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미에르 피플

뤼미에르 피플

$17.00
Description
“제가 사랑하는 캐릭터는 한 줌인데,
전부 《뤼미에르 피플》에 있는 거 같네요”
온전히 인간으로도 괴물로도 살아갈 수 없는 세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묘한 이야기들
장편소설 《표백》으로 제1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젊은작가상,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작가상, 심훈문학대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 등을 받으며 놀라운 지성과 상상력을 보여준 장강명의 첫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대학가, 쇼핑몰, 맛집, 유흥과 환락의 거리 등 도시의 현대성과 역사성을 두루 갖춘 신촌의 뤼미에르 빌딩에서 거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작가가 “제가 사랑하는 캐릭터는 한 줌인데, 전부 《뤼미에르 피플》에 있는 거 같네요”라고 밝힐 만큼 장강명 소설의 원류가 담긴 작품이다. 가출 청소년, 청각장애인, 인터넷 여론 조작팀, 반인반서(半人半鼠), 무당 등 정상적인 범주에서 조금씩 비켜난 존재들을 통해 화려한 도시의 이면을 핍진하면서도 환상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누구도 완전히 괴물이 아니고, 누구도 완전히 인간이 아닌 세계”라는 판타지적 설정은 인간과 비인간, 생과 사, 부와 가난, 젠더와 계급 문제 등 첨예한 사회 이슈와 윤리적 쟁점들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무엇보다 《뤼미에르 피플》은 불행으로 치닫기 쉬운 삶 속에서도 한 줄기 빛(lumière)을 찾아내려는 이들의 분투를 통해 끝내 상실되지 말아야 할 인간성과 희망 또한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건 께름칙한 일이 될 수 있다. 동물과 인간이 섞인 기괴한 존재들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고, 도무지 실제일 리 없는 그들이 지금 시대의 보통 얼굴, 그러니까 당신과 나를 차갑고 정직하게 대변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완전히 괴물이 아니고, 누구도 완전히 인간이 아닌 세계. 이 판타지적 설정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나는 이 책
으로 배운다. _요조(뮤지션, 작가)
저자

장강명

장편소설《표백》으로제16회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열광금지,에바로드》《호모도미난스》《한국이싫어서》《그믐,또는당신이세계를기억하는방식》《댓글부대》《우리의소원은전쟁》《재수사》(전2권),소설집《당신이보고싶어하는세상》,연작소설《산자들》,짧은소설《종말까지다섯걸음》,산문집《5년만에신혼여행》《책,이게뭐라고》《책한번써봅시다》《아무튼,현수동》《소설가라는이상한직업》《미세좌절의시대》,논픽션《당선,합격,계급》《팔과다리의가격》《먼저온미래》등이있다.수림문학상,제주4·3평화문학상,문학동네작가상,오늘의작가상,심훈문학대상,젊은작가상,이상문학상,SF어워드장편소설부문을수상했다.아내김새섬대표와온라인독서모임플랫폼그믐(www.gmeum.com)을운영한다.

목차

801호박쥐인간
802호모기
803호명견패스
804호마법매미
805호돈다발로때려라
806호삶어녀죽이기
807호피흘리는고양이눈
808호쥐들의지하왕국
809호동시성의과학
810호되살아나는섬

해설_반인반수(半人半獸)의생태학·정은경
초판작가의말
개정판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보이는세계와보이지않는세계.
두세계는각각의논리와규칙을지니고있는듯했다”
대도시한복판에드리운그림자같은존재들,뤼미에르피플

〈801호박쥐인간〉에서아르바이트로근근이생활하는가출청소년'나'는스스로를박쥐인간이라여긴다.“언제나현재를살기때문에미래를생각하지않”으며절망에빠진타인의슬픔에기대어살아간다.그러던중교통사고로남자친구를잃은임신부를만나범인을찾는일에휘말린다.성장과미래를거부하며스스로를공상에가두었던소년은과연평범한일상으로복귀할수있을까.
〈802호모기〉의남자는어느날갑자기전신마비상태에빠진다.잘나가는건설업체임원이자해외로어학연수를떠난아내와아이를둔그는예기치못한사태를계기로인생을돌아본다.오로지성공만을위해달려온나날을고백하며소진된인간의피로와허무감을드러낸다.
〈803호명견패스〉의'나'는저신장여성이다.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통해시청에서근무하던중동료이자청각장애인재홍을만나연애감정을느낀다.하지만재홍의옆집여자가둘사이에끼어들면서셋의관계는점점불가해한방향으로치닫고마는데…….
〈804호마법매미〉는죽은작가가남긴작품들의의도를추측하고분석해가는이야기다.소설속소설이라는액자식구조를통해작품속인물들이《뤼미에르피플》을메타적으로톺아보며,아직출간되지않은소설《시간의언덕,현수동》에대한궁금증을한껏자극한다.
〈805호돈다발로때려라〉는두개의서사가동시에진행되는독특한구성을지닌다.가진자와못가진자의관점을나란히병치함으로써자본주의에적극적으로가담할수록누구도승자가될수없는현실을가감없이보여준다.
〈806호삶어녀죽이기〉는돈을받고여론을조작하는'팀-알렙'이사이버불링에시달리는소연경을돕는이야기다.공론장의판도를바꾸는작업과그세부를통해온라인에서익명으로벌어지는아귀다툼과날것에가까운인간본성을현미경으로들여다보듯관찰한다.
〈807호피흘리는고양이눈〉은뤼미에르빌딩을둘러싼길고양이들의세력권다툼을흥미진진하게그려낸다.고양이사회에서벌어지는갈등과문제를경유해인간세상에서벌어지는분란과소동을예리하게묘파한다.
〈808호쥐들의지하왕국〉은쥐어머니에게서태어난반인반서(半人半鼠)의이야기다.“주민등록번호도,호적도,졸업장도없”는존재들이감내해야하는비극을묘사함으로써인간다움에대한질문과계급의식에비판을제기한다.
〈809호동시성의과학〉은어린소년의관점에서세상의불합리를이해해보려는노력을담고있다.세상만사란“서로복잡하게중첩돼함께일어”나고“전혀상관없을것같은사소한일이중대한사건의원인이되기도”한다는사실을예측불가하고긴장감넘치는전개로보여준다.
〈810호되살아나는섬〉에서는노래를통해자연과사물의질서를변화시킬수있는당주들이등장한다.그들이지닌초자연적능력을통해인간으로서는가늠할수없는세계를상상하게하고서강대교아래위치한밤섬의미래에대한궁금증을불러일으킨다.

“이소설은수준높은환상교향곡이며,
그안에는음울한이사회의마법같은자화상이숨어있다”
현실의이면을냉철하게반영하는장강명문학의출발점

장강명의첫연작소설《뤼미에르피플》은출간당시“세상을깊이있게바라보려는힘”과사회의문제점을“냉철하게분석”하는미덕으로독자들의많은사랑을받았다.기괴하지만어딘지모르게정감가는캐릭터,과감하고실험적인구성,일상과환상이절묘하게교차하는이야기로호평받았다.기자출신작가의치밀한취재력을바탕으로직조된현실반영적소설들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가위협받는오늘날에도여전히유효한질문들을던진다.무엇보다《뤼미에르피플》은작가의오랜화두이자상상속공간인'현수동'이처음등장한책이기도하다.산문집《아무튼,현수동》을거쳐현재작가가집필중인소설《시간의언덕,현수동》까지이르게될서사적맥락을《뤼미에르피플》을통해짐작해보는재미가톡톡하다.이렇듯자기만의문학세계를공고히쌓아올린작가의출발점을면면이살펴볼수있다는점에서도새로운장정으로거듭난《뤼미에르피플》은특별한의미를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