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국립국어원 상담실 연구원의 365일 노동기)

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국립국어원 상담실 연구원의 365일 노동기)

$17.00
Description
“그곳의 가장 경이로운 신비는 그 모든 질문에 무조건 답변을 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못 말리는 국어사랑단의 애환과 열정, 광기에 답하는 사람들
‘맞춤법 빌런’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듯, 한국 사회는 맞춤법에 민감하다. 표기 하나 틀리는 것이 줄곧 교양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까, 국어 관련 궁금증을 즉각 질문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요구도 크다. 국립국어원이 카카오톡, 전화, 온라인 게시판 등 통신 수단마다 국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 국어상담실 10년 차 베테랑 상담 연구원이 국어를 상담하고, 토론하고, 연구한 기록이다. 울고 웃는 노동기이자, 시대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드러내는 언어문화기술지이자, 너무나도 헷갈리는 한국어 지식을 덤으로 챙기게 하는 책이다. 질문과 답변으로 언어의 정확성은 어디까지 추구될 수 있을까? 정확한 말을 정확히 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들이 필요할까? 어떤 때는 띄어쓰기 하나에도 예송논쟁을 방불케 하는 날카로운 토론이 따르지만, 또 어떤 때는 대중의 실제 쓰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언어임을 돌아보면서, 누군가는 절대화하고 또 누군가는 저항하는 규범과 규칙의 의미 또한 짚어 본다.
저자

이현영

대학에서국어국문학과불어불문학을전공하고,교육대학원에서국어교육을전공했다.한때학생들을가르치는교사를꿈꿨으나,국립국어원에입사하면서한국어로언어생활을하는모든이들의맞춤법질문에답하는'보이지않는교사'가되었다.
때로는흥미롭고때로는당혹스러운질문들사이를헤매고공부하며어느덧10년차상담연구원이되었다.

목차

추천의글
들어가며_왜우린맞춤법잘틀리는사람을싫어할까

상담연구원의하루
말의탄생
우리는AI
식당이나미용실은이야기를나누는곳인가요?
대화와토론의장
아밀레이스와아밀라아제
이시험문제,정답이뭔가요
이렇게불러도될까요?
말로밥먹고사는사람들
짜장면먹을까요?자장면먹을까요?
킹크랩의‘시가’는얼마인가요?
미워도‘다시한번’
어머니,민수를1시까지어머니댁에데려다드릴게요
정답강박증
갈등이일이될때
사전에는올라있지않으나…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외않되?
너의목소리가떨려
질문자님,저화장실다녀와도될까요?
아니,시대가어떤시대인데아직도‘로브스터’냐고요
‘개맛있다’가상스럽나요
실수가낳은교훈
‘손님’에서‘고객님’까지
‘우리말365’이용시이것만지켜주세요!
장마비면장마비지,‘장맛비’가뭡니까?된장맛나는비란말인가요?
‘못해’와‘못해’
라면을낉…여오거라
인공지능과국어상담
손으로읽는사람들
글쓰기에필요한사소한기술
엄마의사전
‘커피나오셨습니다’존칭의인플레이션
나는어떤‘말의관상’을가졌나
‘고맙습니다’는맞고‘감사합니다’는틀렸나요?

부록_우리말365단골질문20가지

출판사 서평

‘자장면’과‘짜장면’중에서뭐가맞나요?
‘킹크랩시가’는‘시가(市價)’인가요,‘시가(時價)’인가요?
‘라면을낉여오거라’는어떻게발음하나요?
‘갈빗살’은붙이는데,‘닭다리살’은왜띄어쓰나요?
답변하시는분이혹시AI인가요…?

“그곳의가장경이로운신비는그모든질문에무조건답변을해주는누군가가있다는것이다”
사전의빈틈속에서,언어의세계를지키고바꾸고교정하는일에관하여

‘맞춤법빌런’이란말이흔히사용되듯,한국사회는맞춤법에민감하다.표기하나틀리는것이줄곧교양의결함으로받아들여지기때문일까,국어관련궁금증을즉각질문할수있는창구에대한요구도크다.국립국어원이카카오톡,전화,온라인게시판등통신수단마다국어상담서비스를제공하는까닭이다.이책은국립국어원국어상담실10년차베테랑상담연구원이국어를상담하고,토론하고,연구한기록이다.하루60~100건에육박하는질문에답하느라화장실갈시간조차쪼개는현장을고스란히담은노동기이자,시대에따른언어의변화를드러내는언어문화기술지이자,너무나도헷갈리는한국어지식을덤으로챙기게하는책이다.어떤때는띄어쓰기하나에도예송논쟁을방불케하는날카로운토론이따르지만,또어떤때는언중의실제쓰임에호응하며자연스럽게변화하는것이언어임을돌아보면서,누군가는절대화하고또누군가는저항하는규범과규칙의의미또한짚어본다.

“오늘도사람들은왜이말이맞고저말이틀리는지채팅창속우리에게토론을청한다.그러나솔직히말해나는맞춤법실수에크게개의치않는다.사람이노래를잘할수도,못할수도있듯이누군가는맞춤법에강하고누군가는약한것이다.그런데맞춤법앞에서는이상하리만큼많은사람이긴장한다.표기하나틀리는것이곧바로교양의결함으로받아들여진다.”
본문중에서

국어상담노동현장을비추는이책은맞춤법지식을전하는데집중하는책은아니다.그보다는‘맞춤법이당신에게왜중요한지’,‘우리가맞춤법과어떤관계를맺을수있는지’질문하게하는책이다.책에는언어와관련한궁금증을그냥넘기지못하고질문하기를택한사람들이다수등장한다.시험문제의답을확인하고싶은학생과학부모,학생들에게정확한지식을알려주고싶은교사,방송자막과책에실을정보를다듬는언론‧출판관련인들,공문서를작성하는회사원,채용공고에적힌자격요건을틀림없이이해하고싶은지원자,친구와사소한내기를한누군가,인간관계에있어서적절한호칭을고민하는사람,어제무심코들은한마디가두고두고떠오르는사람,신조어와밈의뜻과발음이궁금한사람,‘짜장면’의복수표준어인정소식에마음이조금무너진사람등다양한인물들이국립국어원국어상담실의문을두드린다.
모두‘정답’을기대하며질문하지만,질문을받은상담원들이가장먼저파악하려는건질문자의맥락과의도다.일상속의궁금증인지,방송에쓰이는표현인지,책에들어갈내용인지에따라답변의방향이달라지기때문이다.언어를정확하게하려는노력은고고한규범의성을더욱날카롭고단단하게쌓아올리는것이아니라,맥락에맞춰발화자와청자의관계를다듬고조정하는일이란사실을이책은비춘다.맞고틀림을판별하는일에서나를둘러싼관계를돌아보고세계를재인식하는일로,언어의엄밀성을향한질문과답장의세계속에서독자들은언어를바라보는시각을새롭게할수있을것이다.

“알쏭달쏭한한글자한칸앞에서혼자만의힘으로는도저히답을구할수없을때,우리는마지막으로국립국어원의온라인가나다게시판을찾는다.그곳에서는매일매일새로운대격돌이펼쳐지는중이다.이게맞나요?저게맞나요?뭐가옳고그른지반드시결론을내야만하는사람들의,애환과열정과광기가뒤섞여일렁이고있다.영원히반복되는똑같은물음들,규범의빈틈을파고드는절묘한지적들,언문의신기원을꿈꾸는뇌내연구들…그곳의가장경이로운신비는그모든질문에무조건답변을해주는누군가가있다는사실이다.”_유리관(《교정의요정》,《사명을찾아서》저자)


“한참어린사람이저보고‘〇〇씨’라고부르는게,맞는건가요…?”
한글자,한칸으로관계와세계를새롭게인식한다는것

“한참어린사람이저보고‘〇〇씨’라고부르는게,맞는건가요…?”,“담뱃불을빌려달라고하는건,인간관계의시작이아닌가요?”,“식당이나미용실은이야기를나누는곳인가요?”이책을읽다보면,언어에관한궁금증은많은경우에“관계를둘러싼고민들속에서”(63쪽)피어난다는것을알게된다.그만큼사람들은“감정의세계”(59쪽)와연결된언어에예민하게건드려지기때문이다.
“국어상담실에서답할만한것이아니라심리상담사에게문의해야할”(35쪽)질문들을날마다마주하는한편,단하나의질문을몇해에걸쳐집요하게파고들기도한다.이책에등장하는연찬회(국어원의모든상담연구원들이모여맞춤법사안한가지를두고논의하는회의)에피소드가그러한내용을잘담고있다.‘다시한번/다시한번’의띄어쓰기,‘등심살,갈빗살’과‘닭다리살’의띄어쓰기통일,‘못하다’와‘못하다’의구분등상담연구원사이에서도의견이첨예하게갈려답변방향이일치하지않던사안들이연찬회에피소드들에서소개된다.
국어전문가들이한데모여서논의하는만큼어렵고딱딱한회의풍경이연상되지만,의외로이자리에모인이들이사안을두고가장먼저살펴보는것은각자의‘언어직관’이다.“어떤안건이든다수의언어직관에따라그표현이자연스러운지아닌지를가장먼저고려”(40쪽)하고,어문규정이나사전등의근거자료를그다음에찾아본다.난제를둘러싼까다로운회의에서합리적판단과추론을거치기이전에무의식에주목한다는사실이낯설게다가온다.이에대해저자는“스스로는하나하나의근거를인식하지못하고자연스럽게언어를구사하지만”(46쪽)언어생활은언어직관에의해이뤄지며,“사람의직관이라는게딱히근거가없는듯해보여도어떤표현을이상하고어색하게느낄때는그렇게생각하게된분명한근거가있”(45쪽)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
각자의경험세계와언어생활이총체적으로녹아있는“언어지도”(45쪽)에의해언어직관이발현되기에,언어를정확하게쓰려는노력은종종세계를어떻게인식할것인지에관한문제와닿는다.대중의사용례와편의를고려해‘못하다(‘능력과수준의못미침’을뜻하는한단어)’와‘못하다(‘하다’의부정표현)’의구분을완화하고‘못하다’의사용을넓혔지만,장애와손상의맥락에서‘못하다’쓰임의적절성이문제제기되었던일이그러한사례다.띄어쓰기한칸을결정하는일은장애에관한우리의인식과관점을들여다보고,교정하고,정교화하는일이라는사실을새기게하는일화다.나아가“규범은현실을반영해야하지만,현실도규범의정밀함을필요로하는순간이있”(79쪽)다는사실에대해서생각하게한다.이외에도보조동사‘가다’와‘오다’에반영된뿌리깊은시간관과‘커피나오셨습니다’등의존칭인플레이션세태를다루는에피소드들역시언어와나와사회의긴밀한관계를돌아보게한다.


“답변하시는분이혹시AI인가요?”
전화기와채팅창너머,국어상담원과관계맺기

빠르고정확하고간결한답변때문인지,상담연구원들은질문자들에게종종AI로오해받는다.그러나이책을인상깊게읽은독자라면이들을AI로의심하는대신상담원들과새롭게관계맺을수있을것이다.질문자가의도한과감한표현을동료에게이해시키고자플라스틱생수통을옆구리에끼고‘갖다박는’상황을시연하는상담연구원의모습(139쪽),’이내용을더알려드렸어야했나?’하는생각이가시지않아퇴근직전질문자에게다시전화를거는모습(19쪽),글자하나,띄어쓰기한칸을두고몇차례씩토론을벌이는모습,바른언어의길을모색하면서도‘개맛있다’는표현의대체불가능성에공감하는모습(140쪽)을생생하게담은이책은전화기와채팅창너머우리가미처알지못했던상담연구원들의갖가지얼굴을남긴다.
정답을묻고답하는관계를넘어‘언어지도’를함께만드는동료시민되기를제안하며이책은우리각자가쓰고말하고생각하는한문장한문장의토대를다시믿고이해하게한다.한마디한마디는경험의총체이되꿈꾸고지지하는것의반영이라는사실을근거로“정확해지려는노력”(5쪽)에깃든가능성을헤아리게한다.

“오늘날은인터넷을통해거의누구나뭔가를쓸수있는시대이고,뭔가를써서보이기전에누군가의검사를맡아야하는시대가아니다.이런때에스스로서로정확해지려는노력은그자체로선생이고해방이다.물론그것은모두의것이어야한다.어떻게그런일이가능할까?한국어라는폭풍속에서함께허우적대는믿음직한동료들을확인해보자.”_유리관(《교정의요정》,《사명을찾아서》저자)

“우리는늘말을한다.깨어있을때는물론이고어떤때는꿈속에서도말을한다.조용히있는적이더많을것같다고?천만에.입다물고조용히있다고머릿속도조용하던가?그렇지않다.온갖생각이머릿속을떠돈다.그리고그런생각하나하나가다말이다.말이없으면생각도없다.우리의삶은곧말의삶이다.이책을통해우리는말하는법과쓰는법에대한생각을한층고양할것이다.”_이정훈(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