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눈물에는 온기가 있다 (인권의 길, 박래군의 45년)

모든 눈물에는 온기가 있다 (인권의 길, 박래군의 45년)

$25.00
Description
“나의 인생은 죽은 이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뒷배는 죽은 자들이다”

한국 인권운동의 이정표 박래군이 기록한
고통과 상처, 회복과 희망의 길
인권운동가 박래군(朴來群)은 한국 사회의 야만적 인권 현실과 싸우면서 인간의 기초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몸과 생애를 바쳐왔다. 그는 무상(無償)으로 헌신(獻身)했다. ‘헌신’이라는 두 글자는 그의 삶을 정확히 요약한다. ‘무상’은 처음부터 그렇게 되어 있었다. _김훈(작가)

세계 인권의 날이자 세계인권선언 77주년을 맞는 2025년 12월 10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책이 출간되었다. 신간 《모든 눈물에는 온기가 있다》는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 현대사의 가장 아픈 곳들을 직접 겪어낸 저자가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이자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은 치열한 비망록이다.
저자 박래군은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사무국장,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를 거쳐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사회의 그늘진 곳을 조명해 왔다. 현재는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 이사와 4·16재단 운영위원장,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 45년간 의문사 진상 규명, 고문 철폐, 장애인 시설 인권 유린 고발,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각종 재난 참사 진상 규명 및 유가족 지원 활동 등 수많은 인권 현장을 지켜왔으며, 이러한 헌신을 인정받아 들불상, NCCK 인권상, 임창순상 등을 수상했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한겨레》에 연재했던 〈박래군의 인권의 꿈〉 시리즈를 다듬고 보완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의 ‘3막 인생’ 중 가장 치열했던 2막, 즉 인권운동가로 살아간 45년 동안의 고통과 상처, 슬픔과 환희가 교차했던 격동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박래군의 말과 활동이 소개되어 왔지만, 이 책에서는 그만큼 박래군의 고뇌와 아픔 등 보다 내밀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책의 깊이를 더하는 요소들도 주목할 만하다. 기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김훈 작가가 저자를 직접 심층 취재해 집필한 10여 쪽에 달하는 추천사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또한 책 말미에 수록된 ‘부록 연표’는 독자들이 저자의 삶을 따라가며 한국 인권운동의 거대한 흐름과 변천사를 한눈에 조망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모든 눈물에는 온기가 있다》를 통해 독자는 그동안 우리가 차갑게 외면해 온 국가 폭력과 참사, 차별과 배제의 현장을 생생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 또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늘 ‘곁을 지키는 사람’으로 살아온 박래군의 삶을 통해, 혐오와 차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길을 잃지 않고 끝내 지켜야 할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박래군

저자:박래군
경기도화성출생.소설가의꿈을안고1981년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입학했다.단편소설로연세문화상을수상하기도했지만,엄혹한군부독재시절격렬한교내시위를목격하고열혈학생운동가가된다.강제징집,노동운동,투옥생활을거치면서혁명을꿈꾸던시기인1988년,‘광주학살원흉처단’을외치며산화한동생박래전의죽음을계기로유가족이되었고,유가협에서인권운동의길로들어선다.인권운동사랑방에서활동하며인권운동가로정체성을굳히고수많은현안에연대했으며,그과정에서여러번투옥되기도했다.국내최초인권운동지원민간비영리재단인인권재단사람을창립해인권센터를세웠고세월호참사이후에는4·16연대,4·16재단등을설립했다.현재피해자곁을지키는생명안전운동가로살고있다.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사무국장,인권운동사랑방상임활동가,대통령소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조사과장,재단법인인권재단사람상임이사,서울시인권위원회부위원장,4·16연대공동대표등을역임했다.현재4·16재단운영위원장,인권재단사람이사,손잡고대표,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동행이사장,4·9통일평화재단이사등을함께맡고있다.저서로《상처는언젠가말을한다》《우리에겐기억할것이있다》《사람곁에사람곁에사람》,공저로《살아남은아이》《새로고침》등이있다.

목차

추천사:박래군과정종숙
들어가는말:이름대로살고있습니다

1장문학청년에서운동가로
변신:내운명을바꾼시위
강제징집:누구라도끌려가죽을수있었다
노동운동:깨진유리창위에서외친노동해방의꿈
옥중투쟁:포승줄,구더기,고문이나를단련시켰다
굴욕과반성:혁명은입으로만되는게아니었음을

2장유가족이되어
상실1:‘겨울꽃’같던내동생,박래전
상실2:‘부재의시간’을견디는고통,박래전의유고시들
운명:의문사농성장을지키다인권운동의길로
민가협과유가협:곁을지키기로한그날의결심
유가족활동가:곤봉에맞고군홧발에짓밟혀도
한울삶:눈치보지않고울고웃는곳
분신정국1:잊을수없는한줄기눈물
분신정국2:깊은상처를남긴‘5월투쟁’
UN세계인권대회:우물안개구리,드넓은인권의세계로
만남과이별:희망을만난자리,믿음을잃은자리
스승:모든이의어머니,나의스승이소선

3장가장약한존재들의곁에서
고문없는세상으로1:상처는몸뿐아니라영혼에도남음을
고문없는세상으로2:미치거나죽거나,고문피해자들이야기
인권운동사랑방:인권운동의새장을연비전향장기수서준식
참여연대:다른길,같은꿈30년의연대
《인권하루소식》1:국정원이사랑했던인권신문
《인권하루소식》2:인권특종캐내는‘시린칼날’
연세대사건:시위현장에여경배치가당연해진이유
인권영화제1:영화속의인권,인권속의영화
인권영화제2:서태지도인권영화제도표현의자유를위해싸웠다
불심검문거부:공권력은시민을함부로해할수없다는‘상식’
양지마을사건:죽어야나갈수있던그곳
에바다사건:한국장애인인권운동의상징,에바다
국가인권위1:‘인권대통령’시대에도계속된싸움
국가인권위2:인권위는위기를벗어날수있을까
의문사진상규명1:422일천막농성으로탄생한의문사법
의문사진상규명2:33년동안자살과타살을오간허원근일병
국가보안법폐지운동1:짓눌린사상과양심의자유를찾아서
국가보안법폐지운동2:박종철같은죽음이더는없도록

4장질줄알면서도싸운다
대추리투쟁1:전쟁기지로는단한평도내줄수없다
대추리투쟁2:평화로잇는길을내고싶었다
대추리투쟁3:대추리에서떠나던날
용산참사1:불타는망루안에사람이있었다
용산참사2:통곡하고,투쟁하고,기도했다
용산참사3:언땅에묻은용산철거민들
인권센터탄생기:적금통장깨고축의금털어준시민들
희망버스:연대가필요한곳이라면어디든달린다
노란봉투캠페인:4만7000원으로시작된기적

5장세월호참사와그이후
4·16세월호참사1:아이들의영정사진은화사했다
4·16세월호참사2:꽃비가서럽게도내린삭발행진날
4·16세월호참사3:종종죽은이들이보인다
4·16세월호참사4:내가한약속의끝은어디일까
4·16세월호참사5:진실은침몰하지않는다
4·16세월호참사6:세월호가올라왔다
4·16세월호참사7:노란리본의약속과4·16재단
4·16세월호참사8:진실은아직바다아래묻혀있다
4·16세월호참사9:이태원유족을껴안아준세월호유족
4·16세월호참사10:걸어왔고걸어갈그길이희망이다
차별금지법:‘나중에’는너무늦다
탈시설운동:모든사람은집과마을에서살아야한다
지속가능한인권운동:광장달궜던그뜨거운마음이이어지기를
내가만난유가족들:스스로낸새로운길을걷고있는존재들

마치며:나의뒷배는죽은자들이다
부록:박래군인권운동45년의길

출판사 서평

문학청년이야만의시대와온몸으로맞서게되기까지

총5개장으로구성된이책의첫장은평범한문학청년이던저자가1980년대라는시대와맞닥뜨리며세상을자각하고운동가로변모해가는과정을담고있다.연세대입학후원재길,성석제,기형도등기라성같은선배들이거쳐간‘연세문학회’에서소설가를꿈꿨지만,최루탄연기로전쟁터가된교정을보며“편하게글만쓰고있을수는없다”(37쪽)는부채감을느낀다.이후1983년4월19일,학내시위에참여했다가체포된저자는제대로된입영절차조차밟지못한채강제징집되어최전방으로끌려간다.1985년제대후에는학교로돌아가는대신‘학출’로서노동운동에투신했으나,1986년한미은행점거시위를계기로구속된다.
저자는1장에서인생첫투옥경험을털어놓으며이때의경험이자신을‘활동가로단련시켰다’고회상한다.(52~57쪽)하지만이덤덤한회고너머로전해지는당시의상황은젊은청년이감당하기에너무나가혹한것이었다.농사일로뒷바라지한부모님의기대를저버리고,보장된미래마저포기한채혁명을꿈꾸며스스로‘나는독한놈이었다’(55쪽)고자부했으나,그조차당시만연했던고문과폭력앞에서무너지고만다.“이러다가는꼼짝없이죽을것만같았다.그때한가지생각이퍼뜩머리를스쳤다.혀를깨물자,그러면포승줄을풀어줄것아닌가?(중략)하지만퉁퉁부어오른상처보다더끔찍한건내마음이었다.(60쪽)”라는고백,혀를잘라서라도저항하려했으나끝내굴복해야했던청년박래군의좌절과자괴감은국가폭력이개인의내면에얼마나깊은상처를남기는지적나라하게보여준다.

내슬픔이세상의눈물과만났을때

2장은‘살아남은자의슬픔’이어떻게사회적연대로확장되는지를잘드러낸다.박래군의삶을송두리째뒤흔든결정적사건은바로동생박래전(朴來佺)의분신이었다.1988년6월4일,숭실대인문대학생회장이던동생은광주학살책임자처벌을외치며스물여섯의나이로분신했다.저자는“거리에나서면‘형’하고부르는소리가들렸다.뒤를돌아보면아무도없었다.(중략)가슴이조여오면서숨막히는고통이몰려오고는했다.”(76쪽)라며동생을잃은후의처참했던심경을고백한다.
그러나저자는상실의고통속에만머물지않았다.동생의죽음으로갖게된‘유가족’이라는정체성은세상곳곳에존재하는억울한죽음에눈뜨게했고,이후부터그는타인의아픔을자신의것으로내면화하여인권운동의동력으로삼았다.“그의마음은‘경청’함으로써타자의고통을받아들이고,그의몸은자기화된고통의힘으로현실에직입(直入)한다.”(8~9쪽)라는김훈작가의말대로다.“김종태열사의어머니가먼저울기시작했다.(중략)감옥에있으면면회라도갈수있을텐데,석방되면안아보기라도하고,결혼하는걸볼수있을텐데평범한사람들에게는당연한일이그들에게는허용되지않는것이었다.(중략)그날밤어머니들의눈물바다를보고나는그들곁을지키기로결심했던것같다.”(95~96쪽)는회고는,그가왜지금까지도변함없이‘잃은자들’을위해살고있는지그마음을엿볼수있게한다.

더낮은곳,더어두운곳을향하여

3장은1990년대중반부터2000년대초반까지,저자가인권운동사랑방활동을중심으로인권운동의지평을넓혀간시기를담고있다.민주화를이룬이후에도영화나가요등창작물검열,경찰의불심검문같은악습은여전히남아있었다.또한이시기는IMF외환위기,신자유주의확산등을거치며전과는다른양상의사회적모순이수면위로떠오르던때였다.저자역시시대의변화에발맞추어,이전까지는유가족지원이나의문사진상규명,고문철폐활동등에집중했다면이시기부터는장애인,부랑인시설수용자등사회가장낮은곳에있는약자들의인권문제에도관심을가지고투신한다.양지마을사건,에바다학교사건등은그참상을수면위로드러내기위해박래군이격렬하게싸웠던끔찍한현장들이다.
인권유린실태를집요하게파헤친저자의치열한행적이기록된3장은우리사회가어떤아픔을딛고지금에이르렀는지를선명하게보여준다.또한폭로와고발,그로인한일시적관심만으로는인권문제를근본적으로해결할수없다는경종을울린다.양지마을사건은당시저자를비롯한활동가와언론의노력으로세상에알려져사회에큰충격을주었다.하지만시설운영주체인노재중일가가자행한잔혹한인권유린에비해,그들에대한처벌은턱없이가벼웠다.“사건뒤에양지마을의담은허물어졌고,법인도천성원에서분리하여이화사회복지법인이되었고,양지마을은금이성마을이되었다.하지만지금도그시설은여전히노재중가족들이운영하고있다.”(221쪽)문제는여전히현재진행형이고,이것이바로박래군이수많은현장을떠날수없는이유다.

영원히지지않는사람,박래군

4장은평택대추리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과용산참사등,2000년대이후더욱확산된신자유주의와개발논리에맞서싸운치열한투쟁을기록한다.박래군은미군기지건설로하루아침에삶의터전을잃게된대추리주민들과함께굴착기바퀴아래몸을던지고,용산참사현장의불타는망루앞에서절규한다.대추리를떠나던날,“대추분교운동장한가운데에구덩이를파고항아리를묻었다.항아리가타임캡슐이었다.주민들은향나무판에‘황새울아,우리다시돌아온다.꼭온다’고적었”(290쪽)지만대추리주민들은결국뿔뿔이흩어져여전히돌아오지못하고있다.용산참사또한마찬가지다.참사이후저자를비롯한여러활동가와시민단체들의노력으로재개발철거민문제가본격적으로조명되었지만,“지금도여전히재개발지역에서는전쟁이계속된다.여전히철거민은쫓겨나고,그자리에고층빌딩이들어선다.”(312쪽)
강자의논리가곧질서인세상에서약자들의투쟁은자주패배한다.저자또한대추리투쟁을회고하며“처음부터승산이없는싸움일수있었다.하지만나는이싸움에서만은꼭이기고싶었다.(중략)질줄알면서도하는싸움,나는늘지는싸움만하는것같다.”(291쪽)라며뼈아픈마음을고백한다.하지만김훈작가는추천사에서“그의싸움은구체적현장에서지는경우가때때로있지만,큰틀에서는대체로지지않는다.(중략)그는자신의싸움을‘질줄알면서도하는싸움’이라고말했지만이런싸움은져도지는것이아니다.”(8쪽)라고단언한다.인권운동의길위에서승패를따지는일은무의미하다.인권운동은더나은세상을꿈꾸는사람들의끈질긴발걸음그자체이기때문이다.4장의제목처럼박래군은‘질줄알면서도싸우는’사람이다.셈하지않고묵묵히제몫의싸움을이어가는사람,그렇기에박래군은영원히지지않는사람이다.

독방에서삼킨눈물,다시희망이되어

마지막5장은2014년4월16일세월호참사이후지금까지,‘생명안전운동가’로거듭난저자의활동을담고있다.저자는세월호참사라는거대한비극앞에서또다시눈물흘리지만,곧장현장으로달려가유가족들의말을경청하고그들의마음을보듬는다.늘그래왔듯함께투쟁하며진상규명을위해온몸을던진다.
세월호특별법제정,4·16연대와4·16재단창립등참사의상처를회복하기위해누구보다앞장섰지만‘1주기불법시위를주동’했다는혐의로생애다섯번째구속을당한저자는구치소독방에서여러사람을떠올린다.세월호참사희생자를위해홀로차례를지내기도하고,2015년5월17일광주민중항쟁35주년전야제행사에서“니맘다안다”며세월호유가족들을안아준5·18유가족들을생각하기도한다.그러고는“나는그들의억울함을푼다고약속을했지만,얼마나그약속을지키고살고있는것인가?다시지키지못할약속을세월호유가족들과시민들앞에서하고있는것은아닐까?”(361쪽)라며자책한다.이절절한고백은그가평생약자들과맺어온‘약속’의무게와,그약속에대한진심의깊이를가늠하게한다.
하지만박래군은슬픔에잠식되지않고또한번나아간다.이태원참사이후,세월호참사와이태원참사유가족들이서로의아픔을보듬는모습을통해희망을발견한다.5·18유가족이세월호유가족을,세월호유가족이이태원유가족을안아주는그‘슬픈연대’는이책이전하는가장중요한메시지이기도하다.연대의힘을발판삼아박래군은차별금지법제정,탈시설운동등새로운시대의구조적차별에맞서여전히투쟁하고있다.

김훈작가는추천사에서“박래군은피해자한사람의고통을‘경청’함으로써그배후를이루는거대한악의실체를세상위로들어올린다”(8쪽)고저자를평했다.또한“그의마음은‘경청’함으로써타자의고통을받아들이고,그의몸은자기화된고통의힘으로현실에직입(直入)한다”(8~9쪽)고썼다.김훈작가의말처럼,박래군은지난45년동안억울한자들이흘린눈물의온기에의지해싸워왔다.“래전아,이형이잘하고있는거냐?”(439쪽)라고묻는저자의마음한편에는상실의고통이남긴낙인이여전히선명하다.하지만그는그동안자신의슬픔을타인의고통에응답하는에너지로승화시켰다.‘세상은나날이나빠지고있다’는비관이팽배한현실이지만,이책은상처받은이를껴안아주려는마음들이모여세상을조금씩전진시켜왔음을,그리하여이세상은끝내살아갈가치가있음을뜨겁게증명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