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의 세계 : 다원 패권 시대, 한국의 선택

전쟁 이후의 세계 : 다원 패권 시대, 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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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노자

저자:박노자(VladimirTikhonov)

소련의레닌그라드(현재의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태어나자랐고,본명은‘블라디미르티코노프’다.2001년귀화하여한국인이되었다.레닌그라드대극동사학과에서조선사를전공했고,모스크바대에서고대가야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노르웨이오슬로대에서한국학과동아시아학을가르치고있다.

한국사회에대한비판적인칼럼들을묶은《당신들의대한민국》으로주목받았으며,《당신이몰랐던K》《미아로산다는것》《주식회사대한민국》《비굴의시대》《전환의시대》등은이연장선상의저작이다.《조선사회주의자열전》《거꾸로보는고대사》《우리가몰랐던동아시아》《우승열패의신화》등을통해역사연구자로서의작업도꾸준히이어가고있다.접기

목차

프롤로그-전쟁의시대를헤쳐나가는방법

1부“혁명의국가”소련은어떻게침략전쟁의주역이됐나
소련의폐허에서러시아의미래를예측하다:다시보는소련망국30년
21세기의러시아혁명은가능한가
푸틴주의:국가,군대,정교회의삼위일체
‘러시아혐오’의실체는무엇인가
러시아의반전운동은왜미약한가
각자도생사회에서반전운동은가능한가
러시아는쉽게무너지지않는다:1930년대가주는교훈
“현실사회주의”실험은무엇을남겼는가:소련출범100주년
러시아는왜성공한개발국가가되지못하는가
푸틴독재를옹호하는지식인은누구인가
중?러의헤게모니전략은성공할까
왜소련은몰락하고중국은살아남았나

2부러시아는왜우크라이나를침공했는가
전쟁은러시아의‘발전전략’인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드러낸것들
러시아는왜전시동원모델을선택했나
푸틴의도박은성공할까
문화는어떻게침공을가능케했는가:‘제국’과‘전쟁’으로구성된문학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은세계패권지형을어떻게재편할까
‘힘의공백’이후,세계는어디로가는가
국가의귀환은세계질서를어떻게바꿀까:우크라이나침략1주년을돌아보다
하층계급은왜전쟁에동조하는가
‘친척민족’우크라이나와러시아는왜싸우는가
러시아,침략의논리
러시아는왜이렇게호전적인가

3부한국과러시아,무엇이같고무엇이다른가
한?러는왜‘진짜남자’에열광하는가
두개의군사주의:러시아와한국
‘주변부콤플렉스’로하나되다
한?러,‘피해자민족주의’를공유하다
‘헤게모니적민족주의’라는공통분모
역사교육은어떻게‘제국’을정당화하는가
한국적정치다원주의와러시아적정치일원주의
중?러에비판적인좌파가필요하다
푸틴의협박은한?러관계에어떤영향을미칠까
한국은러시아를어떻게인식해왔는가:환상과환멸의역사
신권위주의는어떻게외로운청년들을사로잡았나
푸틴과박정희,무엇이다른가

4부포스트워,세계는어디로가고있는가
우크라이나는세계재분할의첫단추가될것인가
우크라이나침공과미국대외정책의상관관계
전쟁은어떻게현대세계를만들었나:자본주의?의회주의?복지사회와전쟁의관계
주변부는어떻게중심부가되는가:유럽과동아시아의비교로본통일과분열의지정학
풍요의경제는어떻게위기를맞는가
다원패권체제가몰려온다:21세기첫20여년의총결산
신냉전시대,냉정한양비론을넘어서라
“전쟁하는국가”에서반전운동은어떻게가능한가
미국패권이후,혼돈과기회의시대에대비하라
중?러,“한계없는협력”은가능할까
전쟁은어떻게러시아를만들었나:전쟁으로읽는200년러시아사
세계는러시아와함께퇴보중인가
세기말로돌아간세계,한국의과제는무엇인가
케인스주의와스탈린주의를넘어선평등화프로젝트를시작하라
파편화되는세계,윤석열정부의실패는시작됐다
“전체주의적집단”들의전성기,새로운비전을제시하라
균세로의귀환은기회인가
신자유주의는어떻게서구패권을종식시켰나
‘한반도평화’를중심에둔한·러관계를위한제안

출판사 서평

전쟁을‘발전전략’으로삼은푸틴의러시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이해하려면먼저그배경인소련붕괴후의러시아사회를알아야한다.통속적으로나마15개의산하공화국을하나로묶었던소련공산당의좌파이데올로기는오늘날러시아의침공을정당화하는국가주의적민족주의로대체됐는데,이는푸틴체제의억압성만으로설명할수없다.

이책은반전운동을조직하고이끌정치세력의부재에주목한다.대부분의국내제조업체가군수업체나군수업체의유관기업이라많은노동자가푸틴의군사주의를지지하는데,러시아의주류좌파정당인연방공산당은이들을기반으로삼고있다.전쟁에반대하는일부자유주의정치세력이있지만,소련붕괴이후급속한자본주의화가낳은폐해의책임자이기때문에시민들의지지를받지못한다.게다가소련이몰락하는과정에서여러사회적공동체가해체돼러시아는“각자도생에골몰하는수많은개인과가족들의모래더미같은집합체”(51쪽)가됐다.강력한반전운동이조직되지못한이유다.

이런상황에서푸틴의러시아가전쟁을일종의‘발전전략’으로삼았다고이책은지적한다.군사부문에서미국다음의‘2위대국’인러시아로서는전쟁이손쉽게선택할수있는성장전략이라는것이다.강철,망가니즈,우라늄같은자원을보유한‘옛러시아제국’의영토,우크라이나를“수복”해국제경쟁에서보호받는경제영토안에서자본을육성하고,장기적으로는서방과도경쟁할힘을갖춘다는것이러시아의구상이다.

이런‘발전전략’의시행은미국패권의쇠락과맞물려있다.2008년경제공황,중국의경제적부상등은세계질서의정점에있던미국의추락을보여주는사건이었고,푸틴의러시아는이시점을‘발전전략’을추진할적기로판단했다.

다원패권체제와윤석열정부의실패

이런관점에서볼때,이전쟁에서정말중요한것은침략그자체가아니라침략을계기로분명해진세계의변화다.중국,인도,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브라질등세계의각지역강국이러시아제재에불참하며미국의리더십에불복했다.제재를가한나라들의인구는세계총인구의14퍼센트에불과하다.즉,미국이라는초강대국이군림하던일극패권체제가여러지역강국이세력균형을이루며견제하는다원패권체제로이행하고있으며,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은이같은세계재분할의첫단추가될수있다는의미다.

하지만다원패권체제는평화와거리가멀다.“균형이약간이라도깨질것같으면바로군사적대응이실행되기때문”(296쪽)이다.저자는세력균형의원리로돌아가는세계에서는대규모의전쟁이일상적으로일어날것이라며“장기평화가이제는끝나가고있는것”(296쪽)이라고강조한다.이스라엘-하마스전쟁,수단내전등최근벌어진일련의전쟁들이이를증명한다.

그렇다면이새로운전쟁의시대에한국은잘대응하고있는가?저자가평가하는윤석열정부의대러정책은낙제점에가깝다.한국이1980년대에소련과의수교를모색했을때부터대러관계의초점은안보였다.북한의주요후견국가였던소련이상위동맹국이자군사기술공급자라는역할을포기하게만들어북한을견제하는것이한·러관계의핵심목표였다.그러나윤석열정부는한미동맹강화에만치우쳐철저하게러시아의반대편에섰다.우크라이나를지원하는캐나다,폴란드에포탄과전차,자주포를수출한것이대표적이다.러시아는이에반발하며북한과의동맹을견고히했고,북·러관계는냉전시대를연상케할만큼전례없이밀착했다.한반도를둘러싼안보환경이크게악화한것이다.

전쟁의시대를전쟁없이지나는법

이책은전쟁의시대를전쟁없이헤쳐나가려면‘한반도평화’를중심에둔외교·안보정책을펴야한다고역설한다.그러려면무조건적대미맹종의태도를버리고,한국이미국글로벌전략의‘졸’이아닌한반도주변외교의독립적주체가돼야한다고강조한다.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서윤석열정부가취한태도가한반도안보에위협이됐듯,한미동맹에만‘올인’하는외교는위험하다.특히지금처럼미국패권이쇠락하고,세계질서가다원패권체제로재편되는시기에는더욱그렇다.따라서미국과일본만이아닌러시아,중국,북한등한반도를둘러싼여러국가들과평화지향적인외교에나서야만한반도평화를지킬수있다.

이처럼이책은러시아사회와세계질서에대한깊은통찰을바탕으로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비롯한일련의전쟁이후새롭게재편될세계질서를치밀하게분석한다.또한,다원패권시대에한국이선택해야하는외교·안보노선과정책을구체적으로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