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라벤더 모자를 쓰다

보랏빛 라벤더 모자를 쓰다

$13.45
Description
성실과 사랑, 융합과 조화의 상징인 보라색
시인의 원숙미도 보랏빛으로 무르익는다

보라색 마음을 가진 시인이 한 땀씩 엮어낸
보랏빛을 닮은 시어의 향연들

나는, / 마지막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다 // 이제 그대들 앞에서 바라는 것은 / 단 하나라도 세상에 쓸모 있었기를 /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를 / 단 한 곳에라도 나의 선한 영향력이 미쳤기를 / 이런 삶이었기를 소망하는 내가 욕심이 아니길 / 그대들 앞에서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 허물 많은 나는, / 본의 아니게 그대들을 속인 것이 있다 / 내가 아주 많이 웃었을 때는 그 웃음만큼 / 울고 있었던 때였음을 이제야 고백한다 / 때로는 나의 약점을 감추려 / 과장되게 포장하고 치장했던 것 또한 / 부질없었음을 깨닫는 데 / 많은 시간이 걸렸음을 털어놓는다
- 「서시」 중에서

뽀얀 알갱이들이 뿜어내는 유혹 / 스멀대는 코와 눈 숨기며 / 숟가락질이 조심스러운 / 고개 숙인 생명의 연약함 / 때의 시간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 등 뒤에서 벌어지는 / 삶의 애환들 / 간간이 들려오는 웃음소리 / 무관심으로 덮은 외로움이다 // ‘밥은 하늘입니다’ / 하늘이 바닥을 드러낼 즈음 / 포만감으로 위로를 받으며 / 어깨를 편다
- 「혼밥」 중에서
저자

원은미

저자:원은미

경기도이천출생으로,2017년월간『문학세계』에서수필가로등단했다.2021년『샘터문학』수필부문에서「실과바늘의숙명」으로우수상을수상한바있다.2023년『한국문학』신인문학상을통해시인으로도등단했다.관악문화원문학아카데미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서시

제1부
늙어야산다,노각

MSG/공간디자이너/김장/늙어야산다,노각/두부/배식구配食口와퇴식구退食口/설거지전법/생강/애호박의꿈/침투하는퓨전/혼밥

제2부
보랏빛라벤더모자를쓰다

그리운날/그리움-이중섭이야기/꽃난리/꽃길/너와나사이/다방커피/보랏빛라벤더모자를쓰다-앙리마티스의모자를쓴여인/미소微小한것들/민들레/코스모스/수다,꽃밭이되다/수다쟁이/짝사랑/철없는진달래꽃/하얀꽃잎이떨어질때까지/햇살/호박꽃

제3부
시인의연장통

겨울나무1/겨울나무2/꽃샘추위/가을/그녀와의이별/봄을만났다/도시의입/매미의울음/별이빛나는밤-빈센트반고흐/무르익는가을/부사副詞의말/시인의연장통/아들과비엔나커피/오색블루스/크리스마스케이크/하이힐

제4부
생명의불꽃

놈놈놈19-영특한놈,비상한놈,독한놈/달팽이걸음/뒷모습/도요새/못/몽돌/부디/반송불가/생명의불꽃/성찰省察/아버지가시다/잡초/어머니와용각산/퇴행성退行性/친구에게/태풍/할미꽃

제5부
그리스도인의멋

그리스도인의멋/나오미의노래-성경책룻기의이야기/두려움앞에서/애통하는자/십자수十字水기도원/영적無증상자/예배/인생길/울게하소서/주님의사랑으로/침묵속에동행하시는주님/하늘의언어

시집해설
성실과사랑의보랏빛시산책
-시인朴水鎭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비바람맞으며뙤약볕뚫고/아담하게잘자란배추/그푸르고뻣뻣한기상/꺾이는날//소금물에제몸죽여/다시태어나는삶의끝자락/파와마늘생강고춧가루범벅되어/갓향기미나리향기젓국에녹아/갈피갈피곱게단장하고//항아리속깊은데서단잠자고일어나/한겨울이지나도록밥상의주인되어/마음을덥혀준다
---p.16「김장」

기대야산다/허접한막대기라도//홀로서지못하는나/기댈곳찾아떠돈다//내가무성하면/사족이라핀잔듣고/군더더기라쫓겨나고/한자리차지할힘이없다//내존재가/부풀리는누룩이될까/생명력가리는풀숲이될까/조심스러운발걸음이다
---p.83,「부사副詞의말」

주체할수없는힘/숲을파도치게하는바람/닿는곳마다폐허다//부릅뜬눈/목이쉬도록지르는괴성/다스리지못하는울분/단단히화가났다//분노로태어난신세/통곡으로몸부림치다/꽃들의눈물을본다//힘겹게누그러지는기세/보듬어달래는老木/구름에안겨돌아간다

---p.124,「태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