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스러운 돌봄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

탐욕스러운 돌봄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

$18.00
Description
“우리의 탐욕은 안이 아닌 밖을 향해야 한다.
나만의 예술이자 모두의 책임인 양육을 위해”
내 아이라는 영토를 넘기 위한 사회적 사유
아픈 딸아이를 간병하며 질병과 돌봄을 둘러싼 사회구조에 간절하고 정확한 의문을 제기한 첫 책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로 호평받은 신성아 작가가 3년 만에 《탐욕스러운 돌봄》으로 돌아왔다. 전작으로부터 더 확장된 돌봄, 육아와 교육을 아우르는 미성년 양육에 관한 경험과 사유를 풀어낸 에세이다. ‘탐욕스러운 돌봄’이란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오로지 가족 안으로만 쏟고 공동체를 도외시할 때 돌봄과 사회가 서로 충돌한다는 개념이다. 결혼 제도가 부부 외의 친구, 이웃을 비롯한 외부 공동체에 에너지를 덜 쓰게 하여 전체 구성원 간의 유대를 약화한다는 뜻의 사회학 용어인 ‘탐욕스러운 결혼(greedy marriage)’에서 따왔다. 저자는 내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마음이 사회적 불안과 공포를 동력으로 삼기에 아무리 성실하게 내달려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임을 인식한다. 돌봄이 가족이라는 진공의 영역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나 혼자 다 하는 것 같지만 이 사회의 구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직시한다. 그가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며 부딪히는 모든 문제는 곧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다. 선행학습과 체험활동에 대한 강박부터 계급에 따른 교육격차, 의대 선호 현상,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 서울/수도권 중심 교육의 폐해, 민주주의와 젠더 교육 부재까지 저자와 그의 아이가 겪는 개인적 경험들은 결국 ‘공동체의 결함’을 조각조각 비추고 있다. 즉 《탐욕스러운 돌봄》은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개별 가정의 탐욕도 비판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런 불안과 욕망을 부추겨 공동체를 훼손하는 사회 전체의 탐욕을 지적한다. 사랑과 탐욕의 경계를 고민하고 양육의 방향을 성찰하려는 부모와 보호자들, 나아가 사회 구성원을 건강하게 길러내는 일에 관심 있는 독자들 사이에 다양한 논의를 일으켜 기존의 획일적인 돌봄 양상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책이다.

“부모이기 전에 각자의 ‘나’들이 먼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타인을 돌보는 그 마음을 돌이키기를 제안하고 싶었다. 그렇게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이 사회를 함께 돌아보면 돌봄이 조금은 덜 힘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돌봄의 어려움은 나 혼자 애쓴다고 덜어지지 않는다.” _서문 중에서
저자

신성아

국어국문학과영상이론을공부했다.광고·마케팅업계에몸담았다가국회의원보좌진으로일하던중아이가아파간병을위해그만두었다.지금은아이와개를돌보며읽고쓰는데전념하고있다.《사랑에따라온의혹들》을썼다.

목차

서문혼자애쓴다고쉬워지지않는다

1부.남들다하는것에던지는의문
자기만의함(函)
자존감이라는무기
탐욕스러운돌봄
말로배우는말
엄마,왜나를안봐

2부.아이방밖의세계
의대라는성역
안녕,샤오메이
감각하는민주주의
하이마트로가요
세월이가면

3부.성장은개인적일수없는것
체험집착
누가금쪽이를만드는가
가장최신의유사인간
시간불평등
너라는계단

4부.지성보다용기
활끝이향할곳
소년의시간과공간
가해자도피해자도아닌
단한명의어른
인간이된다는것

미주

출판사 서평

사랑은언제탐욕이되는가
아이를키우다마주친서늘한질문들

1부‘남들다하는것에던지는의문’에등장하는소재는아이가다니는수영장,아이와함께참여한체육대회,아이의수학문제집처럼평범하고일상적이다.하지만수영하는아이를기다리는동안작동하기시작한‘비교회로’에저자는심란해진다.창너머엔유독월등한실력을뽐내는다른아이가있고,옆에는두꺼운선행학습교재를챙기는다른엄마가있다.“취약하니까흔들린다.”(18쪽)캠핑장에서열린작은체육대회에서는코끼리코를열바퀴돌고나서깃발을먼저뽑는게임에아이가참여했는데여덟바퀴만돌고깃발을제일먼저가져간어떤아이가1등을했다.그아이의부모와대회운영진이친한사이여서벌어진일이었으나작은행사의분위기를깰수없었고반칙을목격한아이들은의기소침해진다.아이의수학문제집에‘빗금(틀림표시)’을긋다생각에잠기기도한다.‘무자비한’빗금이아이의자존감을떨어뜨린다는세간의의견때문이다.아이와함께하는매일의루틴,또는간혹의이벤트속에서저자는“내가소수자가되는것은감내할수있어도내아이가순전히나의선택때문에남보다못한처지에놓일까”(18쪽)소심해지지만,실력이모자란게아니라단지‘부모찬스’를쓸운이없어들러리를서는수많은아이들을떠올린다.또현대사회에서아이를키우는데있어어떠한경우에도훼손되어서는안되는절대가치,‘무기’가되어버린자존감열풍을돌아본다.
2부‘아이방밖의세계’에서는이러한일상의문제의식을보다더구체적인사회현상과교차시킨다.아이가대학병원소아암센터에입원해있을때‘양파링’을찾으며울자,36시간연속근무후기어이양파링을사들고온의사의얼굴과뉴스가전하는의정갈등속‘이기적인’의사집단,나아가‘초등의대반’을바라보는복잡한심경을담는다.초등학교교과서에나오는다문화가정학생캐릭터인‘샤오메이’,저출생위기라는말이믿기지않는과대·과밀학급에아이를보내는경기신도시엄마로서의고민,세월호참사로대표되는한국사회의재난을어떻게설명해야할지헤매다그림책에서답을찾은이야기등을통해사적인에피소드가보편의문제의식으로확장되는경험을드러낸다.

“전인적인성장을도모한다거나민주시민의자질을함양시키겠다는말은이제새학기학부모총회인사치레로도들을수없다.더좋은직장을가기위해가야할더좋은대학,더좋은고등학교진학률만내세울뿐이다.”_87쪽

다정한약탈자가되지않기위하여
대치동에선알려주지않는,모두의미래가걸린이야기

3부‘성장은개인적일수없는것’은오늘날한국사회에서아이키우는엄마,또는보호자로서느끼는부조리와안타까움을생활밀착형으로담았다.아이에게좋은경험을선사하려는노력과문화자본에대한사회적압력의경계를고민했던여행,‘키즈’간판을달고장사하는곳빼고는늘눈치를봐야하는아이동반부모로서의고충,챗지피티에게오늘의코디를묻는딸아이의미래를내다보는마음,투여한노력과아이의성장이결코정비례그래프를그리지않는다는돌봄의본질을알아가는과정등이진솔하고치열하게그려진다.
4부‘지성보다용기’에서는젠더교육과학교폭력,청소년일탈문제를제기한다.전통적인성차별뿐아니라‘딸하나는있어야한다’는근래의‘여아선호’현상에서미래의돌봄노동을전제한암묵의강요를읽는다.국가와사회가뒷짐지고있는사이‘아들맘’과‘딸맘’은한정된일자리를두고경쟁해야하는자식세대를위해구태의연한‘성차별vs역차별’입씨름을계속한다.그러는동안서로내가더불리하다는‘피해자경쟁’이벌어지고,성폭력이나페미니즘이라는말은한없이왜곡된채상대를무너뜨릴비기로쓰인다.또한편에서는뉴스속소년범과자신의자녀가이름이같아기분이나쁘니김아무개나A군등으로표기하라고항의한다.“단한명의어른”(201쪽)이필요한아이들에게과연지금어른이있는지,저자는묻는다.

“여자든남자든자신의정체성을피해자로삼아야그존재를인정받고발언권을얻게되었다.(…)이런식의의도된피해자정체성정치는바람직하지않을뿐아니라무척위험하다.당장에우리공동체를낙후시키며어린세대의문제라는점에서먼미래에까지비관의그늘을드리운다.”_195쪽

가둬진돌봄,가로막힌사랑을넘어서기

“상대의행복을바라는진심을욕심이라부르면탐욕스럽지않은돌봄은없”다.(7쪽)하지만이책이말하는것은돌봄이내가“손으로빚는대로그형상이완성되는공예”(8쪽)가아니라는사실이다.반드시변수가더해지고아이는‘세상’속에서자라므로모든돌봄에는나름의동학(動學)이발생한다.따라서양육은나만의예술이자모두의책임이며,창조적인동시에정치적이다.《탐욕스러운돌봄》은세상이추동하는탐욕을덜어냄으로써나의탐욕또한덜어질수있다고,모두의돌봄을고민할때나의돌봄또한수월해진다고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