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큰글자도서) (우리는 어떻게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었는가)

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큰글자도서) (우리는 어떻게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었는가)

$35.00
Description
우리의 일상은 누구의 희생 위에서 만들어졌을까?
시대·공간·인종을 넘어 반복되는 차별의 구조를 새롭게 보여주는 책. 다문화와 소수자 문화를 연구하는 정치학자 정회옥은 우리가 누리는 평온한 일상이 얼마나 차별적인 구조 위에서 세워졌는지 분석한다. 조선족 간병인과 파독 간호사, 동남아 이주노동자와 하와이의 조선인, 배화사건의 화교와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등 여섯 쌍의 소수자 집단은 시대와 공간을 달리하지만, 국가와 사회를 위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게 희생당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차별’은 단순한 혐오 감정이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고 제도가 유지해온 시스템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

정회옥

‘나중에.’차별,혐오,인권문제에대해서우리사회는이런대답을해오곤했다.혐오의대상이되어고통받는사람들의이야기를들을때는동정심을느끼지만,그것이어떤구조적인문제에서비롯되는지사회적토론까지이어지진않고나중으로미뤄진다.나역시차별과혐오의문제를연구하지만바쁜일상을살아가다보면배제되는타인들의이야기에둔감하게된다.누구나소수자가될수있는사회에서,차별과혐오의대상이되는타인들의이야기에조금은귀기울여봤으면하는마음으로이책을썼다.정치학을가르치고연구하는사람으로서,진영갈등에만매몰되어우리사회곳곳에존재하는약자들의고통에대해얘기하지않는권력자를보면절망감을느낀다.차별적사회구조를개선하는데더많은관심을가진다면,우리는‘차별의나라에서행복한사람들’이아닌,‘차별없는나라에서다함께행복한사람들’이될수있을것이다.
현재명지대학교공공인재학부에서‘혐오와차별의정치학’,‘소수자정치론’등을강의하며인권,차별,통합문제를연구하고있다.《아시아인이라는이유》《한번은불러보았다:짱깨부터똥남아까지,근현대한국인의인종차별과멸칭의역사》를비롯해다수의책과논문을썼다.서울시명예시장(이민·이주노동분야),법무부외국인장기보호심의위원회위원,재외동포청자체평가위원회위원,경실련정치개혁위원회위원,언론중재위선거기사심의위위원,《한국일보》칼럼니스트등의활동을하고있다.그외대통령직속국민통합위원회청년정치시대특위위원장,대통령직인수위원회자문위원,서울시선거구획정위원회위원,한국정치학회부회장등을역임했다.

목차

프롤로그|차별로이득보는사회

1장돌봄으로이득보는사회
첫번째짝꿍:조선족간병인×한국인파독간호사

2장이주노동자로이득보는사회
두번째짝꿍:동남아이주노동자×하와이로간조선인

3장학살로이득보는사회
세번째짝꿍:배화사건의중국인×관동대지진의조선인

4장정화로이득보는사회
네번째짝꿍:한국의형제복지원원생들×유럽의차별받는집시들

5장낙인으로이득보는사회
다섯번째짝꿍:한국의한센병환자들×미국의에이즈감염인들

6장여성혐오로이득보는사회
여섯번째짝꿍:한국의여성들×중세유럽의마녀사냥

에필로그|천천히걸어도되는사회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박상현〈오터레터〉발행인,《친애하는슐츠씨》저자추천★
★하미나《미쳐있고괴상하며오만하고똑똑한여자들》저자추천★

“많은사람이자기도모르는사이,다수자에속했다는이유로
사회와제도가가져다주는‘차별이익’의수혜자가된다”

우리는차별에찬성하진않지만,차별이주는이득과평온은누린다

의도적으로차별주의자가되고싶어하는사람은드물다.우리는대체로타인에게선하고친절하게보이기위해애쓴다.그러나문제는‘차별’이생각보다눈에잘띄지않는반면,우리가누리는일상의평온은그차별없이유지되기어렵다는데있다.오늘날우리의밥상에오를채소상당수는최저임금조차받지못하는이주노동자의손에서수확된다.아이들은싼값으로돌봄노동을수행하는외국인보모의손에서자라고,죽음의자리엔24시간내내상주하는조선족간병인이있다.우리는이들을의식적으로차별하지않는다고말하지만,‘차별로이득보는사회’속에서이들은희생되고,우리는그희생위에서평온한일상을유지한다.
이책은우리의일상이얼마나정교하게설계된차별의구조위에서유지되고반복되어왔는지를여섯쌍의사례를통해보여준다.조선족간병인과파독간호사,동남아이주노동자와하와이의조선인,형제복지원원생과유럽의집시,배화사건의화교와관동대지진의조선인,한센병환자와에이즈감염인,여성혐오와마녀사냥이라는쌍들은시대와공간을달리하지만,놀라운유사성을지닌다.이책이말하는차별은단순한혐오감정이아니라,사회가필요로하고제도가유지해온시스템이다.이렇듯《차별의나라에서행복한사람들》은‘차별’이라는단어뒤에숨어있는일상의권력구조를해부하며,그구조속에서우리가어떤위치에있었는지를되묻는다.

피해자에서가해자가된한국인을통해본
시대·공간·인종을넘어반복되는‘차별이득사회’라는시스템

부자나라는가난한나라에자신들이기피하는노동을외주화한다.21세기한국인은부자나라의시민으로서이주노동자를저임금으로고용하지만,불과몇십년전만해도한국인은선진국의힘든일을도맡는가난한나라의이주노동자였다.이책의가장두드러진특징은바로이과거와현재의위치를짝지어보여주는구성이다.각장마다한쪽에는과거한국인이겪었던차별의기억을,다른한쪽에는오늘날한국사회가동일하게재현하는차별의구조를병치하여제시한다.
예컨대1960년대독일로파견된파독간호사는,지금도종종파독광부들과함께외화를벌어온애국자로칭송된다.그러나오늘날우리사회의병원과요양시설에서일하는조선족간병인과1960년대한국의파독간호사를동일선상에놓고비교하는경우는잘없다.실상두존재는시기와배경만다를뿐,‘차별이득사회’에서서로를거울처럼비추는같은처지의희생자들이다.오늘날우리사회가자국여성의돌봄노동을외주화하기위해제3세계여성을싼값에수입하는것처럼,과거독일도내국인이기피하는돌봄노동을이주여성에게맡겼다.현재의한국과과거의독일모두‘돌봄의외주화’를통해‘차별이득’의수혜를볼수있었다.이렇듯이책은과거의피해자였던우리가,오늘날가해자가되어똑같이반복하고있는차별의모습을제시한다.저자는이를통해차별이단순한감정이나편견이아니라,국가와시대그리고인종을넘어반복되는시스템임을독자에게보여준다.

역사교과서에도실리지않은한국인의가해서사
잊힌진실로오늘의차별을다시읽는다

한국인중상당수는화교를혐오하거나두려워한다.우리는그들을영화와인터넷이만들어낸온갖근거없는괴담과이미지로소비하기때문이다.인터넷커뮤니티썰에등장하는외국인범죄자중상당수는화교이고,한국의특정동네는화교가모여산다는이유로범죄의온상처럼여겨진다.그러나정작1931년일제강점기,조선인들이화교를집단학살한‘배화사건’을아는사람은드물다.저자는이책의한챕터(3장)를할애해,지금껏한국사회가외면해왔던이사건을조명한다.일제강점기당시수백명의조선인들이톈진과상하이일대의화교를공격해살해했던이사건은,우리가익히들어온일제강점기조선인의피해서사와는전혀다른‘가해자의역사’를보여준다.
그뿐아니라이책은‘차별로이득을보는사회’를유지하기위해희생되었지만지금껏외면당했던소수자집단의생생한목소리를통해잊혔던진실을들춘다.“나는우리나라가해방이되기전에한센병에걸려서소록도병원에서15년을살았어.(…)여자들은임신이되면강제중절하고,나도둘째아이를가졌을때강제로중절당했고,아이고,사는게사는게아니었어.”(5장,168쪽)한국사회가외면했던한센병환자,형제복지원원생등익숙한듯낯선사건들을조명하며,이책은차별이어떻게제도화되고,사회가그것을얼마나무관심하게소비하는지실감하게한다.결국《차별의나라에서행복한사람들》은‘기억되지않은역사’와‘기록되지않은현실’을복원함으로써,독자에게묻는다.‘지금내가누리는이평온한일상은,누구의희생위에세워졌는가?’

누군가를공격하거나비난하지않는서술방식
저자스스로를드러내며독자에게함께고민할질문을건넨다

‘차별하지말자’는단순한도덕적외침은이책에없다.대신‘차별로이득보는사회’의구체적인모습을사례를통해보여주고질문을던진다.이책이비판적이면서도무겁지않게읽히는이유는바로여기에있다.저자정회옥은우리가미처인식하지못했던차별의사례들을보여주면서도,독자를가르치려들지않는다.대신독자가스스로질문을던지고판단하길권한다.독자는이책을통해저자와같은눈높이에서이거대한구조적폭력을어떻게극복해나갈지함께고민해볼수있게된다.
특히이책의서술방식중가장인상적인것은저자본인의이야기를솔직하게풀어낸다는점이다.그리고그이야기들은,오늘날한국사회를살아가는상당수의생활인들이공감할만한내용이다.가령부자나라와가난한나라의시민사이에흔히일어나는‘돌봄의외주화’라는현상을이야기하기위해저자가처음언급하는사례는갓태어난자신의아이를조선족이모님에게맡겼던경험이다.“박사학위를받는중간에태어났던아이는내인생최고의축복임과동시에내가하고싶었던공부를계속할수없을지도(…)모른다는불안감의원천이기도했다”,“이모님은(…)돌봄노동을제공해줌으로써내가경력이단절되지않고커리어를이어가게도와준일등공신이었다”(16쪽)등의서술에서보이듯저자는해당장의제목인‘돌봄으로이득보는사회’의수혜당사자가본인이었음을드러내며글을시작한다.책을쓰는본인도‘차별로이득보는사회’라는구조적폭력앞에서자유롭지않았다는점을가감없이드러내는저자의서술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어느새스스로를마주하게될것이다.그렇게이책은우리모두가차별의구조안에존재하고있음을,조용하지만분명하게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