수반되는감정들을책임지겠다는마음으로.과거에고립되지않은채로.끊임없이현재와융합하며.나를세워주는사람들과사람아닌것들에반쯤몸을기대어서.전하지못했던사랑을되돌려주면서.용서후에마주할미래를상상하면서.”(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