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아무것도

아뇨, 아무것도

$16.80
Description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희미한 진실과 사소한 거짓이 섞여 구분이 안 되는 채로. 소설처럼.”

한국일보문학상·한무숙문학상 수상 작가 최제훈 신작 소설
공포가 아니라 어긋남을,
사건이 아니라 떨림을,
결말이 아니라 기척을 남기는
기묘하면서도 귀여운 15편의 짧은 소설

최제훈의 신작 소설집 《아뇨, 아무것도》가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되었다. 《퀴르발 남작의 성》,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나비잠》 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일상 속 미묘한 균열과 어긋남을 포착한 15편의 미발표 짧은 소설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불투명한 틈새들을 응시한다. 겉으로 보면 별거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그렇다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는 감각들을 탐색하고 그 안에서 말랑말랑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을 끄집어낸다. 작가의 뛰어난 필력 아래에서 백지와 검은 글자 사이, 현실과 인식 사이, 익숙함과 낯섦 사이의 틈이 천천히 벌어지며 어긋남과 떨림, 기척을 품은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저자

최제훈

저자:최제훈
2007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퀴르발남작의성》,《위험한비유》,《블러디메리가없는세상》,경장편소설《단지살인마》,장편소설《일곱개의고양이눈》,《나비잠》,《천사의사슬》이있다.제44회한국일보문학상과제26회한무숙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깊은밤(7)
날지않는새들의모임(11)
딜레마(21)
물과숨(33)
미저리에대한몇가지단상스포일러있음(55)
아뇨,아무것도(67)
여기는게이바가아닙니다(83)
작가의말(111)
초능력(117)
친구의연인의친구들(121)
타협(147)
테니스를쳐야하는이유(157)
하이델베르크의동물원(183)
후미등(195)
48시편의점(205)
마트료시카(231)

출판사 서평

《아뇨,아무것도》에수록된단편들은별거아닌기분에서출발해불투명한틈새로향한다.등장인물들은낯선리듬에휘말리거나,무심한현실이애써지나친감정의흔적들과마주하고,너무오래말하지않아잊힌질문을떠올리기도한다.이별거아닌이야기들을읽으면서,독자들은‘별일은없었던’하루에도,그안에오래머물던이상한기분들을떠올리게된다.“아뇨,아무것도”라는말끝에머뭇대다놓친숨처럼.책을덮은후에도,여전히다가올일상에서작가의문장들은독자스스로감지하게되는기척이된다.

무엇보다이번소설집의가장큰특징은‘일상의판타지’를통해현실과환상의경계를어긋나게하는독특한서사에있다.작가는우리가무심코지나치는일상의소소한순간들속에서기묘하고수상한기척을포착해낸다.표제작〈아뇨,아무것도〉의평범한주인공이택시안에서미래를볼수있다고고백하는신입사원을만나는것처럼,15편의이야기곳곳에서는평범해보이는상황에서예상치못한전개가펼쳐진다.
특히눈길을끄는것은작가가포착하는인물들의미묘한심리적변화들이다.〈테니스를쳐야하는이유〉의세계랭킹1위테니스선수가갑자기테니스를치기싫어지거나,〈물과숨〉의주인공이수영을배우며점차물에동화되어가는과정은우리내면의갑작스러운변화와욕망의본질을섬세하게그려낸다.

〈48시편의점〉처럼농담처럼보이는상황을다루면서도독자를완전히몰입시키는것은작가의뛰어난스토리텔링능력때문이다.24시간혼자편의점을운영하는점장의비밀을파헤치는과정에서독자는자연스럽게일상속불가해한현상들에대해생각하게되고,잘짜인이야기만이가져다줄수있는떨림을느낀다.

작가는이번작품집에서전작들을이으면서도어떤면에서는한층더자유로워진상상력을보여준다.〈여기는게이바가아닙니다〉처럼유머러스한작품부터〈후미등」같은스릴러적긴장감이넘치는작품까지,다양한장르를오가며폭넓은스펙트럼을선보인다.하지만어떤이야기든작가특유의기묘하면서도수상하고그러면서도귀여운시선이일관되게관통한다.
〈마트료시카〉는이번소설집의백미로,글을쓰는작가가자신역시누군가의소설속인물일지도모른다는메타픽션적상상을펼쳐내는소설이다.작가는이를통해창작의본질과현실과허구의관계에대한철학적사유를유쾌하게풀어낸다.

작가는작가의말에서“이글들은대부분그냥썼다.청탁없이마감없이분량제한없이,그냥쓰고싶어서”라고밝히며,순수한창작욕구에서출발한작품들임을강조했다.이러한자유로운창작의마음이만들어낸15편의이야기야말로독자들에게예상치못한즐거움과사유의여지를선사할수있지않을까?
《아뇨,아무것도》는일상의틈새에서발견하는작은균열들이어떻게우리의세계를뒤흔들수있는지를보여주는탁월한작품집이다.평범한일상을살아가는모든이들이삶의새로운층위를발견하게되길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