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화평론가는“역사의비극과생명의시적전율”이라는제목으로이렇게얘기한다.
“김윤배는대하서사시『살아남은사람들,시베리아횡단열차』를통해우리근대사의가장불행한비극에숨을불어넣는다.더러운진창에서도아름다운연꽃을피우듯,아프고끔찍한역사적비극을그자체의언어로명명하며,때로는거칠고아픈신음으로,때로는섬세하고부드러운숨결로생명의리듬을소생시키는것이다.그는시베리아의샤먼이되어죽은자들의차가운영혼을위무하고,한인유민들의묵살된역사를불러내어거기에예카테리나와빅토르의사랑의서사를엮었다.이제우리는또하나의,묵직한민중서사시를갖게되었다.”
김윤배시인은<시인의말>에서“80년넘게흘렀지만한인유민들의서러운여정은아직도끝나지않았다.그들을싣고갔던시베리아횡단열차는오늘도시베리아를질주한다.그러나그들의분노와죽음을묻었던시베리아는침묵한다.”고썼다.우리가지금이대하서사시집을반드시읽어야하는이유이기도하겠다.
이번시집을편집한박제영시인은“김윤배시인께무한한감사와존경을보낸다”며이렇게부연한다.
“김윤배시인이보내온방대한양의원고를편집하면서세번정독했는데,세번모두눈물을흘렸다.이시집을읽는독자라면누구든세번읽게될것이고세번울것이다.인간이만들어낸야만그참담함에울것이고,그참담을끝끝내이겨낸인간의의지에울것이고그리고이러한서사시를읽었다는벅찬감동으로울것이다.김윤배시인이그려낸고려인은마침내버려진사람들,기민(棄民)이아니라끝끝내살아남은사람들,초인(超人)이다.”
“살아서이열차를내려야한다”라는이단말마에담긴‘역사의비애와비애의역사’,‘삶의의지와의지의삶’을이해하고싶다면반드시일독할것을권한다.
시인의말
연해주는헐벗은유민들에게희망의땅이었다.
조국이그들을거두지않았으므로연해주는마지막선택이었다.
남의나라땅에서아이를낳고농사를짓고마을을이루어살았다.
살면서더러는러시아로귀화하고더러는조국독립을위해
목숨을바치고더러는풍요로운정착을했다.
고국은늘풍전등화였고러시아는볼셰비키혁명중이었다.
크렘린의음모에의해연해주한인20만여명은
중앙아시아로강제이주되었다.
한인들에게강제이주는혹독한시련이었다.
80년넘게흘렀지만한인유민들의서러운여정은
아직도끝나지않았다.
그들을싣고갔던시베리아횡단열차는오늘도
시베리아를질주한다.
그러나그들의분노와죽음을묻었던시베리아는침묵한다.
2024년7월詩境齋에서
김윤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