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대통령 노무현과 참여정부 참모들이 꿈꾼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참 리더가 부재한 시대,
노무현의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참 리더가 부재한 시대,
노무현의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
2024년 5월 23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5주기가 되는 날이다. 참 리더가 부재한 시대에, 노무현이라는 리더와 그가 이끌었던 참여정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애틋함은 너무도 크다. 대한민국을 더 나은 나라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만들고자 했던 그의 진심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5년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난리 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소한 표차로 당선된 노무현 후보를 도무지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거부감이 팽배해 있었고, 참여정부의 국정과 정책 기조에 반발하는 사람도 많았다. 게다가 북핵 위기, 카드 대란, 화물파업 연대, 은행과 철도 파업, 전교조의 대정부 투쟁, 스크린 쿼터를 둘러싼 영화계 갈등, 심각한 경기 불황 등 끊이지 않는 내우외환에 시달렸다.(4쪽)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변할 만큼 세월이 흐르고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 바탕에는 청와대 안팎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 사람들이 남긴 다양한 기록이 있었다. 이 기록들은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노무현의 새로운 면모와 진정성을 알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 참여정부의 초대 정책실장,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을 차례로 역임한 이정우 교수도 당시의 회고를 남길 책무를 느꼈다고 한다. 신간 《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은 이러한 사명의 결과물로, 경제·사회 정책의 최일선에서 약 1000일 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정우 교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심도 깊은 이야기가 담겼다.
이 책은 이정우 교수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로 기록한 10권의 일기와 각종 회의 때마다 꼼꼼히 적어 둔 메모가 바탕이 되었다. 여기에는 오직 국민과 국익, 약자와 정의를 위해 국정을 운영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희로애락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또 부동산 대란, 재벌개혁, 언론개혁, 균형 발전과 신행정수도, FTA 문제 등 당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정책들의 막전막후와 청와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났지만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2002년 대선에 얽힌 비화와 2004년 총선 전후의 청와대 풍경 등 그동안 다른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뒷이야기도 담았다.
대통령 노무현과 청와대 참모들이 만들고 싶었던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정우 교수는 “'참여정부는 구름에 싸인 달'이어서 언젠가는 사람들이 진가를 알아줄 날이 올 것”이라고 단언한다.(395쪽) 이 책은 노무현 정신과 참여정부의 유산을 되새김으로써 혼돈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학자 군주 노무현, 이런 리더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이정우 교수가 기억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까? 둘의 첫 만남은 제16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2002년 8월, 공약 점검회의에서였다. 그 자리에서 이정우 교수는 약간의 정책적 의견과 함께 “말을 줄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초면에 실례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노 후보가 기분이 상해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며칠 뒤 다시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은, 자신을 지지한다는 이정우 교수의 80대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어쩐지 내가 대통령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21쪽) 그렇게 노무현과의 1000일이 시작되었다.
이정우 교수는 노무현에게 '학자 군주'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워낙 독서를 좋아해 학식이 높았고 여러 학자와 소통하는 일을 즐겼기 때문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정우 교수와도 청와대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하는 중에 역사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많았다. 한번은 경호실에서 암살 시도에 대한 방어 시범이 있었는데 행사가 끝난 뒤 진시황과 자객 형가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한다.(371쪽)
노무현은 독특하면서 독창적인 용인술 역량을 지녔으며 자기 참모들을 아끼고 존경할 줄 아는 리더였다. 노 대통령은 '머리'와 '발'이라는 개념으로 참모를 분류했는데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한 일에는 '머리' 참모들과, 인사 문제처럼 코드가 중요한 일에는 '발' 참모들과 더 많이 소통했다. 참모의 성향에 따라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이들의 도움을 받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 앞에서 참모들의 지식과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 탄복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자 옆에서 영부인 권양숙 여사가 이렇게 거들었다고 한다. “집에 와서 가끔 참모들 자랑하며 진짜 놀랐다고 하세요.”(410쪽)
이정우 교수가 노 대통령에게 감탄한 또 다른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이정우 교수에 대해 악의적인 언론 기사가 나왔다. 그 기사를 본 노무현 대통령은 “이 실장, 하도 화가 나서 내가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어요” “가서 싸우세요. 이정우 죽이면 노무현 죽이는 거라고 얘기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정우 교수는 매우 놀랐다. 정작 자신은 잘 잤는데 대통령이 잠을 설쳤다고 하니 말이다. 이런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180쪽)
무엇보다 이정우 교수가 지켜본 노무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대통령이었다. 정책을 만들 때면 눈앞의 인기보다 논리적 타당성과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만을 따졌다. 2003년 3월, 정부 출범 후 열린 첫 연수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토로했다. “나의 일생은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막상 대통령이 되고 보니 앞으로 5년간 국민의 먹을거리를 어떻게 장만하나 하는 고민이 앞선다.” 참여정부 당시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불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반짝 경기를 호전시킬 응급 치료보다 근본적, 장기적 경제정책에 관심을 두었다. 어려운 서민 경제를 위한 대책을 세우되 나중에 부작용을 가져올 인위적 경기 부양은 지양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경기가 나쁘다고 내가 욕먹어도 좋습니다. 멀리 보고 원칙대로 갑시다.”(240쪽) 눈앞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소신은 이정우 교수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 앞에서나 솔직하고 소탈했던 사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할 줄 알았던 대통령, 늘 손해 보고 지는 길을 갔던 '바보 노무현'. “이런 정치인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이정우 교수는 의문과 기대가 섞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이런 대통령 밑에서 일한 자신을 행운아라고 자축한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변할 만큼 세월이 흐르고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 바탕에는 청와대 안팎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 사람들이 남긴 다양한 기록이 있었다. 이 기록들은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노무현의 새로운 면모와 진정성을 알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 참여정부의 초대 정책실장,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을 차례로 역임한 이정우 교수도 당시의 회고를 남길 책무를 느꼈다고 한다. 신간 《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은 이러한 사명의 결과물로, 경제·사회 정책의 최일선에서 약 1000일 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정우 교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심도 깊은 이야기가 담겼다.
이 책은 이정우 교수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로 기록한 10권의 일기와 각종 회의 때마다 꼼꼼히 적어 둔 메모가 바탕이 되었다. 여기에는 오직 국민과 국익, 약자와 정의를 위해 국정을 운영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희로애락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또 부동산 대란, 재벌개혁, 언론개혁, 균형 발전과 신행정수도, FTA 문제 등 당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정책들의 막전막후와 청와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났지만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2002년 대선에 얽힌 비화와 2004년 총선 전후의 청와대 풍경 등 그동안 다른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뒷이야기도 담았다.
대통령 노무현과 청와대 참모들이 만들고 싶었던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정우 교수는 “'참여정부는 구름에 싸인 달'이어서 언젠가는 사람들이 진가를 알아줄 날이 올 것”이라고 단언한다.(395쪽) 이 책은 노무현 정신과 참여정부의 유산을 되새김으로써 혼돈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학자 군주 노무현, 이런 리더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이정우 교수가 기억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까? 둘의 첫 만남은 제16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2002년 8월, 공약 점검회의에서였다. 그 자리에서 이정우 교수는 약간의 정책적 의견과 함께 “말을 줄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초면에 실례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노 후보가 기분이 상해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며칠 뒤 다시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은, 자신을 지지한다는 이정우 교수의 80대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어쩐지 내가 대통령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21쪽) 그렇게 노무현과의 1000일이 시작되었다.
이정우 교수는 노무현에게 '학자 군주'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워낙 독서를 좋아해 학식이 높았고 여러 학자와 소통하는 일을 즐겼기 때문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정우 교수와도 청와대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하는 중에 역사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많았다. 한번은 경호실에서 암살 시도에 대한 방어 시범이 있었는데 행사가 끝난 뒤 진시황과 자객 형가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한다.(371쪽)
노무현은 독특하면서 독창적인 용인술 역량을 지녔으며 자기 참모들을 아끼고 존경할 줄 아는 리더였다. 노 대통령은 '머리'와 '발'이라는 개념으로 참모를 분류했는데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한 일에는 '머리' 참모들과, 인사 문제처럼 코드가 중요한 일에는 '발' 참모들과 더 많이 소통했다. 참모의 성향에 따라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이들의 도움을 받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 앞에서 참모들의 지식과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 탄복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자 옆에서 영부인 권양숙 여사가 이렇게 거들었다고 한다. “집에 와서 가끔 참모들 자랑하며 진짜 놀랐다고 하세요.”(410쪽)
이정우 교수가 노 대통령에게 감탄한 또 다른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이정우 교수에 대해 악의적인 언론 기사가 나왔다. 그 기사를 본 노무현 대통령은 “이 실장, 하도 화가 나서 내가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어요” “가서 싸우세요. 이정우 죽이면 노무현 죽이는 거라고 얘기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정우 교수는 매우 놀랐다. 정작 자신은 잘 잤는데 대통령이 잠을 설쳤다고 하니 말이다. 이런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180쪽)
무엇보다 이정우 교수가 지켜본 노무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대통령이었다. 정책을 만들 때면 눈앞의 인기보다 논리적 타당성과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만을 따졌다. 2003년 3월, 정부 출범 후 열린 첫 연수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토로했다. “나의 일생은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막상 대통령이 되고 보니 앞으로 5년간 국민의 먹을거리를 어떻게 장만하나 하는 고민이 앞선다.” 참여정부 당시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불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반짝 경기를 호전시킬 응급 치료보다 근본적, 장기적 경제정책에 관심을 두었다. 어려운 서민 경제를 위한 대책을 세우되 나중에 부작용을 가져올 인위적 경기 부양은 지양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경기가 나쁘다고 내가 욕먹어도 좋습니다. 멀리 보고 원칙대로 갑시다.”(240쪽) 눈앞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소신은 이정우 교수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 앞에서나 솔직하고 소탈했던 사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할 줄 알았던 대통령, 늘 손해 보고 지는 길을 갔던 '바보 노무현'. “이런 정치인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이정우 교수는 의문과 기대가 섞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이런 대통령 밑에서 일한 자신을 행운아라고 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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