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 (은유 인터뷰집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생업 (은유 인터뷰집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18.50
Description
날마다 종종걸음으로 세상을 떠받치는 바로 당신의 ‘일하는’ 이야기
더 나은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해방의 작가, 은유 신작!

“그 일의 세계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얼마나 징하고 찡할까”
나, 타인, 그리고 세상을 살리는 밥벌이의 떳떳함에 대하여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명칭이 복원되고 법정 공휴일로 격상된 올해 5월 1일, 바로 우리 곁 노동자 열일곱 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 《생업》을 한겨레출판에서 펴낸다. 이 책의 저자인 은유는 《있지만 없는 아이들》《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쓰기의 말들》《글쓰기의 최전선》 등을 통해 탁월한 에세이스트이자 날카로운 르포르타주 작가로서 독자를 감응시켜왔다. 그가 작가의 덕목으로 ‘듣는 신체’를 각인하고 이를 공감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겸손한 인터뷰어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일하는 사람이 덜 죽고 덜 다치는 세상을 위한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사인〉에 2024년부터 1년 6개월간 연재한 은유의 ‘먹고사는 일’을 바탕 삼아 지면 관계상 수록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대폭 추가해 새롭게 엮었다. 일하는 사람,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인터뷰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17회에 걸쳐 진행한 인터뷰는 녹취록만 200자 원고지 2000장을 넘긴 터였다.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은 18인의 이야기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 《크게 그린 사람》의 후속편인 《생업》 역시 묵묵히 생계를 건사해온 노동자 17인의 육성을 통해 인간이 일로써 다다를 수 있는 삶의 진경을 펼쳐 보인다. 하루 1700인분의 밥을 짓는 급식 노동자, 평생 일을 쉬어본 적 없는 청소 노동자, 요양원이 죽는 데 아니고 사는 데라 말하는 요양 보호사, 지하철 타는 1000만 배우, 진보정당 부대표였다가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노동자 등의 “말이 곧 삶인 말”은‘집필 노동자’ 은유의 몸을 통과해 지금 이곳을 톺아보고 올곧은 미래를 상상하는 연대의 기록으로 확장되었다. 자신을 살리고 타인을 살리고 마침내 세상을 살리는 이들의 떳떳한 표정들에서 독자는 생업의 슬픔과 기쁨, 고단함과 긍지를 새삼 자각할 것이다.
여한 없는 삶”이 여기에 있다.
저자

은유

르포작가.《글쓰기의최전선》《쓰기의말들》《알지못하는아이의죽음》《있지만없는아이들》《크게그린사람》《은유의글쓰기상담소》《아무튼,인터뷰》등을썼다.메타포라,감응의글쓰기등글쓰기수업을진행한다.

목차

책머리에_우리를키워낸타인의노동을들여다보다

1부먹이는사람
1700인분밥짓는혁명가_급식노동자김규희
‘금호미’로세상을바꿀수있다면_청년농부김후주
밥을해드릴수있어영광이었습니다_우리밥연대요리사김주휘
배달유니버스안에서우리는_배달노동자이기중
웃을일은먹을때만있었으니까_독립연구활동가심아정
죽기전남편의마지막식사는김치김밥이었다_산업재해노동자부인김영희

2부짓는사람
지하철타는‘공생’배우_배우이정은
지금할수있는것을하자_싱어송라이터안예은
내몸에관대해지는일_타투이스트황도
‘시끄러운부산여자’가100만유튜버꿈꾸는이유_유튜버‘예랑가랑’김가인
당신의마지막집_요양보호사강석경

3부아우르는사람
투잡노동자가만세삼창쓰는날_청소노동자김덕경
쿠팡의연료가된내아이의삼십대는어땠을까_산업재해노동자어머니박미숙
이처럼의로운것들_전국셔틀버스노조위원장박사훈
회사에불만많으시죠?_노동변호사윤지영
그동네에가면좋은어른이있다_국어교사박민영
그럴수있지요,그랬군요_전태일의료센터마음상담소장유금분

부록_어제와다른사람_장일호(《슬픔의방문》저자ㆍ〈시사IN〉기자)

출판사 서평

1년6개월동안배달노동자,급식노동자,청년농부,독립연구활동가,타투이스트,심리상담가,배우,가수,유튜버,노동운동가,변호사,산재피해유가족,활동가,국어교사,청소노동자,요양보호사까지총17명을만났다.이들에겐공통점이있다.‘그림자노동’이라는말이있듯이안보일때는아무도안보이지만보이기시작하면너무도잘보이는우리주변의노동자들이다.각자의자리에서일하는것으로묵묵히세상을떠받치는존재이다.평범한사람들인가?‘평범하다’의정의는‘뛰어나거나색다른점이없이보통이다’는뜻이다.이들은세상의척도인고액연봉,전문직명함,금메달같은물증이있는성취로보면평범하다.그런데가치척도를바꾸면평가가달라진다.인간의존엄,노동자의권리,이타심과돌봄측면에서보면누구도평범하지않다.뛰어나고색다르다._‘책머리에’에서

“인간은밥주위로모여든다”
먹이는사람,짓는사람,아우르는사람
노동자생애모델17인의파란만장밥투쟁기

1부‘먹이는사람’은인간을인간이게하는면면을‘밥’을사이에두고말하는이들을모았다.이들은밥은“타인에대한사랑의실행”이며“흩어진존재들을모으는점성강한연결의수단”이자“콘크리트같이단단한편견을깨는건이론이나설득이아니라무른밥”이라는굳건한믿음이있다.돈을벌어야한다는말만매미울음처럼요란한세상에서“애들뜨끈하게먹이려고”매일밥을짓는급식노동자김규희,스물일곱에배농사를물려받고이제는농촌현실을세상에알리는스피커가된청년농부김후주,입안이껄끄럽고혀가쓴유가족들과집밖생활에지치고스트레스에장기간노출된해고자들에게제돈을써가며밥을‘대접’하는우리밥연대요리사김주휘,시간이곧돈인배달유니버스에잠식되지않고삶의시간을되찾기위해노력하는배달노동자이기중,난민친구도없는난민연구자라는게부끄러워화성외국인보호소에면회를다니다난민들과밥을나누는친구가된독립연구활동가심아정,지금껏자신을위한요리는해본적이없고남의입에밥을넣어주는일이사는행복인산업재해유가족김영희가그들이다.
2부‘짓는사람’은세상이더나은곳이되기를꿈꾸는이들을엮었다.무명시절부터단련된온갖직업으로노동에대한존중이남다르며수입의1퍼센트를회비로내는방송연기자노조조합원배우이정은,대중의사랑에보답하고자통큰기부를이어가는싱어송라이터안예은,문신에대한불법낙인과편견을없애고자노력하며자기다움을지켜가는타투이스트황도,서른이되면기부를하겠다는꿈을실천하고환경을위해옷을사지않는지구시민유튜버김가인,늙고아픈어르신의곁이되어주는일로아들잃은슬픔을승화시키는‘동준이엄마’요양보호사강석경은표현하고창작하고개선하고나누는행위를통해공생을이야기한다.
3부‘아우르는사람’은개인의안위에그치지않고공동체의안위를위해“같이가자고말하는이”들을호명한다.투잡스리잡으로배우자가진빚을22년만에꼬박갚고시시때때로나라의평화를위해기도하는청소노동자김덕경,청년과로사한자식의땀이가치를인정받도록거대기업과싸우는유가족박미숙,우툴두툴한양손의상처가말해주듯사소한불의조차모른척하지않고운수노동자의든든한동지로평생을산전국셔틀버스노조위원장박사훈,든든한로펌을그만두고나와휴대전화판매원같은불안정일자리노동자를위해‘직장갑질119’를만든오늘만사는노동변호사윤지영,아이들을제동네를사랑하는사람으로키우기위해발벗고나서는국어교사박민영,마음의병을얻은노동자들에게커다란귀가되어주는전태일의료센터마음상담소장유금분이그들이다.타인을자기삶의영역으로기꺼이받아들여살만한세상의테두리를점점넓히는이들은“모르는이들을향한이타심,진실을알리고자하는사명감같은인간보편의감정”에충실하다.

밥의가치가퇴색하는현실에서《생업》의주인공들은꿋꿋하게밥을짓고밥심을믿고밥정을살며밥의혁명을수행한다.음식이있고동료가있고노조가있는삶이어떻게일상을바꿔놓는지,일이나를지켜주지않을때나를지키기위해어떻게해야하는지이들은자기삶으로증명한다.그동안나를키워낸타인의노동을돌아보게한다는점에서노동감수성을가르치는교사다.또한돈버는일만이아니라돈을잘쓰는일에도,나만잘사는게아니라같이사는사회를만드는데도아이디어가많은사람들이다.멋지게사는법을고민할때참조하고모방하고싶은‘노동자생애모델’이되어주리라는믿음이있다._‘책머리에’에서

“타인의생에뛰어들었고뭐라도했다”
먹고사는일의긴요함너머인간다움들여다보기

일의사전적의미는‘무엇을이루거나적절한대가를받기위하여어떤장소에서일정한시간동안몸을움직이거나머리를쓰는활동,또는그활동의대상’이다.하지만단지일이일에만머무를까.밥벌이,생계,목숨에이르면일은전생애를일으킨다.식사한그릇을앞에두고이어진이인터뷰에는노동이“떠안기는온갖고통을흡수하고견뎌내고얻은한줌의말”이헛것없이선연하다.“고단하고도위대한”한생을통해인간다움이무엇인지,어떻게살아가는것이아름다운지생각할거리를제공한다.
급식노동자김규희는누가시킨건아니어도자부심을갖고“돈벌려고오지만책임감으로일”한다고강조한다.요양보호사강석경은누구라도그럴수있다는마음이중요하다며어르신과내가다르다고선을그으면안된다고이야기한다.“실은그들의불편함이나를먹여”살리는거고우리를깨우쳐주기도하므로.박미숙은청년과로사한아들의죽음이비참에만머무르지않고다음세대를위한징검돌이되었으면한다.전태일의료센터마음상담소장유금분은한사람만편하기보다다같이편한세상이되어야한다고,다른사람이조금이라도편해지는데기여할수있는게자신의일이었다고말한다.인간은일을하고일은인간을만들기도한다.업으로먹고살지만그업에그치지않고타인을,세상을힘껏부축하는인생의철학자들을이책에서마주한다.‘혼자만묵으면도치기(인색하고인정이없는사람)노나묵으면부챗님’이라는옛어른말대로“배우고일하고먹이는일에여한없는삶”이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