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평범

위대한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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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용하의 『위대한 평범』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박용하

저자:박용하

1989년『문예중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나무들은폭포처럼타오른다』(『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로증보하여재출간),『바다로가는서른세번째길』,『영혼의북쪽』,『견자』,『한남자』,『이격렬한유한속에서』,『저녁의마음가짐』을썼고,동시집으로『여기서부터있는아름다움』을썼고,산문집으로『위대한평범』을썼다.

목차

서문

1부.눈물을끌어안고돌아선그나라엔
설국|바다는지상의모든물을다받아준다|영동|흰정적|부재不在와무無의엄습|나의바다|빛이물드는시간|무한의반지름|파도의힘과리듬으로

2부.시선과호흡

3부.사랑의속세
나와다른나라에서|감정의풍경|최전선|인간적이라는말|개와살다|술과비밀|말과칼|잡문의대가|위대한평범|하루의깊이|한줄의시

4부.서정과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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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를발효시킨,시를뚫고나온산문
―박용하첫산문집『위대한평범』

1989년『문예중앙』을통해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평범을거부하고,같음을거부하고,타협을거부하고,오로지오롯이자신만의언어로자신만의시세계를구축해온시인박용하가생애첫산문집『위대한평범』(달아실刊)을펴냈다.

시인박용하는이산문집자서에서이렇게얘기한다.

“하루하루가일생이다.일생은또하나의먼하루.하루를살면하루가줄어든다.시를쓰기시작한지42년만에첫산문집을낸다.시는나의일.삶은나의시.매순간,이순간,모든순간시가반짝인다.삶이반짝이듯.”

4부로구성된이번산문집에수록된산문은모두22편에불과하다.<2부.시선과호흡>과<4부.서정과격정>은각각부의제목과동일한한편의산문만을싣고있다.두꺼운시집보다더얇은산문집이다.마음만먹으면반나절이면다읽을수있다.반나절도과하다는이도있을수있겠다.하지만읽고난후의당신의감정은요동칠것이다.섬광과도같은문장들이당신의심장을꿰뚫었을테니까.

다시냉정하게산문집에수록된편편을들여다보면시의문장인지산문의문장인지도통헷갈린다.산문이라고하기에는시같고,시라고하기에는산문이분명한듯하니,대략시의언어로지은산문이라할수도있겠다.본문(91~92p)에쓰인시인의말을빌리자면그의산문은“시가발효된산문”이다.

―잘쓴산문이뭐지?
―힘있는산문.
―힘있는산문은뭐지?
―언어가피부를뚫고들어가는산문.
―언어가피부를뚫고들어가는산문은뭐지?
―언어가피부를뚫고나온산문.
―언어가피부를뚫고나온산문은또뭐지?
―몸이말하는산문.사물이생물하는산문.

믿지않겠지만/믿기싫겠지만산문의저력이시의저력이야.
또한시의저력이산문의저력이야.
시가발효하지않는산문을무슨낙으로읽어.
-「잡문의대가」부분

또한이번산문집은지금껏써온박용하의시를이해하는데있어훌륭한지침서이며나아가박용하의시론집이라고도할수도있다.가령본문속이런문장들을보자.

“어느날한편의시가내삶으로들어왔다.내심장으로,내혈관으로들어왔다.그리고나는,나의일상은,나의세계는변했다.변화했다.단지한편의시를읽었을뿐인데,나의평범한하루는다른하루가되었으며,나는다른사람이되었다.슬픔과기쁨이다르게도래했다.”(「하루의깊이」부분,96p)

“시인은자신이쓰는산문한구절조차도시에서멀리가지않으며,시를내장하고있으며,시로부터자유로울수없고산문이라고해서직무유기할수도없다.(104p)내게시쓰기는한줄쓰기며,한줄쓰기는첫한줄쓰기며,시의첫한줄에그시의구할,아니그시의전부가걸려있는글쓰기다.시의첫한줄을쓰고두번째줄을쓰는게아니고다시첫한줄을쓰면서그렇게수십줄의시를죽밀어붙이는방식이다.”(「한줄의시」부분,106p)

박용하시인은자서에서“매순간,이순간,모든순간시가반짝인다”라고했는데,다시한번강조하자면,이번시집의가장큰매력은한편한편이시를내장하고있다는점이다.표제작인「위대한평범」은웬만한산문시보다훨씬짧은산문이다.전문을읽어보자.

“그리운평범이여!”

어떤죄수가한이말을처음접했을때내뇌에뇌우雷雨가치는느낌이었다.그리운평범이라?위대한시인이썼으면평범했을말인데,죄수그것도장기수가한말이어서그런지더위대하게다가왔다.위대한평범이여.대부분의사람들이평범하게살지만그렇다고아무나평범하게살수있는건아닐것이다.평범하게살수있는사람만평범하게살아가리라.별특별할것도없는나날들이,평범한일상의나날들이기실특별하고위대한나날들이었다는걸각성하는날이오지않는게인생의좋은날이었음을알게되는날이온다.위대한평범이여!
―「위대한평범」전문

‘시를내장한산문’이무엇을말하는지더설명하지않아도될것이다.

박용하는최악을다해쓸쓸한인간이고,인간적인것을거부하면서쓸쓸해지는인간이다.?그는아무것도아니어서서러운인간이고,동쪽이그리워서쪽을서러워하는인간이다.?그는개를싫어하면서개를서러워하는인간이다.그가개를서러워하는것은언제물지모르기때문인데,그런까닭으로또한인간을서러워하는인간이다.?그의위악과쓸쓸함과서러움은모두시로비롯된것인데,그런까닭으로그는무한한시인이며유한한시인이다.

시인박용하의생애첫산문집『위대한평범』은박용하가왜박용하인지,시인박용하의진면목을들여다볼수있는산문집이고,모름지기시인이쓰는산문집은이러해야한다는전형―시를발효시킨,시를뚫고나온산문―을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