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의 진화 (최초의 이민부터 워킹 홀리데이까지 호주 이민사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이민의 진화 (최초의 이민부터 워킹 홀리데이까지 호주 이민사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22.00
Description
“한인 청년들은 왜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호주국립대학교 교수가 시대별로 추적한 청년들이 고국을 떠난 이유!
우리나라에서 가장 처음 호주로 이민 간 사람은 누구일까? 언제 무슨 이유로 갔을까? 일제강점기인 조선 말기에 처음 호주로 떠난 존 코리아라는 한국인 청년이 있다. 그 이후 호주 장로교의 힘을 빌려 멜버른대학교로 수학하러 간 최초의 한인 유학생인 김호열이 있다. 이주 경로조차 찾기 힘들었던 그 시절, 이들은 왜 고국을 떠날 생각을 했는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통하지 않는 타국으로 가 무엇을 얻으려고 했는가?

이 책의 저자이자 호주 로위연구소에서 이민정책실장을 거쳐 현재 재호한인을 연구 중인 호주국립대학교 송지영 교수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최초의 한인 이민자 존 코리아의 발굴부터 시작해 호주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민 1세대부터 현재 워킹 홀리데이 중인 젊은 청년들까지 인터뷰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폭 넓은 현장 연구를 정리한 이 책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19세기 말인 조선 후기부터 오늘날까지 근 100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가난, 독재, 차별, 교육 등 자기 자신 혹은 자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호주로 떠나 정착한 이들의 이야기를 시대순으로 엮었다.

《이민의 진화》는 최초의 한인 이민자 존 코리아를 찾아낸 연구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이라는 난리 속에서 자의 혹은 타의로 나라를 떠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리고 세계여행 자유화와 호주와 체결한 워킹 홀리데이 등의 시대적 변화가 이민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살펴본다.

이민 연구에 있어 핵심은 바로 ‘배출 요인’과 ‘유입 요인’이다. 배출 요인은 왜 국가를 떠날 수밖에 없는지, 자의 혹은 타의로 떠나게 만드는 부정적 요인을 말한다.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가난과 식량 문제가 가장 큰 배출 요인이고, 지금은 차별, 경제적 한계, 교육 등이 주된 배출 요인이다. 유입 요인은 해당 국가로 유입하게 되는 긍정적 요소를 뜻한다. 근로 조건, 비전, 거주 및 자연 환경 등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것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청년들이 느끼는 배출 요인과 유입 요인은 달라진다는 점이다. 따라서《이민의 진화》는 호주 이민의 역사를 최초로 정리한 의미 있는 작업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굴곡과 사연이 깊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종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기록이다.
저자

송지영

저자:송지영
호주국립대학교에서재호한인을연구중이다.숙명여자대학교수학과를졸업한후홍콩대학교법학과에서석사과정을밟았다.귀국후국가인원위원회인권정책국에서근무하다가국회위원비서관으로일했다.비서관일을하면서한국에서여성으로사는것에대해회의를느끼고유학길에올랐다.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스위스제네바유엔인권고등관무실의컨설턴트를거쳐싱가포르국립대학교정치학과와싱가포르경영대학정치학과조교수를지냈다.그리고호주로건너가호주로위연구소이민정책실장,멜버른대학교에서부교수를역임했다.저자는이민의진화를알아가는과정이곧국가와사회가어떤방향으로발전할지예측할수있는거대한흐름이라고말한다.또한단순히먹고살기위한문제에서벗어나각자가원하는삶의모습이다양해진지금,노동력과생산력을지닌청년들의이동은더욱중요한사회적의미를지닌다.또한제2차세계대전을기점으로이민의양상이많이달라졌다.

목차

머리말그들은왜국경을넘었을까?

1부

1장호주최초이민자,존코리아
최초의재호한인을발견하다│호주입국과시민권획득│생계를위한끈질긴도전│미스터리한유서│기록되지않은수많은존코리아

2장호주최초유학생,김호열
호주로향한한인유학생│왜김호열이었을까?│호주를혼란스럽게만든초국사적존재│멜버른대학교캠퍼스생활│이민의촉매자

3장한국전쟁을피해연합군의나라로
호주군의마스코트보이에서호주시민권자로│전쟁과결혼│전쟁고아입양인│한국전쟁이라는위기와이민

2부

4장베트남전쟁에서시작된사슬이민
타국의전쟁터에서호주로│베트남에서호주로향한또다른이들│생존욕구에서시작된청년이주│남미에서호주로2차이주│사슬이민의어두운모습

5장조기유학이만드는갈림길
한국에서호주로향한혜린│호주에서한국으로향한로제│환경과이주의관계│다양해지는한인청년의이민형태│두나라를자유자재로,왕복이민

6장워홀러에서영주권자로
한국인의호주워홀현황│호주오렌지농장의한국인매니저│회계학을전공한육류가공공장의청소부│워홀러가유의해야할것들│이민이만드는진화

맺음말이민은사회와국가를진화시키는도구다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호주이민의첫번째문을연선구자들

최초의재호한인존코리아와
최초의호주한인유학생김호열

호주내한인사회역사는생각보다꽤오래전에시작됐다.그리고그시작에는호주국립대학교에서재호한인을연구중인송지영교수팀이발견한‘존코리아’가있었다.1876년,조선말기는특히하층민에게더욱힘든시기였다.굶주림과가난,턱밑까지찾아오는죽음에늘시달렸기때문에생존을위한절실한방법이필요했다.존코리아는당시호주의골드러시를노리고뉴사우스웨일스주로향했다.하지만소수민족이자고작17세에불과했던그가이미금광을차지하고있던백인을상대로할수있는일은없었다.결국호주의작은시골마을에서양털을깎거나선원으로일하며생계를유지했다.

1903년에광산권을취득한이후존코리아에대한기록은쉽게찾을수없었다.그러다그가61세가된해인1920년에결핵으로애들레이드병원에입원한기록을찾았다.아마광부로오래일하면서병을얻었을것이다.그는병원에서치료를받으며입원전후로구세군이운영하던노동자대상의매우저렴한숙소에머물렀다.당시병원기록에는존코리아의출생지가‘일본Japan’으로기재되어있다.조선은1910년에주권을잃었고제2차세계대전이끝날때까지일본의식민지배를받았기때문에그의출생지는일본으로되어있었다.이사실을통해서존코리아가이탈리아인이아닌조선인임을확신했다.(48쪽)

물론존코리아가호주에귀화하면서‘조선’이라는나라를알렸다는행적을현재로서는찾아보기힘들다.하지만저자와그연구팀이그의행적과고문서를뒤져찾아낸귀화증명서에기재한출신국을비롯해자신의이름을‘코리아’로지은것을보면,그나름대로호주에조선을알리고자하는선구자역할을충분히했다고추측해볼수있다.

존코리아이후,호주에발을디딘또한명의한국인이있었다.멜버른대학교로수학하러간최초의유학생김호열.호주빅토리아장로교의후원을받아일제강점기시절일본여권을들고호주에입국한김호열은당시유색인종을배척하던호주의백호주의정책속에서꿋꿋하게자신의정체성을지키고가치관을세우려노력했다.특히식민지배라는현실에서도조선인이라는자신의정체성을유지하려고노력했으며,그런그를호주빅토리아장로교가도왔다.

1921년,한반도는1919년부터시작해전국적으로확대된3·1독립운동을2년째이어가고있었다.지식인이자교사생활을한김호열이당시본인의국적이일본이라는것을몰랐을리가없다.그러나그는입국신고서국적과인종란에당당히‘Corea’와‘Corean’이라고표기했다.(62쪽)

저자는김호열에대해연구를‘초국사적연구’라고말한다.‘초국사’란국가가임의로지정한국경을넘나드는생각,사물,인간및관습에관한연구로,국경간이동과이주자체만으로도주요연구대상이된다.김호열의사례를통해국경을넘어서는문화의전달뿐아니라사적인영역에서는이민과교육이이뤄지는과정을심도있게살펴볼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또한이렇게제한적이고한계가있는상황에서도더나은미래를위해타국으로의이주를선택한것은한인집단의정체성을유지하면서도새로운진화를만들어낸케이스로볼수있다.

존코리아와김호열이호주로향한이유는각기다르다.하지만이인물들을통해본격적인국가간수교가이뤄지기전부터한국과호주를연결하는깊은뿌리가있었음을알수있다.그뿐만아니라우리는이책을통해‘최초’라는호칭이붙은그들의삶을조금이나마더자세히들여다보고그들이살았던시대상을간접적으로나마느껴볼수있다.

본격적인세계화가불러온흐름

청년이향하는곳을알면
사회발전가능성을엿볼수있다

1970년대베트남전쟁이후호주내백호주의가공식적으로철폐되면서많은이가새로운미래라는희망을안고호주로향했다.당시호주이민성장관이었던알그라스비는아시아국가를순방하며이민을장려했는데,한국은호주가북한과외교관계를맺고있다는이유로호주입국을금지했다.하지만새로운인생을원하던사람들은이에아랑곳하지않고방법을찾아떠났다.그중호주에불법체류중인사람도많았는데,곧불법체류자에대한사면이이뤄지면서호주로이민가는한국인의수가점점늘어났다.특히영주권을얻으면서가족을불러들여하나의사회를이루는‘사슬이민’형태로호주내한인사회는몸집을불려나갔다.

세계화는점점막을수없는전세계적인흐름이되어가고있었다.이에따라한국도1990년대에세계여행자유화를실시하면서엘리트층의조기유학이눈에띄게늘었다.비단호주뿐만아니라동일한아시아국가로유학을간한인청년들은가난이나굶주림등의이유가아닌더욱다양하고개인적인이유로2차이주를감행했다.하지만이들모두가해외에정착한것은아니다.같은1980년대생으로조기유학을경험한혜린과로제는상반되는결정을했다.혜린은호주의직장문화가마음에들어그곳에정착했는데반대로로제는소수민족여성의한계를느껴한국으로다시돌아왔다.저자는둘의케이스에서옳고그름을가릴수는없으며그저본인이겪고느끼는환경에대한판단이이민에큰영향을미친다고분석했다.

2000년대에들어서는호주와체결한‘워킹홀리데이’제도를이용해다수의한국청년이지금까지도호주로향하고있다.저자가현장조사를하며만나인터뷰한이들중,워홀제도를이용해호주의시골마을인밀두라에있는오렌지농장에서매니저로일하던남준은영주권을취득한후부동산을사들여호주에서성공적으로정착한케이스다.반면아버지의기술이민비자로고등학생때부터호주생활을시작해10년째호주에서살고있지만아직영주권을취득하지못한민지같은케이스도있다.

20~40대는가장활발하게경제활동을하는나이다.학력과경력,외국어실력향상을위한자기계발에투자함과동시에최저임금과연봉,근로시간과여건에가장민감하게반응하는연령대이기도하다.150년전,존코리아가일자리를찾아호주까지왔던것처럼지금도수많은한인청년이일자리를찾아호주로향한다.양털을깎으며광부로일했던존코리아와달리,현재한인청년의직업군은단순노동인농장부터카페,청소,대학교수까지다양해졌다.(168쪽)

존코리아와남준,그리고민지사이에는150년이라는세월이있다.그사이이민을가는방법도달라졌고이유또한매우다양해졌다.세계화이전에는가난을피하고생계를위한생존이주였다면지금은건강,환경,복지등‘사람답게’,‘나답게’,‘내가원하는곳에’살수있는요인을중점에둔웰빙이민으로형태가변했다.20~40대청년층은경제력과노동력이가장뛰어난시기다.이시기의청년이주는사회의발전을예측하는잣대가된다.청년이유입되는나라는그만큼다양한노동력과기술력을제공받아경제적,그리고사회적으로발전해간다.반대로청년들이떠나는나라는발전동력을잃는다고봐도무방하다.이제는단순한사회적환경만을이유로이주와이민을결심하지않는다.저자는호주이민을연대기순으로정리하고연구하면서앞으로더발전하는사회를만들고,어느사회가앞서갈지알고싶다면청년들이처한환경과문화를바라볼필요가있다고조언한다.