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21.00
Description
“나무는 서 있는 사람, 사람은 걸어 다니는 나무”
30년 나무 사진 작가의 경이롭고 낭만적인 탐목기(探木記)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라져 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사진 작가 강재훈의 별명은 ‘분교 사진가’다. 1983년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이 발표된 후 전국의 많은 분교가 폐교될 위기에 처하자 그때부터 작은 학교들을 찾아 사진에 담아 왔다.

나무를 만나러 다니기 전 강재훈의 오랜 시간에는 ‘분교’가 있었다. 무려 30년. 나무가 들으면 웃을 일이지만, 사람에겐 뼈가 굽고 닳는 인고의 시간. 강재훈의 땀내 나는 목격, 집요한 기록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남은 ‘분교 이야기’는 너무 초라해 창피했을 것이다. _노순택(사진 작가)

이렇게 30년 동안 분교를 찾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얻은 또 하나의 행복이 있었으니 바로 수많은 나무와 친구가 된 일이다. 제 살이 찢기는 고통에도 길가의 철망을 품은 채 자라는 가로수, 커다란 바위를 가르며 자라는 소나무,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나이테에 새긴 채 한결같이 폐교를 지키는 포플러, 쇠락한 마을 한가운데서 주렁주렁 감을 매단 채 아이들의 돌팔매질을 그리워하는 감나무, 담벼락에 그려진 나무 그림과 어우러져 자라는 장미, 스스로 열을 내어 눈얼음을 뚫고 꽃을 피우는 복수초, 붉은 꽃과 흰 꽃이 한 몸에 핀 매화 등 저마다의 모습과 사연을 가진 나무들과 우정을 나눈 것이다.
이 듬직한 친구들은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저자를 반겨 주고 묵묵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때로는 누구보다 수다스럽게 자기가 겪은 눈보라와 비바람, 야생동물과 곤충들의 이야기를 저자에게 들려주었다. 그래서 나무의 사진을 찍는 것보다 그들과의 대화가 더 즐거울 때도 많았다. 이러한 소통과 교감은 저자의 일상과 마음을 한결 단단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 에세이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은 이토록 멋지고 소중한 친구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강재훈 작가가 특별히 마련한 장이다. 전시회에 걸렸던 작품들 중 100여 컷의 사진을 엄선하고 여기에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글을 곁들였다. 소설가 현기영은 “이 책에 실린 나무 사진들은 신비롭게 아름다우며, 그 사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우리 가슴에 따뜻하게 스며드는 시적 감화력을 갖고 있다.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은유적으로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나무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나무를 그려 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30년 넘도록 나무와 교류해 온 사진 작가의 경이롭고 낭만적인 탐목기(探木記)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나무와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위안을 만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삶과 일상을 싱그럽게 만들어 줄 멋진 친구들이 생각보다 주변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강재훈

저자:강재훈

사진가겸산림교육전문가.《한겨레》《한겨레21》《씨네21》사진부장과한국사진기자협회김용택사진기자상이사장,국회미래연구원미래사진전책임사진가등을역임했다.현재사진집단‘포토청’대표,서울광진마을기록단대표사진가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분교-들꽃피는학교》《산골분교운동회》《골목안풍경그후》《작은학교이야기》《사진으로생각키우기》《부모은중》,사진을찍은책으로《산골아이》《이런내가,참좋다》,공저로《우리가사랑하는다큐멘터리사진가14인》《사진가의가방》등이있다.

30년이상신문사사진기자로근무하면서‘한국보도사진전최우수상’‘올해의사진기자상’‘이달의보도사진상’등을수상했다.국내여러대학과언론사에서포토저널리즘과다큐멘터리사진에대해강의했고,자신의이름을딴‘강재훈사진학교:강재훈포토아카데미’에서25년째강의하고있다.또현재까지50회이상개인및단체사진전을열고11권의사진집을출간하는등자신만의사진세계를구축했다.특히100여곳이넘는작은학교(분교)와그곳의아이들을사진으로기록해왔는데덕분에‘분교사진가’라는별명을얻었다.

분교를찾아전국을돌아다니면서얻은또하나의행복은다양한나무들과친구가된것이다.제살이찢기는고통에도철망을품고자라는나무,커다란바위를가르며자라는나무,아이들이떠난분교를한결같이지키는나무,가슴아픈역사를나이테에새긴나무,인간의욕심과이기심때문에베어지고뿌리뽑힌나무등저마다의외형과사연을간직한친구들덕분에저자의일상과마음이한결단단하고풍성해질수있었다.이책은이토록멋지고소중한친구들을독자들에게소개하기위해,나아가자랑하기위해저자가마련한장이다.저자는이책을통해독자들도자신처럼친구같은나무하나쯤곁에두기를,서로의지하고배려할수있는반려목을찾기를권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친구를대하듯사진을찍다

1장내일은더괜찮아질거라고나무가말했다
그나무가나를불러세웠다
사진으로그리는제주동백과4·3
바위를가르며자라는나무
아이들의재잘거림이쌓인나이테
나무처럼숨쉬며살고싶다
감나무는아이들의팔매질이그립다
사람은걸어다니는나무
담벼락에나무를그리는마음
어린이대공원에서천년나무를생각하다
두물이만나는곳에서서

2장나무라지않는나무
꿈은찬우물에눈쌓이듯자란다
양철지붕밑최고의빗소리
아파도아프다고말하지않는다
한나무에핀홍매와백매
농간을배척하는배롱나무
눈과나무가멋지게만나려면
바람불이를지키는상록수
나무사이로달이뜨면마음도달뜬다
나무의배려는수줍음에서나온다
황금들판을가로지르는꽃상여

3장철망도,절망도모두품는다
함께잘살자고당산나무에게빌었다
가까이에서친구나무를찾는법
고향이그리워서나무를본다
온몸으로철망을품은나무
숲길에서삶의길을만나다
나무와더불어사는생명들
눈얼음을뚫고봄을부르는복수초
단종과청령포관음송
미래를베지말아주세요

나가는말:오묘한나무오묘한친구

출판사 서평

소설가현기영,사진작가노순택강력추천!

“나무는서있는사람,사람은걸어다니는나무”
30년나무사진작가의경이롭고낭만적인탐목기(探木記)

자신만의시선으로세상을바라보고사라져가는것들을사진으로기록해온사진작가강재훈의별명은‘분교사진가’다.1983년소규모학교통폐합정책이발표된후전국의많은분교가폐교될위기에처하자그때부터작은학교들을찾아사진에담아왔다.

나무를만나러다니기전강재훈의오랜시간에는‘분교’가있었다.무려30년.나무가들으면웃을일이지만,사람에겐뼈가굽고닳는인고의시간.강재훈의땀내나는목격,집요한기록이없었다면우리에게남은‘분교이야기’는너무초라해창피했을것이다._노순택(사진작가)

이렇게30년동안분교를찾아방방곡곡을다니면서얻은또하나의행복이있었으니바로수많은나무와친구가된일이다.제살이찢기는고통에도길가의철망을품은채자라는가로수,커다란바위를가르며자라는소나무,아이들의재잘거림을나이테에새긴채한결같이폐교를지키는포플러,쇠락한마을한가운데서주렁주렁감을매단채아이들의돌팔매질을그리워하는감나무,담벼락에그려진나무그림과어우러져자라는장미,스스로열을내어눈얼음을뚫고꽃을피우는복수초,붉은꽃과흰꽃이한몸에핀매화등저마다의모습과사연을가진나무들과우정을나눈것이다.
이듬직한친구들은계절이바뀌고해가바뀌어도언제나그자리에서저자를반겨주고묵묵히그의이야기를들어주었다.때로는누구보다수다스럽게자기가겪은눈보라와비바람,야생동물과곤충들의이야기를저자에게들려주었다.그래서나무의사진을찍는것보다그들과의대화가더즐거울때도많았다.이러한소통과교감은저자의일상과마음을한결단단하고풍성하게만들어주었다.

그런의미에서사진에세이《친구같은나무하나쯤은》은이토록멋지고소중한친구들을독자들에게소개하고자강재훈작가가특별히마련한장이다.전시회에걸렸던작품들중100여컷의사진을엄선하고여기에섬세한감성이돋보이는글을곁들였다.소설가현기영은“이책에실린나무사진들은신비롭게아름다우며,그사진들이들려주는이야기또한우리가슴에따뜻하게스며드는시적감화력을갖고있다.단순한재현이아니라은유적으로아름답게표현되어있다.나무를기록한것이아니라나무를그려냈다”고찬사를보냈다.
30년넘도록나무와교류해온사진작가의경이롭고낭만적인탐목기(探木記)를따라가다보면독자들은나무와자연이선사하는평온과위안을만끽할수있다.무엇보다우리삶과일상을싱그럽게만들어줄멋진친구들이생각보다주변가까이에있음을깨닫게될것이다.

“내일은더괜찮아질거라고나무가말했다”
나무와자연이우리에게선사하는평온과위안

강재훈작가는34년간사진기자로근무하면서숱한현장을누비고다녔고,자신의이름을딴‘강재훈사진학교’에서25년째강의하며후학양성에힘을쏟고있다.또지금까지50회이상사진전을열고11권의사진집을출간했다.이처럼저자는해야할일과하고싶은일모두최선을다했고인생이란트랙을열정적으로달렸다.하지만그러다보니몸과마음을돌보지못한채항상쫓기듯살았고점점여유를잃었다.종종“생각의끈이느슨해지거나배터리가방전되어아무것도할수없을것같은기분”에사로잡혔고(87쪽)“그저목표를향해쏘아진화살처럼날아가고있는것은아닐까”하는회의감도들었다.(243쪽)빌딩숲사이를걸을때면미루나무숲이있던고향의정경이몹시그리워지기도했다.
그날도강원도산골분교를찾아사진작업을마친후자동차를몰아집으로돌아가고있었다.여느때처럼주변풍광에눈길한번주지못할정도로분주한귀갓길이었다.그런데어느산등성이에홀로선나무한그루가빠르게곁을지나며손을흔드는게아닌가.마치자기를불러세우는것처럼느껴졌다.그뒤로몇년동안분교를다녀올때마다찰나의지나침이반복되었다.그러던어느날,결국저자는차를멈추고그나무를찾아가물었다.“왜자꾸만나를부르는거냐”고.
그렇게시작된‘그녀석’과의인연은10여년동안이어져나중에는일부러안부를물으러달려갈만큼각별한사이가되었다.그런데정년퇴직을몇달앞두고찾아갔더니무슨이유에서인지잘려죽어있었다.마음이너무도쓰리고허망했다.미안한마음에막걸리를사다가잘린그루터기에뿌려주고절을했다.잘가라고,고맙고그리울거라고말해주었다.차마떨어지지않는발걸음을돌려잘린나무토막하나주워들고산에서내려왔다.그나무는무서운속도로앞만보고달렸던그의자동차를,그의일상을멈춰세우게했다.“스치듯만났던짧은인연이라고우습게볼일이아니고,오랜인연이라고쉽게생각할일이아님”을깨닫게해주었다.그렇게나무와의인연은더욱특별해졌다.(15쪽)
힘겨운세상살이에지쳐금방이라도쓰러질것같을때,불안과분노에사로잡혀숨이막히고갈피를잡지못할때저자는자연으로걸어들어가나무와사귀어보라고권한다.비바람과눈보라의역경에도꿋꿋하게서있는나무가우리를다독여줄테니말이다.“강과산이들려주는물바람교향곡을듣고산사를돌아나오는바람결의진언한마디를품에안으면”(90쪽)막혔던숨이탁터지면서새로운기운이솟아나고다시금삶의현장으로돌아갈힘을얻을수있다.“나무가하늘을치받지않고하늘이허락하는대로자라듯,사시사철변화에도역정내지않고순응하며느리게자라듯,눈비를온몸으로받아내면서도하나도안자란듯”(72쪽)우리도나무처럼살다보면어느새그친구보다훌쩍커지고단단해진자신을발견하게될것이다.

“들숨같은나무를만나날숨같은사람이되고싶다면…”
나무와친구가된다는것의가치와의미

오랫동안나무들과교류해온작가의마음속에는자연스럽게나무가들어있다.그래서그는나무를닮았다.나무를닮은그가도시생활에정신사나워진우리에게자기처럼나무를닮아보라고권한다.그방법은‘친구같은나무하나쯤’선택해서친밀하게사귀는것이라고한다._현기영(소설가)

그렇다면우리는어떤나무를어떻게사귀어야할까?방법은따로없다.굳이멀리서찾을필요도없다.저자는집가까이에서마음에드는나무하나를골라친구로정하면된다고조언한다.아침출근길에살펴보고저녁귀갓길에또살펴볼수있으니까.(180쪽)

봄은생동감이최고라면여름은왕성함이고가을은풍성함이다.그리고겨울은고요함.그렇다면나무에게사계절은어찌올까?봄은꽃으로오고여름은잎으로온다.그리고가을은열매로오고겨울은나무껍질(수피)로온다는말이있다.매일만나는나무를살피며서로함께삶의기쁨이나어려움을나눌수있다면그나무는이미반려목이고친구이상의치유목이된것이다._본문중에서

동네에서조금멀리떨어진산과숲,강가에서친구나무를찾는것도나쁘지않다.오랜만에한번씩찾아가안부를나눈다면조금더각별해질테니까.혹은무심코지나치던곳을친구나무핑계삼아더자주찾게될지도모른다.중요한것은나무와의관계를통해삶의자세를배우는것이다.혼자하는말과상대가있는말은다르고,혼자먹는밥과여럿이함께먹는밥이다르다.혼자웃으면그웃음은입가에머물러쓴웃음이되기쉽다.아무리뿌리가강하고가지와잎이무성한사람이어도혼자서는견뎌내기어려운게세상살이다.(152쪽)우리가친구나무에게의지하듯,나무와나무가서로어울려숲을이루듯,사람도이웃과어울려배려하며살아야한다는것을배울수있다.
나무는사람과자연을이어주는가교다.나무와친구가된다는것은자연과더깊이이어진다는의미다.하지만인간의끝없는탐욕때문에지구생태계는극심한위기에처해있다.이대로가다간우리자연의경이로운생명력과매혹적인아름다움을영영잃고말것이다.오랜세월사라져가는것들을사진으로기록해온강재훈작가가나무를특별하게여기는이유는이때문이다.그리고우리가나무와친구가되어야하는이유도마찬가지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나무와사람사이를이어주는든든한가교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