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기후 붕괴 현장에서 마주친 인간과 비인간동물들)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기후 붕괴 현장에서 마주친 인간과 비인간동물들)

$20.73
Description
기후 재난은 할리우드 영화처럼 오지 않는다
환경 위기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동물권력》 남종영 저자가 청소년을 위해 쓴 첫 기후 픽션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과 '기후 붕괴'의 시대에 진입했다. 그런데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을 외치면서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는데도 왜 실질적인 변화는 더디기만 할까? 오랫동안 기후 변화와 동물권 문제에 천착해 온 환경 저널리스트 남종영 저자는 그 요인 중 하나로 기후 변화를 다루는 서사(이야기)의 방향이 잘못되었거나 그 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우리가 접해 온 기후 위기의 서사는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다. 차오르는 바닷물, 불타는 대지, 초거대 태풍, 빙하 위에 고립된 북극곰처럼 극적인 장면만 떠올리기 일쑤였다. 이러한 방식은 당장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위기를 타자화하고 자연의 위력 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부작용도 낳는다. 인간과 동물, 기술의 관계를 고민해 온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인간-비인간을 포함한 생태계의 총체적 위기'를 헤쳐 나갈 방안으로 허구와 사실을 섞은 '사변적 우화(speculative fabulation)'를 제시했다. 남종영 저자는 이 우화라는 형식을 빌려 그동안 기후 담론에서 소외되었던 존재들, 가난한 비영어권 세계의 시민들과 인간의 언어를 갖지 못한 동식물들의 숨겨진 목소리를 복원해 냈다.
이 책은 그동안 논픽션 위주로 집필해 온 남종영 저자의 첫 기후 픽션이다.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의 홈스 반장과 왓슨 요원은 북극과 남극, 태평양과 동해, 브라질 아마존과 미국 뉴욕, 영국의 네스호와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등 세계 곳곳의 기후 위기 실태를 조사한다. 기존의 뻔한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과학적 사실과 근거라는 뼈대 위에 저자 특유의 엉뚱하고도 치밀한 상상력이 더해졌다. 기후 변화에 따른 나라·인종·계급 간 차별과 바다얼음(해빙)의 소실, 대규모 단일 경작과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 인류 멸종의 공포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다룬다. 단순히 기후 변화의 과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공감 능력과 생태적 감수성을 전하고,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다른 진실과 가능성을 탐색한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 불키드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상징적인 삽화가 더해져, 자칫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환경 이슈를 보다 흥미롭고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제 기후 지식은 선택이 아닌 '생존 교양'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아우르는 탁월한 교양 필독서다. 기후 위기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대신 독자들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며 익숙했던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도록 이끈다. 저자는 “기후 변화는 요술 방망이로 해결되는 한 판의 승부가 아니며, 과학의 숫자 너머에 있는 윤리와 정의의 문제”이자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풀어 가야 할 인문학적 성찰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독자들은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기후 관찰자를 넘어 능동적인 기후 시민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저자

남종영

환경저널리스트이자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장.2001년부터2023년까지《한겨레》에서일했다.영국브리스틀대학에서인간-동물관계를공부했고,기후변화와인간의동물통치체제에관심이많다.북극과남극,적도를오가며기후변화로고통받는인간과동물을기록한'지구종단3부작'시리즈와수족관에갇혀돌고래쇼를하던남방큰돌고래제돌이를고향바다로돌아가게한기사를인생최고의보람으로여긴다.《안녕하세요,비인간동물님들!》《잘있어,생선은고마웠어》《고래의노래》《북극곰은걷고싶다》《동물권력》《다정한거인》등을썼다.《동물권력》으로2023년한국출판문화상교양부문저술상을수상했다.

목차

어른들을위한머리말
프롤로그:치킨해방전선사건

1부기후변화의현실:조심하라,당신들은길을잃었다
1장조심하라,당신들은길을잃었다:다이어트약먹는북극곰사건
2장지구평균기온은얼마나올랐나?:'1.5도라는거짓말'사건
홈스의연구노트|고기후:북극은숲이될까?
3장채식하는북극곰,과장과진실사이:북극곰들의'다이빙워크숍'사건
4장북극곰이사냥당하는세상:아이슬란드북극곰표류사건
5장사과여러분,이삿짐꾸릴시간입니다:과일들의대규모이주사건
6장등굽은명태의소원:동해의사라진명태사건
7장30대6참패의수수께끼:프로야구늘어나는홈런사건
8장팅커벨은왜좀비가되었나:동양하루살이와덕소팅커벨의비밀

2부기후위기의정치학:재난에이득을취하는세력은누구인가?
9장기후재난은영화처럼오지않는다:사라진투발루의노천클럽사건
10장속지말것!바나나멸종설:바나나제국의비밀
11장고래가뛰노는유전:사할린귀신고래이민사건
홈스의연구노트|태양광,풍력발전은과연비싼가?
12장소문을퍼뜨려멸종을막아라:네스호의괴물과딱따구리의비밀
13장대서양해류는멈출까?:강제퇴거위기에처한물범사건

3부모두가행복한미래:약자와동물을위한기후정의
14장재생에너지확대의그림자:그레타툰베리의배신사건
15장배낭을멘비둘기들:사이보그비둘기사건
홈스의연구노트|기후위기를넘는도나해러웨이의'사변적우화'
16장아마존강의지옥문과슈퍼저탄소소:소고기그린워싱사건
홈스의연구노트|다윗의돌팔매'기후소송'의간략한역사
17장누가인류멸종설을퍼뜨렸을까?:인류멸종박람회사건
18장핑크닭이출몰하는세상:핑크치킨과새로운이야기의문

에필로그:기후변화이후의삶

출판사 서평

최신환경문제와기후이슈를생생하게다룬'사변적우화'

이책은기후변화의실체를과학적근거와함께자세히소개한다.독자들은홈스반장과왓슨요원의시선으로인간의편리함이자연에얼마나가혹한폭력이되었는지확인할수있다.그리고기후재난으로인해고통받는인간과비인간동물들의구체적인삶을생생하게엿볼수있다.
북극의바다얼음감소는인간활동으로인한기후변화의가장직접적이고도상징적인지표다.지구온난화로인해1979~2023년까지매년제주도42개면적과맞먹는바다얼음이사라졌다.게다가북극권의바다얼음은봄에는너무빨리녹고가을에는너무늦게얼게되었다.그바람에북극곰이바다에나가사냥할시간이크게줄어생존을위협받고있다.먹이가부족해개체수가줄었고,먹이를구하기위해인간마을에다가갔다가사냥을당하기도한다.(29쪽)
수온상승으로인한바다얼음과빙하의소실은해수면상승과초대형사이클론의원인중하나다.이로인해태평양의작은섬나라들은치명적인타격을입는다.세계에서네번째로작은나라인투발루가대표적이다.전체인구1만1000여명중대다수가모여사는수도푸나푸티섬의해발고도는1미터가되지않아해수면상승에특히취약하다.영토소실의위협앞에서투발루와호주는팔레필리조약을맺었다.이에따라호주정부는투발루해안복원프로젝트에1100만달러를지원하고매년투발루국민280명에게영주권을부여한다.2050년대가되면전국민의호주이민이완료되는데이는한국가의소멸을넘어기후불평등이낳은참혹한실상이다.(147쪽)
기후위기는우리의식탁까지위협한다.2090년대에는우리나라에서재배한사과를아예먹지못하게될지도모른다.사과는서늘한곳에서잘자라는데온난화의영향으로현재예산,대구,충주로유명하던사과의산지가강원도로북상했다.이대로가면국내에서사과재배가능지가없어질것이다.(88쪽)국민생선으로불렸던명태는동해바다에서이미자취를감췄다.지난56년동안세계바다의표층수온이0.7도오를때한국바다의수온은1.44도올랐고특히명태가사는동해수온은1.9도나올랐다.1980년대10만톤이상잡혔지만2000년대들어서는거의잡히지않게되었다.우리정부는수정란을확보하기위해살아있는명태에현상금50만원을걸기도했지만결국양식에실패하고말았다.(100쪽)
이외에도엉망진창행성조사반의사건파일은기후위기의최전선을생생하게담고있다.서울과수도권에대량출현한동양하루살이는무분별한개발과인공조명으로인한빛공해가생태계를어떻게교란하는지보여준다.(130쪽)사할린섬에서의유전개발은귀신고래를떠나게만들었다.(176쪽)그린란드에'빙하댐(인공구조물)'을설치하려는시도는북극바다의해류순환안정화를위한것이지만이때문에물범들은서식지를잃을지도모른다.(204쪽)소고기산업때문에파괴되고있는브라질아마존의열대우림,유럽최대규모의풍력발전단지를조성한노르웨이의포센반도,기후변화로인한인류멸종에반대하는영국런던시위현장,대기속탄소포집장치와우주거울프로젝트같은온난화방지기술개발현장등국내외를넘나드는최신환경이슈들을중계하고있다.


거대서사와가짜뉴스이면을들여다보는'기후문해력'의힘

엉망진창행성조사반이추적하는것은단순히지구평균기온상승치나해수면높이가아니다.이들의진짜조사대상은기후변화를둘러싼진실과과장,그이면에숨겨진정치·자본·권력의역학관계다.닭,북극곰,명태,과일같은비인간존재들은사건의제보자이자핵심증인으로등장해인간중심주의너머의목소리를들려준다.
예를들어앞에서소개한투발루주민의비극은그저기후변화때문만은아니다.투발루에는변변한공장하나없을정도로산업이발전하지못했고자원도턱없이부족하다.경제적미래가나아질거라는희망이없는투발루의청년들은과거부터이민을선호했다.외국에서미등록노동자가되어서라도일을해야고국으로돈을보내가족을먹여살릴수있기때문이다.게다가'투발루가2050년에사라진다'는주장은과학적근거없이'기후재앙의이미지'로소비될뿐이다.
기후위기를홍보와마케팅의일환으로이용하는사례도있다.세계최대소고기가공업체JBS는유전자를조작한'슈퍼저탄소소'를개발해2040년까지탄소중립을달성하겠다고광고했다.소는장내미생물이풀을소화하면서트림과방귀로메탄을배출한다.1톤의고기를생산하는데무려499톤의온실가스가발생하기때문에'기후악당'취급을받는다.하지만JBS같은육류기업들은탄소중립을실천할계획도제대로갖추지않았고,탄소배출량이적은소를개발하지도못했다.그저자신들의이익을위해소비자를기만한것이다.이처럼실제로는환경보호효과가없거나환경에악영향을끼치는행위를하면서도리어허위·과장광고를통해자신의행위를친환경적으로포장하는것을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한다.여기에는자본의무책임하고뻔뻔한민낯이여실히드러난다.(250쪽)
기후변화를막는가장빠른방법은온실가스를배출하는석탄및천연가스등화석연료발전소의운영을중단하고태양광과풍력등재생에너지발전소를짓는'에너지전환'이다.그렇다면재생에너지확대는무조건옳은기후행동일까?거주인구가적고바람이센북극권과스칸디나비아고원지대에풍력발전소건설붐이일고있다.하지만그로인해이곳에살던순록들은보금자리를빼앗겼다.스웨덴의환경운동가그레타툰베리마저이곳의풍력발전소철거를주장하는아이러니한상황이펼쳐졌다.재생에너지확대를위해자연을훼손하고그곳의동물과원주민의권리를침해한다면이는올바른기후정의일까?(223쪽)
이처럼기후위기는단순한공학적문제가아니라,불평등한자본의구조와권력의역학관계가복잡하게얽힌고차원적문제다.이관계를제대로알지못하면권력과자본의논리에휘말릴수밖에없다.게다가기후위기관련가짜뉴스는물론과장과허위가광범위하게퍼져있는현실에서비판적사고는꼭필요하다.이책은독자들로하여금기후변화의'현상'뿐아니라'구조'도들여다볼수있도록'기후문해력'을높여준다.그리고무조건적인비관론이나막연한낙관론대신냉철한현실인식이필요하다는것을깨우쳐준다.무엇보다기후위기라는거대한산을넘기위해우리에게필요한것은자본과기술만이아니라,서로를돌보는마음과공정한시스템임을강조한다.


기후붕괴시대에더욱필요한공감과연대의힘

산업화이전대비지구평균기온상승폭을1.5도이내로억제하자는약속은인류문명과생태계붕괴를막기위한최후의보루다.이를위해전세계는2030년까지온실가스배출량을절반가까이줄이고2050년까지'넷제로(Net-Zero)'를달성하겠다는도전적인과제를설정했다.하지만2025년1월,유럽연합의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2024년지구평균기온이산업화이전보다1.6도높았다”고발표했다.우리는이미약속된선을넘었고기후변화는돌이킬수없는티핑포인트(임계점)에진입한것이다.상황이이렇다보니과학계에서논쟁이뜨겁다.일부는비현실적인1.5도목표에집착하다패배주의에빠지기보다는현실을직시하고실현가능한새로운목표를세우자고제안한다.반면,1.5도는단순한수치가아닌인류의'도덕적목표'이고이를포기하는순간기후위기대응력자체가와해될수있으므로고수해야한다는주장도있다.(60쪽)
그렇다면1.5도를지켜내지못한미래는곧인류의멸종을의미할까?유엔산하'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패널(IPCC)'의2023년도6차보고서중가장비관적인시나리오(SSP5-RCP8.5시나리오)에따르면,이번세기말기온은최대5.7도까지오르고해수면은1미터가량상승할수있다.이는분명거대한재앙이지만인류가멸종할수준은아니다.지구역사를돌이켜보면약5000만년전중생대팔레오세-에오세극열기(PETM)는지금보다10도이상더뜨거웠지만많은동식물이살았고심지어영장류의조상도살고있었다.(285쪽)즉,인류멸종이라는두려움에매몰되기보다는우리가아직제대로알지못하는'변화된세계'에어떻게적응하고대응할지고민하는것이더시급하다.
이책의에필로그는저자가상상한'변화된세계',마지노선인1.5도를지켜내지못해지금보다2.7도가오른2100년의세상을그리고있다.그시대의선진국과저개발국들은탄소제로약속을지키지않았고화석연료사용량도줄이지않았다.어떤기후변화협상도,기술도소용이없었다.하지만선진국의기후횡포에대한대규모시위가전세계로번지기시작했다.파키스탄,타이,몰디브,투발루,이집트,에티오피아등개도국에서시작된시위는브라질아마존,런던트래펄가광장,워싱턴백악관앞그리고서울광화문광장까지번졌다.덕분에모든나라가문제의식을공유했고,기술중심의해결책이생태계복원과보전중심으로바뀌었다.가난한나라의에너지생존권과비인간동물들의권리를먼저살피는'느리지만확실한'에너지전환과기후정의를실행한것이다.덕분에사회적·정치적갈등은줄고,인류는순조롭게지구의리와일딩(재야생화)을완성할수있었다.(311쪽)
이에피소드에이책을관통하는메시지가담겼다.우리가1.5도라는수치에갇혀절망하거나안주할필요가없다는점이다.또지속가능한변화는첨단과학기술이나정치·자본이아닌,소외된이웃과생명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는공감과연대의힘에서비롯된다는사실이다.이책은독자들에게기후변화를바라보는새로운시각과서사를선사함으로써이연대에기꺼이동참하도록만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