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산 (양장)

살아 있는 산 (양장)

$18.00
Description
오늘날에도 유효한 산과의 교감
사랑의 교류를 넘어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스코틀랜드 북동부에 위치한 도시인 애버딘 근처 디사이드에서 나고 자란 낸 셰퍼드는 긴 생애의 오랜 시간을 케언곰 산맥을 둘러보며 지냈다. 그는 1년 내내 케언곰을 들락날락했는데, 그런 셰퍼드에게 케언곰 산맥은 셰계의 중심과도 마찬가지였다. 새벽에, 한낮에, 황혼녘에, 밤중에,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친구나 학생이나 디사이드 자연 연구회 동료들과 함께 걸었고, 그렇게 산과 교감을 나눈 경험을 시와 산문으로 풀어냈다. 세 편의 모더니즘 소설 『쿼리 우드(The Quarry Wood)』, 『기상 관측소(The Weatherhouse)』, 『그램피언 산맥의 고갯길(A Pass in the Grampians)』을 통해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지만, 평생 그를 둘러싸고 있던 케언곰의 ‘자연력’을 예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실감하는 내용을 담은 『살아 있는 산』이야말로 낸 셰퍼드의 문학적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케언곰 산맥은 영국의 북극으로 겨울이면 시속 170마일에 달하는 폭풍이 산맥의 고지대를 강타하고, 산비탈에는 온통 눈사태가 쏟아지며, 산꼭대기 위로 초록빛과 붉은빛 북극광이 번쩍인다.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강들 중에 디 강과 에이번 강이 케언곰 산맥에서 발원한다. 한때 오늘날의 알프스 산맥보다 높았지만, 수백만 년 동안 침식되면서 둥근 언덕과 부서진 절벽으로 이루어진 황무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살아 있는 산』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케언곰 산맥의 지형적 특징에 관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낸 셰퍼드가 이야기했듯 “지형이란 산의 희미한 복제일 뿐이며, 그 실체는 인간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모든 실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p.15)하기 때문이다.
낸 셰퍼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부터 『살아 있는 산』을 쓰기 시작하여 전쟁 직후에 완성했지만, 한 차례 출간을 시도했다가 포기하고 원고를 책상 서랍에 넣어둔 채로 30년이 흘렀다. 그러다 1977년, 생의 막바지 즈음 소유물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원고를 다시 읽어보고 산과의 교감에 관한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함을 깨달아 책으로 출간하기로 결심했다. 산과 나눈 “사랑의 교류”이기도 한 이 이야기를 통해 결국에는 “사랑을 열성적으로 추구함으로써 깨달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p.13) 실제로 『살아 있는 산』은 자연 에세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재조명되며 영미권 국가에서 2011년과 2019년에 연달아 재출간되었고, 산의 자연력을 생생하게 묘사한 내용이 부각되며 코비드-19로 인한 락다운 시기에 널리 읽히기도 했다.

저자

낸셰퍼드

저자:낸셰퍼드Anna(Nan)Shepherd
스코틀랜드의모더니스트시인이자작가.1893년스코틀랜드의디사이드Deeside에서태어나1981년사망했다.1915년에디사이드대학교를졸업하고현재의애버딘교육대학교에서영어강사로41년동안일하며고향뿐만아니라애버딘지역과긴밀한관계를유지했다.정원가꾸기와산지하이킹에열심이었고,디사이드자연연구회의열성회원으로서제자나친구들과함께케언곰산맥을즐겨찾았다.대표작『살아있는산』을통해산에대한애정과산의다채로운매력을유감없이드러냈다.그밖에도노르웨이,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와남아프리카등지구곳곳을여행했지만매번어릴적부터살아온고향으로돌아갔고,애버딘에서약5킬로미터떨어진디사이드북쪽의웨스트컬츠마을에서성인기대부분을보냈다.낸셰퍼드의문학적업적을기리며,2016년스코틀랜드왕립은행5파운드지폐에그의초상화가실렸다.

역자:신소희
서울대학교국어국문과를졸업하고출판사편집자를거쳐다양한분야의책을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야생의숨결가까이』『야생의위로』『야생의식탁』『몸이아프다고생각했습니다』『에피쿠로스의네가지처방』『내가왜계속살아야합니까』『모두가가면을벗는다면』등이있다.

목차

케언곰산맥지도
머리말

1장고원
2장계곡
3장산봉우리들
4장물
5장서리와눈
6장공기와빛
7장생명체:식물
8장생명체:새와동물과곤충
9장생명체:인간
10장잠
11장감각
12장존재

해설:로버트맥팔레인

출판사 서평

오늘날에도유효한산과의교감
사랑의교류를넘어깨달음에이르기까지

스코틀랜드북동부에위치한도시인애버딘근처디사이드에서나고자란낸셰퍼드는긴생애의오랜시간을케언곰산맥을둘러보며지냈다.그는1년내내케언곰을들락날락했는데,그런셰퍼드에게케언곰산맥은셰계의중심과도마찬가지였다.새벽에,한낮에,황혼녘에,밤중에,때로는혼자서,때로는친구나학생이나디사이드자연연구회동료들과함께걸었고,그렇게산과교감을나눈경험을시와산문으로풀어냈다.세편의모더니즘소설『쿼리우드(TheQuarryWood)』,『기상관측소(TheWeatherhouse)』,『그램피언산맥의고갯길(APassintheGrampians)』을통해작가로서명성을얻었지만,평생그를둘러싸고있던케언곰의‘자연력’을예찬하고그과정에서자신의존재를실감하는내용을담은『살아있는산』이야말로낸셰퍼드의문학적정수라고할수있다.

케언곰산맥은영국의북극으로겨울이면시속170마일에달하는폭풍이산맥의고지대를강타하고,산비탈에는온통눈사태가쏟아지며,산꼭대기위로초록빛과붉은빛북극광이번쩍인다.스코틀랜드의유명한강들중에디강과에이번강이케언곰산맥에서발원한다.한때오늘날의알프스산맥보다높았지만,수백만년동안침식되면서둥근언덕과부서진절벽으로이루어진황무지가되었다.그렇다고『살아있는산』을이해하기위해반드시케언곰산맥의지형적특징에관해알아야할필요는없다.낸셰퍼드가이야기했듯“지형이란산의희미한복제일뿐이며,그실체는인간에게궁극적으로중요한모든실체와마찬가지로우리의마음속에존재”(p.15)하기때문이다.

낸셰퍼드는제2차세계대전이끝나갈무렵부터『살아있는산』을쓰기시작하여전쟁직후에완성했지만,한차례출간을시도했다가포기하고원고를책상서랍에넣어둔채로30년이흘렀다.그러다1977년,생의막바지즈음소유물을정리하다가발견한원고를다시읽어보고산과의교감에관한이야기가여전히유효함을깨달아책으로출간하기로결심했다.산과나눈“사랑의교류”이기도한이이야기를통해결국에는“사랑을열성적으로추구함으로써깨달음에이를수도있기때문이다”.(p.13)실제로『살아있는산』은자연에세이에대한관심이높아진최근재조명되며영미권국가에서2011년과2019년에연달아재출간되었고,산의자연력을생생하게묘사한내용이부각되며코비드-19로인한락다운시기에널리읽히기도했다.

온몸의감각으로그려내는자연의실체
살아있는산을통해깨닫는존재의이유

『살아있는산』은강의발원지이기도한고원으로시작해바위가흩어진평원,고요히빛나는호수,거무스름하게튀어나온절벽,호수위의깎아지른벼랑과호수너머바리케이드처럼우뚝솟은케언곰산등케언곰산맥을이루는요소하나하나를속속들이들여다본다.낸셰퍼드는1년내내산을찾는산애호가답게꽃과잎이만발하는봄과여름을거쳐서리와눈이감탄할형상을만들어내는겨울에이르기까지기후가빚어내는다채로운풍광을놀랍도록생생하게포착하고있다.

“보름달이은은한초록빛을발하며떠올랐다.눈쌓인땅과하늘위로장밋빛어린보랏빛이번져나갔다.실제로살아있고실체와생명력을지닌것같은색,우리눈에보이는것이아니라우리가그안에있는것처럼느껴지는색이었다”(p.55)와같이시각에서비롯된구체적인묘사와더불어,“사방에서움직이는물소리는꽃에꽃가루가필요하듯산에꼭필요한존재다.사람들은아무생각없이숨쉬듯귓가에전해지는물소리를듣는다.그러나주의깊은사람의귓가에서그소리는온갖다양한음들로분해된다.호수가느리게철썩대는소리,시냇물의높고맑은지저귐,급류의포효.귀는한줄기의작은하천에서수십가지의다른음을구분할수있다”(p.51)와같은청각을이용한묘사,“소나무는히스처럼햇볕을받으면향기를뿜어내지만숲지기에게벌목될때도강렬한냄새를풍긴다.산자락에서자라는식물중에는가문비나무가톱으로베일때유난히짙은향을내뿜는다.뜨거운햇볕아래발효음식처럼훅끼쳐오는냄새다.딸기잼을끓이는냄새와도비슷하지만,코와목의점막을당기듯이톡쏘는맛이있다”(p.86)처럼남다른후각적묘사는낸셰퍼드가어떻게몸뿐만아니라온마음을다하여자연을감각하고있는지실감하게한다.

낸셰퍼드가그려내는산의세계는모든것이살아있다.산에서실제로살아가고있는생명체인식물이나동물,곤충,산사람들뿐만아니라그것들을창조하는힘이기도한풍화되어가는바위,대지를살찌우는비,산을휘감는안개,활기를불어넣는태양같은요소들까지모두살아있는세계에포함된다.이렇게‘살아있는산’을걷고호흡하고감각하다보면,어느새나의존재도산의일부임을체감하게된다.“몸은무시할수없는최우선의존재이며,육체는소멸되는것이아니라채워지는것이다.인간은육체없는존재가아니라본질적으로육체다”(p.168)라며그가흡사물아일체와도같은감각으로,자신의존재또한산이지닌생명력의발현이라는깨달음을고백하는장면은,결국그존재론적자각이산이내려주는가장최후의은총임을알게한다.산의삶을더깊이이해할수록나자신의삶도이해할수있다는진실,바로이것이케언곰산맥에대한깊이있는탐구가전세계독자들의마음을움직이게한이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