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10시34분,송지면사무소에서2코스를시작한다.2코스는땅끝해안도로를따라쪽빛바다를바라보며작은어선이드나드는남도의소박한어촌마을풍경과산길,들길,마을길을걸어서영터버스정류장에이르는구간이다.
시골길을걸어간다.서해랑길이시작되는해남군(海南郡)은전라남도남쪽에있는화원반도,산이반도,해남반도와섬으로이루어진한반도의남쪽끝,땅끝마을이있는지역이다.〈동국여지승람〉에서는우리나라전도(全圖)남쪽기점을이곳땅끝해남현에잡고,북으로는함경북도온성부에이른다고기록하고있다.
p.35
오늘은세상에태어나첫날을시작한날이자남은인생의첫날,오늘은남은인생의가장젊은날,오늘은살아온날의마지막날이고가장늙은날이다.인생의봄이가고여름이갔다.인생의가을에서겨울을바라본다.겸손히관조하며인생의깊이를더하는사색을한다.봄,여름에는재기할수있는시간이있다.실패를두려워하지않고도전하고,설령실패한다해도그실패는더큰성공의밑거름이된다.하지만추수할시기에좌절하고방황하는것은고통을한층더하게한다.
p.110
사람사는세상,사람과차가붐비는시끌시끌한삼호읍산호리세한대학교영암캠퍼스앞에서17코스를시작한다.17코스는나불도국민관광지,한옥호텔인영산재,전라남도농업박물관,영산강하굿둑및영산호를지나서목포시옥암동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이르는구간이다.
영암호와영산호를잇는하천을따라동암교를지나고수로교를지나가니영산호가그모습을드러낸다.우측으로돌아보니월출산능선이당당하게위용을뽐내고있다.
p.177
드디어무안군과신안군의경계지점,신안군지도읍으로들어선다.해제면과지도읍을잇는연륙교가다리가아닌방조제다.육지와연결된진도는섬일까육지일까.섬은사전적으로주위가수역으로완전히둘러싸여있는육지를일컫는다.분포상태에따라제도(諸島),군도(群島),열도(列島),고도(孤島)로나누며생겨난원인에따라육도(陸島)와해도(海島)로나눈다.
신안군이라는이름이등장한것은1969년이다.무안군에소속되었다가1969년에신안군이라는이름으로떨어져나왔다.은빛으로반짝이는백사장과드넓은갯벌,울창한해송들이장관을이루는해수욕장이많아여름철피서지로제격이며,홍어와낙지등바다에서나는각종어패류는식도락을즐기는여행객에게안성맞춤인곳이다.
p.260
수령이500년가까이된커다란느티나무노거수들이위용을자랑한다.‘한그루큰나무가되어천하사람들에게시원한그늘을드리우라.’라는〈임제록〉의글귀를생각한다.살아있을때멋있었던고사목은죽어서도멋있다.고목은옮겨심을수없지만묘목은옮겨심는다.나는고목일까,묘목일까.나에게주어진몇몇해가지나가고몇몇날이지났다.나는내세상어디쯤와있는가?
빠르다.세월이참으로빨리흐른다.매해매달매주매일매시간이점점빠르게흘러간다.나이가들면서시간이빠르게흘러가는느낌을받는것은매순간기억할만한일이나자극,경험이줄어들기때문이다.인간사에도한계효용체감의법칙이적용되는것이다.100세시대라고하지만옛사람들의인생칠십고래희보다도짧게느껴지는것은아닐까?
p.383
대항리패총을지나서해변으로나아간다.멀리새만금방조제가나타난다.해안가에서숲길로,다시백사장을지나는동안새만금방조제가점점가까워진다.바다를가르는길,단군이래최대건설이라는새만금간척사업의시초인새만금방조제를바라보며걸어간다.드넓은파란바다와파란하늘아래펼쳐진새만금방조제가한폭의그림이다.새만금홍보관의풍력발전기의바람개비가반갑다고손짓을한다.
새만금방조제는길이가기네스북에오른세계최장인33km이다.‘새만금’이란명칭은예로부터김제(金提),만경(萬頃)평야를‘금만(金萬)평야’로일컬어왔던금만이라는말을‘만금’으로바꾸고새롭다는뜻의새를덧붙여만든신조어다.오래전부터옥토로유명한만경,김제평야와같은옥토를새로이일구어내겠다는의미를담고있다.
p.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