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

$16.00
Description
│박정대 시인의 첫 산문집
│시처럼 음악처럼 심장을 적시는 문장들
박정대 시인이 산문집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달아실 刊)을 펴냈다.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래 36년 동안 오직 자신만의 시적 미학을 구축해온 박정대 시인은 특이하게도 지금까지 한 번도 산문집을 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박정대 시인의 첫 산문집이다.

산문집이라고 명명했지만,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과연 산문집인가? 시집인가?’

박정대의 시가 언제나 시와 산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일 테다.

박정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무질서한 가운데 질서정연함을 느끼는 것, 시니피앙(기표)을 따라가다 보면 시니피에(기의)는 온데간데없어지고 마는 기묘함에 전율하는 것, 그렇게 박정대라는 협궤열차에 나도 모르게 몸을 맡기게 되는 것. 박정대의 시, 박정대의 산문을 읽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박정대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담배 한 대를 피우는 동안 이 글들을 썼고, 담배 한 대를 다 피울 때면 이 글들을 마쳤다. 담배처럼 짧고 아름다운 책을 쓰고 싶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이는 이 세계는 시가 적힌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담배에 관한”이라고 제목에 떡하니 붙였지만, 담배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독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담배처럼 ‘짧고 아름다운’ 책”이라는 문장이다.

그러니까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글자 그대로 ‘짧고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찬 책!’이다.

짧고 아름다운 몇 개의 문장이란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겠다.

“새들이 물고 오는 아침의 햇살들 자작나무 어깨 위에서 빛날 때 나는 너의 이름을 부른다, 너의 이름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따스하게 매만지며 아침 산책길을 걷는다, 혁명이여, 열렬한 사랑의 힘으로만 부를 수 있는 나의 노래여”(16p)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이미 자작나무 공화국 푸른 이파리 속에 있으리니// 안녕, 우리 이미 당도했던/ 다다를 수 없는 모든 세계여”(22p)

“불란서 고아의 지도가 바람에 펄럭인다, 마음은 실체가 없는 거라지만 바람 부는 날, 저토록 펄럭이는 것은 분명 누군가의 마음이다”(27p)

“서러움의 남쪽에는 첫사랑이 있고 그리움의 동쪽에는 푸른 숲의 파도 넘실거리는 고향이 있다, 생은 가도 가도 서쪽이어서 도무지 저물 줄 모른다”(30p)

“담배 연기 끝으로 생이 흘러간다, 아니 생은 방금 내가 내뿜은 담배 연기 속에 있다”(31p)

“눈 속으로 또 다른 눈이 내려/ 고독은 고독보다 더 희다/ 또다시 눈이 내리면, 누가 저 긴 눈발을 헤치며 고독의 점령지를 지나가는가?”(41p)

“사랑이여, 시의 음악이여/ 바람이 부는 곳에서 바람이 그친 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우리는 온몸으로 나부끼던 생의 깃발이었나니/ 이 세계는 시가 적힌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48p)

눈치챘겠지만, ‘짧고 아름다운 몇 개의 문장’의 사례를 다 보여주려면 책의 모든 문장을 발췌할 수밖에 없다.

거칠게 결론을 맺자면, 박정대의 첫 산문집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이 세계는 시가 적힌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문장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수많은 주석들이다. 그리고 이제 그 주석들에 주석을 이어나가는 것은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겠다.

『담배에 관한 짧고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그렇게 수천수만의 독자들로 이어져 수천수만의 짧고 아름다운 주석을 낳을 테다.
저자

박정대

오랑캐이강-박정대
1965년강원도정선에서태어나1990년『문학사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단편들』,『내청춘의격렬비열도엔아직도음악같은눈이내리지』,『아무르기타』,『사랑과열병의화학적근원』,『삶이라는직업』,『모든가능성의거리』,『체게바라만세』,『그녀에서영원까지』,『불란서고아의지도』,『라흐뒤프루콩드네주말하자면눈송이의예술』,『눈속을여행하는오랑캐의말』이있다.김달진문학상,소월시문학상,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
오랑캐이강으로영화〈베르데공작과다락방친구들〉,〈세잔의산세잔의술〉,〈코케인,무한의창가에서〉등의각본을쓰고감독했다.현재‘이절아케이드프로젝트’에참여하고있으며,무가당담배클럽동인,인터내셔널포에트리급진오랑캐밴드멤버로활동중이다.

목차

작가의말
프롤로그

1부추운말을타고남쪽으로
너의이름│동사서독東邪西毒의날들│안녕,다다를수없는모든세계│동사서독강독회│칠레의모든기록│혁명도,언어도사라진시대에누군가는혁명적언어의시간에대하여말한다,왜그럴까?그누군가는아직도,여전히,인류에게연민을느끼며허공을떠도는유령,천사,시인이기때문│길의남쪽│1644년파리무용총서│7번국도를따라밤의끝으로│동북면여진족함타이치,ㄹ성기완,귀신강정,라흐뒤프루콩드네주말하자면눈송이의예술박정대│의귀衣貴│추운말을타고남쪽으로│눈송이상영관│눈속을여행하는오랑캐의말│고독의점령지│노래의자전,질문의공전│눈의자객,눈의전언│일단,웃고나서혁명!│쿵푸에서는이렇게말한다│걸어가는새,긱스Geeks│진눈깨비│얼어붙은세상,움직이는불꽃│크리스마스가오기전│혁명의열이틀,또다른혁명의시작점│☆

2부허공을걷는해금奚琴
허공을걷는해금│포부가가장큰악기,해금│호금류胡琴流│해금奚琴│모든별들은음악소리를낸다│다른색들,까마귀

3부비내리는태양의서커스
비내리는태양의서커스│막달라마리아와함께보낸사랑과혁명의시간│SF적인밤│에밀쿠스트리차동지│어쩔수없이,어쩔수없는│이강조서夷江調書│무용의커튼창│존재와무│불가능한귀향│인터내셔널포에트리급진오랑캐밴드의출현│『하늘빛사람들』에나오는한장의사진│“가장먼저눈에들어온지명으로지금당장비행기를타고출발하라”는문장을그대가실행할수없는이유로가장적절한것은?│리스본책상│선덜랜드를위한기도│흩어지는말들사이에서│토털이클립스TotalEclipse│이레귤러스Irregulars│산골카이에뒤시네마│르클레지오다음으로소설을잘쓰는친구│사랑은마치우레소리와같아서│깃털펜으로적은세계│드러냄과감춤

4부리스본무용총서
리스본무용총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달의계곡(月谷)이라는뜻의순우리말입니다.“달아실출판사”는인문예술문화등모든분야를망라하는종합출판사입니다.어둠을비추는달빛같은책을만들겠습니다.달빛이천개의강을비추듯,책으로세상을비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