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

$23.00
Description
“판타지는 진실이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을 뿐, 진실인 것은 맞다.”
어슐러 K. 르 귄

세계를 드러내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비현실의 문학 장르에 관한 가장 현대적인 탐구
판타지가 21세기 가장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한 지금, 수많은 매니아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할 책이 푸른숲에서 출간됐다. 마법사와 용, 주문과 예언, 불가능한 일이 벌어지는 역사적인 공간과 존재한 적이 없는 미래 공간…. 현실과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 삶에 의미 있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판타지와 SF 분야에서 활동하며 세계환상문학상, 신화상, IAFA 우수학술상, 필그림상 등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인 판타지 문학 연구자 브라이언 애터버리는 판타지를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어떤 장르보다 인간의 본성과 세계의 작동 방식을 꿰뚫어 보기 때문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판타지는 현실과, 그리고 작품 바깥의 독자와 상호 작용하며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판타지 문학에 관해 심도 있게 이야기한 책은 많지 않았다.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는 ‘판타지가 어떻게 의미 있을 수 있는가’, ‘판타지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판타지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진실성, 사실주의와의 관계, 장르에 따른 결말의 특징, 작품에 흥미를 더하는 메타포, 신인 작가들이 기존의 세계관을 전복하는 방식 등 아홉 가지 관점으로 판타지 문학의 의미와 역할을 밝혀나간다. 또한 어슐러 K. 르 귄, J. R. R. 톨킨 등 대표적인 판타지 작가부터 현시대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흥미로운 작품까지 방대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판타지 문학이 지닌 사실적인 측면이 돋보이고, 판타지가 제시하는 더 나은 대안이 드러나며, 판타지가 어떻게 정치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밝혀진다.

“흔히 알려진 판타지의 미덕, 즉 용기, 재치, 성장, 변혁, 위로, 눈앞의 현실에 갇히지 않고 다른 것을 희망하는 힘은 고색창연한 것이지만, 사회 변화에 발맞춰 갱신돼 온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판타지가 매우 강력하며 또 지금도 절실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_심완선(SF 평론가)

이 책은 판타지 문학을 가장 현대적인 관점으로 탐구한 책으로서, 판타지를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는 애정에 대한 탄탄한 근거를 제공할 것이며, 쓰는 사람들에게는 작품에 가치를 더할 유용한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브라이언애터버리

저자:브라이언애터버리
미국의대표적인판타지소설연구자이자작가다.아이다호대학에서영문학학사학위를,브라운대학교에서미국문화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는아이다호주립대학교의영문학과명예교수로재직중이다.
어슐러K.르귄,캐런조이파울러와함께《노턴SF단편선(NortonBookofScienceFiction)》을편집했고,오랜시간판타지와SF분야에서활동하며쌓은업적을인정받아수많은상을받았다.다양한연구저서로세개의신화상을,〈예술속판타지저널(JournaloftheFantasticintheArts)〉에서오랜시간에디터로활약하며판타지장르에기여한공로로세계환상문학상을수상했다.또한뛰어난학문적성과를인정받아IAFA우수학술상과SF연구협회필그림상을수상했다.
저서로《스토리에관한스토리(StoriesaboutStories)》,《SF속젠더를파헤치다(DecodingGenderinScienceFiction)》,《판타지의전략(StrategiesofFantasy)》,《미국문학속판타지의전통(TheFantasyTraditioninAmericanLiterature)》이있다.

역자:신솔잎
프랑스에서공부한후,프랑스,중국,한국에서일했다.다양한외국어를접하면서느꼈던언어의섬세함을글로옮기기위해늘노력한다.《살인재능》,《밤은눈을감지않는다》,《레퓨테이션》,《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사라진여자들》등마흔권이상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서문_판타지에관한가장핵심적인질문

1거짓말로진실을말하기
_신화,메타포,구조
2마법이현실세계로뻗어나간다면
_판타지와사실주의
3화합을추구하는결말
_신화를전승하는판타지
4갈등보다건설적인각본
_흥미를더하는메타포들
5여성을억압하는북클럽에저항하기
_문학의사회적기능
6더나은세계가있다는생각
_유토피아문학
7환상동화속소년찾기
_남성성모델
8익숙한과거를재구성하는공간
_판타지의정치성
9두려움너머의진실을보기
_판타지와호러

요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판타지에관한우리시대의핵심질문,
“판타지는어떻게현실을바꾸는가?”

‘호메로스가노래하고셰익스피어의배우들이연기하던장르’,‘중세시대로맨스와초현실주의,현대의마술적사실주의의진정한계승자’.판타지소설이엘리트문학계에서배척당하던때만해도이런수식어들을외치는일이중요했지만,이제는더이상필요하지않다.판타지가책이라는매체를넘어영화,드라마,게임등문화전반으로널리퍼졌다는사실과세계적으로가장대중적인장르가됐다는사실을누구도부정할수없기때문이다.현실의관념을탈피한세계관,상식을뛰어넘는사건등판타지특유의설정들은많은작품에서활발히차용된다.

《판타지는어떻게현실을바꾸는가》는이렇듯전세계적으로영향력있는판타지문학을심도있게파헤치는책이다.저자브라이언애터버리는판타지와SF에기여한공로로미국에서가장인정받는연구자다.세계환상문학상,신화상,필그림상등다양한상을수상한그는어슐러K.르귄과SF단편선을편집하는등학문적인연구를넘어판타지,SF분야에서다양한활동을펼치고있다.애터버리는판타지를둘러싼수많은질문을단두가지로압축한다.첫째,판타지가어떻게의미있을수있는가?물리법칙을뒤틀고과거사실을부정하는스토리텔링이어떻게인간본성과세계의작동방식을파고드는통찰의원천이되는가?둘째,판타지의역할은무엇인가?소설속인물의세계가아니라그것을읽는독자의세계에서어떤역할을하는가?이는판타지가현실에영향을미치는방식을밝혀내기위함이다.

이를위해애터버리는아홉가지관점,즉①판타지의진실성,②사실주의와의관계,③화합을추구하는결말,④갈등보다건설적인각본,⑤여성작가의계보,⑥유토피아문학의필요성,⑦헤게모니남성성에대한대안,⑧판타지의정치성,⑨두려움을통제하는방식이라는주제로판타지에관해이야기한다.비현실을전제로하기에판타지는대개현실의문제들과거리를두는듯보인다.용,지니,골렘같이환상적인존재들이투표,정치,식민주의,프로파간다와어떻게관련있을수있다는말인가?그러나판타지가사회안에서만존재할수있는만큼,현실이라는1차세계는판타지라는2차세계에반영될수밖에없다.

〈어스시〉시리즈의어슐러K.르귄,《반지의제왕》의T.R.R.톨킨,《왕좌의게임》의조지R.R.마틴같이대표적인판타지작가들의작품부터은네디오코라포르,헐린웨커,알리에트드보다르드같은현시대작가들의작품까지,방대한사례들을재미있게풀어내는이책은가장현대적인관점으로판타지가현실과어떻게상호작용하는지탐구한다.기존의판타지독자들에게는새로운관점을,입문자들에게는판타지문학의전체적인지형을조망할수있는가이드를,창작자에게는작품의가치를더할아이디어를제공해줄책이다.

“판타지는진실이다”
거짓으로진실을말하는장르

브라이언애터버리는판타지를‘진실을말하는거짓말’이라고표현한다.비현실을전제로인간의본성과세계의진실을효과적으로드러내기때문이다.어슐러K.르귄은여기서더나아가판타지가진실과다름없다고주장한다.현실에존재하지않는환상적인스토리공간과그안에서벌어지는불가능한사건들을어떻게우리삶의진실로받아들일수있을까?애터버리는판타지가진실이될수있는세가지근거를다음과같이제시한다.

첫째,판타지는신화차원에서진실이될수있다.신화는우주를설명할뿐아니라집단,계층,젠더의역할,의례와종교적의무까지보여주는전통적인신념이자내러티브다.사람들은세계와자신을이해하기위해오래전부터신화에의지했고,이러한신화는대개판타지의바탕이된다.

둘째,판타지는메타포차원에서진실이될수있다.예컨대작품에등장하는용은진짜용이아니라독재자를,동물과의사소통하고싶은우리의욕구를,해일이나화산폭발같이통제할수없는자연의힘을의미할수도있다.

셋째,판타지는구조차원에서진실이될수있다.사실주의가사회와자아의‘형태’를묘사하는데뛰어나다면,판타지는표면적인정확도를포기하는방식으로인간의내면과세계의숨은‘구조’를묘사하는데탁월하다.필립풀먼의《황금나침반》에는‘데몬’이등장한다.데몬이란정령이라는신화적전통에셰이프시프터(변신하는능력을가진존재)가더해진것으로,이들은반려동물처럼보이지만사실인간의자아와연결된인공기관같은역할을한다.작품은다른존재로분산돼있는자아의구조를통해,자아가한사람의피부너머로뻗어나가다른생명체를침범할수있다는진실을드러낸다.

비현실적인무언가만이우리를더욱깊은진실로데려간다고주장하는애터버리는,판타지가사실주의와비교되며열등하게여겨지는경향에반기를들며C.S.루이스의말을인용한다.
“이미지들이1차세계의것들이아니라는사실은결점이아니라장점이다.판타지는낮은형태가아니라높은형태의예술이다.”

합의와개선,연민과공존
우리에게더나은대안을제시하는장르

현실을사는우리에게는익숙치않은방식으로진실을보여주는판타지는,이를통해때때로우리삶에사회적,정치적,문화적인변화를일으키며,그자체로하나의대안이되기도한다.지난몇십년간,그리고지금까지,대안적인현실을함께꾸려나가기에는너무나도다른가치관을가진집단이결집되는과정에서해결하기어려운사회문제와파괴적인갈등이빈번하게발생했다.이런시기에판타지는우리에게다른존재,혹은이해할수없는집단을이해하고그들과공존하는계기를마련한다.세계가꼭지금같지않아도된다는사실을일깨우며,다양한방식으로더나은방향을제시한다.판타지가재미있고,그진실성이의미있는이유다.

판타지가우리에게대안을제시하는방식의하나가‘결말을맺는장르적특성’이다.판타지는결말에이르러화합을추구한다.미지의존재에대한두려움이극대화되는순간에결말을짓는호러장르와달리,판타지는환상동화의전통적인구조상이야기가끝나기전에갈등을필수적으로해결한다.또한상상력이라는동등한땅위에서,캐릭터들은각자의세계관이충돌하는경험을통해자신의사고방식을조정해야하는상황에처한다.헐린웨커의제목부터파격적인《골렘과지니》에는1988년뉴욕의이민자집단에서살아가는동유럽출신의유대인과중동의아랍인이등장한다.지니와골렘이라는서로다른전통을믿는이들은서로의세계를나란히겹쳐나가며,자신의신념과지식이조건적이라는사실을깨닫고화합의결말로나아간다.

만약갈등이해결되지않고이야기가갑자기종료된다면어떻게될까?그런이야기가어떤효과를일으키는지는실제세계에서확인할수있다.사람들은두려움에휩싸여무기를비축하고,외부인을악마화하며,독재자에게투표한다.우리는판타지의결말을통해공포에압도되지않고다른존재와공존하는방법을배운다.

판타지적인이야기를들려주고이를읽는것으로현실의행동을대신할수는없다.하지만우리는이야기를통해세계의이면을생각할수있고,두려움너머를엿볼수있으며,행동의계기를마련하고,우리의정체성을형성할수있다.판타지가일상을충실히재현하는이야기보다더가치있다면,바로이때문이다.판타지는세계의진실을드러내고,더나은대안을제시하며,때로는그자체로정치적인도구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