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

$17.12
Description
│박정대 시인의 첫 산문집
│시처럼 음악처럼 심장을 적시는 문장들
박정대 시인이 산문집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달아실 刊)을 펴냈다.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래 36년 동안 오직 자신만의 시적 미학을 구축해온 박정대 시인은 특이하게도 지금까지 한 번도 산문집을 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박정대 시인의 첫 산문집이다.

산문집이라고 명명했지만,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과연 산문집인가? 시집인가?’

박정대의 시가 언제나 시와 산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일 테다.

박정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무질서한 가운데 질서정연함을 느끼는 것, 시니피앙(기표)을 따라가다 보면 시니피에(기의)는 온데간데없어지고 마는 기묘함에 전율하는 것, 그렇게 박정대라는 협궤열차에 나도 모르게 몸을 맡기게 되는 것. 박정대의 시, 박정대의 산문을 읽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박정대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담배 한 대를 피우는 동안 이 글들을 썼고, 담배 한 대를 다 피울 때면 이 글들을 마쳤다. 담배처럼 짧고 아름다운 책을 쓰고 싶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이는 이 세계는 시가 적힌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담배에 관한”이라고 제목에 떡하니 붙였지만, 담배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독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담배처럼 ‘짧고 아름다운’ 책”이라는 문장이다.

그러니까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글자 그대로 ‘짧고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찬 책!’이다.

짧고 아름다운 몇 개의 문장이란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겠다.

“새들이 물고 오는 아침의 햇살들 자작나무 어깨 위에서 빛날 때 나는 너의 이름을 부른다, 너의 이름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따스하게 매만지며 아침 산책길을 걷는다, 혁명이여, 열렬한 사랑의 힘으로만 부를 수 있는 나의 노래여”(16p)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이미 자작나무 공화국 푸른 이파리 속에 있으리니// 안녕, 우리 이미 당도했던/ 다다를 수 없는 모든 세계여”(22p)

“불란서 고아의 지도가 바람에 펄럭인다, 마음은 실체가 없는 거라지만 바람 부는 날, 저토록 펄럭이는 것은 분명 누군가의 마음이다”(27p)

“서러움의 남쪽에는 첫사랑이 있고 그리움의 동쪽에는 푸른 숲의 파도 넘실거리는 고향이 있다, 생은 가도 가도 서쪽이어서 도무지 저물 줄 모른다”(30p)

“담배 연기 끝으로 생이 흘러간다, 아니 생은 방금 내가 내뿜은 담배 연기 속에 있다”(31p)

“눈 속으로 또 다른 눈이 내려/ 고독은 고독보다 더 희다/ 또다시 눈이 내리면, 누가 저 긴 눈발을 헤치며 고독의 점령지를 지나가는가?”(41p)

“사랑이여, 시의 음악이여/ 바람이 부는 곳에서 바람이 그친 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우리는 온몸으로 나부끼던 생의 깃발이었나니/ 이 세계는 시가 적힌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48p)

눈치챘겠지만, ‘짧고 아름다운 몇 개의 문장’의 사례를 다 보여주려면 책의 모든 문장을 발췌할 수밖에 없다.

거칠게 결론을 맺자면, 박정대의 첫 산문집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이 세계는 시가 적힌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문장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수많은 주석들이다. 그리고 이제 그 주석들에 주석을 이어나가는 것은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겠다.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그렇게 수천수만의 독자들로 이어져 수천수만의 짧고 아름다운 주석을 낳을 테다.
저자

박정대

오랑캐 이 강 - 박정대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단편들』,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아무르 기타』,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삶이라는 직업』, 『모든 가능성의 거리』, 『체 게바라 만세』, 『그녀에서 영원까지』, 『불란서 고아의 지도』, 『라흐 뒤 프루콩 드 네주 말하자면 눈송이의 예술』, 『눈 속을 여행하는 오랑캐의 말』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랑캐 이 강으로 영화 〈베르데 공작과 다락방 친구들〉, 〈세잔의 산 세 잔의 술〉, 〈코케인, 무한의 창가에서〉 등의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현재 ‘이절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1부 추운 말을 타고 남쪽으로
너의 이름│동사서독東邪西毒의 날들│안녕, 다다를 수 없는 모든 세계│동사서독 강독회│칠레의 모든 기록│혁명도, 언어도 사라진 시대에 누군가는 혁명적 언어의 시간에 대하여 말한다, 왜 그럴까? 그 누군가는 아직도, 여전히, 인류에게 연민을 느끼며 허공을 떠도는 유령, 천사, 시인이기 때문│길의 남쪽│1644년 파리 무용총서│7번 국도를 따라 밤의 끝으로│동북면 여진족 함타이치, ㄹ 성기완, 귀신 강정, 라흐 뒤 프루콩 드 네주 말하자면 눈송이의 예술 박정대│의귀衣貴│추운 말을 타고 남쪽으로│눈송이 상영관│눈 속을 여행하는 오랑캐의 말│고독의 점령지│노래의 자전, 질문의 공전│눈의 자객, 눈의 전언│일단, 웃고 나서 혁명!│쿵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걸어가는 새, 긱스Geeks│진눈깨비│얼어붙은 세상, 움직이는 불꽃│크리스마스가 오기 전│혁명의 열이틀, 또 다른 혁명의 시작점│☆

2부 허공을 걷는 해금奚琴
허공을 걷는 해금│포부가 가장 큰 악기, 해금│호금류胡琴流│해금奚琴│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다른 색들, 까마귀

3부 비 내리는 태양의 서커스
비 내리는 태양의 서커스│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보낸 사랑과 혁명의 시간│SF적인 밤│에밀 쿠스트리차 동지│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는│이강조서夷江調書│무용의 커튼 창│존재와 무│불가능한 귀향│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의 출현│『하늘빛 사람들』에 나오는 한 장의 사진│“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지명으로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고 출발하라”는 문장을 그대가 실행할 수 없는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리스본 책상│선덜랜드를 위한 기도│흩어지는 말들 사이에서│토털 이클립스Total Eclipse│이레귤러스Irregulars │산골 카이에 뒤 시네마│르 클레지오 다음으로 소설을 잘 쓰는 친구│사랑은 마치 우레 소리와 같아서│깃털 펜으로 적은 세계│드러냄과 감춤

4부 리스본 무용총서
리스본 무용총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 달의 계곡(月谷)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달아실출판사”는 인문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출판사입니다. 어둠을 비추는 달빛 같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