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국정 노트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김대중의 국정 노트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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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통령이 지녀야 할 자질과 역량은 무엇인가?
무엇이 성공하는 대통령을 만드는가?

22년 만에 공개되는 27권의 DJ 친필 메모
그 속에 담긴 어른의 품격과 대통령의 철학
시대가 다시 '김대중'을 호명하고 있다!
대통령은 어떠해야 할까?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다시 한번 이 질문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대통령이라면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법 집행에 저항하며 “끝까지 싸우자”고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해 온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 반면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시대의 어른으로서 인정과 존경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DJ 김대중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의정부’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전자정부 구축, 일본 대중문화 개방, 기초생활보장법 제정,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부 설치, IMF 극복과 남북 정상 회담 성사 등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밑거름이 된 성과들을 쌓았다. 시대를 앞서는 혜안과 성찰, 실용주의적 외교와 국정 운영,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정적들을 끌어안는 관용과 자기 절제까지 역량과 인격 면에서 탁월한 리더였다.
김 대통령은 재임 5년간 거의 매일 국정 노트를 썼다. 각종 회의나 인사와의 만남, 기자 회견과 발표를 앞두고 각 부처 및 청와대 비서실이 올린 자료를 대통령의 언어와 비전으로 재정리했는데 그렇게 쓴 노트가 무려 27권이나 되었다. 그의 친필 메모에는 당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정책과 국정 이슈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고민과 선택은 얼마나 치열했는지가 담겨 있다. 때로 어떤 구절에서는 내밀한 심경과 진솔한 고백을 엿볼 수 있고, 다른 구절에서는 일상적 감정과 인간적 면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 국정 노트는 김대중 대통령의 퇴임 이후 김대중평화센터에 보관되었다가 22년 만에 처음 공개되었다. 2000~2002년 청와대 출입 기자로 근무하며 가까이서 김대중 대통령을 지켜봤던 저자도 DJ의 국정 노트를 살펴볼 수 있었다. 김 대통령은 한자 흘림체와 한글을 혼용해 적었기 때문에 읽어 내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국정 노트 사본에서 한자를 해독하고 내용의 맥락을 조사한 후 여기에 자신의 해설과 단상을 더했다. 이 책은 김대중 탄생 100주년이었던 2024년 한 해 동안 《한겨레》에 연재했던 글을 모으고 다듬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국정 노트를 통해 다시 만나는 김대중은, 대통령이 지녀야 할 자질과 역량은 무엇이며 국민에게 보여야 할 태도와 철학은 무엇인지 알려 준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라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자리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김대중 정부에서 공보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장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박지원 의원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IMF 못지않은 큰 위기에 처했으며, 다시 일어나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 때에 이 책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당신의 고민이 이렇게 새 시대에 활용되는 것을 보시고 참으로 흐뭇해하실 것이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은 김대중 정신과 유산을 되새김으로써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우리에게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에 대한 힌트를 선사한다.
저자

박찬수

저자:박찬수
1964년서울마포에서태어나양정고등학교와서울대정치학과를졸업했다.1989년3월《한겨레》에입사한후사회부와국제부,정치부에서주로정당과국회를취재했다.워싱턴특파원과편집국장,논설실장을거쳐지금은대기자(大記者)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청와대VS백악관》《NL현대사》《진보를찾습니다》《사소한것들의현대사》(공저)등이있다.
저자는2000~2002년청와대출입기자로근무하면서김대중대통령을가까이에서지켜봤다.그리고22년이지난2024년,김대중대통령이재임기간동안쓴27권의친필국정노트를통해그를새롭게만났다.그러면서대통령은권력을휘두르는자리가아니라국가발전과국민행복을위해자신의모든것을쏟아붓는자리라는평범한진리를깨닫게되었다.김대중대통령의생각과철학은‘대통령은어떠해야하는가’‘민주주의를어떻게발전시킬것인가’를고민하는우리에게커다란울림을준다.

목차

들어가는말:DJ의메모에서바람직한대통령의모습을발견하다

1장선견지명으로선진국의청사진을그리다
IT강국과초고속인터넷세상을꿈꾸다
한류의기원,문화산업이곧미래다
일본대중문화개방과K-콘텐츠의경쟁력
영화법개정반대와스크린쿼터사수
IMF시대,경제정책기조전환을선언하다
IMF프로그램수정과외환위기극복
모성보호3법과여성부,성평등정책의실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제정과복지국가의꿈

2장용서와타협의정치로민주주의를실현하다
여덟번의영수회담에담긴화합과타협의지
DJ와이회창,격렬하게싸웠어도다시만났다
‘산김대중’은‘죽은박정희’를어떻게용서했을까
전·노사면논란과정치보복하지않을결심
멋진정치란용서하고역지사지하는정치
언론개혁에대한DJ와노무현의연대감
언론사세무조사,지금아니면영원히못한다
우정어린비판에목말랐어도흥정과거래는없다

3장국민과나라를대표하는이의사명감과품격
노무현당선자와의만남과바람직한인수인계
대통령으로서의책임감으로신장투석을미루다
국민에게고개숙이는데인색하지않았던대통령
적극적인국민소통창구였던신년기자회견
DJ와김정일,4·8남북정상회담의막전막후
통일보다평화를우선한DJ의햇볕정책

출판사 서평

시대를앞서간혜안으로선진국의청사진을그리다

총3장으로구성된이책은김대중대통령의국정노트와주요국정사안의막전막후를통해그가‘성공한대통령’으로평가받을수있었던이유를살펴본다.1장에서는대한민국을선진국반열에올려놓은DJ의선견지명과통찰력이돋보이는정책들,그리고그와관련된내용을적은메모를소개한다.

2001년5월17일,김대중대통령은전자정부특별위원회보고회의를앞두고국정노트에“21세기는지식기반교육시대이고,우리민족에게는절호의기회”라고메모하며정보화정책과전자정부구축의필요성을강조했다.또초고속인터넷보급에따른디지털디바이드(digitaldivide,정보격차)문제를우려하면서“인터넷사용자와못하는자,계층정보격차해소”대책마련에힘써야한다고적었다.(25쪽)사실그는오래전부터정보화시대를준비해왔다.1981년군사법원에서사형을선고받고조사를받던도중잠시쉬는동안수사관에게‘세계가정보화시대로갈것이고우리도여기에뒤처져선안된다’며인터넷의중요성을설파했을정도다.(28쪽)이런관심과노력덕분에대한민국은IT강국으로발돋움할수있었다.

미래산업을내다보는그의탁월한식견과통찰은일본대중문화개방정책에서도확인할수있다.1999년3월22일,문화관광부보고회의를앞두고김대중대통령은“20세기에는공업과노동력이국력이었다면,21세기에는지식과문화가중요하다.문화산업이국가기간산업이되어야한다.21세기는한국의세기다.왜냐하면문화는한국인에가장적합하기때문”이라고적었다.(39쪽)또영화·애니메이션·비디오·게임·음반·출판등분야별로한국과세계시장규모를비교하기도했다.당시일본대중문화개방문제는정치적으로‘뜨거운감자’였다.하지만DJ는문화쇄국주의를배제하고우리문화의저력과잠재력을믿었다.그래서일본대중문화를국내에개방하는동시에국내문화예술산업육성책도병행했다.이러한노력이K-콘텐츠의경쟁력을키웠고지금의한류로이어질수있었다.

대한민국이한단계성장하기위해서는장기목표뿐아니라당면과제해결도중요하다.1998년IMF외환위기는한국전쟁과비견될만큼치명적이었는데,국민대다수가고통과불안속에서좌절과슬픔을감내하고있었다.그래서김대중대통령은9월28일열린‘경제특별기자회견’준비에특히공을들였다.한국경제가IMF관리체제에들어간지10개월만에정부의평가와입장을공식표명하는자리였기때문이다.DJ는예상질문과답변을무려15장에빼곡히정리했는데,한사안에대해이렇게많이쓴건이때가유일하다.“외환위기수습과금융·기업구조조정으로내수경기위축이불가피했지만내년엔달라진다.재정적자를감수하더라도내수진작책을총동원하겠다”(94쪽)는문구에서알수있듯이김대통령은‘이제고통은끝났다.경제는좋아질것이다’라는희망의메시지를국민에게전달하려했다.그리고독자적주권국가로서경제정책을스스로해나가겠다는자신감도내비쳤다.

이외에도김대중대통령은대한민국을복지·인권·성평등선진국으로만들겠다는염원과의지를품었고착실하게실현해나갔다.그과정에서국정노트는가장친밀하면서도든든한파트너였을것이다.

용서와타협,실용주의정치로민주주의를완성하다

1988년4월,DJ는한인터뷰에서“멋진정치란용서하는정치다.역지사지하는정치라야비로소여유가생기고화해와협력의정치로승화하게된다”라고말했다.오늘날한국정치에크나큰울림을주는말이다.(181쪽)2장에서는김대중대통령의영원한과제였던대한민국의민주주의정착을위한용서와타협의정치를살펴본다.

1998년5월13일,김대중대통령은박정희전대통령의정치적고향인대구를방문해대구·경북핵심인사30여명과저녁을함께했다.그는만찬을앞두고작성한메모에솔직한심경을담았다.“박대통령과나는한국정치의두축이었다.서로미워하고싸웠던적대적관계였지만이제그런과거를훌훌털고서화해하겠다.”(156쪽)또생전에박정희대통령과단한번도대화하지못한것을떠올리며“그때면담을받아들였다면박대통령이‘성공하는대통령’이되는데도움이됐을텐데…”라고아쉬움을토로했다.(155쪽)하지만이러한아쉬움과국가통합을위한의지때문에박정희기념관건립을결심할수있었다.

사실DJ는1960년대후반부터‘민주주의정착과평화적정권교체를위해서는정치보복을하지않는게필수’라고밝혀왔다.또‘용서와사랑은진실로너그러운강자만이할수있다’는오랜믿음을가지고있었다.자신을사형시키려했던신군부의전두환·노태우두사람을사면하고,재임중자주청와대로초청한것은이런맥락이다.1998년7월31일,김대중대통령은4명의전직대통령(전두환,노태우,최규하,김영삼)을청와대로초청해만찬을열었다.만남을앞두고DJ는자신의감정을내비치지않은채오히려“역대대통령모두의노력과공헌으로지금의대한민국이만들어졌다.전직대통령4명모두가역사의증인이자주역”이라고적었다.또IMF극복을위한국정운영에“특별한지원을부탁한다”고썼다.(162쪽)김대중대통령의포용력도놀랍지만무엇보다‘국정운영의성공’을다른어떤가치보다우선한그의정치철학을확인할수있다.

성공적인국정운영을위해서는야당과소통하고협조를얻는것이무척중요하다.역대대통령가운데제1야당대표와영수회담을가장많이한이는총8번의김대중이다.김대통령은중요한정책이나외교문제를야당에설명하고이해를구하는게꼭필요하다고봤다.그점에서DJ는철저한의회주의자였던셈이다.2001년1월4일,이회창한나라당총재와의여섯번째만남을앞두고“야당을국정파트너로보고정도로대응하자.그리고할말은하자”라고적었다.(130쪽)영수회담의목적은정치적당리당략이아니라국정을같이협의하는데있음을되새긴것이다.그러고보면대화의손은대통령이먼저내밀어야한다.대통령에게는국정성과를내야할1차적책임이있기때문이다.이런사명을DJ는몸소실천해보여주었다.

혼란의시대에필요한진정한어른,진실한대통령

우리는그를‘어른’이라칭했다.연만(年滿)해서가아니었다.마땅히달리부를호칭이없었다.‘대통령님’으로는부족했다.‘VIP’는불경했다.그는대통령이기에앞서어른이었다.어른다운어른,시대의어른이었다._강원국,《대통령의글쓰기》《강원국의어른답게말합니다》저자

‘국민의정부’연설비서관실에서근무한강원국작가의말처럼김대중이‘시대의어른’으로불릴수있었던것은대통령으로서의특별한사명감과품격을보여주었기때문이다.3장에서는이를확인할수있는에피소드들을소개한다.

“첫째,사랑과관용으로,그러나법과질서를엄수하자.다섯째,대통령부터국법준수의모범을보여야한다.여섯째,불행한일도감수해야한다.다만최선을다하자.열다섯째,나는할수있다.”1997년12월,DJ가제15대대통령선거에서승리한직후쓴‘대통령수칙’이다.(236쪽)대통령으로서의태도와마음가짐이어떠해야하는지스스로다짐한글귀를15개항으로정리한것이다(박지원의원은이‘대통령수칙’을윤석열대통령에게꼭읽어보라고조언했다고한다).이중에서“국회와야당의비판을경청하자.일반시민과의접촉에힘쓰자.언론보도를중시하되부당한비판에는소신을바꾸지말자”는내용은김대중대통령의소통스타일과언론관을잘보여준다.대통령이란자리는모든정보가모이는곳이다.그래서자신이모든사안을다꿰뚫고있다는착각에빠지기쉽다.대통령은자신의말보다상대방의말을들으려의식적으로노력해야불통논란에서그나마벗어날수있다.(55쪽)

김대중은노무현과함께재임중가장많은기자회견을한대통령이다.DJ는기자회견을국민과세계에정책어젠다와비전,메시지를제시하는장으로활용했다.이를통해국민에게희망과자신감을심어주려고했다.반대로정부의잘못에대해서는솔직하게사과하고해명이필요한부분에서는상세하게설명했다.실제로2000~2002년의신년기자회견은모두국민에게사과하는내용으로시작했다.(248쪽)하지만“대한민국은지금세계일류국가가될절호의기회다.화합과협력속에자랑스러운대한민국을후손에게물려주자.우리는할수있다”는메시지로마무리했다.이처럼김대중대통령은국민에게고개숙이는데인색하지않았고,국정의최고책임자로서항상국민에게부족하다는마음을가진지도자였다.

DJ의소통과화합의정치는국민,야당,정적을넘어이념을아울렀다.덕분에분단이후55년만에최초로남북정상의만남이성사될수있었다.2000년4월11일,김대통령은4·8남북정상회담합의에대해“이번합의가박정희정권의7·4남북공동성명,노태우정권의남북기본합의서채택의연장선에있다”고적었다.자신만의공이아니라역대정부의성과위에서있다는겸손과객관화를나타낸것이다.(270쪽)또4월26일언론사사장단과의만찬을앞두고“만나는것만으로도성공이다.이것만으로평화와협력의물꼬를트는것.통일보다냉전종식·평화선언이있어야한다”고썼다.남북정상회담성과에너무큰기대를갖지말자고스스로를다독이면서,통일이라는감상적목표보다평화선언이라는현실적이고실용적인목표에집중한것이다.(271쪽)

하지만윤석열정부를거치면서남북관계는어느때보다냉랭해졌고전쟁의위험은도리어커졌다.김대중대통령의유산은오롯이이어질수있을까?시대가다시‘김대중’을호명하고있다.어른이없는시대에지도자다운지도자의출현을고대하고있다.이책은우리에게도이런지도자가있었다고,아직우리에게기회가있고모든것은우리의선택에달렸다고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