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문신처럼 그리운 당신 - 달아실 기획시집 34

고양이 문신처럼 그리운 당신 - 달아실 기획시집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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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기택

저자:유기택
강원도인제에서태어나춘천에서자랐다.일용직시노동자생활을전전하며묶은시집으로『둥근집』『긴시』『참먼말』『짱돌』『호주머니속명랑』『사는게다시지』『검은봉다리』『환한저녁』,전자시집『제제봄이야』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바담푼風|거미|가자|징벌懲罰|손가락으로보기|가을|밤|난국에대처하는우리의자세|나는가을에있다|가을전쟁|블러드다이아몬드|고양이문신처럼그리운당신|어느폐역廢驛노랑고양이이야기|길고양이|가을담채淡彩

2부
증발|가을밤|옛신남역에서|가을비내리는정경|유형지에서보내는한가을|낙타|저녁가로의시니피에|가을사진|얼떨결에|길고양이피가로를보셨나요|이백년동안의고독孤獨|우리들의만성절|센서등燈|10.29.이태원|부엉이와길고양이피가로와나

3부
회유기回游記|황금혀|그겨울의선택|단단한어떤|틈|‘눈'이라는열린괄호|폭설|한파경보|2023.01.01.00:00|기도祈禱|소한小寒|206에53|눈내리는밤|겨울파꽃|눈사람

4부
가짜버스정류장|눈밭|지금밖은눈이에요|눈내리는강|1월25일|적우赤羽|뒤죽박죽영하23도|치타공의철까마귀들|이월異月,그푸르른시절의쌤|봄의전문前文|외출|웃는사람들|강물소리|봄날은간다|자전거와나

해설_공간과세계의확장,낮고부드러운생生의기록김정수

출판사 서평

고양이라는시니피앙,그리움이라는시니피에
―유기택시집『고양이문신처럼그리운당신』

춘천의가장깊숙한곳,소양댐아래샘밭이라는작은마을에자칭‘춘천이기른시노동자’유기택시인이산다.쉰세살에첫시집『둥근집』(2012)을낸이래십년동안농사를짓듯주경야독시를지었고여덟권의시집을수확했다.그리고이번에아홉번째시집『고양이문신처럼그리운당신』(달아실刊)을펴냈다.달아실기획시집34번으로나왔다.

시인유기택은시농사를지으면서부터처음부터지금까지오롯이자기만의시농법을고집한다.그결과그의시저변에는‘유순(柔順)’이라는유기택만의서정이흐른다.유기택의시적정서는유(柔)함과순(順)함에있다고해도과언은아니다.이런유순을변주하면서매시집마다조금씩새로운색깔을입히는것,그것이유기택의시농사법이다.

이번시집을시인김정수는“공간과세계의확장,낮고부드러운생生의기록”이라명명하면서다음과같이평한다.

“유기택시인의아홉번째시집『고양이문신처럼그리운당신』(달아실,2024)은특정한시간과공간에서마주한일상과사물,그리고생각(상상)과사유를은유의그물로포획한‘시의요체’라할만하다.시인은‘샘밭’이라는삶의터전에서만나는사람들이나자연사물과의내밀한교감을빼어난솜씨로형상화하고있다.”

“이번시집에서단연눈길을끄는건길고양이를소재로한여러편의시다.길고양이의등장은작은공간과평범한일상에서풍경風磬을흔드는바람같은존재가아니었을까.처마끝에매달려있는풍경과예고없이나타난바람의조우遭遇.한곳에고정된풍경은바람을만나는순간몸이흔들리면서맑은소리를낸다.풍경과바람의만남을시적순간이라하면,흔들림은시적떨림,맑은소리는시적형상이라할수있다.풍경이바람을기다리듯,시인은길고양이를기다린다.풍경을흔들고가는바람이일회성이아니듯,길고양이의방문은수시로이어진다.바람의세기에따라풍경소리가진폭을달리하듯,길고양이에대한시도다채로운풍경을자아낸다.”

유기택시인은시인의말에서이렇게얘기한다.

“그리운건,무어라고생각해?//까칠한길고양이.//일수를찍는무표정한사채업자.//망설임없는지금처럼/그리운건,그냥그리운거야.//바보.//줄곧다른곳만바라보고섰던.”

그리고시집을여는첫시,「바담푼風」에서는또이렇게얘기한다.

바람을맞고부터

분을삭이지못한생은
먹을때마다한숟가락씩흔들렸다

헛제사의모욕과멱살잡이를했다

손가락이숟가락을엎었다

그를바닥에쏟았다

제삿날을넘겨그가갔다

공중을떠가는
나뭇잎한장보다가벼운생이라니

말의벌판을가로지르는바람은
생에대하여대체로비협조적이었다

바람이헛것을이겨먹었다
―「바담푼風」전문

어쩌면이짧은두개의진술속에서이번시집의거의모든것이들어있지않을까싶다.

“공중을떠가는/나뭇잎한장보다가벼운생”이라는시니피에를바담과푼이라는시니피앙으로비틀고,길고양이라는시니피앙을통해그리움이라는시니피에를그려내고있으니말이다.

삶의무거운시니피에를사금파리같은시니피앙들이궁금하다면,일수를찍는사채업자같은길고양이와그리움의관계를좀더들여다보고싶다면일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