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의 숲속 일기(큰글자도서)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큰글자도서)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35.00
Description
“난초의 생장을 돕는 곰팡이·썩은 나뭇가지와 낙엽, 흙과 버무려진 미생물들·
만개한 산딸나무의 꽃·꽃가루를 옮기는 동물들…”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의
자연의 아름다운 질서를 일깨우는 다정한 기록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이자 《식물학자의 노트》 《이웃집 식물상담소》의 저자 신혜우가 신작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를 출간했다. 전작에서 신비로운 그림과 섬세한 글로 식물에 관한 정보와 식물에게 배운 따뜻한 삶의 지혜를 들려줬다면 이번 산문집에서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원으로 지내며 매일을 걸었던 메릴랜드 숲속의 사계절, 열두 달 식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5년 런던 린네 학회 질 스미시스상을 수상한 작가의 그림으로 화려하게 디자인된 사계절 식물 도안도 만나볼 수 있다. 질 스미시스상은 식물의 과학적인 식별을 돕기 위한 그림을 그린 작가 중 우수성을 인정받은 식물학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매우 권위 있는 상으로, 이번 수상은 한국인으로서 최초다.
저자는 과거에도 1년간 메릴랜드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타지에서의 너무도 외롭고 괴로운 생활에 관한 것뿐이었다.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4년 만에 다시 도착한 메릴랜드에서 저자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숲을 마주하게 됐다. 그때부터 복잡한 마음이 들 때마다 무작정 숲속을 걸었다. 이 책은 그 숲에서 만난 식물들과의 소통의 기록이다. 학자의 눈에 비친 숲 그리고 식물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그 울림이 남다르다.
이 책을 추천한 김금희 작가의 말처럼, 그는 “나무가 불필요한 잎과 꽃을 버리기로 결심했을 때 개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과정들을 아는 이이며, 눈이 소복이 내리면 식물들은 안온한 보호 속에 내일을 위한 발돋움을 준비한다는 현상 이면의 진실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은 “조화, 연결, 순환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운 질서를 일깨우는 다정한 기록이자, 상냥한 안내자”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지닌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씩 지식을 넓혀나간다. 경험이 많으면 더 넓고 더 쉽게 이해한다. 예측도 쉬워진다. 그러나 과연 인간의 지식으로 자연은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자연을 공부할 때 언제나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함을 안다. 자연은 복잡하고 거대하고 다양하니까. 결국 마지막 일곱 번째 종인 이 난초를 위해 내년에 다시 이곳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괜찮다. 운이 나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습지 난초는 끊임없이 내가 가진 편견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119쪽)
저자

신혜우

그림그리는식물학자,식물을연구하는화가.대학에서생물학을공부하고식물분류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식물형태학적분류및계통진화같은전통적인연구부터식물DNA바코딩과식물게놈연구등의최신연구를수행하고있다.미국스미스소니언환경연구센터에서난초와관련곰팡이를중심으로식물생태학분야로연구를넓혀나가고있다.
2013년부터영국왕립원예협회의보태니컬아트국제전시회에네번참여하여모두금메달을수상했고,최고전시상트로피와심사위원스페셜트로피를수상했다.2025년4월런던린네학회로부터식물학자로서과학적인식물그림을그린공로를인정받아질스미시스상을받았다.영국왕립원예협회,미국카네기멜론대학,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등에다수의그림이컬렉션으로선정된바있다.
연구를통해알게된식물의이야기,식물탐험을통해만난인연과경험을나누고있다.많은이들이식물과소통하고자연과가까워지길바라며전시,저서,강연,식물상담소,어린이교육등다양한활동을하고있다.
쓰고그린책으로《식물학자의노트》《이웃집식물상담소》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식물과계절을발맞춰걸으며

1부겨울

1월
오늘의식물과내일의식물
눈이내려앉았다떠난자리

2월
브로콜리꽃을떠올리며한걸음
비밀의화원을만든크로커스

2부봄

3월
서양에서처음봄을알리는꽃
배꽃이핀어느날배나무에대한오해를풀다

4월
4월의소나기는5월의꽃을부른다
꽃잎이진다고꽃이사라지는건아니다
부러진가지에새싹이나면

5월
꽃보다아름다운잎사귀들
그나무가거기있으므로
식물위에수놓아진아름다운빛들
어쩌다가우리가알게되어

3부여름

6월
보이지않는생명체들의아름다움
숲속의어두움으로부터
귀여운식물탐험가

7월
녹음속여름열매들
‘식물먹기’에도시작이있었다
자연에는편견이없다
죽은튤립나무가흙이되려면
8월
한여름,나무의성장과상처를바라보며
꽃은정성스럽고참되게핀다
아마존에서새로운길을찾다
왜첫눈에사랑에빠질까
작은우리가큰나무를만나는방법

4부가을

9월
식물이씨앗을심는계절
저멀리파우파우밭너머
자연스럽게유유히
콩을심은곳에콩이난다

10월
피지않는꽃도자신의역할을잊지않는다
작은덤불도누군가에겐숲이다

11월
같은식물,다른삶
우리는다른생물을위해무엇을하고있을까
습지에살던작은나무,크랜베리의여행
과학이어달리기
이제는끝내야할때
일곱개의언어

5부다시겨울

12월
겨울숲속에서만난선물같은나무
떨어진나뭇잎의운명
안개낀숲속에서혼자

에필로그-태평양의동쪽에서서
부록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김금희작가추천도서
★2025년런던린네학회한국인최초질스미시스상수상작가
★영국왕립협회보태니컬아트국제전시회한국인최초금메달·최고전시상수상작가


“숲속에는맞거나틀린것,좋고나쁜것,기쁘고슬픈것이없다”

메릴랜드숲을걸으며함께한식물적사색

작가는숲에서만난식물들을하나씩소개하며자신이머문숲속시간들을들려준다.한겨울얼어버린숲속을걸으며겨울에잎을내는크레인플라이난초에관한에피소드와겨우내눈이쌓이면식물의씨앗과각종미생물들을따뜻하게덮어봄이오면파릇파릇한신록을마주하게하는자연의섭리에관해이야기한다.이른봄,선임연구관과함께폐쇄된연구동건물에들어갔다가크로커스꽃으로뒤덮인비밀의화원을마주한순간의경이와봄에열리는오키드쇼(난초꽃축제)이야기를통해화려하게핀꽃들을싹틔운곰팡이의세계를펼쳐놓는다.3월의어느날연구소한쪽에서활짝핀배나무꽃을보며서양배에관해‘오해’했던재밌는일화와5월의메릴랜드숲속에서발견되는튤립나무꽃송이와꽃이분해되고흙속에스며들어양분이되는과정,그리고튤립나무가지의가루로난초의영양분을만든다는신기한이야기도들려준다.우산모양의메이애플은잎전체에강한독성이있지만,자신의씨앗을퍼뜨려줄동물에게는해를입히지않게하기위해노란열매에는독성이없도록구조화했다는것은신비롭고도놀라운사실이다.

“숲속에는맞거나틀린것,좋고나쁜것,기쁘고슬픈것이없을거라고나는어렴풋이생각하고있었다.어떤사람들은생물의생존방식을경쟁이라는단어로요약하기도한다.하지만나는경쟁이나공생도자연을설명하기엔단편적이라는생각이든다.그보다는조화,연결,순환이라는단어가어울린다.자연의모든건조화롭게연결되어순환한다.어떤것이더해지면그것은다른것으로부터온것이다.그연결고리가각개체이며그개체들이사는방법은개체나름이지만결과적으로그자신에도,다른개체들에도,주변환경에도영향을준다.”(97쪽)

“식물의모든과정은중요하다.버리는것,사라지는것까지도”

조화·연결·순환이라는자연의섭리에관하여

또한이책에서는계절의변화에따른자연의신비로운메커니즘을만나볼수있다.
봄의전령,벚꽃:벚꽃잎이떨어지면붙어있던자리엔상처가남는다.식물또한스스로상처를회복하려한다.과학계에서는식물이‘리그닌’이라는물질로꽃잎이떨어져나간표면을덮어상처를아물게하지않을까예상했다.그러나한국과학자들의발견으로떨어진자리가아닌,꽃잎이잘리게될면을따라리그닌이생긴다.리그닌은분리될면의세포사이사이를메워면을매끈하게하고,꽃잎은그면을따라매끈하고정확하게잘리게되는것이다.

여름의녹음,다우니래틀스네이크플랜틴(난초):난초의씨앗은스스로싹을틔울영양분이부족해특정곰팡이의도움이필요하다.곰팡이는난초의씨앗에외부의영양분을전달한다.그리고많이연구되지않았지만,그곰팡이가잘살아가기위해서는특정한박테리아의도움이필요하다.박테리아는곰팡이를도와주고,곰팡이는난초를도와주는것이다.이러한생태계를생각해보면눈에잘보이지않는수많은미생물은무척경이로운존재다.

가을의루비,크랜베리:크랜베리를들어보면생각보다가볍고씻을때물에동동뜨는걸알수있다.가로로자르면네개의공기주머니를관찰할수있는데그곳에질소,이산화탄소,산소와같은기체가섞여들어있다.습지에사는크랜베리는열매속공기주머니를이용해물을따라흘러가씨앗을퍼뜨릴수있다.덕분에크랜베리소스를끓일때톡톡소리를내며공기주머니가터지는모습을구경할수있다.

겨울의주인,호랑가시나무:활엽수들의잎이떨어져숲이비워지면햇빛이낮은곳까지닿는다.햇빛을가로채는경쟁자가없어지면상대적으로성장속도가느려키가작은호랑가시나무가혼자오롯이햇빛을받을수있다.겨울에낙엽수들이잎을떨어뜨릴때홀로푸른잎을지킴으로써여유롭게광합성을하는것이다.대신겨울의추위를견디기위해잎을단단하고도톰하고뾰족하게만든다.

“꽃잎이떨어지는과정을하나하나생각하면식물이정확히계산한움직임중에신기하지않은과정이없다.또한모든과정이순서대로잘수행되어야한다.버리는것,사라지는것도말이다.내려놓는것도우리삶에서중요한것처럼.모든것이아래로떨어지는건당연한듯보이지만어느과학자는호기심을가져중력을발견했다.이렇듯자연의모든일은사실대단히신비하고필연적이다.그래서더아름답다.떨어진벚꽃잎이흙색으로변해발에밟히는시간도,벚꽃이지고푸른잎이무성해사람들이벚나무에관심을가지지않는많은날도말이다.”(60쪽)


“인간의지식으로자연을예측할수없는것처럼,
식물은언제나내가가진편견을깨닫게한다”

미래를고민하는식물학자이자,자연을마주하는인간의이야기

저자는또한여성과학자로서의내밀한시간들을고백하며식물을이해하고배우는과정을통해자신역시성장해나가는경험을독자들과나눈다.이전까지는좋아하는식물들속에서홀로연구하거나그림을그린시간들이었다면,메릴랜드에서보낸3년여의날들은그가식물학자로서재능이있는지자신을의심했던과거의시간들과,여러관계속에서상처받았던마음을치유하는과정이었다.연구소동료들과의우정,함께살았던할머니·생물선생님인친구와의다정한관계,선임연구원들의따뜻한배려,아마존에서만난학생들·농장봉사활동을함께했던사람들과의경험을통해자연을마주하는인간으로서도한층성숙해지는시간이었다.
결국저자가이책에서담고자했던것은자연이그러한것처럼누군가에대한편견없는시선과세상과사람대한사랑이었다.“상냥한‘스니퍼독’으로이책이자연을사랑하는이들가까이에머물기를바란다”는김금희작가의추천사가더욱마음에와닿는이유도그때문이다.

“우리는살면서자신이지닌경험을바탕으로하나씩지식을넓혀나간다.경험이많으면더넓고더쉽게이해한다.예측도쉬워진다.그러나과연인간의지식으로자연은예측할수있는것일까?자연을공부할때언제나열린생각을가져야함을안다.자연은복잡하고거대하고다양하니까.결국마지막일곱번째종인이난초를위해내년에다시이곳을방문해야한다.하지만괜찮다.운이나빴다는생각이들지않는다.이습지난초는끊임없이내가가진편견을깨닫게해주었기때문이다.”(1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