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학자

젊은 학자

$18.00
Description
18세 독일 계몽주의 문학의 대표 주자,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의 『젊은 학자』 국내 첫 번역!
“넌 가망이 없는 바보다, 정말 말린 생선처럼 뻣뻣한 놈이야. … 공부가 독이 된 광대야.”
독일 근대 희곡의 아버지 레싱이 풍자하는 계몽주의 시대의 엉터리 학자들

18세기 독일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문예론가인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이 생애 첫 번째로 집필한 희곡 『젊은 학자』가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되었다.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이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문연구센터와 지식출판콘텐츠원이 함께 기획한 ‘세계인문고전 총서’의 두 번째 책이다.
계몽주의 시대는 이성의 시대라고도 불리며 신학의 지배에서 벗어나 이성을 중심으로 생활의 진보와 개선을 꾀했던 때였다. 시대가 공유하던, 학문은 유용해야 한다는 계몽주의의 기본 신념에도 불구하고 학계에는 진심으로 학문을 탐구하기보다 쓸모없는 문제에 매달리면서 사회적 명성만을 탐하는 엉터리 지식인들이 많았다. 당시 레싱은 희극을 접하면서 오로지 공부만을 중요시했던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동시에 인간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고, 이런 체험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냈다. 그리하여 집필된 그의 첫 희곡 『젊은 학자』는 레싱이 학창 시절 보았던 학계의 가짜들을 반면교사 삼아 학문을 대하는 학자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희극이다. 비록 그의 첫 번째 작품은 집필 후기 희·비극들의 뛰어난 명성에 가려졌지만 여전히 독일 극문학사에서 의미 있게 평가되는 희곡이며,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저자

고트홀트에프라임레싱

GottholdEphraimLessing(1729~1781)
고트홀트에프라임레싱은18세기독일계몽주의를대표하는작가이자문예론가이다.레싱은가난한루터교목사의아들로,라이프치히대학에서신학과의학을공부했으나열정을가졌던분야는문학과연극이었다.문학활동초기,특히그가관심을가진분야는희극이었다.레싱은초기에「젊은학자」(1747)를시작으로풍자를통해인간의비합리성을비판하는7편의희극을완성한다.후기에나온희극「민나폰바른헬름」(1767)은계몽주의의과도한이성중심사고를따뜻한유머로비판한걸작이다.독일문학사에서가장가치있게평가되는레싱의업적은시민비극의완성이라할수있다.레싱은아리스토텔레스의이론에따른비극의계층조건,즉비극의주인공은왕이나영웅같은높은지위의인물이어야한다는규칙을벗어나관객의공감을보다적극적으로이끌어낼수있는시민계급의인물을비극의주인공으로삼았다.「에밀리아갈로티」(1762)는시민비극의대표작이다.극시형식으로계몽주의의관용사상을담은「현자나탄」(1779)은특정극장르에속하지않는희곡으로희곡문학자체의지평을넓힌주요작이다.또한레싱은문예론,연극비평분야에서도뛰어난업적을냈다.조형예술과문학의경계를논하는「라오콘」(1766),공연작품은물론극장상황,배우의연기까지비평한평론집「함부르크희곡론」(1767~1769)은문예론가,평론가레싱의중요한업적이다.

목차

1막 9
2막 45
3막 87

역자해설 138

출판사 서평

레싱,희극을확장하다
조롱이아닌존중을담은웃음
레싱은18세기독일계몽주의문학을완성한인물로,『민나폰바른헬름』,『에밀리아갈로티』,『현자나탄』등의작품들로희곡의문학지평을넓혀독일근대희곡의아버지라불리기도한다.레싱이희극에관심을가지고집필을시작할당시희극에서사용하는웃음이란단지조소나조롱일뿐이었다.그러나레싱은웃음이라는장치를부정적으로만사용하는좁은희극관을비판하며웃음은더욱다양한상황에서발생할수있음을강조했다.레싱이인식하는웃음은악행을겨냥한조소가아니라인간에대한최소한의존중을전제하고있는웃음,인간에대한조롱이아닌인간에대한존중을전제로한비판적웃음이었다.또레싱은이러한비판적웃음을통해희극이잘못된인간의태도를인식하게만들고올바른사회적태도를갖추도록이끌수있다고보았다.

가망없는바보,다미스로대변되는지식인풍자극
총3막으로구성된희극의주인공다미스는베를린에서올,자신이프로이센학술원에제출한논문이수상했다는소식이담겨있으리라예상하는편지를기다리고있다.하인안톤에게편지가도착했는지우체국에빨리다시가보라며재촉하는다미스는안톤을비롯해자신보다어리석다고생각하는모든인물을무시하고오만하게군다.
이런다미스에게아버지크리잔더가찾아와그가후견하고있는율리아네와의결혼을제안한다.크리잔더는세상을떠난친구를대신해무일푼이었던친구의딸,아홉살의율리아네를데려와지금까지키웠다.그런데최근친구가죽기전남긴재산을찾을수있는문서를발견했고,곧율리아네의몫이될그재산이탐났던크리잔더는아들의결혼을이용하기로마음먹는다.이런크리잔더의계획에걸림돌이있다면그건다름아닌아들다미스이다.다미스는학문외세상의모든일에무관심했고,더욱이여자를사귀는일은학자로서명예롭지못하다고생각한다.이런아들의모습을보고크리잔더는하인안톤에게다미스가율리아네와결혼하도록설득해주면충분한보상을하겠다고제안한다.
한편,율리아네는연인인팔러가아닌다미스와결혼해야하는눈앞의현실이막막하다.그럼에도율리아네는지금까지자신을보살펴준크리잔더의뜻을따르는것이옳다고여기고,그런율리아네에게팔러는더이상자신을사랑하지않는거냐며모진말을뱉는다.율리아네의하녀인리제테는자신이모시는아가씨와그의연인이헤어지지않을수있도록꾀를내어팔러에게조언한다.리제테의이야기를들은팔러는일이잘풀리면크게보답하겠다고약속한다.안톤과리제테가각자에게약속된보상을위해고군분투하는과정에서다미스의빈약한지식과허술한논리체계가줄줄이드러난다.더불어크리잔더는결혼을하라고했다가하지말라고했다가,말을자꾸번복하며상황을혼란스럽게만든다.그러던와중다미스가오매불망기다리던,프로이센학술원의논문공모수상결과가담긴베를린발편지가도착한다.

진정한학자의태도를묻다
『젊은학자』는레싱이처음으로집필한희곡이다.줄거리와시간,장소의통일성을갖춘3막형식의고전적극형식을지키면서도이탈리아희극인코메디아델아르테(commediadell’arte)의즉흥성을수용하고,비희극적인진지한인물의활용으로당시희극형식의폭을확장한작품이라고평가된다.
레싱은이작품에서집필당시라이프치히대학에재학하며보고느낀학계의어리석음을풍자하고있다.관련하여자신의『문집』서문에서“한젊은학자는당시에내가모를수없었던유일한종류의바보였다.그해충밑에서자랐으므로내가내풍자의무기를바로그것에겨눈것이이상한일이었겠는가?”라고언급하기까지한다.학문의유용성을중요시여겼던계몽주의시대에무의미한지식에매달리고사회적인명성만을욕망하는지식인들은극중주인공‘다미스’로대변된다.하인안톤과리제트,친구팔러와의대비로부각되는다미스의멍청함은웃음을유발하고,이어서진정한학자란어떤태도로학문에접근해야하는지를성찰하도록만든다.
『젊은학자』는인간의결함을폭로하고개선을요구하는삶의거울로서희극본연의기능인사회비판적기능을수행한다.레싱은진정한학문의자세와더불어합리적인사고,유연한삶의태도등사회와화합하며살아야할사람의올바름에대해묻는다.그런데레싱이비판하고있는,학문이더좋은삶을가꾸는수단이아닌목표그자체로전락해버린학계의모습은오늘날에도여전한듯보인다.18세기독일학계와인간존재를향한레싱의질문은21세기인지금도유효하게작동한다.우리가공부를하는이유가무엇인지,살면서진정으로추구해야하는가치와목표가무엇인지희극속다양한인물들의모습을보며고민해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