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의 시 읽기

신새벽의 시 읽기

$14.00
Description
열다섯 명의 시인을 통해 밝혀지는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본질!
일제 강점기 시인들의 고뇌와 환희에 공감하는
새로운 시 읽기의 세계로 초대한다!

문과의 쇠퇴 속에서도,
여전히 마음을 울리는 문학
문학을 통해 우리는 인생을 배우고
인간을 이해한다!

김소월에서 윤동주까지
일제 강점기 지식인들의 고뇌와 좌절, 환희에 공감하는
우리나라 시에 대한 참신한 해설!

문과 폭망의 시대다.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이후 자본의 논리 앞에서 문학은 어느샌가 돈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납작하게 정의되어 버렸다. 그러나 문학에는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어진 인간의 감정과 삶은 물론이오,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역사까지도 담겨 있다. 글을 읽는 행위는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며 그들의 경험을 일부나마 공유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삶을 배우고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 문학이 존재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다.
이 책은 근대문학 중에서도 해방 이전의 작품들을 담았다. 김소월, 한용운, 이상화… 익숙한 이름들 아래 색다른 것은 저자가 작품을 개별의 독립된 구조물로 보고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대신,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토대로 해당 작품에서 드러나는 시대상과 경향성, 문학 이론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총 열다섯 명의 시인과 그 작품들을 통해 시가 태어난 시대적 배경이 어떠했으며, 시대의 어떤 흐름을 담고 있는지. 당대의 지식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신음하고, 고민하고, 좌절하고, 환호했는지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참신한 ‘시 읽기’다.
이 책과 함께 ‘시 읽기’를 하다 보면 더 이상 눈앞에 놓인 시는 알쏭달쏭한 글자의 나열도 시험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과제도 아닌, 비로소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순간을 살아간 이들의 초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저자

신명경

저자:신명경
고려대를졸업하고동아대에서한국낭만주의문학론을연구하여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부경대,동아대등에서강의했고,창신대문예창작과교수로일했다.사교육계에서는신새벽논술학원대표로알려져있다.가끔시를쓰기도한다.
이메일:shin-dawn@hanmail.net
인스타그램:신새벽국어논술학원
네이버밴드:band.us/@shindawn

목차


머리말

1.김소월「진달래꽃」,「산유화」―소월이천재적민요시인인이유
2.한용운「님의침묵」―역설의힘,여성의힘,이것이외유내강
3.이상화「나의침실로」―퇴폐적인,그렇지않은
4.정지용「카페프란스」―이미,1920년대의모더니즘
5.임화「우리오빠와화로」―1920년대이후가장큰문학사적흐름,카프
6.김영랑「모란이피기까지는」―언어적아름다움의추구
7.박용철「떠나가는배」―시문학파의수장이었으나
8.심훈「그날이오면」―저항시의백미
9.김기림「바다와나비」―연약한지식인의비애
10.이상「오감도」―모던을넘어선,초현실
11.오장환「붉은산」―헐벗은우리,우리땅
12.이육사「절정」―극한상황의이중적현실인식
13.윤동주「간」―동서양설화의절묘한만남
14.백석「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절대적쓸쓸함속에서의작은의지
15.이용악「낡은집」―유이민流移民시의한전형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한용운의‘님의침묵’을같이한번봅시다.우리시의초창기때는‘유파’라고불릴수있는어떤큰흐름들이있었습니다.어떤잡지를통해서작품을발표하는사람들이라든지또는자기들끼리모여서우리들끼리어떤식의문학을해보자하는사람들을무슨파,이렇게이름붙이는것들이있었는데,김소월이나한용운같은경우는그런유파에속하지않는사람들입니다.나중에사람들이,예를들어서김소월보고‘민요시파’다그렇게얘기할수는있겠지만,그것은그냥그런경향을가졌다는것뿐이고,자기스스로가다른사람들하고함께모여서잡지를낸다든지,아니면어떤특정한활동을한다든지,이런것들은안했다그말이에요.그래서그런점을볼때,김소월이나한용운같은경우는자기혼자서어떤활동을하면서도어떤그런나름의독보적인,우리문학사에서어떤획을그을수있었던사람들이니까,상당히그런면에서볼때의미있는작업을한사람들이라고볼수있습니다.
p.33

그러면「나의침실로」라는이시의의미가좀더구체화되었다고봅니다.구체화되었다는것은,여기서침실로가자는것이마돈나와의육체적사랑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우리모두가죽음과같은,밤과같은현실에서벗어나서,새로운생명을느끼고살아갈수있는세상으로한번가보자는꿈을표현한것이라고볼수있겠다는뜻입니다.
이는뒤집어얘기하면,이상화의,또는당시의많은지식인들의현실에대한인식이바로이러했다는것입니다.바로이런식으로현실을어두운것,부정적인것,도피해야할대상,내꿈을이루지못하는곳이라고생각했다는거지요.그래서자꾸만현실이아닌다른곳에서자기의꿈을이루려고했다는것입니다.만약에이런생각들이현실과타협하면서현실속에서이현실을극복하려는노력으로나타났다면좀더좋았을텐데아직은그런정도의자아성숙이나,사회와자아를조화시켜나가는능력은부족했다고볼수있는것이지요.그래서우리문학사에서는조금더시간이지나서20년대중반이넘어가야자아와사회를조화시키려는어떤균형감같은것이보이기시작합니다.
p.60

‘낭만적’이라는말이나왔는데,‘낭만’이라는것이뭐냐하면꿈꾸는것이거든요.일제강점기라는암울한시절에꿈이없었다면사람들은살수가없었을거예요.현실을견딜수없었을거라고요.꿈이있어야사람들이견딜수있잖아요.어떤사람은자연에서그꿈을찾으려고하고,어떤사람은혁명에서찾으려고한거지요.임화같은사람은혁명을선택했던것입니다.그리고당시의,20년대중반의많은지식인들이혁명을선택했던거지요.아까보았던정지용도그사이에서갈등하고흔들리다가해방이후에혁명을선택하고월북했던것이고.그래서그런측면에서당시의현실을극복하는하나의방법으로혁명을선택한것이구나,하고생각할수있습니다.혁명이라는것이일종의꿈꾸는것이니까그런점으로볼때이런세계관을낭만적세계관이라고할수있다,그렇게이해를하면될것같습니다.
p.99

두번째연에가면더합니다.머리가깨어지는정도가아니라자기몸의가죽을벗겨서그가죽을가지고북을만들어서,북을둥둥둥치게된다고하더라도해방만된다면,그렇게죽더라도눈을감겠다는겁니다.그렇게자신의목숨을버려서라도,내가희생되어서라도해방이된다면나는만족한다는아주강한해방에대한갈망이나타난작품입니다.거기에대해서서울대교수였던김윤식교수는육체파괴를전제로하여상정되는황홀기운이다,그리고나르시시즘적인요인을머금고있다,그리고죽음의한순간에달성되는환각,이것은또다음순간에바로사라지는운명에있기도하다,이런식으로해석했습니다.어쨌거나간에이시는이런민족적인저항의식같은것을아주강하게표현한것으로볼수있겠습니다.
p.125

일제강점기,우리많은시인중에서끝까지,해방이될때까지자신의지조와절개를지키고독립운동을해왔던이육사의작품입니다.이육사는자기스스로‘나는문사(文士글쓰는선비)라고생각해본적이없다’는말을했습니다.자기스스로자기는‘글쓰는사람이아니다’라고했습니다.그럼에도불구하고자기가글을쓰는이유는독립운동의한방편으로서이다,라고했거든요.이사람의일생자체가독립운동이었다고보면됩니다.어떤조사자료에의하면처음감옥간게열여덟살인가였는데그때부터시작해서죽을때까지감옥바깥에있었을때보다감옥안에있었던시간이더많다고합니다.그만큼감옥을자주들락날락했습니다.요즘으로치자면전과가아주많은질나쁜사람이었다고볼수있습니다.
이육사는퇴계이황의직계손입니다.자기가장남은아니고자기큰형이장남이었습니다.그래서이퇴계의장남의,장남의,장남의,장남의,장남의.이런종가의형제가여섯인가그랬는데,그중에이육사가넷째아들인가그랬습니다.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