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불안과 상실의 시대, 인간 존재를 향한 치열한 기록
200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시)와 202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시조)라는 두 번의 이정표를 통과해온 이윤훈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지옥마저 파란 쿠차에 가면』(달아실시선 114)을 펴냈다.
바람구두를 신은 트루바두르, 서역 만리에서 실존을 묻다
스스로를 ‘바람구두를 신고 떠도는 트루바두르’라 명명하는 시인답게, 이번 시집은 공간의 한계를 지우고 전개되는 거대한 유랑의 기록이자, 그 길 위에서 마주한 실존적 영도(零度)의 탐색기다.
시인이 당도한 사유의 첫 정거장은 역설적이게도 ‘하늘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에 들어온 일상의 담백함과 고독이다. 1부에서 시인은 “밥보다/ 시가 좋다”(「인생 사전」)며 단호히 ‘인생 사전’의 정의를 새로 내리거나, 인생을 ‘가을밤역’을 출발해 ‘실존역’으로 향하는 ‘원웨이 티켓’의 안개여행으로 규정한다.(「원웨이 티켓」)
이러한 실존적 고독은 2부에 이르러 서역 만리 실크로드라는 광활한 공간을 만나며 우주적 사유로 확장된다. 호탄의 백옥강, 라다크, 카일라스로 이어지는 고행의 길 위에서 시인은 문명과 사적인 아집을 모두 비워낸다.
겹겹이 주름진 붉은 협곡을 지나
마침내 푸른 석굴
흰 말을 탄 순례자
천년을 건너 또 천년
천상으로 가는 길 지옥마저 파랗다
백양나무 아래 구슬픈 류트 소리
천년의 슬픔을 내 것으로 받아도 좋은
지상의 하루
눈부시다
- 「서역 만 리 - 6. 푸른 석굴」 전문
협곡의 붉은 열기를 뚫고 마주한 푸른 석굴에서 시인은 “천상으로 가는 길 지옥마저 파랗다”는 경이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쿠차에서 ‘파랑’은 곧 행복의 색이며, 지옥 같은 치욕과 고통 속에서도 눈에 담아야 할 극락의 세계를 상징한다. 천년의 보석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의 푸른 빛깔로 써 내려간 이 연작들은 비극적 세계를 초월하려는 시인의 숭고한 영혼의 등고선이다.
바람구두를 신은 트루바두르, 서역 만리에서 실존을 묻다
스스로를 ‘바람구두를 신고 떠도는 트루바두르’라 명명하는 시인답게, 이번 시집은 공간의 한계를 지우고 전개되는 거대한 유랑의 기록이자, 그 길 위에서 마주한 실존적 영도(零度)의 탐색기다.
시인이 당도한 사유의 첫 정거장은 역설적이게도 ‘하늘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에 들어온 일상의 담백함과 고독이다. 1부에서 시인은 “밥보다/ 시가 좋다”(「인생 사전」)며 단호히 ‘인생 사전’의 정의를 새로 내리거나, 인생을 ‘가을밤역’을 출발해 ‘실존역’으로 향하는 ‘원웨이 티켓’의 안개여행으로 규정한다.(「원웨이 티켓」)
이러한 실존적 고독은 2부에 이르러 서역 만리 실크로드라는 광활한 공간을 만나며 우주적 사유로 확장된다. 호탄의 백옥강, 라다크, 카일라스로 이어지는 고행의 길 위에서 시인은 문명과 사적인 아집을 모두 비워낸다.
겹겹이 주름진 붉은 협곡을 지나
마침내 푸른 석굴
흰 말을 탄 순례자
천년을 건너 또 천년
천상으로 가는 길 지옥마저 파랗다
백양나무 아래 구슬픈 류트 소리
천년의 슬픔을 내 것으로 받아도 좋은
지상의 하루
눈부시다
- 「서역 만 리 - 6. 푸른 석굴」 전문
협곡의 붉은 열기를 뚫고 마주한 푸른 석굴에서 시인은 “천상으로 가는 길 지옥마저 파랗다”는 경이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쿠차에서 ‘파랑’은 곧 행복의 색이며, 지옥 같은 치욕과 고통 속에서도 눈에 담아야 할 극락의 세계를 상징한다. 천년의 보석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의 푸른 빛깔로 써 내려간 이 연작들은 비극적 세계를 초월하려는 시인의 숭고한 영혼의 등고선이다.
지옥마저 파란 쿠차에 가면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