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나쁜 무리

너의 나쁜 무리

$17.00
Description
최연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예소연
《사랑과 결함》 이후 신작

“이제부터 우리는 한패야”
불가해한 타자를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불가피하게 한통속으로 얽히고 마는 우리
데뷔 4년 만에 최연소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혁명적 발견이라 불리는 예소연 작가의 소설집 《너의 나쁜 무리》가 출간되었다. 수상 당시 “신선함, 즉 혁명성이 있었다”(은희경 소설가), “시대의 과제가 달라졌음을, 새로운 질문을 통과하고 있음을 알려준다”(최진영 소설가)와 같은 상찬을 받은 작가가 “마음이 꽉 차오르고 살아갈 용기가 생기는 느낌” “소설의 힘을 다시금 송연히 믿게 만든다”며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은 첫 소설집 《사랑과 결함》 이후 내놓는 신작이다.
《너의 나쁜 무리》는 타인의 부정적이고 위태로운 모습에 거리를 두다가도 결국에는 휩쓸려 ‘우리’가 되고 마는 이들의 결속과 유대에 관한 이야기다. 함께 역경을 헤쳐감으로써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엮이는 인물들의 징글징글한 애증을 다룬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고 마는 삐뚤삐뚤한 인생”(정이현 소설가)이 담긴 소설들로 “다사다난한 삶의 한가운데에서 끝내 서로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연대”(박상영 소설가)를 조명한다. 또한 급변하는 시대에 남들처럼 보통의 삶을 꿈꾸었으나 번번이 적응하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청년들의 방황과 번민을 다룬다. 그러므로 《너의 나쁜 무리》는 불가해한 타자와 불가피하게 한통속이 되는 인물들을 통해 불화가 만연한 시대에 우리가 함께 살아갈 방식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삶이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망망대해를 헤매는 젊은 세대에게 한 줄기 따스한 빛과 같은 위안을 선사한다.
저자

예소연

2021년〈현대문학〉신인추천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사랑과결함》,장편소설《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중편소설《영원에빚을져서》가있다.황금드래곤문학상,이효석문학상우수작품상,문지문학상,이상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추운뺨에더운손
작은벌
너의나쁜무리
소란한속삭임
아무사이
통신광장
뜰의미래

발문_토성에서살아남는법_박혜진(문학평론가)
추천의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결함투성이인사람들이피워올리는기적의신호”-정이현(소설가)
“묵묵히삶을견디는이들의온기와페이소스가담겼다”-박상영(소설가)
“우리는예소연의시대를살고있다”-박혜진(문학평론가)


세상의떠들썩한호기심에일희일비하지않으면서도시대의나지막한징후들엔세심하게귀기울이는작가.나의시대를정조준하는작가를가졌다는사실은전쟁같은세상에서믿을만한무기하나를가진것같은든든함을준다.나에게는예소연이그런무기인것이다._발문(박혜진문학평론가)

“이제나는가진게아무것도없어.
그래서그런가봐.깊은관계가너무간절해”
멀어지려할수록되려이끌리는관계의딜레마

《너의나쁜무리》속인물들은저마다결핍을지니고있다.그로인해서로에게강렬히이끌리며종내긴밀한관계를맺는다.〈추운뺨에더운손〉은걸핏하면지인들의돈과패물을훔치는엄마를둔‘선이’가어릴적동네친구‘기문’과조우하는이야기다.둘은사라진금두꺼비의행방을논하기위해만났으나그와상관없이관계를복원하는데애쓴다.보이지않는것을보이는것처럼믿는“마임”을함께함으로써변함없는애정과의지를서로확인한다.그렇지만보이지않는것을보이는것처럼믿는일이란무시로의심받고흔들리기마련이어서둘사이의균열은결코메워질수없으리라는점또한작가는예리한시선으로포착해낸다.
표제작〈너의나쁜무리〉는사랑에있어자유분방한‘여사’의손에자란‘유선’의연애담이자성장서사이다.버림받는상황을극도로경계하는여사는번번이사소한일로애인을갈아치운다.그러면서손녀인유선에게“너는그러지않고도살수있으면좋겠”다고가르친다.여사처럼관습에얽매이지않는사랑을원하는유선은자신과다른사람이되라는훈육에불만과분열을경험한다.애정에서비롯된걱정과우려가실은사랑하는이를밀쳐내는일이되고만다는것을,그러한과정이반복되며생긴상처가둘사이를잇는끈질기고도애틋한매개가되는역설을보여준다.
《너의나쁜무리》는친밀함과거리감이동시에존재하는관계의딜레마를핍진하게묘사한다.상대를이해하지못하면서도차마끊어내지못하는,멀어지려할수록되려이끌리는이야기들을통해인간내면의복잡성을깊이탐구한다.

여사는나또한그저그런남자들처럼언젠가떠나게될거라고단정짓고있었다.내가여사를떠나게된건오히려여사의그런확신때문이었다.내가있으면언제나여사가그런불안에시달릴거라는확신.여사안에는아주오래된사시나무가있었다.나는정말이지그나무가너무도쉽게흔들리고마는꼴이보기가싫었다._〈너의나쁜무리〉,101쪽

“최소한으로라도살기위해서는최대한으로노력해야하는거야”
끝끝내무리짓기를포기하지않는사람들의안간힘,
그사랑을위하여

예소연의인물들이지닌또다른특성은자조와비관이다.그들은보통의삶을갈망하지만결코그것을얻지못하리라는염세에사로잡혀있다.그럼에도타자를위해손내밀기를,누군가를한번더믿어보기를기꺼이결심한다.〈아무사이〉는시터로서극진하게할머니들을돌보는‘희지’의이야기다.“고되다못해서러운노동”이라불리는시터일에희지가유독매진하는이유는그전까지입사와퇴사를반복하며가슴한편에쌓인부정적감정때문이다.스스로가“아주나약하고쓸모없는인간에불과”하다는생각이들때마다희지는눈앞의할머니들을사랑하는방식으로이를극복한다.할머니들이자신을그저“일하는아줌마”로취급하며못되게굴어도,보호자로부터“최선을다하지말라고요.우리는아무사이도아니에요”라는면박을들어도희지는자신의소박한생활과고양이영주를지키기위해,말그대로“최소한의것을지키기위해”온힘을다해일한다.타인을돕는행위가곧자신을돌보는활동이나마찬가지임을,우리가삶을지속할수있는방법은오직그것뿐임을아는듯이말이다.
〈작은벌〉은죽음을앞두고병원을탈주한환자와보호자,그리고구급차를모는‘이중일’의내면변화를섬세하게그려낸다.이중일은호송하던이들이생에대한의욕과집착을강하게드러내는모습에새삼스스로의삶을반추한다.“자신이사는동안한번도살고싶었던적이없었”으며“이토록허무하게살아내는삶”에적응했음을깨닫는다.그리하여이중일은구급차를빼앗아도망치려는환자와보호자에게일종의답례처럼구급차를내어주기에이른다.자신을두고떠나가는그들의모습에서기이한보람마저느끼며비로소“완벽하게그들의편”이되었음을실감한다.환자의탈출에연루되고급기야공범이됨으로써난생처음타자가아닌스스로를구조하기에이른것이다.
〈소란한속삭임〉은비밀아닌비밀을속삭이는모임을통해서로에게위로와희망을발견하는이야기다.어디를가도붐비고소음넘치는생활로“어디한군데가단단히틀어진”인물들이“여긴다이상한사람들밖에없어요”하면서도리어안심하고결집하는과정을다룬다.목소리를낮추며가만가만말을건네는속삭임이라는형식이낯선이들간에내밀한공명을이뤄내는장면은그자체로현사회에대한낙관적비유라고할수있다.
이책의‘발문’을쓴박혜진문학평론가는《너의나쁜무리》속인물들이“외로움과단절,서로를이해하지못하는도시의삶을극복하려는사람들”이라말한다.우리가일견“소박해보이기도하고하찮아보일수도있는그들의시도를지지하는건그들의고통에공감하기때문”임을짚어낸다.성긴관계와느슨한연결속에서도끊임없이교류하며더불어살아가기를선택하는사람들.나날이개별화되고결렬되는세계에서예소연의인물들은끝끝내무리짓기를포기하지않는다.때로는상처받고외로이남겨질지라도,서로가서로에게닿고자하는안간힘을멈추지않으며생의귀중한가치를기어코회복해낸다.
이동진평론가는예소연의최근작들이“작가의문학적현재와개인의삶”을고스란히반영함을이야기한다.작품을통해“개인의문제가곧사회적,국가적맥락속에위치”함을선명히드러내는순간들에감동받았다고밝힌다.이렇듯시대를대변하면서도세대를아우르는작가는흔치않을것이다.문단의대세로떠오른젊은작가예소연이앞으로써나갈시대-세대적징후로서의소설들이한층더기대된다.

살면살수록더희미해지고미약해지는데사라지는나를붙들어주는건늘내곁에있는함께희미한존재들이었습니다.어느덧나를정체화하기위해서는그들이필요하다는것을알게되었고그들또한그럴것이라는생각이들자삶에대한의지가생겼습니다.생활을만들어주는건다름아닌만남들이었고만남들속에대화가있었으며대화속에나의작은말이비로소떠돌았습니다._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