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는 달다 (하재일 시집)

모과는 달다 (하재일 시집)

$11.04
Description
연꽃처럼 피어나는 고통, 연두의 에스프리
- 하재일 시집 『모과는 달다』
저자

하재일

시인하재일은충남보령미산에서태어났다.아홉살유년기에태안안면도로이주하여천수만바다를보며세상에대한꿈과시심을키웠고,대학재학중인지난1984년월간『불교사상』에서공모한‘만해시인상’에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한동안시창작을던져두고있다가2013년『창작과비평』가을호에다시작품을발표하며시를쓰기시작했다.현재한국작가회의,고마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코딩』『동네한바퀴』『달마의눈꺼풀』등의시집을상재上宰한바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연두가온다│모래시계│전쟁과해바라기│백설기│구멍이하나뚫려있다│그림자인형│머위우산│씨앗을심은뜻은│소금의온도│복어│알약의사적모험│나는웃음이필요해│깡통계좌구조대│그래도환유적인

2부
싹│냉동시대│빗방울세기│밀밭지나서여치집│미용사각휴지│호두는초록이다│선풍기│​우리는해저터널을건너가요│해우는엄동嚴冬에자란다│백석식당│환절기│근근이산다│그림자하나

3부
소라│개미의문장연습│신발한켤레│중산성당│장마│반半│하의실종시대│아미산소낙비│잡채는가늘다│거금도│비두로기│해변의조랑말

4부
열대과일│섬유질纖維質│이건올리브가아니다│잎은꽃을잊지못한다-류지남시인에게│두고간꽃다발│관자│결벽증潔癖症│바다의낱말│고수香菜의효능│저리가면사느니라│빈자일등貧者一燈│옴팡집│조달은왜수염이없는가│모과는달다

해설_연꽃처럼피어나는고통,그연두의에스프리ㆍ박성현

출판사 서평

30여년의교직생활을마무리하고전업작가로시창작에매진하고있는하재일시인이여덟번째시집『모과는달다』(달아실刊)를펴냈다.달아실시선81번으로나왔다.

“독자와소통하는시,독자에게울림을주는시,무엇보다우리말의성격에맞는아름다움을잘살린시를쓰고싶다”는하재일시인은〈시인의말〉을통해이번시집을펴낸소감을이렇게적고있다.

“오늘도거리에수많은꽃이져서/지상에수북이쌓이고있다//꽃은나무에붙어있을때가생명,/한순간땅에떨어지면빛바랜종이//새벽골목길을걷고있노라면/흰머리성성한노파가/꽃잎을빗자루로쓸어내고있다//나는풍경을오려내어액자에담았다”

그러니까이번시집은시인의말대로라면,지난수년간시인이걸었던공간-시간-사람-삶의풍경을시인의시선(세상을대하는태도혹은철학일수도있고,세계관일수도있겠다)으로담아낸것일테다.

한편,시인이기도한박성현문학평론가는이번시집『모과는달다』를한마디로“연꽃처럼피어나는고통,그연두의에스프리”라고정의하면서다음과같이평한다.

“하재일시인의이번시집은이관계-맺기의충만함에대한기록이자함축적인보고다.그는거의모든시편에서이‘충만함’을노래하고있는데,대상이자기자신으로향했어도관계에대한파고듦은변하지않는다.시인에게‘나’는언제든갱신의가능성이열려있는‘나’이기때문이다.‘나’라는존재의불연속적인지속은누구도돌보지않을때,이를테면「모과는달다」처럼‘아무도안부를묻지않을때’도여전히펼쳐지는데,‘나는스스로땅에떨어져썩’으면서도‘간신히살아나향기’를내며,‘울퉁불퉁한세상에속이상해도/손내밀어당신을맞이’한다.
이와더불어그의관계-맺기의범위는역사적인물들을비롯해보이지않은존재-도깨비,유령등-로확장된다는것도주목해야한다.시인은「옴팡집」이라는독특한작품에서도깨비와의싸움을이야기-시의형태로술회하는데느티나무나미루나무보다키가더컸던‘도깨비’를이기기위해서는묘하게도‘도깨비를만나면오른쪽이아니라/허리를잡고왼쪽으로넘어뜨려야한단다/오직한방향으로힘을써야만한다’고쓴다.그는‘가늠할길없는안개가끼어야하고/삼경이지난고갯길에서만나면좋겠다/장터에서술한잔걸치면더욱좋겠다’고의뭉스럽게풀어놓기도하는데,그것도‘도깨비’에대한시인의예우다.
이처럼시인에게‘관계-맺기’란감각의확장이고사유의집중이다.그가받아들인세계의사소하면서도기막힌사건들은모두이영역으로포진되는바,이때그는그풍경을일정한형식으로분절하면서우리가‘도약의상상력’이라부를수있는자신만의오롯한작시법(作詩法)을완성해나간다.”

“하재일시인이다루는문장에는과장이나작위적인과잉이없다는것도중요한특징이다.곳곳에서산출되는낯선휴지(休止)-가령,일상어의지나친사용과같은-는,그의문장이파고들었던현실감각과사유의자연스러운흔적이다.우리가시인의문장에서듣는소담하고친근한목소리는그가경험한생활과실존의단호한편린(片鱗)이며그반경에서최대치로출렁거리는빛의더미다.그의시를읽으면서마치내가겪었던일들같다는착각에빠질때가있는데,그만큼이야기를시적으로풀어놓는힘이강하다는반증이다.
그리하여,시인특유의알레고리는계속된다.단지이야기를삽입하는것만이아니라,그이야기를이끄는알레고리자체가되기도한다.변신의모티프가작품의심지에장착되는경우가여기에해당하는데,이것은그가활용하는세번째작시법이며,‘-되기’라는욕망의환유에서출발하여의인화로부터,변신에이르기까지다양하다.”

요약하자면,하재일의시는나와타자와의‘관계-맺기’로향하고(열려)있으며,‘언어의도약’혹은‘도약의상상력’그리고‘알레고리(우화)’를통해‘관계-맺기’의다양한변주를만들어내며시로형상화하고있다는것일테다.


나는동방에서온아라한도아니고
삿갓쓴선지자는더욱아니다
문득바닥을기는자벌레일뿐이다
코코넛야자수달콤한물방울에
허기를잠재우며단어를읽는다
벽마다기둥마다개미가새긴
기호가넘쳐흘러나무가숨을쉰다
어떤놈은라오스어를말하고

어떤개미는산스크리트어를말하고
몽골어를,태국어를연달아말하며
끝없이몰려오는개미떼의행렬
내가얻은모국어로즉시응대해도
붉은낱말들은알아듣지못하고
의자가만든각진절벽을오른다
미끄러지고다시아래로추락하고

개미는오직한문장만을끌고간다
소리를잊은채불빛을뒤로하고
잠언箴言을찾을요량으로간다
개미는나를,지금몇단어로읽을까?
나라는벌레가자리를뜰때까지
개미들의문장연습은계속된다
다라니가다라니를물고가는길이다
-「개미의문장연습」전문


하재일시인은끊임없이이동네,저동네,세상의모든동네를걷는사람이다.동네마다각각의삶이있고각각의시간이있고각각의장소가있을테다.그러한동네를산보하면서하재일시인은타자와의소통을줄곧그려왔다.동네마다어떤시간을살아내고어떤공간을살아내고있는지그리하여우리는어떤세계를지금관통하고있는지를살펴보는것,그것이야말로하재일시집을읽는재미라고하겠다.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달의계곡(月谷)이라는뜻의순우리말입니다.“달아실출판사”는인문예술문화등모든분야를망라하는종합출판사입니다.어둠을비추는달빛같은책을만들겠습니다.달빛이천개의강을비추듯,책으로세상을비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