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음의 밤(큰글자도서) (최지인 산문)

일렁이는 음의 밤(큰글자도서) (최지인 산문)

$26.00
Description
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글자 크기’와 ‘줄 간격’을 일반 단행본보다 ‘120%~150%’ 확대한 책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거나 글자가 작아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최지인 시인 첫 산문집

“어떤 밤은 내게 또다른 시작이다”

리얼리스트 시인 최지인이 들려주는
나를 들여다보는 통로로서의 음악 이야기

신동엽문학상 수상자이자 시집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인 최지인. 그가 등단 10여 년 만에 첫 산문집 《일렁이는 음의 밤》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 책은 시인이 지난 3년간 삶이 막막함으로 일렁일 때마다 음악을 들으며 고요하게 견디던 순간들을 기록한 것이다. 책에는 양희은·잔나비·새소년·권나무·강아솔 등 시인을 살게 했던 음악을 매개로 한 서른다섯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각 장마다 QR코드가 삽입돼 있어 책을 읽으며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시인은 성실함과 치열함을 강요당하는 세상에서 삶의 근원적인 고통에 침잠하다가도 주변의 눅진한 아픔들을 섬세하게 돌보며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왔다. 그를 “현실에 밀착한 이 시대의 리얼리스트 시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음악을 매개로 하고 있지만 결국 세상의 아픔들에 가닿는 작가의 시선은 여전하다.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외면했던 지난날의 자신의 비겁함을 고백하며 실패를 살아내고자 한다. 어제와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되풀이되는 삶일지라도 절대 버리지 않는다.

시인은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늘 자기 내면과 만나게 된다며, 친구들의 음악을 들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나를 들여다보는 통로로서의 음악 이야기’이다.

“미래가 ‘앞으로 올 때’라면 무엇이 내 앞에 올지 모르지만, 시를 쓰고 노래하며 미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다.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늘 나와 만난다. 음악을 듣는 것은 나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나는 친구들의 음악을 들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19~20쪽)

“예술을 매개로 죽음을 기억하며 슬픔을 살아내겠다고 했다. 잊히는 것을 기억하면 사라지지 않게 된다고, 찰나의 밝은 것들을 받아 적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문학은 얼마나 무력한가. 무력하더라도, 계속해야 한다는 걸 안다. 더 큰 문제는 무력과 무능을 사유하지 않는 것이다.”(34쪽)
저자

최지인

崔志認
1990년경기도광명에서태어나중앙대연극학과와광운대대학원국문학과에서공부했다.2013년『세계의문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창작동인‘뿔’로활동중이다.시집『나는벽에붙어잤다』『일하고일하고사랑을하고』『당신의죄는내가아닙니까』,동인시집『한줄도너를잊지못했다』『너는아름다움에대해생각한다』가있다.제10회조영관창작기금을수혜하고제40회신동엽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여는글-반복과변주

살아있음의의미는살아있다는것
다시나아갈힘을불어넣는,이승윤『폐허가된다해도』

기억하려는것은새기억으로다시온다
산다는일의의미를오래곱씹는,양희은『양희은1991』

우리는짐작보다더빨리지나갈거야
떠난것과남은것을헤아리는,강아솔『정직한마음』

기쁠때도슬플때도있겠지
너무매여살지말자다짐하는밤에,복다진『꿈의소곡집』

그것이우리의시작이고우리의끝
‘이세상어딘가를헤매었던사람들’을위한,
이상은『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어린시절우리는무슨소원을빌었을까
사랑과슬픔과한숨과기도의노래,잔나비『전설』

나를나라고부를수있는것
결코세상을버리지않는,전유동『관찰자로서의숲』

우리앞에와있는오래된슬픔을곱씹는다
사랑없는세상에서사랑을기다리는,김사월『디폴트』

두려울때도마음을다하고싶다
낮은담장같은노래에귀기울이던나의20대,오지은『지은』

지지않는꽃없고피지않는꽃없다
한해의끝에서,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BuenaVistaSocialClub』

다음에는꼭보자
새로운꿈을찾아떠나는너에게들려주고싶은,
권나무『새로운날』

우리가잊은게무얼까
과거를이끌어오늘을바로보게하는,
너드커넥션『NewCenturyMasterpieceCinema』

어떤미래가닥치더라도
밀려오고밀려가는파도처럼손짓하는,새소년『여름깃』

산자는죽은자의이야기를전해야한다
이제그만전쟁을멈추자고,강산에『나는사춘기』

내가되려던건뭐였을까
유예된꿈과연체된마음,9와숫자들『유예』

단한명을위한노래
세상의바깥에서날것의미학을선언하는,이승윤『꿈의거처』

너의말투로때아닌여름을불러줄게
끝없이울려퍼지는청춘의소리,아이묭『청춘의익사이트먼트』

할머니는다괜찮다고말했다
‘오늘을위해살아가야지’노래하는마음,조용필『Roadto20-Prelude2』

인생의아름다움을발견하는일
모든것은지나가고남는건이순간뿐,
등려군『등려군15주년鄧麗君十五週年』

어떤사랑은뒤늦게밀려온다
나의작음과보잘것없음을정직하게마주하는,
전유동『나는그걸사랑이라불러자주안쓰는말이지만』

마음속사랑이어지러운사랑을비출테니
듣는이를사랑에잠기게하는,숨비『To.MyLover』

삶이구겨질때면
세상은결코버릴수없다는듯이,트루베르『목소리숨소리』

쪽배를타고그대호수에머물고싶어라
스물여섯청년이우리에게남긴것,유재하『사랑하기때문에』

우리는계속질문해야한다
‘이건뭔가되게크게잘못된것같아’되뇌는,이랑『신의놀이』

다르다는건얼마나좋은일인지
우리곁에있는풍경을다정한시선으로,김목인『저장된풍경』

계속되는파도가우리를지금,여기로이끌었다
모르는세계로한발한발나아가는,복다진『너만알고있지』

당신이건넜을고비내가건너야할고비
비틀스의마지막정규앨범,『AbbeyRoad』

쓸모없다고해도멈추지않는이유
존재이유를묻는노래,요조『나의쓸모』

모두가떠난자리에서노래는시작된다
아득한물음과마주하는,이적『Trace』

누군가살아냈다는것은가끔커다란위로가된다
세월을넘어가슴에꽂히는노래,패티스미스『Horses』

옛날생각이나요
듣는이를지나간시간으로이끄는,천용성『김일성이죽던해』

길을잃는걸두려워하지않을게요
삶의여러길을보여주는,신승은『사랑의경로』

망각에저항하는절박한외침
순리를거부하는잡음을엮어만든,이승윤『역성』

절벽을구르는너를안고
사랑을포기하지않는,김소월〈개여울의노래〉

온힘을다해마지막악장을연주하는사람들
첼로음악을새롭게정의한,파블로카살스『J.S.BACH:SixSuitesforSoloCello』

닫는글-우리를살게하는것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신동엽문학상수상자
★음악가권나무·전유동강력추천

“잔나비의전설·이승윤의꿈의거처·권나무의새로운날·
새소년의여름깃·요조의나의쓸모·이상은의공무도하가…”

슬픔과불행을낙관으로변주하는
음유시인의섬세한문장들

시인은표현하지않고서는도저히버틸수없는이사회의고통을음악이라는프리즘을통해풀어나간다.이를테면친척의장례를치르고돌아온밤,전유동의「호수」라는곡을들으며이세상에온의미를곱씹는다.‘잊고지낸이름들’과‘잊히는얼굴들’,그리고언제나처럼흘러가는죄책감.그는“의미라는것은인간이제멋대로정하는것”이며,“이모든것이무의미해지지않으려면스스로그의미를불러야한다”고말한다.

여덟살무렵“엄마가죽어버렸으면좋겠어”라는쪽지를엄마에게남겼던날을회상했던밤에는“사랑속에서도상처가있음을인정하고,어둠속에서도빛을기다릴수있는깨끗한마음이우리의디폴트가되기를바란다”는김사월의「디폴트」를듣는다.시인은“우리앞에와있는슬픔을오래곱씹”으며사랑없는세상에서사랑을기다리는일을포기하지않기를소망한다.

이태원참사가일어났던10월의어느밤에는“이세상어딘가를헤매었던사람들을향한헌사를바친다”는이상은의「공무도하가」를찾는다.이상은의음악처럼,삶과죽음이순환하는이세상에서예술을매개로죽음을기억하며슬픔을살아내겠다고다짐한다.이처럼시인은끝내희망을놓지않는낙관적인사람이다.

음악가권나무의추천사처럼“삶을살아낸다는건자신의그림자를위로하며묵묵히걷는일이라는것을,무언가를사랑한다는건그럼에도불구하고도망치지는않겠다는마음이라는것을,기꺼이그렇게사랑하여마침내살아내는것이라는것을”이책은보여준다.

“김사월은‘사랑없는세상’에서사랑을기다리며영원을노래한다.그는이세상에서벌어지는하고많은부조리한일에분노하다지쳐체념하기도하지만사랑을포기하지않는다.사랑하는이에게그마음을온전히전할수있을까,사랑한다는말은턱없이부족한데,‘널슬프게하는널힘들게하는세상을베어버릴게’(「칼」)하고말하면될까.”(48쪽)

“오지은의첫앨범『지은』은심장박동소리(「당신이필요해요」)로듣는이를맞이한다.그소리에나는‘자그마한내쉼터’(「작은방」)들을떠올린다.예술은대개삶이다.가끔투쟁이고이따금아무것도아니다.삶이보잘것없이느껴질때가있다.그러나노래하는게두려울때도마음을다하고싶다.어떤삶이든누군가에게보여주기위한것이라면그삶은불행하다.다시는구렁텅이에나를던지지않을것이다.”(51~52쪽)


“하나의음(音)들이모여세상을이룬다.
그러므로한존재를살게하는것은다른존재다”

순리를거부하는잡음을엮어만든희망의노래

시인에게음악은사나운현실앞에서부유하는치졸함을가라앉혀주는마중물이었다.그는삶속에서예술로감응할때비로소자유로워졌다.음악을통해떠난것과남은것을헤아리며그저오늘을위해살자고,순리를거부하는잡음을엮어희망을노래한다.

“오랫동안한길을걸으며끊임없이음악세계를변주하고넓혀나가는음악가의음악은귀한유산이다.아무것도예측할수없는시대에막다른길에이르렀다고해도잠시쉬었다가‘맨처음의그용기’(「세렝게티처럼」)를되뇌며되돌아가면된다.그래도된다.‘어떤밤은내게또다른시작’(「라」)이다.”(88쪽)

캄캄한밤,일렁이는음들을통해마침내시인이말하고자한것은곁에있는존재들이었다.그는“하나의음(音)들이모여세상을이룬다.그러므로한존재를살게하는것은다른존재”라는사실을상기시킨다.반지하단칸방에서부터시작해도시살이에안간힘을쓰신부모님,그들을대신해자신을키워준할머니와이웃들,30대중반까지아르바이트를하며하루하루힘겹게꿈을좇다가제주도로새로운꿈을찾아떠난친구.보문동출판사에서함께시절을버텼던문인선배들,팔레스타인가자지구에서살아남아한국으로온친구알란티시,그리고잎이마른프리지어처럼의욕을잃고가라앉을때마다옆에서버팀목이되어끄집어내주는아내….그는존재하는것들은결코혼자존재할수없듯,한사람의이야기는항상다른사람의이야기와연결되어있다고말한다.우리는서로의삶을통해비로소자신을이해하게된다고말이다.

각기다른목소리가한목소리가되어노래불렀던어느밤시인은음악의힘을알게됐다.그순간만큼은어떠한경계도존재하지않았고서로말이달라도마음을전할수있었다.이처럼음악은사람과사람을잇는다.시인은이책을통해독자들이음악안에서자신을마주하고,아파하며아름다워지길바란다.우리에겐밤마다들을노래들이남아있다.

“지나간시간은이미사라진것처럼보이지만,우리몸어딘가에머물다불쑥되살아난다.그밤들은음악의힘을알게했다.음악은사람과사람을잇는다.우리는모두하나의음(音)에불과하지만,그음들이모여세상을이룬다.그러므로한존재를살게하는것은다른존재이다.”(1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