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복지 : 공장식 축산을 넘어, 한국식 동물복지 농장의 모든 것

돼지 복지 : 공장식 축산을 넘어, 한국식 동물복지 농장의 모든 것

$20.00
Description
“왜 돼지가 행복해야 할까?”
국내 동물복지 축산의 선구 윤진현 교수 첫 저작!
농장동물의 좋은 삶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부터 방법까지 다룬 독보적 안내서

최초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고발하며 현대 축산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 동물복지의 고전, 루스 해리슨의 《동물 기계》 이후 60년이 흘렀다. 현재 한국의 동물복지 축산은 어디쯤에 와 있을까? 최근 이슈가 된 슈퍼 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 축산물 유해 물질 잔류, 가축 전염성 질병 확산의 문제를 생각하면 현대식 축산 시스템에 대한 60년 전 루스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사이 인간의 육식 문화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동물의 권리 향상이 진척되면서 비육식 담론 또한 확산되었다. “돼지의 복지를 위한다면서 돼지를 애지중지 키워 잡아먹는 건 괜찮고?”(12쪽)라는 질문으로 대표되듯, 육식의 윤리성이 시험받는 시대에 농장동물의 삶과 관행 축산 시스템의 개선 논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책은 국내에 동물복지 논의가 전무하던 시절부터, 전 세계를 돌며 동물복지 축산을 연구하고 한국 실정에 맞는 농장 운영 방안을 고민해 온 윤진현 교수의 첫 저작이다. 따라서 주로 국내 연구 부족을 이유로 유럽의 사례를 근거로 삼는 타 도서들과 다르게 한국의 기후적 특이성, 육류 시장의 경향, 소비자의 윤리의식 등을 고려한 논의가 가능하기에 독보적이다. 또한 동물복지를 관념적으로 논하기보단 실증적으로 탐구하고 연구자로서 데이터를 통해 현실적인 농장 운영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쉽게 말해 《돼지 복지》는 한국에서 동물복지 농장을 꾸려가는 데 필요한 이론과 실전을 총망라한 단 한 권의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책에 따르면 국내 약 60%의 양돈 농가가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는 데 반해,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은 약 0.3%에 그친다고 한다. 정부 지원 및 관리 정보의 부족, 수익 창출의 어려움 등이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농장동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지만 어려움에 봉착한 국내 축산업 관계자와 정책 입안자에게 단비 같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열악한 동물농장의 실태를 마주하고 동물복지 축산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순간부터 핀란드를 비롯한 동물복지 선진국에서 연구한 경험들, 한국 실정에 맞는 고유한 축산 시스템을 고민하는 현재까지를 총 10장에 걸쳐 하나의 여정으로 담고 있다. 따라서 축산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차근차근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그 몰입감도 상당하다. 앞서 말했듯 공장식 축산의 여러 부작용이 대두되고, 이에 발맞춰 항생제 투약, 돼지의 거세 및 꼬리 자르기를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등 축산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앞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 동물의 권리와 복지에 관해 고민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야 할 교양서이다.

“이렇게 먹어도 괜찮은 걸까?”
인간, 동물, 자연을 병들게 하는 현대식 축산 시스템
지금 우리가 동물복지 축산을 말해야 하는 이유

“항생제 내성 전염병은 코로나19 이후 다음 팬데믹을 불러올 것이다(2020년 11월 20일 유엔식량농업기구 보고서)”(220쪽). WHO는 2019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험 중 하나로 ‘항생제 내성균’을 꼽았고, 2050년부터 이로 인한 사망률이 암, 홍역, 교통사고를 넘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박테리아’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사회를 공포에 떨게 했던 항생제 내성균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가축에서 인간으로 이어지는 먹이 사슬이다. 현대 축산 시스템에 만연한 항생제 오남용이 가축의 내성균 감염을 촉진시키고, 축산물을 유통, 조리, 섭취하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전염된다. 곧이어 지역사회에 확산하며 전염병이 만연해진다. 이처럼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대표되는 현대식 축산 시스템의 부작용은 동물을 넘어 인간과 자연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모두를 병들게 하는 ‘공장식 축산’을 왜 그만두지 못하는 걸까?
현대사회의 육류 소비량을 충족하려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좁은 케이지에 갇혀 평생 알 낳기를 반복하는 암탉과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생을 마감하는 수평아리, 겨우 앉았다 일어서기만 가능한 분만틀에 갇혀 출산과 포유를 반복하다 폐사하는 어미 돼지와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거세를 당하고 꼬리가 잘리는 새끼 돼지들. 이 같은 농장동물의 현실은 그동안 다수의 언론과 동물보호단체의 노력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의 육류 소비 시장과 축산업계에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의 양돈장을 방문하고 농장동물의 열악한 삶을 목격하는 순간에서 시작한다. 좁은 분만틀에 갇혀 비명을 내지르는 어미 돼지, 거세 후 피를 흘리며 걸어 다니는 새끼 돼지, 온몸이 분뇨로 뒤범벅된 채 기침을 반복하는 돼지들을 보고 저자는 “이런 곳에서 몇 달씩 갇혀 사는 돼지들은 어떤 마음으로 견뎌내고 있을까”(37쪽)라며 동물의 고통에 깊게 공감한다. 그리고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길을 모색한다. 당시 한국에서는 동물복지에 관한 연구는커녕 집약적 생산 시스템에 관한 성찰도 없었다. 저자는 한국을 떠나 동물복지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핀란드로 향한다. 그곳에서 동물복지형 농장을 직접 경험하고, 뛰어난 연구자들을 동료 삼아 동물, 인간, 자연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농장을 고민한다. “동물복지가 무슨 쓰임새가 있겠냐며 우려와 의심을 쏟아”(45쪽) 내던 한국의 동료들, “돼지 키워봤어요?”(83쪽)라며 세상물정 모르는 이 취급을 하던 축산 관계자들, “돼지를 위한다면서 잡아먹는 건 괜찮고?”(12쪽)라 묻는 회의적인 사람을 마주하는 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10여 년의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국 실정에 꼭 맞는, 실현 가능한 동물복지 축산의 매뉴얼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이 책의 머리말 “왜 돼지가 행복해야 할까?”는 편리해서 외면해 온 동물농장의 관행과 이제는 ‘고기’가 익숙한 우리 식탁에 던지는 낯선 질문이다. 거세, 꼬리 자르기, 항생제 과다 투약, 거친 핸들링 등 농장동물이 받는 고통과 스트레스는 결국 가축의 생산력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또다시 앞서 말한 통제적 시스템을 이용하게 된다. 이것이 관행 농장의 악순환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부작용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돼지의 행복과 인간, 자연의 행복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동물의 고통과 공장식 축산의 문제에는 공감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불편한 마음을 감추고 있던 소비자들, 혹은 농장동물의 삶을 개선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축산업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침서로 자리할 것이다.

동물이 행복한 농장은 어떤 모습일까?
세 곳의 ‘동물복지형 농장’에서 그 대안을 탐구하다

동물복지 농장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어린 시절 동화책이나 영화를 통해 접했던 목가적인 동물농장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그처럼 평화로운 시골 농장에서 키우는 가축만으로는 현대 사회의 육류 소비량을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현실적인 동물복지 농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저자는 총 세 곳의 동물복지형 농장을 방문한 경험을 돌아본다.
첫 번째는 핀란드에서 동물복지를 연구할 때 방문한 양돈장, ‘규따야 농장’이다. 이곳에서 목격한 돼지들의 편안한 표정과 관리자의 마음가짐은 저자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비좁은 케이지에 가두지 않아도 새끼가 젖을 편히 먹을 수 있는 자리에 알아서 눕는 어미 돼지들의 행동과, 구획을 나누지 않아도 알아서 잠자리와 화장실을 구분하는 영특한 돼지의 본능은 그동안 한국에서 배웠던 돼지의 습성은 아니었다. 저자가 막 출산을 마쳐 공격적일 것이라 여겨지는 돼지에게 접근하는 관리자 키르시를 말리자, 그녀는 자신에게 코를 비비대는 돼지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한다. “All sows are good mothers(모든 어미 돼지는 좋은 엄마야).” 이때의 경험을 통해 저자는 동물의 본능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믿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관리자의 자질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는다. 이러한 깨달음을 토대로 저자는 폐업 위기에 놓인 핀란드의 ‘올릭깔라 농장’을 동물복지형 농장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올릭깔라 농장 또한 돼지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농장을 운영했지만, 그보다 뛰어났던 건 SNS 홍보를 통해 소비자를 확충한 일이었다. 올릭깔라의 관리자들은 돼지들의 행복한 표정과 윤리적인 축산물 생산 과정을 전면적으로 SNS에 공개했고, 3배 이상 비싼 고깃값을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불하도록 만들었다. 국내 농가들이 동물복지 농장으로의 전환을 기피하는 첫 번째 이유가 소비 시장 확충의 어려움임을 고려하면, 올릭깔라 농장의 예시는 참고가 될 만하다.
마지막은 국내 1호 양돈 복지 농장, ‘더불어 행복한 농장’이다. 국내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받은 양돈장이 0.3%이고 이중 대기업 계열 농장을 제외한 개인 사업자가 단 3곳인 것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동물복지 농장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만하다. 인터넷을 통해 유럽의 연구를 접하고, 직접 실험해 보고, 축산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는 농장주의 모습과 그 시행착오는 앞으로 국내에서 동물복지형 농장을 실현하고자 하는 수많은 농장주에게 참고가 될 것이다. 물론 모범적인 유럽의 동물복지 농장과 비교한다면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동물의 행복을 최대한 고려하며 설계한 농장의 설비와 시스템은 그 자체로 뛰어난 인사이트를 준다. 이곳에서 저자는 멀리서부터 미소를 지으며 사람에게 다가오는 어미 돼지와 폭염의 날씨에도 기쁜 인사를 건네는 관리자들을 보며 “동물들에게 좋은 삶을 보장해 주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동물뿐만 아니라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고 간다는 생각”(170쪽)을 떠올린다.


동물의 입장에서 행복을 측정하는 법
생산자, 소비자, 제도의 3박자가 중요하다

이쯤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동물의 행복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저자는 동물복지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보다 동물의 행복을 측정하는 기준과 이를 향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농장동물처럼 먹이 사슬의 하위층에 속하는 동물들은 포식자에게 스트레스의 징후를 숨기려는 습성이 있기에 이들의 행복과 고통을 측정하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따라서 과거에는 주로 적절한 시설과 환경의 제공 여부를 통해 동물의 복지 수준을 평가했다. 사료 및 음수 급이기의 개수, 마릿수당 사육 면적, 행동 풍부화를 위한 물질 제공 여부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평가자 입장에서는 특별한 훈련 없이도 빠르고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며,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아 객관적 평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 방식을 따르려면 농장에서는 시설 투자를 위한 비용이 발생하고,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산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부정적 인식을 생산자에게 심어주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이 느끼는 기분, 감정,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같은 ‘동물 기반 평가 방식’은 주로 동물의 행동 관찰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에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또한 동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부정적 경험을 최소화하는 ‘복지 조율’보다 긍정적 경험을 최대화하는 ‘복지 향상’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자의 적절한 지식을 바탕으로 깔짚이나 장난감 같은 행동 풍부화 물질을 제공하고 동종의 동료들과 교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는 농장동물을 대면하는 관리자가 갖춰야 할 기본 지식부터, 동물의 복지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사진과 데이터를 활용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농장의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첫 단추인 관리자의 자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에 발맞춰 소비자와 제도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먼저 동물복지 축산물의 가치를 알고, 이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려는 소비자 의식이 필요하다. 책에 따르면 2021년 134개소의 양돈 농가를 조사했을 때, 약 60%의 농가가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하려는 의향이 있다고 답한 데 반해, 실제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받은 양돈장은 0.3%에 그쳤다. 이들에게 전환 어려움의 이유를 묻자 ‘초기 비용 부담’이 75.3%로, ‘수익률 우려’가 49.4%로, ‘판매처 확보 어려움’이 32.1%로 나타났다. 결국 경제적인 문제가 동물복지 농장으로의 전환을 막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실제로 동물복지형 농장이 자리 잡은 핀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은 동물복지 축산물이 활발히 거래되는 시장이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생산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의식 전환 역시 동물복지 축산에 한 걸음 다가가는 데 필수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 동물복지 인증제도 시스템의 적정성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증을 위한 평가 기준을 유럽 등 해외의 동물 복지 평가 지표를 인용해 적용하고 있다. 국내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당 기준을 따를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할뿐더러, 한국의 농가가 충족하기에 지나치게 높은 기준도 문제다. 따라서 한국 실정에 맞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와 이를 위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저자는 ‘항목별 인증마크’ 부여의 방식을 제안한다. 현재는 모든 항목을 충족해야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는데, ‘건강 상태’, ‘관리 방법’ 등 일부 항목을 충족했을 때 부분 인증을 부여한다면 많은 농가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인증제도는 0.3%의 농장동물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의 상황을 개선하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승태의 추천사가 언급하듯 생산자, 소비자, 제도가 발맞춰 걸어갈 길을 제안하는 ‘동물복지 조립 설명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이 비록 동물과 인간이 더불어 행복한 세계에 관한 완벽한 답이 아니더라도, “대안으로 향하는 길”을 논의하는 마중물이자 “건강한 고기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인간과 자연이 건강하게 관계 맺는 길을 발견”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저자

윤진현

저자:윤진현
전남대학교동물자원학부교수.핀란드헬싱키대학교수의과대학수의학박사(동물복지전공),핀란드동물복지연구소박사후연구원,캐나다프레리양돈센터(PrairieSwineCentre)연구원등을거쳤다.
현재국립축산과학원한국가축사양표준위원회돼지분과위원,한국축산학회학술위원,대한한돈협회동물복지전문위원을맡고있다.양돈에서동물복지형사육시설및관리기술,돼지의스트레스요인분석및측정방법개발,산화환원(Redox)기반다산성고능력돼지의산화스트레스제어방안,그리고축산농가의질병제어를위한방역체계개발연구들을수행해왔다.
2023년농장동물스트레스제어기술노하우를바탕으로농가의동물복지인증및생산성향상을위한경영컨설팅과동물복지관련연구개발과제수행을목적으로연구소기업인㈜네스트밸런스를창업하였고,우리나라축산농가에서현실적으로적용할수있는동물복지생산시스템을구축하여동물복지축산실현을앞당기기위해노력하고있다.《동물영양학》《양돈과영양》《동물과인간생활》《PatternsofParentalBehavior》을공동으로집필하였다.

목차

머리말|왜돼지가행복해야할까?

1장.동물복지와의인연
돼지와의첫만남
동물복지연구를시작하다
핀란드동물복지연구소

2장.동물복지형농장은무엇이다른가
핀란드규따야농장을방문하다
좋은엄마를만드는개방형분만사
동료와교감하는임신사군사사육
잠자리와화장실이구분된육성·비육사
무엇보다중요한관리자의자질

3장.동물복지란무엇인가
동물복지축산의시작
현대사회에서동물복지의의미
동물복지수준을평가하는법

4장.동물이느끼는고통과스트레스
동물의고통과스트레스수업
표정,행동,생리적변화를추적하기
수컷새끼돼지의거세
또하나의시련,꼬리자르기

5장.농장동물의좋은삶
소방목하는날
복지조율과복지향상
농장동물에게좋은삶이란?
국내1호동물복지인증양돈장

6장.동물복지형농장을기획하다
핀란드양돈산업의위기와올릭깔라농장
어미돼지의본능을지키는임신사
공동육아습성을고려한그룹분만사
이유는천천히그룹핑은최소한으로
마음껏놀고,먹고,쉴수있는비육사
베일을벗은양돈장

7장.돼지가건강해야하는이유
더는항생제에의존할수없다
OneHealth프로젝트의시작
건강한사육환경의밑거름
우리나라양돈장의사육환경은건강한가?

8장.복지형분만사와어미돼지관리
분만틀안에서도둥지짓기행동은필수
둥지짓기를위한공간과재료
어미돼지의산화스트레스관리
옥시토신의역설
개방형분만사압사방지를위한연구

9장.탄생부터비육까지
새끼돼지건강평가기준표
육성돼지전입스트레스관리
환경풍부화vs행동풍부화

10장.동물복지,한걸음씩
우리나라동물복지인증양돈장0.3%
인증제도활성화를위한방안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왜돼지가행복해야할까?”

★《고기로태어나서》한승태,서울대김유용교수추천

국내동물복지축산의선구윤진현교수첫저작!
농장동물의좋은삶을보장해야하는이유부터방법까지다룬독보적안내서

최초로‘공장식축산’의문제를고발하며현대축산시스템에경종을울린동물복지의고전,루스해리슨의《동물기계》이후60년이흘렀다.현재한국의동물복지축산은어디쯤에와있을까?최근이슈가된슈퍼박테리아(항생제내성균),축산물유해물질잔류,가축전염성질병확산의문제를생각하면현대식축산시스템에대한60년전루스의우려가현실이된것처럼보인다.그사이인간의육식문화가기후위기의주범으로지목되고,동물의권리향상이진척되면서비육식담론또한확산되었다.“돼지의복지를위한다면서돼지를애지중지키워잡아먹는건괜찮고?”(12쪽)라는질문으로대표되듯,육식의윤리성이시험받는시대에농장동물의삶과관행축산시스템의개선논의는사각지대에놓여있다.
이책은국내에동물복지논의가전무하던시절부터,전세계를돌며동물복지축산을연구하고한국실정에맞는농장운영방안을고민해온윤진현교수의첫저작이다.따라서주로국내연구부족을이유로유럽의사례를근거로삼는타도서들과다르게한국의기후적특이성,육류시장의경향,소비자의윤리의식등을고려한논의가가능하기에독보적이다.또한동물복지를관념적으로논하기보단실증적으로탐구하고연구자로서데이터를통해현실적인농장운영방안을제시한다는점이특별하다.쉽게말해《돼지복지》는한국에서동물복지농장을꾸려가는데필요한이론과실전을총망라한단한권의가이드북이라할수있다.책에따르면국내약60%의양돈농가가동물복지농장으로전환할의향이있는데반해,동물복지인증을받은농장은약0.3%에그친다고한다.정부지원및관리정보의부족,수익창출의어려움등이주요원인이다.따라서이책은농장동물의삶을개선하기위해애쓰지만어려움에봉착한국내축산업관계자와정책입안자에게단비같은지침서가될것이다.
이책은저자가열악한동물농장의실태를마주하고동물복지축산에처음관심을갖게된순간부터핀란드를비롯한동물복지선진국에서연구한경험들,한국실정에맞는고유한축산시스템을고민하는현재까지를총10장에걸쳐하나의여정으로담고있다.따라서축산분야의전문가가아니더라도차근차근내용을이해할수있고,그몰입감도상당하다.앞서말했듯공장식축산의여러부작용이대두되고,이에발맞춰항생제투약,돼지의거세및꼬리자르기를금지하는국가가늘어나는등축산패러다임이변화하고있다.이러한시대적요구앞에서건강한먹거리를찾는소비자,동물의권리와복지에관해고민하는독자라면한번쯤읽어야할교양서이다.

“이렇게먹어도괜찮은걸까?”
인간,동물,자연을병들게하는현대식축산시스템
지금우리가동물복지축산을말해야하는이유

“항생제내성전염병은코로나19이후다음팬데믹을불러올것이다(2020년11월20일유엔식량농업기구보고서)”(220쪽).WHO는2019년인류의생존을위협하는10가지위험중하나로‘항생제내성균’을꼽았고,2050년부터이로인한사망률이암,홍역,교통사고를넘어가장높을것으로전망했다.‘슈퍼박테리아’라는이름으로등장해사회를공포에떨게했던항생제내성균확산의가장큰원인은가축에서인간으로이어지는먹이사슬이다.현대축산시스템에만연한항생제오남용이가축의내성균감염을촉진시키고,축산물을유통,조리,섭취하는과정에서인간에게전염된다.곧이어지역사회에확산하며전염병이만연해진다.이처럼항생제내성감염으로대표되는현대식축산시스템의부작용은동물을넘어인간과자연까지위협하고있다.그런데모두를병들게하는‘공장식축산’을왜그만두지못하는걸까?
현대사회의육류소비량을충족하려면높은생산성을유지해야하기때문이다.비좁은케이지에갇혀평생알낳기를반복하는암탉과생산성이없다는이유로태어나자마자컨베이어벨트에실려생을마감하는수평아리,겨우앉았다일어서기만가능한분만틀에갇혀출산과포유를반복하다폐사하는어미돼지와관리의용이성을위해거세를당하고꼬리가잘리는새끼돼지들.이같은농장동물의현실은그동안다수의언론과동물보호단체의노력을통해세상에알려졌지만현실은크게달라지지않았다.한국의육류소비시장과축산업계에마땅한대안이없기때문이다.
이책은저자가한국의양돈장을방문하고농장동물의열악한삶을목격하는순간에서시작한다.좁은분만틀에갇혀비명을내지르는어미돼지,거세후피를흘리며걸어다니는새끼돼지,온몸이분뇨로뒤범벅된채기침을반복하는돼지들을보고저자는“이런곳에서몇달씩갇혀사는돼지들은어떤마음으로견뎌내고있을까”(37쪽)라며동물의고통에깊게공감한다.그리고이같은악순환의고리를끊을수있는현실적인대안을마련하고자길을모색한다.당시한국에서는동물복지에관한연구는커녕집약적생산시스템에관한성찰도없었다.저자는한국을떠나동물복지의선진국이라불리는핀란드로향한다.그곳에서동물복지형농장을직접경험하고,뛰어난연구자들을동료삼아동물,인간,자연이더불어행복할수있는농장을고민한다.“동물복지가무슨쓰임새가있겠냐며우려와의심을쏟아”(45쪽)내던한국의동료들,“돼지키워봤어요?”(83쪽)라며세상물정모르는이취급을하던축산관계자들,“돼지를위한다면서잡아먹는건괜찮고?”(12쪽)라묻는회의적인사람을마주하는건힘들었지만,그럼에도저자는10여년의꾸준한연구를통해한국실정에꼭맞는,실현가능한동물복지축산의매뉴얼을만들어냈다.
따라서이책의머리말“왜돼지가행복해야할까?”는편리해서외면해온동물농장의관행과이제는‘고기’가익숙한우리식탁에던지는낯선질문이다.거세,꼬리자르기,항생제과다투약,거친핸들링등농장동물이받는고통과스트레스는결국가축의생산력을감소시키고면역력을떨어뜨린다.이를해소하기위한미봉책으로또다시앞서말한통제적시스템을이용하게된다.이것이관행농장의악순환이며이과정에서발생하는온갖부작용이인간에게도영향을미친다.결국돼지의행복과인간,자연의행복은연결되어있는것이다.이책은동물의고통과공장식축산의문제에는공감하지만마땅한대안이없어불편한마음을감추고있던소비자들,혹은농장동물의삶을개선하고싶지만경제적인이유로실행에옮기지못했던축산업관계자들에게실질적인도움을주는지침서로자리할것이다.

동물이행복한농장은어떤모습일까?
세곳의‘동물복지형농장’에서그대안을탐구하다

동물복지농장의모습을떠올려보라고하면어린시절동화책이나영화를통해접했던목가적인동물농장을상상할것이다.하지만현실은그렇게아름답지않다.그처럼평화로운시골농장에서키우는가축만으로는현대사회의육류소비량을충족하는것이불가능하기때문이다.그러면현실적인동물복지농장은어떤모습일까?그해답을얻기위해저자는총세곳의동물복지형농장을방문한경험을돌아본다.
첫번째는핀란드에서동물복지를연구할때방문한양돈장,‘규따야농장’이다.이곳에서목격한돼지들의편안한표정과관리자의마음가짐은저자에게큰깨달음을준다.비좁은케이지에가두지않아도새끼가젖을편히먹을수있는자리에알아서눕는어미돼지들의행동과,구획을나누지않아도알아서잠자리와화장실을구분하는영특한돼지의본능은그동안한국에서배웠던돼지의습성은아니었다.저자가막출산을마쳐공격적일것이라여겨지는돼지에게접근하는관리자키르시를말리자,그녀는자신에게코를비비대는돼지를쓰다듬으며이렇게말한다.“Allsowsaregoodmothers(모든어미돼지는좋은엄마야).”이때의경험을통해저자는동물의본능을정확히이해하고,이를믿고지키기위해노력하는관리자의자질이무엇보다중요함을깨닫는다.이러한깨달음을토대로저자는폐업위기에놓인핀란드의‘올릭깔라농장’을동물복지형농장으로탈바꿈하기도한다.올릭깔라농장또한돼지의행복을최우선으로농장을운영했지만,그보다뛰어났던건SNS홍보를통해소비자를확충한일이었다.올릭깔라의관리자들은돼지들의행복한표정과윤리적인축산물생산과정을전면적으로SNS에공개했고,3배이상비싼고깃값을소비자들이기꺼이지불하도록만들었다.국내농가들이동물복지농장으로의전환을기피하는첫번째이유가소비시장확충의어려움임을고려하면,올릭깔라농장의예시는참고가될만하다.
마지막은국내1호양돈복지농장,‘더불어행복한농장’이다.국내동물복지농장인증을받은양돈장이0.3%이고이중대기업계열농장을제외한개인사업자가단3곳인것을고려하면한국에서동물복지농장을운영한다는것이얼마나어려운지짐작할만하다.인터넷을통해유럽의연구를접하고,직접실험해보고,축산전문가에게조언을얻는농장주의모습과그시행착오는앞으로국내에서동물복지형농장을실현하고자하는수많은농장주에게참고가될것이다.물론모범적인유럽의동물복지농장과비교한다면아쉬운점도있다.하지만한국의현실에서동물의행복을최대한고려하며설계한농장의설비와시스템은그자체로뛰어난인사이트를준다.이곳에서저자는멀리서부터미소를지으며사람에게다가오는어미돼지와폭염의날씨에도기쁜인사를건네는관리자들을보며“동물들에게좋은삶을보장해주기위한우리의노력이동물뿐만아니라우리를더나은삶으로이끌고간다는생각”(170쪽)을떠올린다.

동물의입장에서행복을측정하는법
생산자,소비자,제도의3박자가중요하다

이쯤에서가장중요한질문을던지게된다.“동물의행복을어떻게측정할것인가?”저자는동물복지가무엇인지정의하는것보다동물의행복을측정하는기준과이를향상하기위한구체적인방안을마련하는일이더욱중요하다고말한다.동물은말을하지못하고,심지어농장동물처럼먹이사슬의하위층에속하는동물들은포식자에게스트레스의징후를숨기려는습성이있기에이들의행복과고통을측정하기는생각보다어렵다.따라서과거에는주로적절한시설과환경의제공여부를통해동물의복지수준을평가했다.사료및음수급이기의개수,마릿수당사육면적,행동풍부화를위한물질제공여부등을측정하는것이다.평가자입장에서는특별한훈련없이도빠르고정확한평가가가능하며,주관적판단이개입되지않아객관적평가라고생각하기도한다.하지만이같은평가방식을따르려면농장에서는시설투자를위한비용이발생하고,동물복지를실현하기위해서는생산비상승이불가피하다는부정적인식을생산자에게심어주게된다.
이를해결하기위한방법은간단하다.동물의입장에서그들이느끼는기분,감정,상태를평가하는것이다.이같은‘동물기반평가방식’은주로동물의행동관찰을기반으로이루어지기에관리자의역량이중요하다.또한동물의입장에서바라보면부정적경험을최소화하는‘복지조율’보다긍정적경험을최대화하는‘복지향상’이효과적이다.이를위해서는관리자의적절한지식을바탕으로깔짚이나장난감같은행동풍부화물질을제공하고동종의동료들과교감할수있는환경을마련해주는것이중요하다.이책에는농장동물을대면하는관리자가갖춰야할기본지식부터,동물의복지상태를측정할수있는구체적방법들을사진과데이터를활용해자세히설명하고있다.따라서농장의동물복지를실현하는첫단추인관리자의자질을향상하는데도움이된다.
그에발맞춰소비자와제도의뒷받침도중요하다.먼저동물복지축산물의가치를알고,이에합당한가격을지불하려는소비자의식이필요하다.책에따르면2021년134개소의양돈농가를조사했을때,약60%의농가가동물복지농장으로전환하려는의향이있다고답한데반해,실제동물복지농장인증을받은양돈장은0.3%에그쳤다.이들에게전환어려움의이유를묻자‘초기비용부담’이75.3%로,‘수익률우려’가49.4%로,‘판매처확보어려움’이32.1%로나타났다.결국경제적인문제가동물복지농장으로의전환을막는가장큰어려움이다.실제로동물복지형농장이자리잡은핀란드를비롯한유럽의국가들은동물복지축산물이활발히거래되는시장이마련되어있다.따라서생산자의노력뿐만아니라,소비자의의식전환역시동물복지축산에한걸음다가가는데필수적인요인이라고할수있다.마지막으로현동물복지인증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