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아간 곳에 섬이 있네

새가 날아간 곳에 섬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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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흘러간 것들을 위하여. 쉼표 옆의 삶

높은 것은 언제나 낮은 데서 시작한다
비상은 낙하의 어깨에서
한 발짝 더 내려가는 일
그래서 날개는 흙에서 자란다

누군가는 삶을 ‘소유의 기록’이라 말한다.
하지만 이 시집은 ‘놓침의 기록’에서 시작된다.

무언가를 잡으려 손을 뻗는 동안 더 많은 것들이 흘러가고 있었음을 너무 늦게 알게 된 한 시인의 고백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새가 날아간 곳에 섬이 있네』는 잡히지 않았기에 더 깊이 남은 그 모든 것에 대한 조용한 기록이다.

흩어진 바람을 그물로 붙들 듯 시인은 사라지고 부서진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 책에 담긴 시편들은 삶의 잔물결, 부재의 감촉 그리고 그럼에도 꿰매며 살아가는 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다섯 개의 부로 나뉜 시집은 ‘삶과 그물’, ‘사랑과 그리움’, ‘길과 기억’, ‘섬과 바람’, ‘회복과 잎’이라는 시적 흐름 속에서 놓친 것들을 다시 꺼내어 독자의 마음 앞에 놓는다.

우리가 끝내 도달하지 못한 것들, 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시인의 묵직한 응시이자 따뜻한 위로를 독자를 향해 띄운다.
저자

서춘성

순천에서 출생하였다. 월간 『문학세계』, 『창작산맥』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국가공무원을 퇴직하였다. 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창작산맥 문인회 정회원이다. 시집 『슬픔은 날개로부터』을 출간하였다. 『문학세계』 시부분 본상, 『창작산맥』 시부분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동인지 「하늘비 산방」, 사화집 『한국을 빛낸 문인』, 『아버지의 강』 등이 있다.

목차

서문 - 바람의 그물에 대하여

1부
새가 날아가는 쪽에 섬이 있다
이어도, 내면의 섬
내 안의 간월암
바람의 얼굴
길에는 무엇이 자라는가
나의 詩는
날개는 흙에서 자란다
쉼표 옆의 삶
쪽방촌 사람들
문득 멈춘 발걸음
시(詩)는 어떻게 피어나는가
저녁 노을 앞에서
표절된 인생
닿을 수 없음에 대하여
젖은 침묵, 돌이 된 날개
뿌리의 얼굴
먼저 온 미래
사람과 사람 사이 그 거리에 핀 꽃
돌이 된 울음
그물


2부
걷지 않은 사랑은 없다
지나서야 아는 것들
위태로운 사랑도
소나기가 내린 호수
들국화 차
그리운 사람
흘러간 것들을 위하여
달맞이꽃
소리 없는 강물에 앉아
어긋나는 곳에 피는 길
사랑은 길을 잃는 방식으로
묻어둔 이별
잊히지 않는 꽃 한 송이
꽃은 어떻게 피는가
인간적 예수의 눈물
불나방
끝나야만 시작되는
물의 얼굴
비가 머문 자리


3부
공원 벤치
추락하지 않은 날개
폐점 세일
투루카나의 아이들
손톱 밑의 시절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순천만, 눈 내리는 날
눈길 머무는 곳
까치집
달동네의 크리스마스트리
늪 위에
빈 기둥에 깃든 노래
이제 신발을 벗을 때
파도를 삼킨 섬은
마포대교에서
섬달천(疸川島)
모리셔스(Mauritius)섬으로 오세요
아프리카의 시간


4부
겨울 새
얼굴 없는 사람들
나무의 외침
개 짖는 사회
제로섬
가장 낮은 사랑으로
사막에 핀 민들레
자소상
하늘 한 조각
비의 체포
만인의 입술로
탄환의 고향
혀 아래에 검은 깃발
지리산 고사목(枯死木)
넋풀이
돌아보면 산이 있다
몸의 기울기로 말하다
떠도는 바람의 섬
끝나지 않은 이별
지리산에 흐르는 또 하나의 계절
되돌아오는 소리


5부
둥근 사각형
질문은 살아 있고, 답은 죽는다
빗물이 되고 싶다
백지 위의 새
다움
바람 부는 날, 나는
환상통의 날개
우리는 다시 잎이 된다
와온 해변 해 질 녘
인동초
따오기 소리를 찾아서
홀로된 것을
회전목마
가슴속 무지개
반딧불이
봄은 가출 중이다
염전에는 지금
파도는 또 온다
파란 나비의 꿈

서춘성 평설 - 역사의 증언과 아름다운 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