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팬덤과 극단의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 교양)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팬덤과 극단의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 교양)

$18.00
Description
‘나쁜 정치 패키지’에 포획당한 우리 정치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포퓰리즘, 정서적 양극화, 팬덤 정치의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 교양
윤석열 정부가 한창이던 2024년 3월, 〈썰전〉 정치 논객 이철희는 《한겨레》에 〈돌아보고 내다보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정치 때문에 나라 망하겠다” 싶은 염려 때문이었다. 당파적 관점을 떠나 좀 더 큰 흐름과 구조적 요인을 짚어 봄으로써 한국 정치가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내다보려는 시도였다. 그러던 차에 12·3 불법 계엄이 일어났다. 이 친위 쿠데타는 윤석열의 탄핵과 6·3 대선, 이재명 후보의 당선과 정권 교체로 끝났다. 이재명 정부 아래 대한민국의 많은 것이 정상화되고 있다. 이제 아무 걱정 없이 모든 게 잘 될까? 정치 때문에 나라 망할 일은 없을까?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연재 〈돌아보고 내다보고〉의 글을 한데 모으고 보완해 엮은 책이다. 저자는 한국 정치의 위기가 여전하다고 단언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정치사의 결정적 장면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몰락과 이재명 정부의 탄생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정치적 양극화와 팬덤 정치의 폐해가 우리 사회에 단단하게 뿌리내렸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불법 계엄부터 정권 교체까지의 과정을 되짚으면서 우리 정치의 현주소와 위기의 실체를 살핀다. 2부에서는 위기의 정점이었던 윤석열 정부와 검찰 공화국의 한계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를 분석한다. 3부에서는 정서적 양극화와 팬덤 정치의 역사와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이자 이재명 정부의 지향점이 되어야 할 '좋은 정치'를 모색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기조연설에서 “민주주의가 밥 먹여 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좋은 정치의 단면을 잘 보여 준다. 보통 사람들의 삶이 좋아지려면 민주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주의만 되면 보통 사람의 삶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개선하지 못하는 민주주의, 다시 말해 정치가 무능할 때 극단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정치가 '밥 먹여 주는' 데에 실패하면 극우, 내란 세력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이런 악몽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 정치가 잘해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정치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청사진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탄핵, 극우 카르텔, 개헌, 정치 검찰, 여당과 총리의 역할, 포퓰리즘, 미국 정치와 트럼프 2기 등 남녀노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정치 현안들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 준다. 저자 특유의 냉철하고 예리한 분석,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 위트 넘치는 입담과 풍자가 읽는 맛을 더한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가 준동하고 한국의 내란 세력 척결은 요원한 지금, 이 책은 기울어진 우리 정치를 바로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상식과 넓은 시야를 선사하는 탁월한 '민주주의 입문서'이자 '정치 교양서'이다.
저자

이철희

저자:이철희
1964년경북영일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그로부터30년뒤한신대학교에서‘노무현대통령과박근혜대통령탄핵을비교·분석하는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국회에서사회생활을시작해민주당전략기획위원장,제20대국회의원을지낸뒤‘상대를죽여야내가사는정치’가싫어국회를떠났고2021년4월부터문재인정부의마지막청와대정무수석비서관으로일했다.
JTBC시사교양프로그램〈썰전〉,채널A〈돌직구쇼〉등에출연했고TBS라디오〈퇴근길이철희입니다〉,SBS라디오〈이철희의정치쇼〉,CBS라디오〈이철희의주말뉴스쇼〉를진행하는등한동안방송인으로활동했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부소장,민주연구원부원장,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우석대석좌교수등을지냈고,현재지식디자인연구소장,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객원연구원,일곱번째나라LAB이사로활동하고있다.
지은책으로《나쁜권력은어떻게무너지는가》《정치가내삶을바꿀수있을까?》《이철희의정치썰전》《뭐라도합시다》《1인자를만든참모들》등이있고,《민주주의의정치적기초》《진보는어떻게다수파가되는가》등을우리말로번역했다.

목차

감사의말
프롤로그:정권교체성공과과반득표실패의의미

1부비상계엄과탄핵그리고조기대선으로의여정
불가피한탄핵,틈을노리는정치검찰
트럼프식부활꿈꾸는윤석열의극우정치
유신적비상대권과공공의적
쿠데타라는걸인정하지않으면,쿠데타는성공한다
대한민국을망치는극우카르텔의실체
트럼프는이겼지만윤석열은질것이다
극우카르텔을지탱하는지위위협프레임
개헌은못난정치의해법이아니다
민주주의퇴행을단죄할최고의무기는‘종이짱돌’
이재명정부의필승전략은내려놓기와나누기

2부윤석열정부와검찰공화국은어떻게몰락했는가
민주주의자가아니거나민주주의를모르거나
역대이런대통령도,이런영부인도없었다
미국의공동대통령이었던퍼스트레이디들
제왕적대통령을제어할비토플레이어,여당
한국정치사에서총리는계륵인가,보배인가
제왕적대통령을견제할국정조정자,국무총리
검찰,수사포퓰리즘으로개혁에맞서다
검찰에의지해싸웠던여야가모두패한이유
검찰과보수정당의밀착을야기한어설픈검찰개혁

3부팬덤·극단주의에사로잡힌한국정치의오늘
미국은어쩌다죽일듯싸우는정치에포획됐을까
‘지못미’노통과박통,정치양극화의시작
보수우위구도가깨지자경쟁이거칠어졌다
심판론에도작동한‘저쪽이싫어서투표하는민주주의’
애착넘어혐오로나아가는정치팬덤의정체
박정희향수와박근혜팬덤,노무현애수와문재인팬덤
팬덤정치가우리사회를잡아먹고있다
수구로역주행한보수정당,검찰파트너로전락하다
싸가지와힘자랑은진보의가치도,수단도아니다
보통사람들의마음을얻는것이좋은정치
성공한대통령이되려면탄핵결정문을보라

에필로그:이재명정부와보통사람들을위한정치

출판사 서평

제21대대선,이재명후보의과반득표실패의의미는?

제21대대선은“내란세력을심판하고민주주의를회복하는국민적힘을보여준행복한선거”였다.하지만다른면으로는상대에대한미움과반대가동력으로작용하는정치적양극화가우리사회에굳건하게자리잡고있음을보여준암울한선거이기도했다.(15쪽)저자는그증거로이재명후보의과반득표실패를꼽는다.물론‘이재명이대통령되면나라망한다’는반명정서와공포마케팅이일정효과를거두었고,이재명후보캠프의약간의방심도없지않았다.하지만무엇보다,우리편이좋아서가아니라상대편이싫어서표를찍는부정적당파성이크게작용했다.

서로다른정당이나정치인,그지지자들간에첨예한갈등과날선대치의사례는세계적으로많다.영국에서는2016년브렉시트찬반을놓고격돌하다하원의원이살해당하기도했고,브라질에서도2023년1월대선후에폭동이일어났다.어떤이슈에대해찬반이나뉘고선거에서성패가갈리는것은민주정치의일상이지만근래에는경쟁자가아니라적으로대한다.상대를죽여야내가사는정치가횡행하는것이다.지난2022년에퓨리서치센터가조사한바에따르면조사대상19개국중시민이생각하는정치적양극화와대립이가장심한나라로미국과한국이꼽혔다.미국에서는세명중한사람꼴로정치때문에친구를잃는다는보고가있다.우리나라도마찬가지다.정치때문에친구와연인이다투고,부모와자식간에대화가단절되는경우가허다하다.(175쪽)

우리나라에서는제18·19·20대대선을거치면서정서적양극화와이념적차이가동시에커졌다.특히정서적양극화는자존심이상하거나상대를미워하는혐오감을자극하는등의어떤계기를통해활성화되는데,한국정치사에서두번의중대계기가있었다.2009년의노무현전대통령(노통)에대한수사와그의서거,2017년의박근혜대통령(박통)탄핵과적폐청산이그것이다.(184쪽)노통의죽음과박통의탄핵으로품게된‘지못미’의감정적앙금때문에두당은각각피해의식으로뭉쳤고,상대에대한적개심으로전의를불태웠다.자신들은억울한피해자,상대는무도한가해자였으니서로를경쟁자가아니라적으로여기게된것이다.그결과지지정당에대한애착이아니라상대에대한증오가당파성의중핵으로자리잡게되었다.(189쪽)

저자는윤석열정부의탄생과12·3내란사태가‘긴과정’에서벌어진하나의계기임을지적한다.이과정이란보수세력이민주적가치보다권력장악및유지를더중시하면서극우화에빠져들고정서적양극화가극심해지는등민주주의가퇴행하는것이다.(90쪽)그리고이‘긴과정’은여전히진행중인데이때주목해야할병폐가바로팬덤정치다.우리정치를옥죄면서벼랑끝으로내몰고있는팬덤정치는언제형성되었고어떻게작동하는것일까?

애착넘어혐오로나아가는팬덤정치는언제어떻게시작되었나

민주주의이론의대가아담쉐보르스키는약한정당정치와강한당파성을갖는시민들의조합으로민주주의의위기를진단했다.이런맥락에서한국의정당들은강성지지층,즉정치팬덤에의해포획(partycapture)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180쪽)정치팬덤은누군가를좋아하고그를열렬히응원하는것에서그치지않는다.다르게행동하거나딴소리를내면욕설을퍼붓고혐오를쏟아내며심지어배제에나선다.‘내편’이아니면무조건타도의대상,즉적으로규정하는것이다.게다가내편인지아닌지는팬덤이결정한다.팬덤정치란이“정치팬덤이차이와이견을혐오하고배제하면서정당과의회등정치를짓누르는현상,또는정치인이팬덤을만들고이를권력수단으로활용하는정치양식”이다.(206쪽)정치팬덤은‘총공(문자총공격)’이라불리는문자공세,시위등퍼포먼스,댓글달기등을통해일상정치에적극적으로개입한다.그래서어지간한정치인은이들의표적질을당할까봐전전긍긍하며눈치를보게된다.(207쪽)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를정치팬덤의효시로보는시각도있지만저자는노사모를팬덤으로규정하지않는다.팬덤정치의본질은나와생각이다른정치인이나정치집단을혐오하는데있는데,노사모는팬질을통해경쟁자들을악마화하거나퇴출시키는일에나서지않았고오히려비판적지지에충실했기때문이다.한국의팬덤정치는노무현전대통령에대한검찰수사와그의죽음,팟캐스트방송〈나꼼수(나는꼼수다)〉의등장,국회선진화법통과,박근혜정부의출범등으로이어지는정치적흐름속에서형성되었다.(210쪽)

대표적인정치팬덤으로박근혜팬덤과문재인팬덤을들수있다.박근혜의팬덤은보수의영웅박정희에대한향수와보수언론의‘팬덤적’지원이복합적으로작용해탄생했다.문재인팬덤은보수정부·언론의핍박과죽음으로인해지켜주지못한노무현에대한애수와대안적·대항적미디어플랫폼의등장이결합해탄생했다.(211쪽)저자는팬덤정치를가장극점으로까지끌어올린인물로이재명대통령을꼽는다.그의팬덤은딴소리하는정치인들을‘수박’으로멸칭하면서그들대부분을공천에서힘으로탈락시켰다.당의결정도뒤집고,당헌당규의개정도수시로이뤄냈다.호불호나긍정·부정을떠나팬덤의패권화라해도무방할만큼놀라운기세를보여주었다.(220쪽)

팬덤당원들이보여주는열광과적대의감정은대규모의당원들을결속시키는유용한방식이지만결정적인단점이있다.이견을존중하고서로다른대안을놓고경쟁을벌이는정치가힘을잃는것이다.타협이나다른생각은배신이나내부총질로간주되기때문이다.포퓰리즘,정서적양극화,팬덤정치는서로가서로를강화하고,자극하고,지원하는패키지로움직인다.그결과는상대에대한혐오와적대,나아가부정과배제다.이‘나쁜정치패키지’가우리정치를짓누르고있다.(203쪽)더큰문제는이나쁜정치패키지가사회경제적어젠다를후순위로밀어낸다는것이다.덕분에원래정당들이해야할일,즉자신의기반이되는사회집단들의요구와의사,이익과가치를대표하거나매개하는역할을하지못하게된다.(223쪽)그렇다면이나쁜정치를극복하려면무엇이필요할까?

보통사람들을잘살게만들고,그들의마음을얻는것이좋은정치

미국의정치학자엘머에릭샤츠슈나이더는“시민의삶은정치의원천이다”라고했다.독일,스웨덴등북유럽복지국가나미국의뉴딜체제는노동의사회경제적힘을강화시켜주고그힘이정당을통해정치적으로표출되는방식으로건설되었다.(235쪽)저자는민주화이후역대정부의집권기를살펴보고이런결론을얻었다.‘국민은정부와여당이민생과경제등먹고사는문제에집중할때박수를치고,정치적갈등이슈에매몰되어삶의문제를등한시하면화를낸다.’(264쪽)즉,좋은정치란보통사람들이잘살수있도록만들고그들의마음을얻는정치인것이다.

예를들어미국의도널드트럼프가2016년과2025년대선에서당선될수있었던이유는민주당이사회경제적약자들의마음을얻지못했기때문이다.미국민주당은클린턴8년,오바마8년동안자신들에게표를준노동자,흑인등약자들의삶을바꿔놓지못했다.반면트럼프는세계화와그에따른제조업공동화로인해삶의질이나빠진노동자들의박탈감과분노를이용해그들의지지를얻어냈다.(236쪽)노무현정부와문재인정부가다음대선에서정권을내준이유도사회경제적기반을넓히고다지는데실패했기때문이다.중산층또는중상류층이라는‘울타리안’사람들의목소리에적극호응하고,‘울타리밖’사람들에게무심한것이다.특히문재인정부는“코로나19팬데믹위기에자영업자,비정규직·플랫폼노동자등약자들에게더많이더다양하게지원했더라면,경제지표보다금융을통한부동산관리에더많은신경을썼더라면,사회경제적이슈에집중하는입법정치를펼쳤더라면,검찰개혁프레임에갇힌채불필요한자극과오판으로‘검사윤석열’을키워주지않았더라면”대선승패와이후의정치가많이달랐을것이다.저자는주어진권력을누굴위해쓸것인지,권력으로보통사람들의삶을어떻게바꿔놓을것인지에대한이해와정책,그리고용기가부족했다고평가한다.(234쪽)

정치는보통사람들의일상을어떻게바꿀것인지에대한비전,삶의방식이어떻게달라질것인지에대한상(image)을제시해야한다.(239쪽)이재명정부의과제가바로여기에있다.보통사람들을위한정치와정책을펼치는것말이다.저자는보통사람들의더나은삶을위해이재명정부가더잘하고반드시성공해야한다고강조한다.그리고이를위한몇가지제언을책에담았다.역사적으로성공한정당의사례를보면,상대를파트너로존중하고그들일부와연대할때다수파가되어국정이안정되고사회가더욱발전했다.그래서통합정부와여당내에서야당역할을하는집단이필요하다.또권력분산을위한제도적조치들,검찰과감사원개혁,방송법개정,재정권력민주화도빠뜨리지말아야한다.(98쪽)독자들은이책을통해‘내려놓고,나누고,함께하는것’이이재명정부의승리전략이자좋은정치를위한첫발임을깨닫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