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지느러미(큰글자도서) (조예은 장편소설)

입속 지느러미(큰글자도서) (조예은 장편소설)

$25.00
Description
《트로피컬 나이트》《칵테일, 러브, 좀비》
한국문학의 보석 조예은 신작
“세상의 모든 노래를 단 한 사람의 목소리로만 듣길 바라는 마음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지?”
인간이면서 물고기인 치명적 존재의 달콤한 저주 그리고 사랑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조예은 작가가 신작 소설《입속 지느러미》로 야심 차게 돌아왔다. 《트로피컬 나이트》를 출간하며 애틋하고 섬뜩한 장르 소설 신드롬을 일으킨 그는 매혹적인 스토리와 독보적인 분위기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트로피컬 나이트》에 실린 단편 〈고기와 석류〉에서 인간을 먹어야만 생존하는 어린 괴물 ‘석류’와 중년 여성 옥주의 기묘한 동거를 다루기도 했던 작가는 괴물 이야기에 깊은 애정을 표한 바 있다. 특히 물속에 사는 괴물을 좋아하는데, 심해 생물 사진을 찾아보고 해양 괴담을 뒤적이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입속 지느러미》는 어떤 작품보다 작가의 심도 높은 취향이 한껏 녹아 있다. 인어 이야기와 세이렌 신화를 결합해 잔혹하지만 아련하고 서글프지만 사랑스러운 서사로 독자를 새롭게 만난다.
대학교 작곡 동아리에서 목소리가 아름다운 경주를 만나 밴드를 결성한 선형은 기쁨과 열정으로 가득한 20대를 보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엄마의 등쌀에 못 이겨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살아가지만, 음색이 탁월한 가수에게 곡을 주는 작곡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의 외삼촌은 조선업계에서 일하다 IMF로 해고된 후 괴생명체를 들여오는 밀수 일에 발을 들이는데, 어느 날 산에 묻힌 백골로 발견된다. 얼떨결에 외삼촌의 수족관 건물을 상속받은 선형은 지하실 수조에 사는 혀가 잘린 인어 ‘피니’를 맞닥뜨린다. 처음에는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 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끈질김의 핏줄로 외삼촌이 그랬듯 피니의 소리에 단숨에 사로잡힌다. 밴드 작곡가 시절 만든 노래의 표절곡이 인기를 얻고 한때 너무나도 사랑한 경주와 지독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인어의 달콤한 저주에 걸린 선형은 기어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는다. 피니의 혀가 자랄수록 광기를 닮은 사랑에 빠져드는 그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피니의 날카로운 이빨처럼 서늘하고 반짝이는 비늘처럼 매혹적인 《입속 지느러미》는 황홀한 목소리로 인간을 홀려 파멸로 이끄는 세이렌의 속성을 빌려, 상대에게 몸과 마음을 바치고 싶은 사랑의 잔인함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소란한 장마의 습기를 머금은 듯한 피니와 선형의 사랑 이야기에 더해, 경제력이라는 냉혹한 현실에 맥없이 사그라들곤 하는 우리의 청춘과 무산된 꿈을 자장가처럼 어루만진다는 점에서는 조예은 월드의 새로운 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피와 살로 생명을 얻은 노래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귓바퀴를 빙그르르 돌아 외이도를 헤엄쳐 왔다. 피니의 입안에 돋아난 건 혀이자 미지의 바다를 헤엄치는 지느러미. 선형의 어둡고 깊은 바다에서 지느러미가 춤췄다. 춤이 끝나는 순간 자신의 바다 역시 사라져도 좋다고, 설령 세상이 끝난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_본문에서
저자

조예은

제2회황금가지타임리프공모전에서〈오버랩나이프,나이프〉로우수상을,제4회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에서《시프트》로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칵테일,러브,좀비》《트로피컬나이트》,장편소설《뉴서울파크젤리장수대학살》《스노볼드라이브》《테디베어는죽지않아》,연작소설《꿰맨눈의마을》등을썼다.

목차

입속지느러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광기에가까운순수한열정과청춘은끝나버렸다.
성과하나없이”
무산된꿈에관한애틋한이야기

선형은대학시절부지런히취업준비에열을올려야할시기에작곡동아리에서음색이독특한경주를만나밴드를결성하면서주류에서신나게엇나간다.부모에겐“얼굴만떠올려도심란”하고한심한백수지만,아름다운목소리와노래를위해서라면“귀도팔다리도바칠수있”을만큼집념과열정이대단한작곡가지망생이다.그러나경주의배신으로밴드가해체되어결국공무원시험합격을목표로살아가게된다.삶의의지를상실한듯꾸역꾸역시험공부를하던선형에게,요절한민영삼촌이남긴선물‘피니’는꿈이부활할지도모른다는희망을보여준다.피니가꼬리를찰박거리며부르는황홀한노래는“이리와.내가좋은걸줄게.나에게와”라고속삭이는듯하다.선형은무자비한식성때문에피니를감당할수없어가슴아픈이별을겪지만,예전에작곡한노래를피니에게가르쳐생기를잃은꿈을되살릴기회를얻는다.
시간이흘러국가직교육행정공무원이된그는피니의노래에대한기억으로충분해3년동안노래를한번도듣지않았다고말한다.어느날그의직장인우성리중학교인근바다에피니가나타나그리운선율을들려준다.비록선형이꿈을포기하고다른길을선택했을지라도그의마음속에는피니가영원히살아움직일것이다.《입속지느러미》는위험해서아름다운인어이자세이렌인캐릭터를통해사회적통념에맞지않는꿈이우리를얼마나깊게매혹하는지간파한다.나이가들수록젊은시절의꿈에서점점멀어지기마련이지만,귀소본능이있으며모든것을기억하는피니처럼꿈은추억과그리움을매개로우리에게자신의존재를틈틈이알린다.이작품은꿈은사라지는것이아니라간직되는것이며현실과타협하더라도결코실패하는것이아님을믿게한다.인어의지느러미처럼간질간질한꿈을마음한편에지닌우리의미련과아쉬움을달래줄것이다.

장마에들어선다는주말이었다.물기를잔뜩머금은하늘이빗방울을흩뿌렸다.선형은전에도비슷한풍경을본적이있다고생각했다.고요하던포구는곧비명과사이렌,울음소리로가득찼다.소란의틈으로익숙하고도그리운선율이귀에닿았다.습기를머금은바람을타고노래가불어왔다.인파에서빠져나와검은모래가깔린해변을향해천천히걸었다.왠지그곳에보고싶은얼굴이기다리고있을것같은기분이들었다._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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