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 달아실 기획시집 33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 달아실 기획시집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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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노식

저자:박노식

광주공고재학중에5명의벗들과함께시동아리‘청년’을결성하고동인지『사랑』을발간하였다.졸업후성수동봉제공장에서미싱시다로생활하면서독학으로조선대학교국문과에입학했으나학내외민주화운동에가담하면서시를접었다.이후입시학원을전전하며대학원을수료하고뒤늦게가정을꾸리고학원을경영하며사는동안,어느봄날시인에대한현몽을얻고생업을접었다.그리고오직시만쓰다죽기로작정하고화순오지에창작실을마련하면서쉰셋의늦깎이로등단하였다.10년에5권의시집과한권의시화집을출간했다.시마(詩魔)가그를놓아주지않아도그는늘시에굶주리며허덕인다.

2015년『유심』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고개숙인모든것』,『시인은외톨이처럼』,『마음밖의풍경』,『길에서만난눈송이처럼』,『가슴이먼저울어버릴때』등이있으며현재시인문병란의집큐레이터로활동하면서화순군한천오지에서시창작에몰두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젊은날의추억―라일락꽃|자기애―수선화|당신을버리지않을게요―사랑초|모든슬픔이사라진다―미선나무꽃|조숙―모과나무꽃|소박함―고들빼기꽃|기다려주오―황매화|당신께나의모든것을드립니다―냉이꽃|수줍음―앵두꽃|나를생각해주세요―제비꽃|순수한사랑―백합|고독―찔레꽃|영원한사랑―이팝나무꽃|참사랑―금창초|당신을따르겠습니다―금낭화|원숙한아름다움―석류꽃|기쁜소식―붓꽃|추억―꿀풀|상쾌한기분―금계국|애정결핍―산딸기꽃|당신의사랑은알수없습니다―수련꽃|기다림―파초|한없는즐거움―치자꽃|언제나사랑해―패랭이꽃|당신의마음은진실로아름답다―큰꽃으아리|사랑의노래를부르는꽃―낭아초|오랜기다림―달맞이꽃|풋사랑―나팔꽃|미인의잠결―해당화|시들지않은사랑―맨드라미꽃|믿는마음―과꽃|덧없는사랑―바람꽃|조용한사랑―옥잠화|순진무구―채송화|사랑의용기―호박꽃|섬세한아름다움―부용화|행복한종말―칸나꽃

시인의에세이_난그렇게인생을바라봤어요

출판사 서평

꽃말을시로읊은가슴저민자화상
―박노식시화집『기다림은쓴약처럼입술을깨무는일』

2015년쉰셋이라는늦은나이에등단한박노식시인의첫시화집『기다림은쓴약처럼입술을깨무는일』(달아실刊)이<달아실기획시집33>으로출간되었다.

박노식시인은등단후9년동안5권의시집을냈고,이번에첫시화집을내는것이니부지런히시를쓴셈이다.그원동력이어디에있냐고묻자,“세상과싸우기위해,밥벌이를위해삼십여년을접어두어야했던만큼‘시’를미치도록그리워했다”며“남보다늦은나이에꿈을향해걸음을내디딘만큼더치열하게시창작에몰두하였다”라고답했다.

이번시화집『기다림은쓴약처럼입술을깨무는일』에는모두37편의시가실렸는데,각편마다꽃말을제목으로하고부제로꽃이름을달았다.그리고각시편마다서양화가김상연의그림이곁들여져있어,꽃詩와꽃말과꽃그림을동시에감상할수있는아주특별한시화집이라고할수있다.

가령“자기애”라는꽃말을지닌“수선화”를시인은이렇게시로적고있다.

마주앉아서그대의말끝을따라갈때면어느새저녁이오고나의눈빛은강하구에이릅니다

가만히보면그대얼굴이우물같아서달이뜨고거기에내얼굴도떠있습니다

그대는흰꽃잎으로나는노란꽃잎으로다시태어나서우리는지금서로의운명을살아가고있는지도모릅니다
―「자기애-수선화」전문

“모든슬픔이사라진다”라는꽃말을지닌“미선나무꽃”은또이렇게시로풀어낸다.

아득한기억처럼슬퍼지는시간들이있지요
폭발직전의꽃망울은순수의가지에놓여서눈을감아요
지난노래를부르지말아요
한장꽃잎이강물에떠내려간들누가울어주나요
눈물은온몸에있어요
온몸이울어요
당신이다시돌아와내눈물의노래가되었어요
―「모든슬픔이사라진다-미선나무꽃」전문

이렇듯독자들은시화집을통해37개의꽃과꽃말을자연스럽게만날수있다.그런데꽃말은어떻게만들어지는것일까?사람들이자신의삶과이야기를꽃에투영한결과이며오랜세월인구에회자되면서꽃말로굳어진것이아닐까?

시인이이번시화집의부제를“꽃말을시로읊은가슴저민자화상”으로적은것도그런연유일것이다.그러니시인이정작쓰고싶었던것은꽃이아니라꽃너머,꽃말이아니라꽃말너머,그러니까우리모두의자화상을그려내고싶었던것은아닐까?

박노식시인은이렇게말한다.

“‘꽃말시’는처음부터시화집을목적으로구상했었다.시집한권분량의60여편을염두에두었으나시화집으로묶기에는다소벅찰것이라며그가말렸다.그래서37편에머물렀으나꽃만남고훗날그는구름이되어버렸다.//더는가슴저미는일이없길바라므로나는죽은사람처럼이시화집을열어보지못할것이다.”

시인은차마더이상열어보지못하겠다고하니시화집을열어보는것은끝내독자들의몫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