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가족의 오랜 비밀이던 딸의 이름을 불러내다)

양양 (가족의 오랜 비밀이던 딸의 이름을 불러내다)

$17.00
Description
어느 밤, 술에 취한 아빠는 자신에게 자살한 누나가 있음을 고백한다. 이후 사람들을 만나 내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고모가 있었다고 말하면, 그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궁금했다. 왜 가족의 비밀 이야기 속 주인공은 늘 고모나 이모일까?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저자 ‘양주연’은 고모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아빠를 설득해 인터뷰하며 ‘가족의 비밀’에 관한 수십 년간의 침묵을 깬다. 오래된 가족 앨범을 펼치고, 호적 등본을 살피고, 고모가 다니던 학교에 찾아간다. 고모의 동창, 선생님,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그 과정에서 집을 떠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 딸이자,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말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은 연인인 고모 ‘양지영’을 알게 된다. 이어 고모를 둘러싼 억압과 차별, 규범의 폭력을 돌이키며 고모의 삶과 죽음을 재구성한다. ‘고모’라는 렌즈로 가족의 시간을 돌아보는 일은 한 번도 보지 못한 고모가 느낀 감정, 고모가 남긴 질문이 사실은 오래전 ‘주연’ 자신도 느끼고 떠올렸던 것이었음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사적인 이야기로 출발한 서사는 고모를 닮은 여성들을 비추며 더 멀리 나아간다.
잊힌 죽음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오랜 금기가 깨지고 비밀이 드러난 자리에는 무엇이 올 수 있을까? 금기, 수치심, 낙인 등 여성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한 바를 표면화하기 어렵게 하는 여러 기제들을 살피고 “이름 없는 여자”의 “이름”을 다시 새기며, 이 책은 여성을 둘러싼 억압과 차별을 “‘여자들의 죽음을 기억하라’ 그리하여 ‘여자들의 생을 기억하라’는 초대로 바꾸어 낸다”.
양동 쪽방촌을 다룬 〈양동의 그림자〉(2013)를 시작으로 비정규직 학내 청소노동자를 조명한 〈내일의 노래〉(2014), 광주항쟁에 대한 외할머니의 기억을 다룬 〈옥상자국〉(2015) 등 사적인 서사와 사회적인 서사를 탁월하게 연결하는 다큐멘터리로 평단의 찬사를 받아 온 양주연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인 〈양양〉은 제11회 부산여성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고,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제21회 EBS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초이스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32회 캐나다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상영되었다. 이 책은 영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글로 옮기고, 촬영기와 소감, 제작 이후 에피소드 등을 추가해 영화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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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주연

저자:양주연
광주와서울을오가며작업하는다큐멘터리감독이다.다큐멘터리와여성학을전공한뒤여성이서사화되는방식에대한작업을이어오고있다.양동쪽방촌을다룬〈양동의그림자〉를시작으로비정규직학내청소노동자를조명한〈내일의노래〉,광주항쟁에대한외할머니의기억을다룬〈옥상자국〉등을만들었다.
첫번째장편다큐멘터리영화인〈양양〉은제11회부산여성영화제대상을수상하고,제25회전주국제영화제한국경쟁부문,제21회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초이스부문에초청되었으며,제26회서울국제여성영화제,제32회캐나다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등에서상영되었다.

목차

프롤로그_과거라는세계를유영하는

1.이름없는가족
1.우연한발견
2.양씨집안의여자들
3.평범해야해,평범
4.이름도얼굴도몰랐지만
5.첫번째인터뷰

2.흔적없는흔적찾기
1.주인공을촬영할수없는영화
2.자살이라는물음표너머
3.두번째인터뷰
4.사라진과거
5.이름의시간
6.공부해야하는삶
7.사소하다는말에가려진

3.누군가의빈자리를응시하는두눈
1.고모는친구들의기억을통해
2.고모의마지막사진
3.공과대학여학생
4.공개연애
5.기록되지못한그날
6.드러나지않은죽음을드러내는일
7.고모의마지막을누가말하도록할까?

4.가족의시간을다시쓰다
1.애도할수있는죽음
2.호명되는불편한시간들
3.아빠에게보내는편지
4.프로덕션베이비용용
5.고모의이야기가시작이되길바라며

에필로그_터져버린세상에남아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무언가를제대로기억하기위한노력이야말로산자들이서로를사랑할수있는조건이된다는사실을증명하는책.”_손희정,문화평론가
“그녀의집요한질문에누군가는당혹감을느낄지도모른다.하지만곧깨닫게될것이다.진실이자유를준다는것을.양주연은《양양》을통해자유로워지는데성공했다.”_강화길,소설가

10월22일영화개봉과동시출간!
화제와감동의‘호명’다큐멘터리
〈양양〉에서못다한이야기

아빠에게서어느날“네게고모가있었다”는말,“너는고모처럼되지말라”는말을들은그날부터‘주연’은줄곧고모의이야기가궁금했지만,‘나만가만히있으면그냥지나갈일인지’검열하며,‘화목한분위기에괜한분란을일으키는것은아닌지’의심하며몇해를보낸다.
그러다돌아가신조부모의옷장깊숙한곳에있던앨범에서고모의사진을발견하며이름도,얼굴도몰랐던고모이야기에다가갈마음을먹게된다.고모보다4살어린동생인‘아빠’를인터뷰하며‘가족의비밀’에관한수십년간의침묵을깬다.고모가머물던장소에방문하고,고모가청년기를보낸1970년대의사회ㆍ문화상에관해공부하고,고모의동창,선생님,친구들을만나이야기를듣는다.책에그어진밑줄과필사내용을살피며고모가품었던생각,고민에다가간다.그과정에서‘맏딸’에부여된역할기대에진학의꿈이좌절된여고생이자,개명을하고세례를받고동아리에가입해‘좋은남자친구를사귀고싶다’는포부를밝히며스스로거듭날계기를적극모색한여성,남자친구에게이별을말하는과정에서죽음을맞은연인,사망후8년이지난뒤에서야사망신고가이뤄진가족구성원인고모‘양지영’을알게된다.이어고모를둘러싼여러종류의억압과차별,규범의폭력을돌이키며고모의삶과죽음을재구성한다.사적인이야기에서출발한서사는고모를닮은여성들의이야기를비추며더멀리나아간다.이름조차남기지못한고모를이르는말이던‘양양’은이윽고“양씨집안의여성들”을통칭하는말이되고,“더많은익명의여성들을소환”(58쪽)하는호명으로뻗어나간다.
양동쪽방촌을다룬〈양동의그림자〉(2013)를시작으로비정규직학내청소노동자를조명한〈내일의노래〉(2014),광주항쟁에대한외할머니의기억을다룬〈옥상자국〉(2015)등사적인서사와사회적인서사를탁월하게연결하는다큐멘터리로평단의찬사를받아온양주연감독의첫번째장편다큐멘터리인〈양양〉은제11회부산여성영화제대상을수상하고,제25회전주국제영화제한국경쟁부문,제21회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초이스부문에초청되었으며,제26회서울국제여성영화제,제32회캐나다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등에서상영되었다.이책은영화의감동을고스란히글로옮기고,촬영기와소감,제작이후에피소드등을추가해영화에서못다한이야기를풀어낸다.

“사랑이란무엇일까,가족이란무엇일까”
목소리없이,사라진사람은말할수있는가?

고모의유년,청소년,청년기를따라가던‘주연’은고모삶의마지막조각들에서가부장적억압과교제폭력의흔적을발견한다.이후‘주연’은당시고모의남자친구였던이를수소문하여고모죽음의원인을밝히려노력하는한편,공개연애자체가여성을향한낙인이되던1970년대의여성자살사건을들여다보고,여성인권단체활동가들과만나과거부터현재까지의교제살인판결문을살피며고모‘양지영’의이야기를시대를초월한여성의이야기로확장한다.교제살인사건은진실을증명할당사자가부재하기에재판에서가해자의목소리에무게가실릴수밖에(152쪽)없으며,여성인권운동내에서도‘각성’과‘생존’으로요약되는임파워링서사를따를수없기에“일치와강화의토대가되지못하고,오히려그토대를약화하고사람들을침묵시킬”(153쪽)가능성이크다는사실에주목한‘주연’은“고모는그냥조용히잊히고싶을것같은데…”(140쪽)하는우려의시선에도고모의뜻에다가가는방법은고모의이야기를남김없이듣는일임을되새기면서“고모의마지막을고모를통해말하”(152쪽)게하려는뜻을이어간다.‘사건의진실’을쫓던이야기의축이사라진이의삶을복원하는일의윤리에관한이야기와교차한다.
끈기있고치열한시선으로《양양》은‘젊은처녀가남자친구집에서죽은채발견되었다’는서사에달라붙은오랜낙인과수치심,금기를걷어내고,자신을둘러싼모순과갈등하며‘나’로살기위한방법을모색하고실천한이야기로고모의삶을재해석하여드러낸다.이후주연의제안으로가족묘비에고모의이름이새겨지게되고,처음에는고모이야기를나누기불편해했던‘아빠’가주연에게‘고맙다’는말을건네며“가족의시간”(183쪽)이새로쓰인다.

왜가족의비밀이야기속주인공은늘고모나이모일까?
“고모처럼되지말라”는경고를“여자들의생을기억하라”는초대로바꾸어내는책

“사망원인을규명하기보다는그에앞서서우리가족의분위기가좋았더라면일이이렇게됐을까,이런쪽으로생각하곤했지.가정의분위기를좌우하는핵심인물이할아버지였으니,할아버지가일을이렇게만든게아닐까생각하면서할아버지에대한원망이그당시에상당히컸지,아빠도.근데그런마음을할아버지한테말하지는못했어.”
〈아빠에게보내는편지〉중에서

‘주연’의의지로시작된《양양》은‘아빠’의변화와수용이있었기에가능해진이야기이기도하다.딸에게특히억압적이었던가정환경이누나를고통스럽게했음을알고있었으나,자신역시아버지가되었을때그질서에서자유로울수없던아빠가고모의죽음을돌이켜재해석하는대목이그변화를잘드러낸다.‘아빠’가‘고모’의심정에다가가가정내여성의지위를돌아보는이러한계기는‘주연’과‘아빠’의관계또한환기하며이야기의새국면을열기도한다.주연은“고모라는렌즈”(107쪽)를통해자신에게떠오른질문을외면하지않으면서《양양》이고모의이야기일뿐아니라,아버지와나의이야기이기도하다는것을받아들인다.

“나는언제나집회에서큰목소리로‘성평등’을외칠수있었지만,정작집으로돌아오면나를둘러싼관계안에서그구호를일상의언어로바꿔나가기가쉽지않았다.고모의존재를발견하고알아가는여정은외면하고있던가족의시간을돌아보고새로운일상을꿈꾸는일이기도했다.”
〈에필로그_터져버린세상에남아〉중에서

고모양지영의서사와조카양주연의서사가만나는곳에서《양양》은여성의자기발화와그것의유통에작동하는가부장적억압의구조를슬며시비춘다.여성이겪는일을줄곧사적인경험으로번역하는가부장적구조하에서는젠더위계에따라중요한일과사적인일의스펙트럼이만들어지고,그안에서경험의위계가구성된다.이때‘수치스러운일’‘사소한일’로배치된이야기는내면화된낙인,금기,수치심등의작용으로발화되지못하거나,같은이유에서의식의수면위로떠오르지조차못한다.더군다나“세상이많이좋아졌다”는인식아래에서는억압과검열의작용이더욱미시화될가능성이있다.여성이자신이겪고생각한바를표면화하기어렵게만드는겹겹의기제를돌아보며,《양양》은가족의비밀이드러난자리에화자인‘주연’을포함한여성들의억압과차별경험을겹쳐보이고,모든이들이그자리에자신의이야기를덧대어말할수있는공간을만든다.각자의비밀이“터져버린”이후의시간까지도꼼꼼히담아내어보는이에게용기를건넨다.이이야기가“진실이자유를준다는것을드러내는이야기”(추천의말,강화길)이자기억과발화가“사랑의조건”이된다는사실에다가가는“초대”(추천의말,손희정)인까닭이다.

“1932년태어난할머니정삼례는첫째로딸인고모를낳았다는이유로아들인아빠를낳을때까지죄인처럼숨죽여지냈다.1959년태어난엄마최혜선은공부를잘해수학선생님이되었다.엄마와아빠는부부교사였지만,퇴근후에홀로저녁준비를해야하는사람은엄마였다.1975년세상을떠난고모양지영은남자친구집에서죽은채발견되었다는이유로가족안에서지워져야했다.1988년생인나는결혼을할때,아이를가질까고민할때행복만큼이나잃게될것들을떠올렸다.아내와엄마라는역할이내이름을뺏어가지않을지두려운마음이었다.
각기다른네사람의삶이지만연결되어있다는생각이들었다.나와고모,그리고사라졌던여성들의자리를찾기위해서,나는가족안에서부터기꺼이불편한이야기를꺼내고싶었다.그리고이이야기로부터‘터져버린’미래를상상하고싶었다.”
〈에필로그_터져버린세상에남아〉중에서

2015년겨울부터2025년여름까지
10년의여정속영화에는담기지않은이야기

2015년겨울‘주연’이처음‘고모’의이야기를알게된뒤로영화가정식개봉하기까지10년의시간이흘렀다.그사이‘주연’은결혼과출산을하고〈양양〉은국내외다수의영화관에서상영되며전세계관객과만났다.책《양양》에는영화〈양양〉의제작기를비롯해고모의이야기에다가가며아이와함께하는삶을결심하게된계기,〈양양〉에공명한어느관객과의에피소드,‘주연’과마찬가지로가족의비밀에다가간동료작가와의만남등영화에서는다뤄지지않은이야기로감동을증폭한다.가족에관해서라면체념과포기에익숙했던독자들에게침묵속의무탈함대신시끄러운진실로용기를내는《양양》의이야기가새로운가능성과영감을전할것이라생각된다.

“고모에게,저는가끔고향에와서부모님과시간을보내고있어요.아빠와고모이야기를나눌수있다는건우리가족에게작지만아주큰변화예요.아빠는여전히그자체를불편해하기도하지만,어떨때는저에게불쑥고마움을표현할때도있어요.그리고저는아이를가졌어요.엄마가되는건여전히두려운일이지만저는이아이와함께불편한이야기도나눌수있는시끄러운가족을만들어가고싶어요.”
〈프로덕션베이비용용〉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