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 (주영헌 시집)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 (주영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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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이 사라질 때, 인류는 멸종한다
- 주영헌 시집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소외와 시대적 비극을 관통하는 서늘한 통찰
'안정적인 패배감' 속에서 길어 올린 구원의 서사
시인 주영헌이 두 번째 시집 이후 6년 만에 신작 시집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달아실시선 110)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현대 문명이 직면한 비인간성과 소외,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을 ‘멸종’이라는 파격적인 키워드로 풀어낸 60여 편의 시를 담고 있다. 시인은 특유의 예리한 감각으로 사회적 디스토피아를 고발하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멸종을 앞당기는 비인간화에 대한 시적 고발

주영헌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멸종’을 생물학적 종말이 아닌 ‘사랑의 부재’로 규정한다. 가령, 「멸종」에서 “마지막 사랑의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의 죽음”을 인류 멸종의 신호탄으로 본 것은 현대 사회의 심각한 소외 현상을 상징한다. 특히 「허가된 절명, 동부동 홀로코스트」에서는 개발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연 파괴를 목격하며, 죄책감마저 사치로 치부하는 현대인의 윤리적 마비 상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저자

주영헌

시인주영헌은충북보은에서태어났다.2009년계간『시인시각』(현시인동네)시부문신인상과2019년『불교문예』문학평론신인상으로등단하였다.시집으로『아이의손톱을깎아줄때가되었다』,『당신이아니면나는아무것도아닌사람』이있다.도서관과동네책방의시낭독회로독자를만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안정적인패배감
플래니모|눈물차茶|대한민국人|백지한장의차이|키스와몸살의상관관계|가체加髢|꽃기린|소수의방식|계몽|어떤희망|잔상|안정적인패배감|만성적인믿음|가묘假墓에몸대신울음을눕히고|Deadcatbounce|그들의죄악을상기하라

2부.멸종
Salvame|허가된절명,동부동홀로코스트|낭만주의적타살|자살숲|편암|지옥의기계|스튜를조리하는방식|압생트|최후의한수|멸종|Mensch,dumußtsterben!|홍목련|봄동|단벌의옷을벗고수의壽衣를입다|유령|그림자를위한지옥|나는착한사람이었을까나쁜사람이었을까|응원|닭장의서사

3부.외로움이외로움에게
외로움이외로움에게|국수를삶으며|열무비빔밥|냄비밥|된장국|방울토마토|토마토는언제쯤익을까요?|고슴도치|거기,사람들이|사방이다고맙습니다|당신,잘살아야합니다|이사|용기|문|아프면쉬는것이일처럼느껴지기도한다|오늘말하지못한다면|인간의구성물질|피뢰침|늦가을에보내는편지|단한마디

해설_사랑이사라질때,인류는멸종한것이다ㆍ김윤삼

출판사 서평

고통의기록자로선시인주영헌

주영헌시인은2009년등단이후꾸준히인간내면의심연을탐구해왔다.이번시집에서그는“고통은無에서솟아나고,구원은생명에서온다”는고백적어조를통해,시쓰기가곧자신을향한구원의과정임을밝힌다.특히자신의묫자리를미리찾아가는「가묘에몸대신울음을눕히고」와같은시편은죽음마저삶의일부로수용하려는작가의처절한존재론적성찰을보여준다.

‘안정적인패배감’과‘떠돌이행성’의미학

표제작격인「안정적인패배감」은자본주의시스템속에서“고객님”이라불리며자아를상실해가는현대인의무력감을역설적으로표현한다.또한자신을‘플래니모(떠돌이행성)’로비유하며“당신의인력권에다가설수없었다”고토로하는대목은관계의실패를안간힘을다해견뎌내는시적화자의고독을극대화한다.

해설을쓴김윤삼시인은“사랑이사라질때,인류는멸종한것이다”라고정의하며,주영헌의이번시집이“멸종의징후들로가득한세상에서사랑의복원을꿈꾸는역설의기록”이라고평가했다.

이시집은고통의육즙을짜내쓴상한문장들의집합이다.하지만그고통은“무(無)에서솟아나생명에서의구원”으로향하는필연적인과정이다.삶의중력에서탈선하지않으려애쓰는당신에게,“당신에게도모든울음꼭꼭채울수있는집하나있었으면좋겠다”는시인의따뜻한기원을건넨다.멸종의위기앞에서우리가마지막으로붙잡아야할것은결국곁에있는사람의눈물차한잔을함께나누는마음이기때문이다.

이제,예약된멸종의줄에서잠시벗어나시인의문장속으로걸어들어가보기를권한다.그곳에서당신은잃어버렸던사랑의문법을다시배우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