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17.50
Description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를 탐험하는
철학자의 단어 산책
『아이라는 숲』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등의 책을 통해 자녀교육, 예술, 인문 분야를 넘나들며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전해온 이진민 작가가 돌아왔다. 신간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독일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게 된 저자가 선별한 독일어 단어와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르바이트(Arbeit)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부터 ‘잔인하고 무자비한, 차갑기 그지없는 거대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 밀려드는 고통과 슬픔’을 뜻하는 벨트슈메르츠(Weltschmerz) 같은 생소한 단어까지 소개된 단어의 면면이 다채롭다. 이 책은 독자에게 새로운 단어와 만나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단어를 통해 독일 사회의 가치와 지향을 읽어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가치와 지향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저자

이진민

저자:이진민
어렸을때부터읽고쓰는것을좋아하는책탐많은아이였다.세상을보는눈을가지고싶어연세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입학했다.맥주를콸콸마시면서새로운세상을만났지만,가끔은이산이아닌가보다하는나폴레옹의마음을느꼈다.그러다세부전공으로정치철학을만났고이거다싶었다.미국매사추세츠주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멜론장학금을받으며,그리하여또맥주를쭉쭉마시며정치철학을전공했다.지금은맥주가샘솟는나라독일의뮌헨근교시골에살면서세상이좀더다정해졌으면하는마음으로글을쓰고,배운건남을줘야한다는생각으로강의를한다.세상에해가되지않는글과생각을내놓는사람이되고싶다는커다란목표를가지고있다.아이들에게큰해가되지않는편안한엄마가되는것역시인생의중요한목표.철학을일상의말랑말랑한언어로바꾸는데관심이많다.지은책으로『나는철학하는엄마입니다』『다정한철학자의미술관이용법』『아이라는숲』『동굴밖으로나온필로와소피』가있다.

목차

들어가는말_작은단어안에든큰세계

Feierabend:축제가있는매일저녁
Servus!:인사,매일건네는말
gefallen:당신이내마음에들어오는방식
11.01vs.1.11:우리가세상에놓이는순서
Arbeit:아르바이트,이렇게슬픈단어였어?
Prost!:맥주나라의특별한주문
Gift:선물은독이될수있다
Kindergarten:아이들을위한정원
Rauswurf:내던져진존재들
innereSchweinehund:내면의돼지개들
melden:하고싶은말이있어요
aufwecken:꿈과현실사이
Stolperstein:걸려넘어진다는것
Weltschmerz:이통증의약은무엇일까?
Sicherheit:독일을독일답게하는단어
Habseligkeiten:축복으로여겨지는만큼의소유란?

출판사 서평

“그어떤백과사전보다흥미롭고,
그어떤인문학서적보다나를배우게한책.”
(안희연시인)

“문학과미술그리고철학을넘나드는해박함…
경이로운책이다.”
(박찬국서울대철학과교수)

안희연시인,박찬국서울대철학과교수추천!
철학자의사유와경계인의시선으로완성한책

철학은
생각보다멀리있지않다
이진민저자는들어가는말에서“독일어단어를유리구슬삼아독일과한국사회를비춰보는글을쓰려고했다”고적었다.독일어단어를소재로누구나흥미롭게읽을수있는인문교양서가완성된건저자의다양한경험과정체성덕분이다.새롭게터를잡은독일에서다시아이가되어말을하나하나배워가는그였기에투명한눈과호기심어린마음으로독자에게전하고싶은독일어단어들을골라모을수있었다.한편,자신과타인그리고세상을바라보는방법이자본질을탐색하는학문인철학을오래공부해온철학자답게여러각도에서단어를입체적으로살피며곳곳에서예상치못한이야기를길어올린다.

독일은세계최초로유치원을만든나라다.독일어로유치원은‘킨더가르텐(Kindergarten)’,아이들을(Kinder)위한정원(Garten)을의미한다.교복이나다름없는방수재질의놀이바지마치호제를입고사시사철유치원의큰뜰에서뛰노는아이들을보며,저자는한국의유치원이학습이주가되는곳이라면,독일의유치원은‘아이로서의삶을사는곳’이라말한다.아이들이처음접하는교육기관인유치원이아이들과어떤관계를맺는가는,사회가아이들에게일러주고싶은가치가무엇인가와무관하지않을것이다.
독일유치원에는라우스부르프(Rauswurf)라는재미있는풍습이있다.라우스부르프는퇴출이나제명의의미로쓰이지만,선생님이유치원을졸업하는아이들을유치원밖으로던져주는세리머니를지칭하기도한다.물론바닥에는두터운매트리스를겹겹이깔아둔다.독일유치원졸업식의하이라이트인라우스부르프에서저자는하이데거의피투성(被投性,Geworfenheit)과기투성(企投性,Entwurf)을연결한다.

“우리는내던져지는존재지만,타인을어딘가로던져줄수있는존재이기도하다.중요하게는나자신도어디론가던질수있다.이것이하이데거가말하는,피투성과더불어등장하는‘기투성’이다.특정한방향으로스스로를던지고데굴데굴굴러감으로써새롭게변화된상황을만들수있는것이다.또한자갈밭에서구르는타인을그보다는조금나은모래밭으로던져줄수도있다.피투성은필연이고수동이지만,기투성은가능성이고능동이다.”(132~133쪽)

일상의단어를들여다보면
그사회의지향이보인다
철학자의사유가독일어단어에서출발한글을삶의이야기로확장시킨다면,독일에사는한국인이라는‘경계인’의시선은이글을한국사회를돌아보게하는이야기로한번더확장시킨다.“이책을읽는동안나는말을처음배우는어린아이였다.익숙한것은새로워지고새로운것은놀라워졌다”는안희연시인의극찬과,“독일어에담긴독일인들의삶의철학을드러내는데그치지않고우리의삶도돌이켜보게한다”는박찬국서울대철학과교수의추천에고개를끄덕일수밖에없는이유다.

책의문을연첫단어는독일사람들이평일일과를마칠때외치는‘파이어아벤트(Feierabend)’다.축제나파티를뜻하는파이어(Feier)와저녁을뜻하는아벤트(Abend)가합쳐진말이다.저자는비슷한한국어로‘퇴근’을꼽으면서도두단어의표정은“전자파충만한얼굴로‘물러나는(退)’얼굴과작은축제를선포하며일어나는얼굴사이의간극”만큼이나다르다고밝힌다.지금으로부터십년도훨씬전에한정치인이내걸었던슬로건“저녁이있는삶”이한국사회에서는여전히요원한현실이라는점에서‘축제가있는매일저녁’이일상의언어로뿌리내린독일사회와의차이를실감케한다.코로나로모두가지쳐가던어느날,저자의반려인이다니는연구소대표가직원들에게보냈다는이메일은같은시기모범방역국으로이름을떨쳤던우리사회가무엇을놓치고보지않으려했는지묵직한질문을남긴다.

“상황이심상치않아서한두달내로다시봉쇄령이내려질지도모릅니다.그러므로당장은새로운연구를시작하지말고,그기간을가장건강하게보낼수있도록준비하기바랍니다.휴가를쓰고싶으면쓰세요.아직은하이킹을하거나산책을할수있을때,자연에서가족과좀더많은시간을보내면좋을겁니다.또다른힘든시기가우리앞에놓여있을수있으니,마음을돌보고건강에신경써서거기에대비해야한다는사실을잊지마세요.부디새로운연구를시작해서자신을다그치려는생각을버리기바랍니다.”(22~23쪽)

“어떤단어가존재하는가를통해그사회를알수있고,여러단어가있다면어느상황에어떤단어를선택해서쓰는가를통해서도그사회를볼수있다”는책속문장처럼우리는단어를통해우리를둘러싼세상을읽어낼수있다.무의식적으로쓰고있는일상의단어들을한번쯤의식적으로들여다보고,작은단어에서부터자신의철학과이야기를세워가고싶은분들께이책을각별히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