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 : 나를 살리러 떠난 곳에서 환자를 살리며 깨달은 것들

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 : 나를 살리러 떠난 곳에서 환자를 살리며 깨달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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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떤 이에게는 최악의 날이 나에게는 일상이 된 지금,
나도 언젠가 불행해지고, 약해지고, 죽음에 이르리라는 걸 안다”

살기 위해 떠난 낯선 땅에서 시작된 응급구조사의 삶,
죽음으로 향하는 환자들의 마지막 한 시간이 알려준
고통과 슬픔이 도사린 삶을 겁내지 않고 나아가는 법
“나이 마흔에 조용히 사건 하나를 저질렀다.”(9쪽) 《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는 한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저자가 캐나다의 응급구조사가 되며 마주한 가혹하고도 생명력 있는 삶에 관한 목격담이자, 살기 위해 떠난 낯선 땅에서 역설적으로 환자를 살리며 삶을 일으키는 법을 배우는 성장담이다.
마흔이 되던 해, 저자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연고도 없는 낯선 캐나다 땅에 발을 내디딘다. 12년간 쌓아온 커리어와 한국에 마련해 둔 안정적인 생활을 모두 버리고, 사회가 정해준 길을 착실히 걷던 지난날의 자신과도 이별하고 말이다. 매일 억지로 하는 출근, 지나친 경쟁, 반복되는 일상에 깊은 삶의 회의를 느낀 저자는 내 방식대로 살아도 문제되지 않는 삶, 실패했더라도 패자부활전이 있는 삶을 꿈꾸며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낯선 땅에서 편안하고 환상적인 삶이 바로 펼쳐질 리 만무했다. 스트립쇼 공연장, 은행 협력업체 사무실, 경기장 주류 판매소 등에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 최저시급 받는 일을 전전하며 매일 넘어지고 일어나길 반복한다. 그리고 나이 마흔셋, 이민 3년차에 캐나다 시골마을의 유일한 한국인 응급구조사가 된다.
응급구조사가 되어 마주한 삶의 풍경들은 하나같이 잔혹하고, 애처롭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쩐지 그런 현장을 접할수록, 환자들의 얼굴을 마주할수록 저자는 복잡하게 꼬여 있던 자신의 삶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비록 총기와 마약 사고가 빈번하고, 의료 현장의 지원이나 응급 처치의 규칙에도 차이가 있을 캐나다의 구조 업무는 한국의 그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고 동료와 관계 맺으며 자신과 싸워내는 저자의 경험은 결코 한국의 우리들에게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다. 직업과 국경과 상관없이, 자신의 삶 속에서 분투하고 주변 사람들을 살피며 죽음을 잘 맞이하고자 노력하는 그 일상들이 결코 한국의 그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먼 타지에서 낯선 일을 경험하는 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오늘도 자기만의 현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을 이들에게 건네는 가득한 응원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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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준일

저자:김준일

캐나다온타리오주렌프루카운티소속6년차파라메딕(응급구조사).대학에서회계를전공하고대기업에서군사용IT솔루션의해외사업개발등에몸담으며12년간사무직회사원으로일했다.한국사회가정해준길을나름대로성실히걷던어느날,문득삶의회의가찾아왔다.억지로출근하는날들이반복되면서내방식대로살아도문제되지않는삶,실패했더라도패자부활전이있는삶을찾아안정적인한국생활을정리하고캐나다로떠났다.낯선땅에발을내디딘지3년째,나이마흔셋에캐나다시골마을의유일한한국인응급구조사가되었다.근무가없을때는집에서청소,빨래,요리를하고가끔글을쓴다.반찬거리사러혼자장보는시간과아내와산책하는시간을제일좋아한다.

《나는캐나다의한국인응급구조사》는나를살리러떠난낯선땅에서,환자들을살리며깨달은것들에관한기록이다.응급의료현장의치열한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결국그장면하나하나가우리삶의순간순간과닮아있다는것을깨닫게된다.저자는첫저서인이책을통해비극이침범할수없는우리삶의가치에대해말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부.현장에서:생의가혹함과맞닥뜨리다
내가하는일
파라메딕의다이내믹한하루
실수가실력이되기위한대가들
보잘것없는우연이죽음과벌이는경주
알릴수없는소식
빛이들지않는곳에서
할수있는것과할수없는것
죽음에무뎌져가다

2부.출동을기다리며:쓰러진삶을구조하기
출근길을반대로걷는사람
소가웃을일
첫규정위반,가끔은비뚤어지기로했다
LSD그리고김정은
크리스마스,사랑하는이들에게상처받는날
잠든소넘어뜨리기
내가마주해야하는숲
도움이필요하세요?

3부.다시,집으로:죽음이침범할수없는것들
나를비춰주는환자들
괜찮지않다고말할수있는용기
간절하고사소한
해로
할머니의어장관리
행복을찾아서
죽음으로가는길을에스코트하다
파라메딕은왜하게됐어요?

나가는글

출판사 서평

응급의료의최전선,
타인의비극과고통앞에서어떤태도를취해야할까

참혹한사건현장과대규모사고현장을자주접하고이를수습하는직업인들의이야기를우리는많이알고있다.경찰관,응급의학과의사,간호사,유품정리사에이어이책은그현장에가장먼저달려가자리를지키는사람들,응급구조사의이야기를눈에보이듯생생하게그려낸다.특히총기와마약사고가빈번한캐나다현장에서근무하는저자는한층더잔혹하고충격적인사건사고를일상처럼목격한다.따라서이들은한발떨어져삶과죽음에관해사유하기보다는,당장눈앞에닥친타인의비극과고통앞에서어떤태도를취해야할지고민하는과제를떠안는다.

“총알이뚫고지나간것은환자의얼굴만이아니었다.”(82쪽)빛이들지않는지령실에앉아,신고현장의음성을온종일들어야했던응급구조사N,코카인에취한산모옆조산아에게거듭심폐소생술을해야했던응급구조사C,은퇴전출동한마지막현장에서손녀딸의죽음을마주해야했던응급구조사E.이들은받아들이기힘든순간마다“그저돌아서서외면해”(6쪽)버리거나,죽음자체에무감해지거나,일을그만두는방식으로비극의현장에서벗어난다고말한다.하지만실제로책의에피소드속등장하는응급구조사들의행동은그말과는사뭇다르다.“명백한방역규칙위반인데도마스크를내려서”(131쪽)자살기도를한환자에게따뜻한인사를건네고,“규정상안전에위해가되는요소가있다면현장에다가가면안되는데”(89쪽)불길이치솟는사고차량안으로,맹견이맹렬히짖어대는환자의집안으로누가먼저랄것없이달려간다.앰뷸런스안환자와맞잡은손에눈물을흘리고,호스피스시설로향하는환자의마지막부탁을들어주기위해고군분투하기도한다.

참혹한사건사고와대형참사,믿기힘든재난소식이자주들려오는세상이다.결국타인의고통을외면하거나비극에무너지기보다는자기만의방식으로그현장을마주하고지켜내는이들의담담한고백을통해우리는타인의고통과비극앞에서취해야하는올바른태도를배울수있다.

죽음이결코빼앗을수없는삶의빛나는조각들
환자들로부터나의삶을일으키는법을배우다

“기력이없는가운데서도마치오래기다린손님을마중나온듯밝고반가운기색이역력”(233쪽)한환자를마주한저자와그의동료들은당황스러웠다.그환자는이미시한부선고를받고,병원에서도더할수있는게없어호스피스시설로이동하는중이었기때문이다.저자는환자와대화를나누며크게웃기도,위로의말을건네기도했지만환자와마지막인사를나눌때는혼란스러웠다.죽음의순간을기다리는사람이어떻게이렇게밝을수있을까?

이책은죽음을앞둔여러환자들이자신의마지막을보내는다양한방식을보여주고있다.아픈하루하루를연명하기보다는가족과아름다운시간을보낸집에서마지막을보내고싶다는환자의이야기에는마음이뭉클해지고,동네할아버지들과‘썸’을타며일상의순간을즐기는매력적인할머니의이야기는자못유쾌하다.전신발작을일으키는와중에도얼굴이익은응급구조사의손을꼭잡아주며“너도괜찮아질거야”라고말하는환자의이야기에서는따뜻한위로를얻는다.저자가환자들과나눈대화,환자들이보여준표정과몸짓을가만히들여다보면죽음과고통이결코망가뜨릴수없는우리삶의가치들을떠올리게된다.그것들은힘들고잔혹한순간에도우리삶을일으키고다시나아가게하는강인한힘이된다.결국이책은추천사를쓴남궁인작가의말처럼“인생그자체의이야기이자비극이절대침범할수없는우리삶의가치”에관한이야기이며,이를통해우리는위험으로가득찬삶을두려워하지않고건너갈수있는용기를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