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레볼루션 (기술 패권 시대, 변화하는 질서와 한국의 생존 전략)

미중 관계 레볼루션 (기술 패권 시대, 변화하는 질서와 한국의 생존 전략)

$17.00
Description
미중 패권 경쟁과 '기정학(技政學)' 시대,
위기를 기회로 만들 한국의 전략과 선택은?
2025년 6월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이 실시한 공동 기획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65퍼센트가 “미중 전략 경쟁과 갈등”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2기 정부 이후 더욱 첨예해진 미중 갈등을 대다수 국민이 직접 피부로 체감하는 것이다. 한국이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대립의 격화는 국가 전략 전반을 뒤흔드는 불확실성 요인이다.
이와 동시에 세계는 '기정학(技政學)' 시대로 진입하는 중이다. 지리적 환경이 아니라 기술 발전이 국제 질서를 결정짓는 시대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AI 분야는 이제 국가 생존과 직결된 절박한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 GPU 생산과 인공지능 칩에 대한 원천 기술이 없고, 그나마 비교우위가 있다고 평가받는 D램 반도체 분야마저 중국에게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히는 중이거나 이미 역전당했으며, 기술 산업 전반에 있어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미래는 미국과 중국의 동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으며, 그 속에서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한국이 맞닥뜨린 위기를 직시하며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시급한 문제의식 아래, 국내 정치·경제·외교·기술 분야 전문가 4인이 한데 모여 나눈 논의를 기록한 대담집이다. 성균관대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이 기획한 지식 콘텐츠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정치·경제적 상황과 기술 산업 동향, 2025년 10월 31일 개최되는 경주 APEC 등 최신 흐름을 반영해 책으로 엮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현실주의나 지정학 등 기존 담론만으로는 명쾌히 설명하기 어려운 지금의 미중 관계를 비롯해, 한국의 실존적 위기인 공급망 문제와 AI 분야에서의 한계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요동치는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뿐 아니라 개인의 생존 전략까지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희옥,김영한,권석준,차태서

저자:이희옥
성균관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성균중국연구소소장.주요연구분야는중국의정치변동과동북아시아국제관계이며,주요논저로《중국의새로운사회주의탐색》,《중국의국가대전략연구》,《중국의새로운민주주의탐색》등이있다.

저자:김영한
성균관대학교경제학과교수.국제경제학,특히국제경제통합과산업구조재편에초점을맞추어연구하고있다.삼성경제연구소수석연구원,한국외국어대학교국제지역대학원조교수등을역임했다.현재한국국제통상학회부회장,한국통상정책포럼위원장등을맡고있다.주요저서로《지속가능한자본주의체제와경제적합리성》등이있다.

저자:권석준
성균관대학교화학공학부,반도체융합공학과,미래에너지공학과교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첨단소재연구본부에서선,책임연구원을역임했다.주로차세대반도체소재및공정기술을연구하고있으며주요저서로《반도체삼국지》《차세대반도체》등이있다.

저자:차태서
성균관대학교정치외교학과부교수.한국국방연구원안보전략센터연구원,공군사관학교군사전략학과전임강사등을역임했다.담론분석과정치사상사를기반으로미국외교와세계질서변동연구에집중해왔다.주요저서로《30년의위기:탈단극시대미국과세계질서》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미국,무엇을원하고어디로가는가
MAGA현상의정체|분노의정치공학|마당은좁게,담장은높게|스스로패권국지위를포기한미국?|40년전대성공한그전략은다시통할까|이유있는트럼프의'삥뜯기'전략|미국은정말약해지고있는가?

2장미중경쟁,어떻게바라봐야하는가
미국의'배은망덕프레임'|미중경쟁은피할수없는'운명'인가?|미국의중대한오판|미중관계,이런접근은반드시경계해야|'피크차이나론'의실체?

3장한국,생존할것인가도태될것인가
제재와결핍이만든중국의역설적혁신|답은지난역사속에있다|바로지금이위기이자기회다|죽느냐사느냐,갈림길에선한국|중국AI혁신의네가지비결|한국이중국의길을따를수없는이유|적시의정부개입은반드시필요하다|포스트AI,그다음전장은어디일까

4장길없는길위에서살아남기
휘말릴것인가버려질것인가|불가능한탈중국과필요한탈중국?|한국이'AIG3'도약을노리기에앞서|우리는위기를제대로직시하고있는가|신냉전이라는추운겨울,우리의길은|전승절과APEC,놓치지말아야할단서와기회|마무리하며

출판사 서평

'MAGA'로드러난미국의진짜얼굴

미국은도대체무엇을원하는것일까?1장에서는트럼프의부상과MAGA현상의정체,현재미국의'진짜의도'가무엇인지를입체적으로해부한다.제2차세계대전이후부터지금까지자유무역과민주주의의수호자를자처했던미국은이제'미국이최우선'이라는기조아래관세폭탄,자국우선공급망구축,동맹국에대한방위비압박등의정책을펴며자유주의적질서를스스로무너뜨리고있다.예측불가능한미국의행보는트럼프라는한개인의특이성에서비롯된일시적현상일까?저자들은'MAGA(MakeAmericaGreatAgain)'로대표되는현미국의여러당혹스러운모습이세계화와중국의부상으로인한미국제조업의쇠퇴,대량실업및불평등심화,'다수-소수현상(Majority-Minority)'이초래한불안,이를방치한정치권의무능등이복합적으로작용한결과임을짚는다.1980년대이후세계화의물결은미국에막대한부를안겼지만동시에중국등신흥국의부상도촉진했다.미국은2001년중국의WTO가입을적극지지하며'떠오르는중국'을자유주의질서안에서관리하려시도했지만,그결과미국제조업은빠르게중국으로대체되었다.이에더해미국으로유입되는유색인종이민자가늘면서경제적불만뿐아니라문화적불안과갈등까지심화하기시작했다.이렇게누적된'미국절반의분노'가바로MAGA현상의근간이라는것이다.즉,MAGA는트럼프라는단일원인으로부터탄생한일시적정치구호가아니라자유주의질서의모순과갈등이낳은,더이상부인할수없는'미국의새로운얼굴'이다.

또한저자들은현미국의행보에“'지난30년동안동맹국들이우리를등쳐먹었다'는인식”(50쪽)이자리잡고있음을지적한다.패권안정이론에따르면,패권국의힘이상대적으로약해지는시기에기존패권국은단기적국익에집중하며동맹국들로부터일종의'조공'을뜯어내려는약탈적모습을보이는데지금의미국이그와비슷하다는것이다.그렇다면미국의국력은객관적으로쇠퇴하는중일까?저자들은미국의강경한대중국정책이나무역시장에서의보호주의적정책이,미국의국력이약해지거나중국의국력이강해져서라기보다는“미국이란나라의'주관적의지'가빠르게쇠퇴”(36쪽)한결과일수있다고분석하며'글로벌공공재를제공하는자비로운패권국'으로서의역할을미국스스로포기하고있다고진단한다.미국은이제노골적으로중국과의경쟁에만집중할것이며,그런만큼한국은미국을'자유주의질서의리더'로전제하는기존인식이낡았음을인정하고앞으로더욱심화할미중경쟁양상과세계탈단극-다극화흐름을세심히주시할필요가있다고강조한다.

미국의'배은망덕프레임'과'피크차이나론'

“미국국무장관마르코루비오(MarcoRubio)는여러차례에걸쳐냉전이후이어져온미국중심의자유주의국제질서를부인하고,미국과중국의G2체제혹은다극체제의출현을인정”했다.(58쪽)2장에서는미국과중국의상호인식과경쟁구도를해석하며그안에서한국은어떤입장을취해야하는지를살펴본다.

한때미국은자유주의질서에중국을동화시키려했다.그러나트럼프1기정부들어그기조가급변한다.차태서교수는현재미국의대중국프레임을“배은망덕프레임”(63쪽)이라고이름붙인다.“중국의WTO가입을지지하며기회를줬더니,이제와서자유세계질서를흔들려한다는것이미국의인식”(63쪽)이라는것이다.또한김영한교수는이러한미국의대중인식이중국에일자리를빼앗겼다고여기는미국제조업노동자들의정서에서비롯된것이라설명하며,그결과미국의산업정책은점점'중국에대한경쟁력확보'에초점을맞추게되었고이는미중간국제리더십경쟁과맞물리며양국갈등이더욱심해졌다고진단했다.

그렇다면미중갈등은앞으로봉합될여지가없는것일까?권석준교수는상호기술호환과비용절감등자유무역의이점을미국이포기하기는쉽지않을것이라고본다.또한“이젠미국이디커플링이라는카드를꺼내들고중국을견제하기가점점어려워지고있으며,반대로중국은웬만한산업에서이미내재화와자급화를이뤄제재의파급력이제한되는상황”(69쪽)이라고분석했다.미중갈등이마냥'바닥을향한경쟁'으로치달을수만은없다는것이다.이희옥교수는한발더나아가“설사중국이미국과'존재를건싸움'을원하더라도협상결렬비용이너무크기때문에”(76쪽)현실적으로는공개적대결을피할수밖에없으며,미중관계는다층적이해관계와긴밀한상호의존속에서전개되고있는만큼한국은앞으로그복잡한맥락을더욱섬세하게읽어야할필요가있음을지적한다.이런맥락에서,이장에서주요하게전개된'피크차이나론'에대한분석은'혐중정서'가무분별하게확산되는지금매우중요한시사점을던진다.중국은이미성장의정점을지났을까?아니면여전히잠재력이남아있을까?중국을둘러싼여러담론이이념적해석의산물일가능성을간과해선안된다.예컨대,지난전승절80주년열병식을통해시진핑의건재함이확인되었다.최근제기된'시진핑실각설'은중국의불안정성을부각하려는외부세력에의한가짜뉴스였음이여실히드러난것이다.저자들은미중관계를정확히이해하고전략을모색하기위해서는한미중을둘러싼복잡한맥락을객관적이고냉철하게파악할필요가있다고역설한다.

기술이곧무기인시대,한국의현재와미래는

3장에서는본격적으로미국과중국그리고한국기술산업의현주소를짚으며,한국이과연어떻게미중경쟁구도속에서기술주권을지키면서도나름의경쟁력을확보해나갈수있을지를촘촘히분석한다.2025년1월,중국의스타트업딥시크가공개한AI모델'딥시크R1(DeepSeek-R1)'은전세계에커다란충격을주었다.현재중국에서는“'B2'라불리는로봇개가태산의쓰레기를치우고,스타벅스커피가만리장성까지드론으로배달”(138쪽)될만큼AI가일상깊숙이침투하며새로운기술발전을촉진하고있다.권석준교수와이희옥교수는중국에서기술혁신이탄생하고있는근본원인을'미국에의한결핍'때문이라고분석한다.미국의강력한제재가역설적으로중국의자립화를촉진했다는것이다.또한기술분야에대한중국의대규모투자는앞으로얼마든지'제2,제3의딥시크쇼크'가출현할수있음을예고한다.

한국은어떨까?저자들은“적어도제조업과첨단산업에서는실존의위기앞에놓여있다”(123쪽)라고냉정한평가를내린다.이에더해이희옥교수는“중국은자국의기술수준을의도적으로낮게평가하고있을가능성이있다”(139쪽)며,한국이인식하는것보다훨씬빠른속도로중국의혁신이진행중이라고경고한다.그렇다면한국이기술선진국으로도약할가능성은없는걸까?권석준교수는“한국이이러한상황에서벗어날방법이아예없는것은아니”(126쪽)라고말한다.첨단반도체생산기술이제조공정,공학,물리,가성비측면에서점차한계에봉착하고있는지금이야말로우수한가격대성능비를갖춘기술을선점할절호의기회라는것이다.

한편,반도체와AI이후의차세대기술전장은어디일지에대한저자4인의전망은이장에서가장흥미로운대목중하나다.“'지금인류의가장큰결핍과필요는무엇인가'라는질문”(151쪽)과“'인류의난제'가무엇인지를생각해보면답을얻을수있다”(154쪽)는김영한,권석준교수의통찰은미래사회에대한다양한상상력을자극한다.“앞으로사람들의주된수요는'사람들을덜불행하게만드는,혹은행복하게만들어주는분야'에서나올것같다“(152쪽)는김영한교수의예측은인공지능과기술이인간을소외시킬것이라는우려가팽배한상황에서특히의미있게다가온다.

한국은어떻게새로운기회의주인이될것인가

4장에서는한국의현실을'한미동맹','탈중국','소버린AI'등최신현안을담은키워드를중심으로분석하고,한국이가야할방향성을제시한다.한국은대만문제와관련해,한미동맹안에서원치않는분쟁에휘말릴수있는'연루의딜레마'와필요에따라버려질수있는'방기의딜레마'라는두가지위기에동시에놓여있다.이는미중경쟁이격화되며새롭게부각된냉혹한외교현실이다.한편,전임정부의지나친이념적접근은대중국인식의현실감을떨어뜨리며오히려탈중국의실효성을다시점검하게했다.한중무역이적자구조로전환된상황에서과연'탈중국'은필요한가?필요하다면현실적으로어디까지가능할까?이에김영한교수는미국이요구하는수준의'완전한탈중국'은비현실적이라고단언한다.하지만그러면서도“중국시장과우리대기업들의중국생산기지에대한과도한의존을벗어나는것은한국산업구조의리스크를최소화하기위한필수과제”(169쪽)라며,위험을줄이기위한무역다변화전략의중요성또한함께짚는다.권석준교수역시이러한시각에공감하며현대자동차의전기차사업사례를다른산업에서도벤치마킹할필요가있다고제안한다.

그렇다면한국이앞으로수립해야할기술산업분야의정책방향은무엇일까?이제AI분야는국가의명운이걸린핵심영역으로,정부와민간모두역량을총동원해야한다는데이견이없다.현정부는'AIG3'도약을목표로다양한정책을추진하고있으며현재이러한기조아래소버린AI를비롯한여러논의가활발히전개되고있다.권석준교수는“소버린AI,소버린AX,소버린버티컬AI로발전할가능성이가장높은국가는미국이아닌중국”(183쪽)일것이며미중양국의기술산업환경현주소를면밀히비교·분석한다.또한이를바탕으로한국이진정한AI강국으로도약하기위해어떤점이부족한지를냉정히짚고앞으로반드시확보해야할핵심조건들을상세히제시하는데,현정부의AI정책을객관적으로검토할수있는기준으로삼기에충분하다.마지막으로는지난9월열린중국전승절80주년열병식의북중러연계와10월31일예정된경주APEC정상회의를함께다루며최근국제정세가한국에던지는함의를살피고,미중관계와기술산업을더욱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는가이드를제시한다.

《미중관계레볼루션》은격화되는미중경쟁속에서한국이직면한과제가단순한외교적선택이아니라국가의지속가능성을결정짓는전략적문제임을일깨운다.그리고그답은어느편에서느냐가아닌,한국스스로기술주권과전략적자율성을어떻게확립하느냐에달려있음을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