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18.00
저자

정명원

저자:정명원
2006년검사가된뒤지금까지쭉검사로일하고있다.평검사시기에는형사부에서금융,조세,환경,의약,소년등다양한전담으로일했고공판부에서성폭력,마약,살인등다양한죄명의사건에관한공소유지업무또한담당했다.특히국민참여재판에관심이많아내사건남의사건가리지않고꾸준히관여해온결과,검찰유일의국민참여재판분야블랙벨트(공인전문1급)검사가되었다.법무연수원교수,상주지청장을거쳐지금은지방검찰청의공판부장으로일하고있다.시커먼법복을둘러입고법정에나아가외로운싸움을벌이는공판검사들에게이전에같은길을가본적있는이로서든든한길잡이이거나응원자가되고자한다.
중심으로부터멀리있는것,사소한것,작은소리를내는것들에관심이많다.2021년첫책《친애하는나의민원인》을내고난이후방송과강연등을통해세상에는잘알려지지않은‘이끼검사이야기’를틈틈이전하고있다.유약하고소심한탓에범죄의세계를헤집는일이늘버겁다고느끼면서도,기어이발끝에힘을주고여기에서있는이유를찾아보고자범죄너머로희미하게발견되는‘인간에대한낙관’이라는주제를붙들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사건외곽의풍경들

작가지망검사의공소장
대단한그녀
법정의연기자들
존속살해예비죄가품고있는세계
싸움의기술
고등어삼촌의지하실왕국
사기와패기사이
두부공장횡령사건
어떤씨닭
지역에대형백화점이들어오고나서
세상의끝,그녀의집
우리가끝내믿어보는어떤것
수사가끝난지점에서어떤이야기는시작되지

2부유무죄세계의사랑법

공판부장J검사의하루
나의사무실변천사
어떤검사를움직이는힘
그시절,우리가술잔에담았던것들1
그시절,우리가술잔에담았던것들2
쪽박산을위하여건배!
검사엄마2
민원인의송곳끝이나를향하던순간
검찰청생활체조동호회
나의댄스:현재와과거와미래
경직이인간에게끼치는영향
오늘도무사히,우당탕탕공판부

3부시골지청안단테

시골지청안단테:intro
여기는심쿵요정들이살고있어요
웰컴투곶감시티
여사님들의꽃놀이
B검사는버섯이싫다고했었지
해피엔드를향하여,구속영장
장화를샀다
우리는징검다리를건너스타벅스에간다
물끄러미와넌지시사이에서
굿바이상주,올리브그린색작별

에필로그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두부공장횡령사건·법정의연기자들·
존속살해예비죄의아들·검찰청여사님들의꽃놀이
작가지망검사의공소장…”

입증되는세계와입증되지않는세계까지
샅샅이파헤쳐되살린공소장이면의기록들

총3부로구성되어있는책의1부에서는저자가경험했던실제공소사건들을바탕으로‘사건외곽의풍경들’을들여다본다.가출청소년들사이에서‘삼촌’이라불리며아이들을회유,협박해범죄를저지르게하는한남자,성공에대한확신과폼생폼사로살았던어느젊은사업가가사기죄로인해한없이무너져내린단몇개월간의시간,불법촬영물범죄로잡혀왔으나눈이보이지않는다는연기로법정의모두를숨막히게했던피고인의웃지못할사연등공소장에못다기록한사건이면의흥미로운이야기들이펼쳐진다.

2부에서는선배검사의방에더부살이하던저자가민원실옆방을배정받고곤욕을치른경험,법무연수원교수로근무하던시절‘쪽박산’을오르며다시한번‘비주류검사’로서의입지를다지던기억,회식자리에서2인자에게술을따르지않아한때사직서까지고려해야했던검찰내부문화에대한내적갈등까지매회한편의드라마를보는듯한흥미로운에피소드들이가득담겨있다.

3부에서는tvN〈유퀴즈〉출연당시보여주었던올리브그린색의도시,상주지청장으로지냈던시간들을들려준다.10월말부터11월초까지감수확철에는검찰청소환조사도미뤄지는곶감시티상주,첫출근길에할미꽃화병을건네는‘심쿵요정’사무처장님이야기,검찰청이라는삭막하고도살벌한곳에뿌리내린할미꽃을시작으로상주지청의검사3인방B·T·S의활약,구내식당에서매일제철재료로검찰청식구들의든든한한끼를책임지는성여사님과환경미화를담당하는권여사님과의에피소드등풍성한‘이끼검사이야기’를만날수있다.

“그러나나는아직떠나지않고여기에있다.무너질듯위태롭게기록이쌓인검사실책상귀퉁이에시를붙여두고한번씩물끄러미들여다보던날로부터많은시간을지나왔다.18년쯤,출근을하고사건들을마주하고가끔뿌듯해하거나간혹후회하며어쨌든검사로,직장인으로살아왔다.범죄로구성되는세계에대해많은것을알게되었지만,세상과삶이라는것은그보다훨씬더복잡하고도아련한것들로이루어진다는사실도알게되었다.입증되는세계와동등하게입증되지않는세계도존재한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290~291쪽)

“인간이라는연약한종족에대해낙관을잃지않는것이
법을다루는이들이가져야할본분이다”

범죄라는이름의재난속에서도
끝끝내삶의결을헤아리는눈부신마음

사법에관한불신이가득한시대다.특히검찰에대한신뢰는바닥으로추락한지오래다.그만큼출간을앞두고저자의고민도깊었다.
“이시대에…검사된자가책을낸다는것은어떻게이해될까,가던발걸음을멈추고생각해보는날들이많았다.나는마치무너져가는왕국의성곽에꽃을심는한가한정원사가아닌가생각해본날도있다.그러나이내생각을고쳐먹는다.애초에이성곽이지키고자하는것이무엇인가를생각해보면답은조금더명확해진다.”(8쪽)

저자는범죄의땅을일구는방식에대해그어느때보다반성과촉구가내려앉고있으며,그리하여검찰은어떤방식으로든변해갈것이라며그것이무엇이건간에그땅에서우리가지키고자하는바는지금과다르지않을것이라고이야기한다.그러면서스스로이렇게답을찾아본다.“범죄라는이름의재난앞에소중한이들의다정함을지켜내고자하는것,그러한방식으로인간이라는연약한종족에대한낙관을잃지않는것”.한치앞을내다보기어려운시대에그낙관을위한애씀의흔적이묵직하게다가온다.

“농부의딸은세상에나가검사가되었다.사람들의삶속에범죄라고이름붙은것들을찾아내고분석하고분류하고그에마땅한답을고르는일을한다.세상의모든일이그렇듯이일을잘해내려면먼저토양이되는사람들의삶의결을이해해야한다.지금은다만황막한범죄의현장일뿐이지만어느과거에는바다이거나산이었을지모를땅의역사를,그땅위에내려앉았을어둠과바람과햇살의이야기를들어야한다.그러지않는다면기껏해야유죄와무죄로만구축되는이옹졸한세계에서인간에대해희망을품는일은번번이실패하고말것이므로.”(305~3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