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

펑펑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

$17.50
Description
“케이팝을 생각하면 나는 늘 같은 시작점에 선다”

SNS를 뒤흔든 ‘슬픔의 케이팝 파티’ 기획자이자
《아무튼, 예능》 저자 복길이 내놓는 6년 만의 신작!
성숙 없고, 반성 없고, 의리 없고
그러나 사랑만큼은 발에 채도록 흘러넘치는
케이팝, 그 애증의 전당에 대하여

케이(K)라는 수식어에 지금의 명예와 위상을 부여한, 이제는 국위선양의 동의어가 된 케이팝을 바라보는 가장 내밀한 시각이자 가장 뜨거운 시선인 《펑펑》을 한겨레출판에서 펴낸다. 이다혜 〈씨네21〉 기자가 “읽으세요. 두 번 읽으세요. 주변에 퍼뜨리세요”라 추천하고, 이희주 소설가가 “케이팝에 대해 읽고 싶은 단 하나의 에세이”라 극찬한 《펑펑》은 2019년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선보인 케이팝 디제잉 공연 ‘슬픔의 케이팝 파티’의 기획자이자 국내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특유의 재치와 개성적 시선으로 풀어낸 《아무튼, 예능》의 저자인 복길이 6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이다.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과 날카로운 현실 인식, 독창적인 유머를 겸비한 복길은 2023년부터 3년간 〈씨네21〉에 연재한 ‘슬픔의 케이팝 파티’에 음악을 듣고 현실을 살아내며 벼린 최신의 사유를 더해 《펑펑》을 완성했다. 케이팝 안에 존재하는 삶의 깨달음과 기억을 쏟아낸 이 책은 대중문화 비평서이자 오랜 케이팝 리스너의 청취록이다. 또한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콘텐츠를 통과하지 않고는 삶을 살아낼 수 없는 이들의 비밀스러운 일기이자 케이팝을 사랑하여 상처받은 우리 모두의 눈물 자국이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케이팝 역사에 이름을 남긴 케이팝 아티스트와 그들의 곡을 아우르는 《펑펑》에는 케이팝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부터 ‘케이팝적’ 형식을 완성시킨 솔로 가수부터 케이팝의 전성기를 연 초창기 아이돌, 착취적 케이팝 문화의 원흉이자 희생양인 팬과 아티스트,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슬퍼져버린 우리의 찬란하고도 애틋한 모습이 겹겹이 포개어져 있다. 이토록 달고 쓴 케이팝에 대해 쓰기 위해 복길은 즐거움과 외로움, 배신감과 결속감, 해방감과 죄책감 등 일생 전반을 아우르는 감정의 기억들을 낱낱이 동원했다. 이삿날 친구와 쟁반짜장을 먹으며 티아라 무대의 비장미를 논하고, 몬스타엑스의 노랫말에서 청소년기의 사랑과 동경을 떠올리고, 사랑이 찾아오길 기다리기에 앞서 사랑을 결행하는 자의 용기를 케이팝에서 길어내는 복길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독자는 자신의 인생 역시 케이팝에 깊이 연루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멀리서 들려오던 싸구려 앰프의 웅웅거리던 저음이 사람의 흐느낌으로 변할 때 받았던 충격. 매캐한 폭죽 냄새가 사람들의 체취와 뒤섞여 내 피부로 스며들던 감각. 무대 위의 조명은 꺼진 지 오래지만 나는 무대 아래에서 우비 입은 사람들을 한참이나 지켜봤다.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밤에 흠뻑 젖어 축축해진 사람들을. ‘역시 도망치고 싶었던 건 나뿐만이 아니었어.’ 집을 떠나 허상을 좇는 사람들. 눈을 뗄 수 없었다. 처음부터 무대가 아닌 그들에게 닿는 것이 나의 목적이었다는 듯. _‘들어가며’에서
저자

복길

케이팝과한국방송에관심이많다.그안에서자신만의기쁨과슬픔을찾아내는걸좋아한다.디제잉공연‘슬픔의케이팝파티’를기획하고《아무튼,예능》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1부내심장을죽이지못한케이팝
아무리애를써도넌내안에있어
모두변한다해도난변하지않겠어
갔어오지않아
한심한꼬라지들구제불능아라고
정말혼돈의끝은어딜까
나는너를잊어도넌나를잊지마
내목숨조차아깝지않을사랑이었어
어떻게널두고나가나
망설이는사랑

2부계속우는여자
너만이날울게하는
서른이넘기전에결혼은할런지
사랑도사람도너무나도겁나
내가미쳤어정말미쳤어
그속에내몸이다타도록
어느깊은밤길을잃어도
기뻐서울었고슬퍼서울었어
넌RollerCoaster
너를만난건어느추운겨울날

3부케이팝안에서우리는
날밀어내도깊어지는이사랑을봐
자꾸떠오르는그대의웃음소리
서러워도어쩌겠어
잘가너무나사랑했었어
그대나에게만잘해줘요
온세상이도니까덩달아나도돌아
샴푸가되고싶어
우린처음부터외딴별
아직도니얼굴이이렇게생생한데
난영원히널이기억에서만나

4부너와나의노래
너나알아?
네가있는시간에서죽어갈거야
이제그대에게비밀은없어
보이지않는마음의끝이여
괜찮아조금도난겁나지않아
완전반해반해버렸어요
내가너로부터그걸느껴사랑을
가라가라갇혀확갇혀
오직하나뿐인그대
나의눈물속에서넌지금도
이제남은건절망뿐이야
막지못해널사랑하기때문에

대담_복길×골게(‘슬픔의케이팝파티’기획자겸디제이)
머물며

출판사 서평

“케이팝에연루된다는건나의수많은‘입장들’과싸우는일이다”
추앙의대상이아닌내삶을설명하는수단으로서의케이팝

1부‘내심장을죽이지못한케이팝’은케이팝산업의유구한대립항인아티스트와팬의관계를고찰한다.케이팝을케이팝이도록하는여러조건중가장중심에놓인팬덤문화는그자체로케이팝의결함으로지목된다.젝스키스해체에가슴아파하던팬덤무리를동그란눈으로통과한초등학생복길은‘내새끼’스타만들기에몰두하는‘국민프로듀서’를지나워너원의해체를보고회한에잠기는성인이되어가짜라치부되는팬의사랑이가짜일수없는이유를말한다.“팬이건넨감정을모두허상이라말하기엔그감정과경험의실체가존재한다.”그가경험한그실존적경험앞에서독자는수치심깃든지난사랑의기억을반추한다.
2부‘계속우는여자’는우는여자복길이우는당신을호명하는글을묶었다.복길이내보이는주된정서는고독.어느한밤수육냄새잦아든낙원상가를홀로통과한복길은스스로를외톨이라부르짖는아웃사이더와연결되며,대학교동창의결혼식에서미혼인자신을향한무성의한말들에치인뒤에는씨스타를떠올린다.그런그의고민과상황은다시우리와연결되며공감을자아낸다.이로써복길은외로워서울고,괴로워서울고,친밀했던관계를망쳐서울고,뜬소문을해명할기운이없어서울던우리를지나쳐간노래가어떻게다시돌아와우리를웃기고위로하는지를증언한다.
3부‘케이팝안에서우리는’은노래로사회를해석한다.실연당한여자의가장평범한모습을연출한자두가왜‘엽기’로치부되었는지,화사가자신의은유와도같은‘마리아’를내세워그의입장을대변하는노래를왜불렀는지,여성디바에게가해지는압력과그압력을모른체하는우리가어떻게구분될수없는지,외모지상주의를짚지않고말하는케이팝이얼마나싱거운것인지에대해작가는사회적,젠더적시각에서날카로운주장을펼친다.글을읽고나면케이팝전반에가해지는차별과폭압이여성성을얼마나은밀하고촘촘하게훼손하는지,그러한폭력의관습이케이팝의주된향유자인여성-우리에게어떤영향을주는지를비평적관점에서이해할수있다.
4부‘너와나의노래’는케이팝으로자기욕망을해석해보려는복길의시도를담았다.어쩔수없이‘듣보돌’에끌리는이유부터대도시를떠올리면보아의이미지부터튀어나오는배경,‘아픈나’가좌절하고고뇌한끝에다시세운사랑의정의등은케이팝으로삶을해석하는일의가능성과그가능성의통쾌함을보여준다.케이팝은그야말로그것을듣고따르는이에게세상을설명하는만능툴이다.복길은자유자재로휘고구부러지며삶을감싸안는케이팝을수긍하며‘현생’과‘갓생’을위해‘탈케이팝’을외쳤던과거로부터멀어질다짐을한다.

무언가를좋아하는감정으로부터탈출한다는건큰상처를만든다고생각해요.탈덕혹은탈케이팝은여전히거기에속한다른사람들과대화하지않겠다는선언이기도해요.제생각에케이팝은산업규모가커졌음에도여전히마이너리티의문법을갖고있어요.그렇다보니탈케이팝은갓생을위한구호같은게되어버린거죠.저는이제그런자학이싫어요.그래서사람들이탈출을결심하는대신여기에수시로열리는문같은걸함께달았으면좋겠어요.그게어려운일이라는건아는데,제가변한걸보면다른사람들도변할수있지않을까요?케이팝이혼문(魂門)도여는시대이니까요._‘대담’에서

가슴한편에찝찝함을느끼며사랑해야하는케이팝은여전히의심의장르이지만저자는케이팝이여성,아동,노인을어떻게포용하고돌보는지,우리가그것을어떻게소비할때그안에내재된치유력을끌어낼수있는지를증언함으로써케이팝향유의새로운장을제시한다.슬픔의케이팝파티를저자와함께기획하고디제잉한골게와의책속대담은그장을구체적으로상상하고실행한기록이다.‘자본의음악’을저항과발산의도구로바꿔낸그들의활동으로케이팝은출신을뛰어넘어약자및주변인과결합한정치‧사회적생명체로재탄생했다.《펑펑》은이제껏우리가알던착취적케이팝을눈물로갈무리하고앞으로써내려갈미래의케이팝을낙관으로맞이한다.

케이팝이빠지면설명되지않는‘나’와
‘나’가빠지면얼마간헐거워지는케이팝에보내는
복길의슬픈연서,그듣기와닿기의연대기

저자는개개인에게케이팝이어떤의미를갖는지를제대로이해하기위해케이팝청취의방대한아카이브인자기내면으로깊숙이들어간다.그리고자신을향한미움으로가득한쪽지를받은초등학교교실로,샤이니음악을처음들었던침대위로,집밖에나가지도사람을만나지도않았던시기의사적영역으로독자를데려간다.그곳에서자신이노래와맺었던지리멸렬한관계를털어놓는다.‘애정’과‘애정실패’의역사서이기도한《펑펑》에서복길은케이팝을현상이자문화로바라보고분석하기에앞서케이팝을단한곡이라도가슴에품어본우리를향해함께울어줄것을재촉한다.눈물이그에게는케이팝을들으면가슴을치게되는이유를규명하는유일한열쇠이기때문이다.케이팝이라는그찬란한전당과우리는과연어떻게관계맺고있는가,그안에서우리는무엇으로존재하는가,상처입은아티스트와팬은각자또서로에게무엇이되려하는가와같은질문에답하려분투하는이책은오늘도케이팝을들으며삶을소진하는우리모두의낯설지않은동료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