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유령- 달아실시선 119

양파 유령- 달아실시선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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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희

저자:조희
시인조희는2022년『내일을여는작가』신인문학상으로등단했다.2024년아르코문학창작산실지원금을수혜했다.단국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

목차

시인의말

1부.양파또는은유
이방인|활강|오르골편지|종이접기|샤갈과눈길을걷는동안|산수유편지|터널링|석류|양파또는은유|어떤구멍|야생안개|모래의모래|파도는어제의얼굴로오지않는다|그날은흐르지않는다|산은흐르지않는다

2부.사할린아리랑
한몸처럼흔들리는초록들|사할린|발없는새|믿음|맨홀|삼뻬이와카사바|눈은겨울을믿지않는다|사할린아리랑|러시안룰렛|마주보기|버드세이버|계절의의자|자정의언어|뿌리|오거리

3부.유령의키스
소리|넥타이에대한변명|유령의키스|병원순례|파울라가있는연못풍경|도시에서맛보는다정한사람|무대를가까이에서보면|어떤부품을위한선또는어떤선을위한부품|거울바깥으로의망명|모서리에대하여|감정의편의점―마곡역에서|수초

4부.또하나의문
모래주머니|말할수없는것에대하여|어떤가을|바람의문신|금강|날씨의비망록|다리위에서|건축학개론:바다와강아지|사과파는사람|아무것도아닌에세이|석촌호수|양파와몽상|또하나의문

해설_‘추모하는병’의의미?방민호

문장수선공의수선일지_벗겨도벗겨도사라지지않는것에관하여?박제영

출판사 서평

어제를추모하는병

시인은「시인의말」에서“어제를추모하는병을앓고있다.이길끝에빛이있으리라믿으면서참꽃과헛꽃사이를오간다”고썼다.이한문장이야말로시집전체를관통하는정서라고할수있겠다.4부55편으로구성된이번시집은개인적상실의기록에서출발해사할린한인디아스포라의역사로확장되고,다시생활속알레고리를거쳐유년의고향으로돌아오는구조를취한다.

시집에서단연눈에띄는것은사할린한인들의삶과역사를다룬2부이다.「사할린」,「사할린아리랑」,「눈은겨울을믿지않는다」등에서시인은일제강점기강제노동으로사할린에끌려갔다가해방후에도귀환하지못한채국제미아로남았던한인들의삶을소환한다.시인은실제사할린동포시인이채인,장윤기,김마르타의문장을인용하고각주로출처를밝히는방식을취하기도했는데,문학평론가방민호(서울대교수)는해설에서이를두고“개인의애도라는사적언어가역사적애도라는공적언어에빚지고있음을스스로표시하는윤리적제스처”라고평했다.

양파처럼,벗겨도벗겨도

시집제목이자표제작격인「양파또는은유」에서시인은“양파는벗기고벗겨도/여전히양파다.우리는우리를벗겨도/끝내우리를모르고”라고노래한다.시인박제영은발문에서이번시집을“벗겨져도끝내실체에닿지못하는것과몸이없어도집요하게남아있는것사이에서쓰여진”시집이라고소개했다.

1부는이별과사고이후의몸의감각을통해상실을다루고,3부는병원과편의점같은일상의공간에탈북과이산의기억을겹쳐놓는다.4부는부여금강을배경으로한유년의기억으로회귀하며시집을닫는다.문학평론가이숭원(대한민국예술원회원)은“강물이내몸에은린(銀鱗)을유전으로남겼다”는구절을인용하며“모래처럼부서져모래의밥을먹지만”끝내“강인한시인”이라고평했다.

인세일부,고려인후손지원에기부

시인은이번시집의인세일부를독립운동가인고려인후손지원을위해기부하기로했다.시집이다루는역사적상처를문학적언어에그치지않고실천으로잇겠다는뜻으로풀이된다.

*

우리는살아가는동안수없이많은것을잃는다.그러나무엇이우리를끝내사람으로남게하는가.조희시인의시는그질문앞에서조용히양파한알을건넨다.겹겹의껍질을벗기다보면끝내아무것도남지않을것같지만,가장깊은곳에다다르면히히힝울음을우는흰당나귀같은어떤존재를만나게된다.

아마그것이시일것이다.그리고『양파유령』이오래읽힐이유일테다.

■시인의말

어제를추모하는병을앓고있다.
이길끝에빛이있으리라믿으면서
참꽃과헛꽃사이를오간다.
이런마음을시詩라고믿는다.


2026년여름을나며
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