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큰글자도서)

파과(큰글자도서)

$34.39
Description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 구병모 작가의 《파과》가 새 옷을 갈아입었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조각은 새삼스레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게 된다. 소멸의 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는 모든 것,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연민을 느끼며,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파과》는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다.
저자

구병모

장편소설《위저드베이커리》《아가미》《한스푼의시간》《상아의문으로》,소설집《고의는아니지만》《그것이나만은아니기를》《단하나의문장》《있을법한모든것》등이있다.오늘의작가상,김유정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파과7

출판사 서평

화제의뮤지컬〈파과〉원작소설,영상화확정!
전세계13개국수출,뉴욕타임스선정‘주목할만한책100선’

짧은시간빛나다사라질살아있는모든것들에대한뜨거운찬사
이름은조각(爪角).한때‘손톱’으로불리던그녀는40여년간청부살인을업으로삼으며,날카롭고빈틈없는깔끔한마무리로‘방역작업’을처리해왔다.하지만몸도기억도예전같지않게삐걱거리면서이제는퇴물취급을받는다.한편노화와쇠잔의과정을겪으며,지켜야할건만들지말자고평생을되뇌어온조각의마음속에어느새지키고싶은것들이하나둘생겨난다.버려진늙은개를데려다키우는가하면,청부살인의뢰인의눈에서슬픔과공허를발견한다.삶의희로애락을외면하고살아온조각의눈에타인의고통이들어오기시작하면서,살아있는모든것들에대한연민으로조각의마음에온기가스며든다.
이소설은‘냉장고속한개의과일’에서비롯되었다.구병모작가는“뭉크러져죽이되기직전인갈색의,원래는복숭아였을것으로추측되는물건”,“달콤하고상쾌하며부드러운시절을잊은그갈색덩어리”,“최고의시절에누군가의입속을가득채웠어야할,그러지못한,지금은시큼한시취를풍기는덩어리”를보고이소설을구상하게되었다고고백한다.
‘파과’의사전적의미는두가지다.부서진과일,흠집난과실이그첫번째의미이고,다른하나는여자나이16세이팔청춘,즉가장빛나는시절을뜻한다.우리모두깨지고상하고부서져사라지는‘파과(破果)’임을받아들일때,주어진모든상실도기꺼이살아내리라의연하게결심할때비로소‘파과(破瓜)’의순간이찾아온다.이처럼소설《파과》는짧은시간빛나다사라질살아있는모든것들에대한뜨거운찬사다.
“사라진다.살아있는모든것이농익은과일이나밤하늘에쏘아올린불꽃처럼부서져사라지기때문에유달리빛나는순간을한번쯤은갖게되는지도모른다.지금이야말로주어진모든상실을살아야할때.”

한국소설에가장강렬하게새겨질여성서사의탄생
노인,여성,킬러.도무지어울릴것같지않은세가지를조합한주인공조각은65세여성킬러다.한국소설가운데이토록파격적인주인공이또있을까.그동안아가미를가진소년(《아가미》),인간을닮은로봇(《한스푼의시간》)등환상적인상상력을통해독특한주인공들을탄생시킨구병모작가는한국소설에서유례를찾을수없는‘60대여성킬러’라는독특한캐릭터를통해새로운여성서사를써내려가며독자들에게신선한충격을던져준다.사회의최약자로서차별받아온‘노인’과‘여성’이라는인물이억압적이고폭력적인사회에‘킬러’라는강렬한이름으로맞서싸우는것이다.
자신을치료해준강박사에게남다른감정을품게된조각,그런조각을경멸하는투우,킬러들에게서가족을지키려는강박사.마침내투우가강박사의딸을납치하고,조각이투우에게총을겨누며생애마지막작업을실행키로결심하면서소설은절정으로향한다.읽는내내한편의액션영화를보는듯박진감과긴장감이넘치는이소설의말미에서조각과투우가벌이는총격전은그야말로압권이다.
《파과》는내가살아남기위해누군가를죽여야만하는이지독하고잔혹한현실속에서어떤기대도소망도없이,오늘도눈을떴기때문에,그저살아있기때문에,기꺼이살아내는모든것들에게따뜻한응원과위로를전한다.

한자한자혼신을다한문장들이한땀한땀정성으로피어나다
이번리커버작업은이은정자수화가의작품을활용하여박연미디자이너가새롭게표현해냈다.한땀한땀정성으로피어난아름다움은,한문장한문장혼신을다해밀고나가는구병모작가의작품세계와닮아있다.이은정자수화가는인생의가장소중한‘찰나의순간’들을모아하나의세계를만들어낸다.살아가면서제일반짝였던순간들,기억,시간,감정의조각들을통해꿈속공간,꿈꾸는공간을그려내는자수작품들은신비롭고환상적인구병모월드를그대로재현해낸듯하다.표지에는소설속주인공들의가장행복한순간,그빛나고아름다운찰나를담고자했으며,활짝핀꽃처럼,누구나한번쯤갖게되는빛나는순간을그려냈다.형형색색의식물과꽃,나무의모습으로주인공조각이살아온삶을,저마다고요하지만힘있게하늘을향해뻗어나가는이미지를표현했다.이책을읽는독자들이자신의가장빛나는순간을떠올려보기를바라는마음을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