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들

용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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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해연

저자:정해연
소심한O형.덩치큰겁쟁이.호기심은많지만호기심이식는것도빠르다.사람의저열한속내나,진심을가장한말뒤에도사리고있는악의에대해상상하는것을좋아한다.
2012년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백일청춘》으로우수상을수상했으며,2016년YES24e-연재공모전‘사건과진실’에서《봉명아파트꽃미남수사일지》로대상을,2018년CJENM과카카오페이지가공동으로주최한추미스공모전에서《내가죽였다》로금상을수상했다.
장편소설《더블》《유괴의날》《구원의날》《홍학의자리》《누굴죽였을까》등을출간했고,앤솔러지《깨진유리창》《파괴자들의밤》등에참여했다.《더블》《유괴의날》《홍학의자리》등은세계각국에번역출간되었다.2023년《유괴의날》이ENA에서드라마로방영됐다.

목차

한수연7
민혜옥36
현강수66
김근미95
허승원123
김근미177
현강수206
민혜옥234
한수연263

출판사 서평

“나는그아이를미워한것같다.”
베스트셀러《홍학의자리》저자정해연신작스릴러!
윤계상주연의ENA드라마〈유괴의날〉의원작소설작가이자,한국미스터리소설사상가장짜릿한반전을선사한장편소설《홍학의자리》저자인정해연의신작《용의자들》이위즈덤하우스에서출간되었다.작가는데뷔이래현재까지끊임없이창작활동을이어온것은물론이거니와,흥미로운설정과탄탄한스토리텔링으로,그의작품은“믿고읽는”다는독자들이있을만큼두터운신뢰를받고있다.
《용의자들》은여고생현유정의죽음을시작으로,용의자로의심되는주변인물5인이기억하는유정과그들이말하는‘그날’의정황을서술하는데집중한다.작품은정교하게구성된서사와숨가쁘게몰아치는속도감이라는작가의특장점을그대로간직한데에더해,매챕터마다중심인물을바꾸면서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지는용의자시점의이야기로쉴틈없이흘러간다.특히사건이선명하게모습을드러낼때쯤이면어김없이폭탄처럼터지는진실들로인해,독자들은작품의시작부터끝까지매순간날카롭게새겨지는짜릿함과심장을조이는긴장을경험할수있을것이다.

꼬리에꼬리를무는5인의진술속감춰진진실들
가장믿고싶은사람이가장유력한용의자가된다!

“유정을죽인것은내가아니다.나는아무잘못도하지않았다.
그러니내가가져야할죄책감따위는아무것도없다.”
고등학교3학년여고생‘현유정’이목이졸려사망한채로발견된다.부도난타운하우스부지의폐건물사이에서끔찍한모습으로발견된유정…….사건은뉴스에떠들썩하게보도되면서대중의주목을받지만,열렬한관심이무색하게CCTV도없는사건현장탓에수사는난항을겪는다.
수사가잘풀리지않을수록범죄의혐의가있다고보여지는‘용의자’들을바짝쫓을수밖에없는법.은파경찰서의박동규형사는유정의주변인들을중심으로조사를시작한다.고등학교입학당시부터유정이와가장친하게지냈다고알려진친구‘한수연’,담임선생님‘민혜옥’,위장이혼후홀로지내는아빠‘현강수’,유정의남자친구인‘허승원’과허승원의엄마‘김근미’가그대상이다.작품은매챕터마다화자를바꾸어가며이들이스스로말하는기억들을따라간다.특히챕터가끝날때쯤각인물이바로다음인물을불러오는독특한서술방식은이들다섯명이서로조금씩연관되어있음을보여주며사건에긴장을불어넣는다.
담임선생님은자신의학생을보호할의무가있고,가장친한친구는우정으로응원해주는사람이며,남자친구는애정으로,아빠는무한한신뢰와사랑으로‘유정’을보살피는것은어쩌면당연한일로여겨질것이다.하지만작품은“정말그럴까?”라는서늘한질문을바탕으로,독자들을사건앞으로끌고와서는제대로보기를,제대로확인하기를재차권유한다.장르의규칙에따라독자들은범인을찾기위한수수께끼를푸는일에가장열렬하게집중하게되겠지만,작가는각인물과유정사이에있었던복잡다단한사연들을놓치지않는다.마냥밝지만은않은각자의사정들속에자신은살고유정은죽이는미묘하고도어두운진실이도사리고있다.5인의용의자가기억하는‘그날’의진술속은폐된진실들사이에숨은진짜범인은누구일까.

책속에서

실종되었다가결국엔시신으로발견되었다는만18세A양이유정이라는것은뉴스를보자마자바로알았다.유정이처음학교에나오지않던날,선생님은‘개인사정’이라고말했지만,경찰들이학교에찾아오면서유정이실종었다는것은아이들모두공공연하게알고있었다.그런상황에서시신이발견되었다는뉴스에유정을떠올리지않을도리는없었다.실종된만18세A양이그렇게많을리는없으니까.?7쪽

그런사이를‘절친’이라고한다면두사람은절친이맞았다.하지만그아이가죽기직전,아니사라지기직전에도그랬을까를생각하면얼른답이나오지않는다.
“유정이에게남자친구가있었다는거모르세요?”
박동규의눈에빛이스쳐지나갔다.수연은움츠러들었다.자신도모르게유정을힐난하는듯한어조가되어나왔다.박동규의표정은금세부드러워졌다.
“알고있어.”
“요즘유정이에대한건그애가제일잘알거예요.”-20쪽

하루아침에세상이뒤집힌다는건이런걸말하는건지도몰랐다.
월요일아침부터택시를타고출근했다.평소라면버스를타고학교앞정류장에서내려서도보로학교앞까지갔을것이었다.등교지도를하는선생님과인사를하고,등교중인학생들에게인사를받으며교무실로향했을것이다.하지만오늘은그럴수없었다.어떻게알았는지주말내내기자들의전화가빗발쳤다.
“그대로학교안으로가주세요.”-36쪽

한진과나란히걸어주차장앞까지왔다.한진이말없이차에올라탔고혜옥은조수석에앉았다.시동을걸며한진이이죽거렸다.
“남편한테경찰서까지와서거짓말이나하게하고말이야.아주대단해?”
혜옥이날카로운눈으로그를노려보았다.-50쪽

‘우와핵소름.혹시아버지가죽인거아님?이거성지글예약.’
‘아버지에대해서도경찰이조사를해봐야할것같네요.부모라고다자식을자기목숨처럼사랑하는건아니니까.’
그대로휴대폰을집어던졌다.손바닥으로얼굴을쓸어내렸다.거칠한손바닥이피부를긁었다.자기들이뭘아는가.도대체우리의삶에대해무엇을얼마나안다고이런말들을지껄이는가.-67쪽

“정신빼놓고있지마.”
근미가단호히말했다.승원이걸음을멈칫하고는근미를보았다.근미는더욱엄한얼굴을했다.시어머니에게매일듣는당부아닌당부는근미를지겹게만들었지만동시에그말에사로잡혔다.절대승원을잘못키우지않겠다는생각이그녀를강하게붙잡았다.그녀에게는승원을어떤흠결도없이최고로키워낼목표가있었다.
“너한텐아무일도없었어.”-108쪽

신문부가입후첫자기소개시간에그런낯간지러운이야기를했었다.당연히진심은아니었다.그렇다고“엄마가가입하래서요”라고말할수는없다.이름을얘기하고살짝고개를숙였을때박수가나왔다.그때신문부전원이담당선생님의지시에따라부실에동그랗게앉아있었다.자리에앉는데맞은편에앉아있던여자아이와눈이마주쳤다.자신을빤히보고있는그아이의눈동자는흐릿했다.뭔가생각이많아보였다.그게유정이었다.-1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