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의 여행 - 달아실 한국소설 19

풍의 여행 - 달아실 한국소설 19

$14.00
저자

김도연

저자:김도연
소설가김도연은1991년강원일보,1996년경인일보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제1회중앙신인문학상,허균문학작가상등을수상하였다.
그동안소설집『0시의부에노스아이레스』『십오야월』『이별전후사의재인식』『콩이야기』『빵틀을찾아서』,장편소설『소와함께여행하는법』『삼십년뒤에쓰는반성문』『아흔아홉』『산토끼사냥』『누에의난』『마지막정육점』『마가리극장』,산문집『눈이야기』『영』『자연은밥상이다』『강릉바다』『패엽경』『강원도마음사전』등을펴내며왕성한창작활동으로명실상부이시대를대표하는소설가로자리김했다.그의장편소설『소와함께여행하는법』은임순례감독의영화로도제작되었다.

목차

1.길떠나는풍
2.신들의사생활
3.입장
4.단의슬픔

발문_강릉단오제와영산홍가이홍섭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1991년에등단한후삼십년넘는동안소설집,장편소설,산문집등다양한장르를종횡무진하며쉼없이작품활동을이어온김도연소설가가이번에는자신의첫번째우화소설『풍의여행』(달아실刊)을펴냈다.달아실한국소설19번으로나왔다.

지금까지써온소설과달리우화의성격을빌린이번소설에대해김도연작가는이렇게얘기한다.

“수많은인공위성들이하늘에떠있다.더먼우주로가기위해인간들은첨단과학을동원해우주선을만들고있는세상,그런21세기다.그뿐인가.인공지능이인간의능력까지넘보고있는게지금의현실이다.인간은왜멀고먼우주로우주선을보내는걸까.무엇을얻으려고그러는걸까.하여튼지금우리는그런세상에살고있다.
그런데21세기의대관령산골짜기에모여징과꽹과리,장구를두드리며춤을추는이들은누구인가?저들은무엇을찾으려고한겨울에도폭설을헤치고찾아와굿을하고기도를드리고있는가.저들의직업은세칭무당인데인류의가장오래된직업중하나라고한다.저직업은,그러니까무당은무엇을추구하고있는가.바로인간들이여태까지풀지못하고있는운명에대해서다.신들까지동원해운명의정체를캐고또어떻게살아야하는가를물으려는것일터.그것은아직까지풀지못한인류의오래된숙제다.
어느날대관령국사성황당에갔다가무당들,즉무속인들의제의를지켜보다가이런생각이들었다.21세기첨단의과학을운용하는이들이우주선을쏘아먼우주를향하는것도,과학적이나산업적인어떤새로운것도중요하겠지만,궁극적으로는인간의운명을탐구하려고하는건아닐까하는생각이그것이다.그러자갑자기고리타분해보이는대관령성황숲이밝아졌고무속인들이마치인간의운명을풀기위해우주선을타고우주로날아가는우주인들처럼보였다.
그리고돌아와소설을구상했다.신과중개자인무당과신목그리고인간.우주와우주선그리고인간.그러니까이소설의소재는아주오래되었지만사실은최첨단의SF소설이라고나는생각한다.”

김도연의소설에는늘두마리토끼가함께한다.‘쏠쏠한재미와뭉클한감동’이바로그것이다.그런데이번우화소설에는하나를더했다.바로‘곡진’이다.이를김별아소설가는이렇게말한다.

“신비를믿는일은거룩하다.두려움으로스스로삼가고,따라좇으며스스로드높인다.어린날단오장의굿판에서만났던신비의추종자들은과연그러했다.쪽진백발에정갈한한복을떨쳐입고,팥죽한그릇으로허기를달래며온종일비손하던시골노파들은신비의거룩한추종자였다.『풍의여행』은그들이시간을따라사라진자리에여전히남아있는것들에대한기억이자기록이다.한달의짧은여행끝에재가되기를마다치않은단풍나무풍과세습무단의우정은,운명과자유라는오래된질문을상기시킨다.소설가김도연의아름다운문장으로그려진축제뒤안의풍경은쓸쓸하지만슬프지않다.신비를믿는이들의낮은호흡처럼,곡진하다.”

강릉에서태어나강릉을터전으로줄곧시를써온이홍섭시인은이번우화소설이‘강릉단오제’를소재로한점에서남다르게읽혔다면서,다음과같이이야기한다.

“오늘날대관령은행정구역상면단위가되어평창으로귀속하였지만,대관령은강릉사람들의심리적구역에서는여전히강릉땅에속해있다.작가가그동안대관령이축이되는소설을여러편발표한것으로미루어살펴볼때,그에게대관령은상상력의원천중하나인것으로보인다.작가가우화소설의형식으로강릉단오제를녹여낼수있는것도대관령에서나고자라면서길러온상상력이있었기때문에가능했을것이다.”

“김도연작가가강릉단오제를소재로소설을썼다고했을때과연이장대한서사를녹여낼수있을까싶었는데우화소설의형식으로신과인간의교감,성과속의만남을풀어내는것을읽고무릎을쳤다.특히신과인간,성과속사이를자유자재로오가기위해자진해서신목이된‘풍’을주인공으로내세운것은탁월한선택으로여겨졌다.”

“소설을다읽고나자문득「영산홍가」가듣고싶어졌다.소설에서도소개되고있듯이「영산홍가」는무녀들이신목을모시고대관령을내려오면서무녀들이부르는노래이다.

꽃밭일레꽃밭일레사월보름날꽃밭일레기화자자영산홍
이야에에헤야에이야얼싸기화자자영산홍
일년에한번밖에못만나는우리연분기화자자영산홍
이야에에헤야에이야얼싸기화자자영산홍
여태까지왔다는게이게겨우반쟁이냐기화자자영산홍
이야에에헤야에이야얼싸기화자자영산홍

노래의가사는표면적으로남성황신이여성황신을만나러가는과정과느낌을담고있지만,자꾸듣다보면삶의희로애락이녹아있는노래로다가온다.굿당에서신과무녀그리고할머니들의어울림속에서추체험했던그희로애락말이다.소설을다읽고났을때문득「영산홍가」가듣고싶어진것은,아마도김도연작가가우화소설의형식으로그려낸세계역시여기서멀지않기때문이아닐까.”

나는왜태어났고,나는어떻게살아가야하나.독자들의그런고민을함께나누기위해김도연작가가우화소설『풍의여행』을세상에내놓은것이다.그러니독자들이여,대관령에서강릉까지신을무사히모셔야하는대리운전기사가되겠다고자진하여길을나선,한달이라는시한부인생을스스로선택한단풍나무‘풍’그리고그런풍과영혼으로교감하는애기무녀‘단’의이야기에풍덩빠져보기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