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붕괴

진공 붕괴

$19.77
Description
현직 우주과학 연구원이 직조해낸
정교하고 장엄한 정통 SF 소설집
“지구는 사라진다.
태양도 사라진다.
이 빌어먹을 행성을 떠나야 한다”
지구라는 유한한 땅 밖으로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살인, 사랑, 광기가 뒤엉킨 압도적 서사 정통 SF 독자를 만족시킬 여섯 편의 소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현재 가장 믿음직한 SF를 써내는 소설가로 꼽히는 해도연 작가가 세 번째 소설집 《진공 붕괴》를 출간한다. 이 책을 가리켜 “개연성 있는 과학적 상상력에 푹 빠지기 좋은 기회”라고 평한 정보라 소설가의 말처럼 해도연 작가가 직조해낸 우주에는 우주선과 우주인, 미지의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건 물론 각 존재의 근거와 이유도 제시된다. 이는 우주를 수학의 대상으로, 또 사랑과 믿음과 배신과 광기가 펼쳐지는 삶의 형형한 무대로 바라보는 작가의 복합적이고도 치밀한 시선 덕에 가능하다. 많은 SF 작가가 ‘해도연’ 세 글자를 신뢰하는 배경이다.
현직 우주과학 연구원이기도 한 해도연 작가는 장편소설 《베르티아》 《마지막 마법 사》, 소설집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에서 미래와 외계를 주제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동시에 영미 SF소설 《라스트 휴먼》을 우리말로 옮기는 등 소설가와 번역가 양쪽을 오가며 다방면으로 활동해왔다. 《진공 붕괴》는 작가가 이토록 부지런히 다져온 문학적 감수성과 지적 상상력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여섯 편의 매력적인 단편들을 싣고 있다.
우연한 기회로 지구에 당도해 인간의 생기를 모조리 빨아들임으로써 자기 몸을 완성해나가는 기이한 생명체부터 거대 항성을 옮겨 다니며 그 원기에 기생하는 미지의 인공물, 자기 욕망을 위해 타인의 하루를 끊임없이 반복시키는 잔악한 타임루퍼까지. 각 소설은 사랑과 배신, 믿음과 기만, 희망과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들은 우리처럼 뻔하게 사랑하고 일상적으로 번민하고 예사롭게 무너지면서도 우주인이 보낸 지구 탈출선이나 멸망한 지구의 유토피아, 혹은 무한히 반복되는 하루라는 특별한 시공간을 산다. 이러한 생경한 공간으로 우리가 매일 느끼는 평범한 갈등의 감정을 태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작가의 능력은 독자가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 세계로서의 우주를 읽고 상상하는 것을 넘어서 온 마음을 다해 작가가 던지는 철학적 화두에 몰입하게 만든다.
저자

해도연

저자:해도연
소설을쓰며우주과학연구원으로일하고있다.대학에서물리학을공부했고대학원에서천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장편소설《베르티아》《마지막마법사》《라스트사피엔스》,소설집《위대한침묵》《위그드라실의여신들》,과학교양서《외계행성:EXOPLANET》등을썼으며장편소설《라스트휴먼》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검은절벽
텅빈거품
마리멜리에스
콜러스신드롬
에일-르의마지막손님
안녕,아킬레우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현직우주과학연구원이직조해낸
정교하고장엄한정통SF소설집

“지구는사라진다.
태양도사라진다.
이빌어먹을행성을떠나야한다”
지구라는유한한땅밖으로거침없이뻗어나가는
살인,사랑,광기가뒤엉킨압도적서사정통SF독자를만족시킬여섯편의소설

대학에서물리학을전공하고,대학원에서천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으며현재가장믿음직한SF를써내는소설가로꼽히는해도연작가가세번째소설집《진공붕괴》를출간한다.이책을가리켜“개연성있는과학적상상력에푹빠지기좋은기회”라고평한정보라소설가의말처럼해도연작가가직조해낸우주에는우주선과우주인,미지의외계생명체가등장하는건물론각존재의근거와이유도제시된다.이는우주를수학의대상으로,또사랑과믿음과배신과광기가펼쳐지는삶의형형한무대로바라보는작가의복합적이고도치밀한시선덕에가능하다.많은SF작가가‘해도연’세글자를신뢰하는배경이다.
현직우주과학연구원이기도한해도연작가는장편소설《베르티아》《마지막마법사》,소설집《위그드라실의여신들》에서미래와외계를주제로독창적인세계관을선보인동시에영미SF소설《라스트휴먼》을우리말로옮기는등소설가와번역가양쪽을오가며다방면으로활동해왔다.《진공붕괴》는작가가이토록부지런히다져온문학적감수성과지적상상력의총체라할수있는여섯편의매력적인단편들을싣고있다.
우연한기회로지구에당도해인간의생기를모조리빨아들임으로써자기몸을완성해나가는기이한생명체부터거대항성을옮겨다니며그원기에기생하는미지의인공물,자기욕망을위해타인의하루를끊임없이반복시키는잔악한타임루퍼까지.각소설은사랑과배신,믿음과기만,희망과좌절에관한이야기를담고있다.주인공들은우리처럼뻔하게사랑하고일상적으로번민하고예사롭게무너지면서도우주인이보낸지구탈출선이나멸망한지구의유토피아,혹은무한히반복되는하루라는특별한시공간을산다.이러한생경한공간으로우리가매일느끼는평범한갈등의감정을태연스럽게끌어들이는작가의능력은독자가눈앞에펼쳐지는환상세계로서의우주를읽고상상하는것을넘어서온마음을다해작가가던지는철학적화두에몰입하게만든다.

“지구는어딨지?아니,달이나태양이라도”,〈검은절벽〉
성간우주선‘다이버전스’를타고우주생명체를탐사하던‘라미’는우주선바깥에서갑작스레사고를당한다.우주복에묻은피웅덩이에놀란라미가동료들을찾아허겁지겁내부로들어가려하지만인공지능상담사인‘러브조이’는우주선이정체를알수없는‘그것’에의해초토화되어출입문을열어줄수없다고말한다.라미는보이지않는그것의존재를믿을수도,그렇다고어딘가의뭉스러운러브조이를믿을수도없다.그런라미에게주어진선택지는비상탈출선을타고어디에있는지도모를지구로돌아가는것뿐.그리고50년뒤,‘그것’을태운다이버전스가지구에당도한다.

“너,유토피아계획이라고들어봤어?”,〈텅빈거품〉
빛보다빠른속도로이동하며알파센타우리A와같은거대항성의에너지를흡수하는알수없는구체‘호버만-다이슨스피어’가태양으로다가오고있다.도착예상시기는150년후.세계정부는지구의모든자원을동원해150년동안오직행복만을누리는유토피아를건설하고,‘상미’는비극적결말이예정된유토피아에서미래를잊고살것인지,외계인이보낸탈출선을타고정처없이우주를떠돌것인지지금당장택해야한다.

“공장에서만들어진탄소결정체덩어리에의식이깃들수있나요?”,〈마리멜리에스〉
인공뇌를이식받음으로써생명을얻게된‘마리’와그녀에게인공뇌를이식한‘유진’.마리는자신의뇌가사실은사랑하는유진의죽은아내의뇌를복제한인공물이라는사실을알고혼란을느낀다.‘유진을사랑하는내감정은내것일까?’‘유진이사랑하는것은나일까죽은아내의흔적일까?’마리는끊임없이스스로에게질문하면서도자기안에피어난사랑은의심하지않는다.

“네가이세상에서나를몇번이고지워도난매번같은유슬이야”,〈콜러스신드롬〉
시간을되돌리는능력을갖춘‘재호’는콜러스신드롬을앓는딸‘윤하’를지우고새로운삶을살기위해과거로돌아가지만,곧바로후회한다.그는윤하와똑같은딸을낳기위해아내‘유슬’과의만남부터출산까지의전과정을답습하고또답습하지만,매번다른아이가태어날뿐이다.유슬은자신의삶과딸이재호의허황된욕심때문에몇번씩이나지워졌다는사실을깨닫고복수를결심한다.

“‘그것’은두사람의몸에촉수로둘러싸인입을가져다댔다”,〈에일-르의마지막손님〉
남아프리카공화국천문대로출장을간‘나’는그곳에서검은면으로만든황홀한맛의스파게티를먹는다.식당종업원에게재료를물어도생김새가아주끔찍한문어를사용했다고만할뿐자세한정보는알려주지않는데…….한편성간우주선을타고마침내지구에안착한‘그것’은인간들을속이고조종해그들의몸에침투하고,그렇게한명한명희생시키면서자기의진짜목적을달성하기위한형체를갖춰간다.

“그순간,피터는이완벽한하루를내일그대로재현할수있을지걱정됐다”,〈안녕,아킬레우스〉
특정한하루를끊임없이반복하는타임루퍼를잡아들이는임무를맡은‘피터’는자기욕망을영원히지속시키기위해주변인들을루프에가둔‘마스터’를찾아간다.피터는마스터가운영하는카페의종업원‘지니’에게첫눈에반하고마스터덕에그녀와가까워지며사랑을키워간다.그러던어느날지니가갑자기사망하고피터는타임루프를깨뜨림으로써미션을완수할지,자기할일과윤리관을저버린채지니와오늘과똑같은내일을살아갈지갈등하기시작한다.그의선택은?

기억을잃은‘나’도‘나’인가?
삶을관통하는날카로운질문과과학적개념으로
사유해보는우리안의욕망

《진공붕괴》의주요재미가우주와지구를넘나드는‘존재할법한’가상을체험하는데있다면,또다른재미는책이던지는질문에있다.해도연작가는다정다감한단어나문장으로세계를해석하거나갈등을봉합하려하지않는다.로맨스가임박한때조차이성적이며학문적이다.
작가는주인공을잔인한,그리고더모순적인상황으로내몬끝에날카롭고도결정적인질문을건져올린다.국가적대의와개인적욕망이부딪칠때어느쪽을택할것인가?(〈검은절벽〉),멸망이예정된유토피아와개척가능성이열려있는불확실한땅중무엇이더나은가?(〈텅빈거품〉),타인의뇌로인식하는‘나’는과연‘나’인가?(〈마리멜리에스〉),기억을잃은‘나’도여전히‘나’인가?(〈콜러스신드롬〉),인간의주관적인식은실체적진실과얼마나동떨어져있는가?(〈에일-르의마지막손님〉),사랑하는사람을잃은채로내일을맞을것인가,사랑하는사람이죽는오늘을반복할것인가?(〈안녕,아킬레우스〉)
각작품속인물은그게누구든깊이고심할수밖에없는묵직한딜레마와마주하는데,그딜레마는읽는사람의마음에도자연스레피어나자기만의욕망과철학으로그에답하게만든다.《진공붕괴》는이처럼환상적인동시에일상적이고,전문적인동시에철학적이다.이책이하드SF장르를오래사랑해온팬들은물론소설이라는장르그자체를탐미하는이들의기대를넉넉히만족시키리라확신하는이유다.

상미는이번에야말로할말을완전히잃었다.외계인과지구탈출이라니.조슈는상미의넋나간표정에도아랑곳하지않고말을이었다.“난거기에탈거야.유토피아에들어가지못해서가아니야.유토피아는거대한기만일뿐이야.적어도나는세상이파괴될거라는걸알아.그런상황에서자식을낳고그들의행복을빌수있을리가없잖아._〈텅빈거품〉,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