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양장)

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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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세기 독일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이자 스위스의 국민작가 로베르트 발저의 작품집. 동시대 작가 카프카와 헤세가 그의 열렬한 애독자였고 후대 W. G. 제발트, 페터 한트케, 마르틴 발저, J. M. 쿠체 등이 그에게 문학적 영향을 받았음을 공언했다.

발터 벤야민(〈로베르트 발저〉, 1929), 조르조 아감벤(〈로베르트 발저는 왜 그토록 중요한가?〉, 2005), 수전 손태그에 의해 독일어권 밖으로도 널리 알려졌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1998년 헌정 희곡 《Er nicht als er》를 출간하여 그의 작가적 발자취를 잇기도 했다.

‘걷기’는 발저 작품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로서, 실제 그는 많은 시간을 걸으며 길 위의 작은 것들에 시선을 두고 그 관찰과 사색을 작품에 담아냈다. 《산책자-로베르트 발저 작품집》는 발저가 남긴 수백편의 작품 중 그를 대표하는 중단편 42편을 엄선하여 수록한 것이다. 작가 배수아의 유려한 번역이 함께한다.
저자

로베르트발저

저자:로베르트발저(RobertWalser)
독일어권의한세기를대표하는작가이자스위스의국민작가이다.1878년4월15일스위스베른주비엘에서태어났다.가난탓에14세에중학교를중퇴하고오랫동안하인,사무보조,사서,은행사무원,공장노동자등의직업을전전했다.틈틈이글을써서신문과잡지에발표했고,1904년첫책《프리츠코헤르의작문》을출간한다.이후작가로서어느정도성취를얻었지만지성인사회에쉽게어울리지못하고독일과스위스를오갔다.1차세계대전발발후처지는더욱궁핍해져끊임없이이사를다니다자살을시도하기에이른다.결국1929년스스로베른의발다우정신병원에입원했다.1933년절필을선언하고걷기와도보여행,종이봉투붙이기외에는활동을하지않았다.발저의작품에서가장중요한모티프이자실제삶에서도큰부분을차지한것이바로‘쓰기’와‘걷기’다.산책길에서발견한하찮고작은것들에관심을가지고애정어린시선을보내던작가발저는,1956년크리스마스아침산책을나간길에서홀로눈밭에쓰러져죽은모습으로발견되었다.대표작으로<산책>,《벤야멘타하인학교-야콥폰군텐이야기》등이있다.

역자:배수아
소설가이자번역가이다.지은책으로《밀레나,밀레나,황홀한》《푸른사과가있는국도》《바람인형》《철수》《일요일스키야키식당》《에세이스트의책상》《올빼미의없음》등이있고옮긴책으로페르난두페소아의《불안의서》,프란츠카프카의《꿈》,W.G.제발트의《현기증.감정들》《자연을따라.기초시》,막스피카르트의《인간과말》,사데크헤다야트의《눈먼부엉이》,마르틴발저의《불안의꽃》,토마스베른하르트의《비트겐슈타인의조카》등이있다.

목차


시인_7
빌케부인_9
크리스마스이야기_18
헬블링이야기_26
황새와호저_50
주인과고용인_57
두개의이야기_63
한시인이한남자에게보내는편지_71
나는아무것도없어_77
세상의끝_81
티투스_86
문의에대한답변_92
시인들_97
아무것도아닌것_102
블라디미르_106
콘라트페르디난트마이어기념일에바치는헌사_111
비행사_117
그라이펜호수_122
한남자가한남자에게보내는편지_126
젬파하전투_129
프리츠_144
그거면됐다!_157
설강화_163
겨울_167
부엉이_171
두드림_174
내가까다롭나요?_177
파리의신문_184
툰의클라이스트_186
신경과민_203
최후의산문_207
꽃의날_217
키나스트_222
그래,너는내거야!_227
거리(I)_234
도스토옙스키의《백치》_239
작은나무_241
세잔에대한생각_243
기구여행_250
작은베를린여인_255
원숭이_270
산책_278
옮긴이의말_379

출판사 서평

작은것들의세밀화가,내면을걷는산책자로베르트발저

로베르트발저는27년의정신병원생활과거의그만큼의절필기간으로인해한동안잊히는듯했다.그러나헤세와같은문인들의계속적인언급에의해작품들이재출간되었고,사후1970년대에이르러서는수많은젊은작가와비평가들이그의독특한작품세계를이해하고연구했다.현재발저는20세기독일문학사의가장중심적인위치에놓인작가이다.

1878년스위스의독일어사용가정에서자란발저는어려운형편탓에14세에학업을중단해야했다.이후하인,사무보조,사서,은행사무원,공장노동자등의직업을전전한다.종이조차살수없는궁핍한생활중에도영수증,전단지,포장지,달력뒷면등에글을썼고그것을끊임없이신문과잡지에투고했다(수록작「최후의산문」참조).이러한그의삶은그대로글의소재가되었다.당시대중적으로인기를끌지못했던발저는그러나문단에서는어느정도성취를이루었는데,그중에서도발저보다5살어린카프카가그의찬미자였다.로베르트무질은카프카의초기산문「관찰」을읽고“발저유형의독특한예”라고언급하며그유사성을지적하기도했다.연구자들은카프카의《성》에등장하는두명의조수의원형을발저의장편《야콥폰군텐》(한국어판제목‘벤야멘타하인학교-야콥폰군텐이야기’)에서찾기도한다.

카프카뿐아니라헤세역시발저를“동시대가장의미있는스위스작가”라칭하며그의작품이더많이읽히기를바라는글을여러차례쓰기도했다.그러나아웃사이더적인면모와정규교육을마치지못한점,스위스방언등의이유로발저는독일이지성인사회에서겉돌았고,결국적응하지못하고스위스로돌아가기에이른다.발저는잠을자는시간외에는늘걷고또글을쓴듯하다.

바로앞에풍요로운대지가펼쳐져있었지만나는가장작고가장허름한것만을주시했다.지극한사랑의몸짓으로하늘이위로솟아올랐다가다시가라앉았다.나는하나의내면이되었으며,그렇게내면을산책했다.모든외부는꿈이되었고지금까지내가이해했던것들은모두이해할수없는것으로바뀌었다.나는표면에서떨어져나와지금이순간내가선함으로인식하는환상의심연으로추락했다.우리가이해하고사랑하는것이우리를이해하고사랑한다.나는더이상나자신이아니라어떤다른존재였으며,또한바로그렇기때문에비로소진정으로나자신이었다._「산책」중에서,p.349

발저는산책에강박적으로몰두했다.그에게산책은자신의내면을거니는행위였고이는곧그의글의소재와형식이되었다.심상,스케치,우화,단편같은형식속에서발저의인물들은대부분무기력한보통의소시민으로등장한다.그들은권력과지배를끔찍하게생각하고심지어가난하고초라한자신의생활을유지하고자애쓴다.발저는작품속에서고립되고무력하나자유로운자신의작은세계를지키고아무것도아닌것들에애정어린시선을보낸다.

1차세계대전발발이후발저는더욱심한경제적인궁핍과우울감에시달리다결국자살을시도한다.그러나그마저실패하고(“나는심지어올가미조차제대로맬줄몰랐기때문이다.”)1929년베른의발다우정신병원에입원했다.1933년헤리자우병원으로옮긴다음부터는단한글자도쓰지않았지만(“나는여기글을쓰러들어온것이아니라미치기위해들어온것이니까요.”),발저의작품을사랑하는이들에의해,작품의재출간을위해1936년병원을찾은출판인카를젤리히에의해재조명되고늦은성공을거두었다.1956년크리스마스산책길에서그는눈밭위에쓰러져사망한채로발견되었다.

발저의작품에서주체의세계는항상내면에있다.하지만이러한우주는,그리고절망은,결코유아론적인것은아니다.그것은연민으로가득하며,슬픔을동반하는생명이라는존재를한시도의식의바깥으로밀어내지않는다._수전손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