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많은 사람 (박용하 시산문)

감정 많은 사람 (박용하 시산문)

$16.08
Description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있는 감정이 없는 감정이 되지는 않는다

- 시와 산문과 그림이 길항, 연동하는 시산문집 『감정 많은 사람』
- 시인 박용하의 ‘감정 3부작’ 중 첫 번째 책 출간
저자

박용하

저자:박용하
1989년『문예중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나무들은폭포처럼타오른다』(『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로증보하여재출간),『바다로가는서른세번째길』,『영혼의북쪽』,『견자』,『한남자』,『이격렬한유한속에서』,『저녁의마음가짐』을썼고,동시집으로『여기서부터있는아름다움』을,산문집으로『위대한평범』을썼다.

목차


서문

의자와책상│손│마음│지상의유일무이한화가│폰세상│불안과공포│나│너│끼니처럼│문신같은그림│골목길│돌에게│파리와거미│어린죽음│이세상연인은│나무와나│숲과인간│어떤낙원│입맞춤│비밀과연인│뒷모습│아름답다는말의의미│삼십년의배웅│여기에있는날들│숨넘어가는소리│생불生佛│죽음│책읽는사람│하나의등대와하나의달과하나의서광과하나의극광│질문없는날들의끔찍함│겸손함에관한또다른견해│치아백정│꼴값증│남과님│니가해봐!│현실의한종류│뻔뻔한놈들의세계사│인간의한종류│복수의방식│아름다운복수│듣기의어려움│얼굴속의얼굴│사람보는눈│굴뚝│나의과오│지금이시를쓴다면│이변│짐승처럼│사람생각│새해인사

후기.삶이하는일

출판사 서평




감정을드러내지않는다고있는감정이없는감정이되지는않는다
―시와산문과그림이길항,연동하는시산문집『감정많은사람』
―시인박용하의‘감정3부작’중첫번째책출간

1989년『문예중앙』을통해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평범을거부하고,같음을거부하고,타협을거부하고,오로지오롯이자신만의언어로자신만의시세계를구축해온시인박용하가생애첫시산문집『감정많은사람』(달아실刊)을펴냈다.

시인박용하는이번책의장르를‘시산문’이라명명하면서이번책을펴내는소회를이렇게얘기한다.

“힘있는산문은시를내장하고있듯이힘있는시역시산문의말과길항하고연동한다.시라고하기엔말의압력이일정부분느슨하고,그렇다고산문이라고단정짓기에도시의말에서완전이탈한것도아닌,시와산문이공존하는글(일반적으로쓰고있는‘시적산문’이라는말보다‘시산문’이라부르고싶다.)로이루어진책을언젠가내고싶었다.이번책은앞으로나올‘감정3부작’중첫번째책이다.
내가처음시를시작하던스무살무렵엔,훗날내가쓴글과화가의그림이동무하는이런책을내게되리라곤상상조차할수없었고꿈도꾸지않았다.꿈도꾸지않고상상조차하지않은일이일어나니세상일도그렇지만사람일도모르겠구나싶다.
시인이언어의화가라면화가는빛을발명하는색의시인이다.화가들이그림속에서구현한감정의언어를들여다보는시간은각별하고또특별하다.삶을아끼는일과감정이사랑이라면그림을아끼는일과감정또한시인의사랑이리라.일례로빈센트반고흐의그림을마주하는것만으로도적어도내삶의에너지가순식간에증폭하는경험을한다.상상력과언어력도덩달아증강한다.어디빈센트반고흐뿐이겠는가.저작권만아니라면박수근,유영국,장욱진,김환기,에밀놀데,벤샨,윌바넷,니콜라드스탈,르네마그리트,앤매길같은화가의그림도함께했을것이다.”

이번시산문집에는박용하시인의시산문50편과익히알고있거나처음들어보는화가들의그림50편을함께싣고있다.박용하시인은자신의글과가장어울리는그림들로엄선했으며,글과그림이때로는함께호흡하고때로는서로충돌하면서빚어내는변주,그색다른경험을맛볼수있을거라말한다.

가령이런것이다.박용하시인은파울클레의그림<이전시대의빛〉을자신의글「마음」과매치시킨다.

바람센날시골마을길바닥에나뒹굴고있는스티로폼박스를자동차바퀴로나몰라라뭉개며지나가는사람이있는가하면,잠시차를멈추고내려박스를옆으로치워고정해놓고지나가는사람이있다.그런가하면차바퀴에뭉개져나뒹굴고있는스티로폼조각조각은물론이고알갱이하나하나까지콩알한알한알,쌀알한알한알주워담듯스카치테이프에묻혀쓰레기봉투에담아가는사람도있다.

나는어떤사람이며
어떤인간의마음인가.

시골논둑의무성한풀을일일이예초기나낫으로깔끔하게베는농부가있는가하면,제초제를자신의논둑에뿌려누렇게해놓고농사짓는사람도있다.그제초제는우선자신의논으로들어갈것임에도그렇게한다.자신의가족들이먹는다른논엔제초제를뿌리지않을수도있겠다.제초제를안쓰고일하는농부가가끔허리를펴는데보기에도힘들어하는반면,제초제뿌리는농부는허우대가멀쩡하다.

우리는어떤사람이며
어떤인간의마음인가.
―「마음」전문

독자들은그림은그림대로글은글대로감상하며파울클레가어떤마음으로<이전시대의빛>이라는그림을그렸는지박용하가어떤심정으로「마음」이라는글을썼는지상상할수도있을테고,혹은파울클레의그림과박용하의글이충돌하면서빚어내는파장을또한감상할수도있을테다.
이번시산문집은시,산문,그림이어울리거나충돌하면서다양한변주를만들어내고있으며독자에게는새롭고독특한독서체험을선사하는책이라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